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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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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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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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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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특이능력자 자진 신고제를 시행하고 한 달 가량이 지났을 무렵 정부는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가안보실에 루나틱과 비스트를 담당하는 제4차장을 신설하고 '특이능력 대응팀'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례적인 정부의 신속 대응에 국민들은 환호했지만 환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특이능력 대응팀은 16명의 루나틱으로 출범했다.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인원을 보강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어서 처음에 사람들은 16명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생각처럼 16명이면 충분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응팀에 소속된 16명 중 3분의 2인 12명은 비스트의 갑작스런 공격으로부터 대통령실, 정부청사, 국회, 원자력 발전소 등 국가보안시설을 지키기 위해 해당 시설이나 인근에 상주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머지 4명이 루나틱 대응팀원이 상주한 국가보안시설을 제외한 전국을 담당해야 했다는 말이다. 


정부는 팀원의 안전을 고려해서 국가보안시설에 상주하는 대응팀원을 제외한 대응팀은 2인 1조를 원칙으로 운영했다. 


그러니까 4명의 대응팀이 2개조로 대한민국 전체를 담당한다는 말이었고, 그 말은 동시에 3곳 이상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무조건 한 곳 이상은 다른 곳의 상황이 처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대응팀의 피로 누적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정부는 대응팀을 확대하기 위해서 루나틱을 상시적으로 추가 모집했지만 정부 대응팀에 지원하는 루나틱은 없었다.


정확한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백 명이 넘는 루나틱이 자진 신고제에 응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 중 절반 이상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서 자진 신고에 응했을뿐 현재의 삶을 버리고 루나틱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 중 대부분은 정부보다 훨씬 좋은 처우를 보장하는 민간 기업을 택했다. 


물론 루나틱 중에는 자진 신고제에 응하지 않은 사람도 있고 현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정부는 미신고 루나틱의 신고를 유도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미신고 루나틱을 찾아서 회유하기로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부족한 대응팀의 인력 덕분에 유기견 비스트와 같이 처리가 밀리는 상황이 있었고현수가 나설 수 있었다. 


***


'방심했다.'


맥스와 싸워본 경험이 있고 그 이후에 자신의 능력을 확인했으면 나름 발전시켰다고 생각한 현수는 비스트를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맥스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비스트도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이다. 


허공을 밟고 움직이면서 움직이는 방향을 예상할 수 없는 것만도 상대하기 어렵게 만들었지만 허공을 밟고 움직일 때의 빠른 속도는 현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현수가 방심했던 자신을 탓하는 동안에도 유기견 비스트는 허공을 밟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움직이며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발에 빛이 맺히더니 유기견 비스트가 갑자기 왼쪽으로 움직이자 현수가 빠르게 몸을 돌렸지만 이번에도 유기견은 현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감각이 가리키는 위로 고개를 든 현수의 눈에 어느새 현수의 키보다 높은 지점에서 덮치듯이 현수의 목을 향해 이빨을 들이대는 유기견이 보였다. 


당장이라도 목을 물어뜯길 것만 같은 위험한 순간이 되자 현수의 의도와 상관없이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이 발휘되면서 유기견의 움직임이 갑자기 느려졌고 현수는 삼단봉을 내밀어서 유기견의 입을 막을 수 있었다. 


칵!


삼단봉과 유기견의 이빨이 부딪치며 날카로운 마찰음이 현수의 고막을 긁듯이 훑고 지나갔다. 


'휴! 큰일 날뻔 했다. 시간 조절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맥스와 싸우면서 시간 조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어느 정도 조절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전에서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위급한 상황에서 시간 조절 능력이 자동적으로 발현되면서 유기견의 움직임이 느려진 덕에 버티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자동으로 발휘되는 능력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다. 


'이러다 삐끗하면 큰일 날 것 같은데 말이야.'


현수의 눈에 삼단봉에 있는 유기견의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강도도 높다고 했는데도 선명한 이빨 자국이 남을 정도로 유기견 비스트의 공격은 무서웠다. 


현수가 시선을 삼단봉에서 유기견에게로 옮기자 유기견의 가슴에 모여 있는 에너지 덩어리와 온몸으로 퍼지는 에너지의 흐름이 보였다. 


에너지의 흐름을 보던 현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어? 빛이 약해졌는데.'


어느 정도나 약해졌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었지만 유기견의 몸에 있는 에너지의 빛은 처음보다 분명히 약해졌다. 


현수가 생각에 빠진 것을 본 유기견이 다시 현수에게 달려들었고 유기견이 가진 에너지의 변화와 흐름을 좀 더 보고 싶은 현수는 유기견에게 맞서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물론 뒤로 물러나면서도 현수의 시선은 유기견에게서 단 1센티미터도 벗어나지 않았다. 


뒤로 물러나면서 거리가 벌어지자 자연스럽게 현수의 시야가 넓어졌고 허공을 밟고 움직이는 유기견의 움직임도 조금 더 쉽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때 심장에 모여 있던 에너지가 유기견의 발로 움직이고 발바닥을 통해 뿜어지는 것이 분명하게 보였다. 


'에너지가 뿜어지면 흐려진다.'


심장의 에너지가 뿜어지는 순간 심장에 모인 에너지의 빛이 흐려지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칵!


현수는 달려드는 유기견을 삼단봉으로 막으며 계속해서 뒤로 물러났고 유기견은 현수를 앞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기습적으로 현수를 공격하는 것을 반복했다. 


하지만 공격을 포기하고 물러서기만 하는 현수는 이전보다는 쉽게 유기견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분명하게 보였다. 


'에너지가 줄어들었다.'


분명히 처음에 비해서 발다닥을 통해서 뿜어지는 에너지가 줄어들었고 그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 에너지를 디디고 움직이는 유기견의 움직임도 처음보다는 느려졌고 움직이는 거리도 줄어들었다. 


'에너지가 한계가 있는 거구나. 그래 로트와일러도 그랬어.'


현수가 맥스를 떠올렸다. 


싸움의 끝에 맥스가 쓰러졌을때 맥스의 몸에는 에너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었다. 


그 모습을 분명히 보았지만 미현과 수아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맥스를 상대했던 현수는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나도 그런가?'


문득 현수는 자신의 몸에 있는 에너지에 생각이 미쳤고 감각을 자신에게로 축소했다. 


자신이 가진 감각 능력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을 훔쳐보는 것을 원치 않았던 현수는 감각 능력으로 자기 자신을 살펴보는 시간이 많았고 당연히 자신이 가진 에너지에 대해서도 여러번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에너지를 살펴본 현수는 자신의 에너지도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줄어들었다. 조금이지만 분명히.'


에너지의 밝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 유기견에 비하면 현수의 에너지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현수는 분명히 자신의 에너지도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 


'이게 정말 에너지인가?'


그렇게 보였기때문에 에너지라고 생각했지만 심장에 뭉쳐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몸 밖으로 나가서 사용되면 줄어드는 것을 보면 정말 에너지의 한 종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중요한 것은 심장에 뭉쳐있는 것이 에너지인지 아닌지가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심장에 뭉친 에너지가 분명히 소모되고 있다는 것과 그에 따라서 유기견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버티자. 그럼 이긴다.'


처음 현수는 맥스를 상대할 때처럼 맞서 싸워서 빨리 승부를 보려고 했다. 


하지만 심장에 모인 에너지의 흐름과 소모를 알아낸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맥스의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딱 한 번의 경험만으로는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면 어떻게 되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현수는 방금 만들어진 자신의 가설에 따르기로 마음 먹었다. 


꽝! 꽝! 꽝!


현수가 유기견의 공격을 막을 때 그리고 현수의 공격이 빈 땅이나 나무를 때릴 때마다 폭음이 터져나왔다. 


폭음 속에서 현수는 조금씩 뒤로 물러나면서 유기견의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유기견이 처음보다도 위협적으로 달려들었다.


붕!


현수의 삼단봉이 공기를 가르며 달려든 유기견을 향했다. 


지금까지라면 유기견은 현수의 삼단봉을 피해서 허공을 딛고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기견은 현수의 삼단봉을 피하지 않았다. 


삼단봉이 유기견에게 닿기 직전 현수의 손에서 시작된 옅은 빛이 삼단봉으로 스며들며 삼단봉에서 빛이 스며나왔고 그 빛은 그대로 유기견을 때렸다. 


꽝!


마지막 순간에 허공을 디딘 유기견의 움직임 때문에 현수의 삼단봉은 유기견의 머리가 아니라 어깨를 때렸다. 


삼단봉이 유기견의 몸에 닿은 순간 현수는 이번 공격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현수의 느낌을 확인이라도 해주는 것처럼 삼단봉에 닿은 유기견의 몸에서 현수가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릴 정도로 많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폭음과 함께 현수의 삼단봉에 맞은 유기견이 땅에 쳐박혔다. 


꽝!


승기를 잡은 현수가 빠르게 움직였지만 놀랍게도 유기견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유기견은 현수를 지나쳐서 움직였다는 것이다. 


'뭐지?'


예상하지 못한 유기견의 움직임에 놀란 현수가 유기견을 따라서 몸을 돌렸고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처음 현수가 감각을 통해서 유기견 비스트를 발견했을때 현수는 굴 안에 있는 두 마리의 개를 발견했다. 


한 마리는 컸고 한 마리는 작았다. 


현수는 큰 개가 비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바로 유기견 비스트와 싸움을 시작하면서 비스트와 함께 있던 작은 개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전 유기견이 피한 현수의 공격에 나무가 부러지며 작은 개가 있는 굴 위로 쓰러졌고 당연히 굴은 무너졌고 작은 개는 무너진 굴 속에 파묻혔다. 


현수의 존재를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유기견 비스트는 현수를 무시하고 몸으로 부딪쳐서 굴을 무너뜨린 나무를 치우고는 무너진 굴을 파기 시작했다. 


현수의 공격으로 뼈가 부러진 것인지 유기견의 왼쪽 앞발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유기견은 뒷발만으로 몸을 지탱하며 남은 오른쪽 앞발로 열심히 땅을 팠다.


그리고 무너진 흙 속에서 새끼 강아지를 끄집어냈다. 


하지만 유기견에 의해 흙 속에서 끄집어내진 새기 강아지는 축 늘어진채 움직이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 놀란 현수는 유기견 비스트가 하는 것을 보며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현수가 유기견 비스트를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개발하려는 이유와 함께 유기견 비스트가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쓰러진 맥스를 경찰들이 가져갔던 것처럼 현수는 유기견 비스트를 쓰러뜨린 후에는 경찰에 넘길 생각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손으로 유기견 비스트를 죽일 수도 있다는 각오까지는 했다. 


하지만 현수의 각오에 비스트도 아닌 새끼 강아지를 죽이는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때 유기견 비스트가 늘어진 새끼 강아지를 현수의 앞으로 물어 놓더니 구슬프게 울었다. 


"끼이이잉. 끼이이잉."


조금 전까지 싸우던 현수를 향해 유기견 비스트가 새끼를 살려달라고 부탁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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