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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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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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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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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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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UMMY

자료를 훑어본 제임스 청장이 다시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참 신기한 나라야."

"네?"

"한국말이야. 자네는 한국에 가 본 적이 있나? 아니면 친구 중에 한국인이 있나?"

"한국에 가본 적은 없습니다. 대학때 같은 과에 한국인이 있기는 했지만 몇 마디 나눠본 것이 전부입니다. 청장님은 한국에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

"있어. 몇 년 머물렀지."


잠시 옛날 일을 떠올리는 듯한 제임스 청장의 모습을 보며 직원이 그에 대해 들었던 소문을 떠올렸다. 


'CIA 출신이라던데. 진짜인가보네.'


"신기한 나라이지 않나? 어떤 면에서는 대단하기도 하고 말이야."

"뭐가 말씀이십니까?"

"저거."


제임스 청장이 화면에 보이는 맥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는 비스트를 생포하기 위해서 루나틱 팀도 만들고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어.

하지만 한국은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민간인이 생포를 했지 않나.

게다가 생포한 비스트를 무력화시키는 방법까지 알아냈고 말이야."


미국은 루나틱을 모아서 별도의 팀을 운영하고 있었고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비스트의 생포였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 라슨의 팀에 엘크를 생포하는 것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생포 과정에서 발목이 잘린 탓에 다량의 출혈이 있었고 이송 과정 중에 결국 사망했다. 


그런데 한국은 민간인이 비스트를 생포했고 심지어 생포한 비스트를 무력화시키면서 살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소 뒷걸음에 쥐가 밟힌 것처럼 우연히 일어난 일이기는 했지만 젊은 시절 한국에서 지내본 경험이 있는 제임스 청장에게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일이기도 했다. 


"분석 결과는? 우리쪽 데이터와 같은 결과인가?"

"네. 한국에서도 총을 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결국 비스트를 상대할 방법은 아직까지는 루나틱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쉴드를 깰 방법은 없고?"


제임스 청장의 말한 쉴드는 루나틱과 비스트가 공격을 당할때 나타나는 빛을 말하는 것이다. 


"분석팀이 가정을 하나 세웠습니다."


직원이 다시 한 번 현수와 맥스가 싸우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전의 영상이 현수와 맥스가 싸우는 부분만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영상은 화면의 거의 전부를 맥스가 차지하도록 편집이 되어 있었으며 혼자 움직이는 맥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부터 시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상에는 숫자 0이 표시되고 있었다. 


탕.


영상 속에서 총소리가 나자 맥스의 몸에서 빛이 흘러나왔고 영상에 표시되는 숫자가 10으로 바뀌었다. 


영상을 멈춘 직원이 설명을 했다. 


"아시겠지만 비스트가 공격을 받으면 빛이 납니다. 숫자는 빛의 상대적인 세기를 나타낸 것입니다."

"계속해."


흥미가 생겼는지 등받이에 기대어 있던 제임스 청장의 상체가 앞으로 움직였다. 


영상은 맥스가 총에 맞는 장면만을 따로 편집한 것이었고 이어서 몇 번 더 맥스를 향해서 사격이 가해졌고 그때마다 빛이 흘러나왔으며 8에서 12까지의 숫자가 표시되었다. 


이어서 현수와 맥스가 싸우는 장면이 보였고 현수의 공격이 맥스에게 닿을 때마다 빛이 뿜어졌고 다양한 숫자가 표시되었다. 


248. 148. 136. 193. 


숫자는 매번 달랐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총에 맞을 때에 비해서 10배는 큰 숫자가 표시되고 있었고 20배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맥스와 현수의 싸움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부서진 자동차에 틀어박힌 맥스를 현수가 계속해서 내리치고 있었고 그때마다 빛이 뿜어져 나왔지만 제임스 청장이 보기에도 뿜어져 나오는 빛이 처음 현수와 맥스가 싸울때에 비하면 적었고 숫자도 그걸 보여주고 있었다. 


102. 88. 73. 85. 67. 48. 57. 33. 20. 5.


퍽.


현수의 마지막 공격에서는 빛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현수의 주먹에 맞은 맥스의 얼굴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맥스가 피를 흘리자 현수는 공격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도착한 경찰이 부서진 차에 박혀서 정신을 잃고 있는 맥스를 끄집어냈다. 


"분석팀의 의견은?"

"쉴드가 공격을 받았을때 내뿜는 빛의 양이 쉴드가 감당하는 충격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쉴드가 감당할 수 있는 충격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쪽 영상과 비교해봤나?"

"라슨 팀의 엘크 포획 영상을 분석중입니다. 분석이 완료되는대로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만 중간 보고에 따르면 라슨 팀의 엘크 포획 영상에서도 공격에 따른 빛의 세기가 차이가 있고 엘크가 포획되기 직전에는 유사한 공격에도 나온 빛의 세기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직원의 보고를 들은 제임스 청장이 멈춰져 있는 화면을 보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네."

"그리고 저 숫자들을 모두 더해봐."

"네?"

"자네. 철권 해봤나?"

"철권이요? 게임 말씀이십니까? 학창시절에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 게임. 얼마 전에 손자가 하자고 해서 해 본 적이 있었어.

그때 내가 가장 이상하게 느낀 게 뭔지 아나?"

"뭡니까?"

"화면에 표시되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바야. 현실에는 그런 게 없지.

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야.

몸통을 맞아도 머리를 맞아도 팔다리를 맞아도 생명력이 줄어들지.

물론 타격 위치와 세기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말이야.

하지만 진짜 싸움은 그렇지 않아.

우세한 싸움도 급소에 제대로 한 방 맞으면 뒤집어지는게 현실이지."

"럭키 펀치 같은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그런거. 코너 맥그리거도 머리에 제대로 한 방 맞으면 그대로 끝이지.

실제 싸움은 그래. 그런데 저 놈들은 아니야."


제임스 청장이 모니터에 보이는 맥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머리를 맞아도 몸통을 맞아도 그저 빛이 나오기만 할뿐이야. 쉴드가 깨지고 나서여 데미지가 쌓이고 말이야. 어쩌면 저 빛이 쉴드의 소모량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어. 그럼 다 더해보면 총량이 나오지 않을까?"


제임스 청장의 말에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모든 영상에서도 빛을 분석해서 통계를 내봐. 그리고 이후에는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만약 빛이 쉴드가 소모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거라면 현장팀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리고 청바지를 입은 남자에 대한 자료는 없나?"


제임스 청장이 말한 청바지를 입은 남자는 현수를 말하는 것이었다. 


"한국 정부에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한국이 알면 우리도 알아야 해."

"물론입니다."

"수고했고. 데이터 분석은 완료되면 즉시 보고해주게."

"네. 청장님."


보고가 끝나고 제임스 청장이 일어나려고 할때 핸드폰이 울렸고 전화를 받은 제임스 청장의 얼굴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이 번졌다. 


짧은 통화가 끝나고 제임스 청장이 자료를 정리하는 직원에게 말했다. 


"한국이 비스트를 또 생포했다고 하네."

"또요?"

"이번에는  사슴이야. 뱀파이어 사슴."

"자료 공유를 요청하고 뱀파이어 사슴 비스트도 인계해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자신의 지시사항을 앞서 말하는 직원의 말을 들은 제임스 청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실을 나갔다. 


***


시내에서 발생하면서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지만 신속한 주민 대피 덕에 맥스 사건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경부고속도로에 나타난 비스트 고라니가 일으킨 피해는 엄청났다. 


수십 대의 차량이 파손되었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것만도 엄청난 피해였지만 더 큰 피해는 고라니가 포획된 후에 발생했다. 


사고처리로 경부고속도로의 해당 구간이 하루 동안 완전 통제되었고 처리 완료 후에도 정상 운영되기까지 무려 3일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동안 서울과 부산을 이어주는 경부고속도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 전체 물류에 엄청난 차질을 가져왔고 사건의 여파는 처리가 끝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화물차 기사들 중 상당수가 경부고속도로의 해당 구간을 통과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방송과 신문은 물론 경제 유튜버등이 경부고속도로 통제에 따른 경제적인 피해를 다루었고 국민 상당수도 물류 차질에 따른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느끼자 정부도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


장관의 발표가 끝나고 사회자가 질의응답을 시작함을 알렸다. 


"질문이 있는 기자분께서는 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의 말에 회견장에 모인 거의 모든 기자들이 손을 들었고 사회자가 앞쪽에 앉아 있는 기자 한 명을 지명했자 지명받은 기자가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고려일보 손문수입니다. 장관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셨다고 하셨는데 국제적인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까?"


기자가 질문을 하고 자리에 앉자 장관이 대답을 했다. 


"아직까지 UN 차원에서 국제적인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동맹국인 미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장관이 대답을 마치자 다시 기자들이 손을 들었고 사회자가 다른 기자를 지목하면서 기자들이 몇 개의 질문을 하고 장관이 대답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사회자가 지목한 기자들은 사전에 정부에서 정해준 기자들이었고 질문과 답변도 사전에 맞춰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사태의 핵심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그렇게 질의응답시간이 끝나고 장관이 회의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기자들이 웅성거렸고 젊은 기자 하나가 막아서는 사람들을 뚫고 회의실을 나가려는 장관을 막아서서 외치듯이 물었다. 


"그래서 대책은 뭡니까?"


자신의 앞을 막아선 기자를 보며 장관이 눈쌀을 찌푸리자 곁에 있던 공무원들이 당황하며 기자를 끌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기자는 거칠게 저항을 하면서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할 거냐구요! 그걸 말해야죠!"


소리치는 기자를 막으며 장관을 수행한 공무원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 어디 기자야? 기자는 맞아? 아까 질의응답시간에 뭐하고 이 지랄이야!"

"손을 아무리 들면 뭐해! 무슨 약속대련이야? 미리 약속된 질문만 하게 하는데.

이게 무슨 기자회견이야! 됐고! 어떻게 할 거냐고! 대책은 뭐냐고!"


계속해서 젊은 기자가 소리를 지르자 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달라붙어서 그의 팔다리를 잡고 그의 입을 막고는 장관의 앞에서 그를 치웠다. 


장관이 회견장을 떠나고 사람들이 잡았던 기자를 놓아주면서 상황은 정리되었고 방송과 주요 언론에서는 장관의 기자회견에 대한 내용만 보도되었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언론사에서는 기자회견 장에서 있었던 일을 보도했고 유튜브에는 젊은 기자가 사지를 붙들리고 입이 막힌 채로 들려나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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