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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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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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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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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UMMY

2024MN30.


2024년 6월 하반기에 763번째로 발견된 소행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임시지정번호를 부여받은 소행성 2024MN30은 발견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천문학자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모두 아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소행성이 되었다.


그건 2024MN30의 예상 궤도 상에 지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행성의 예상 궤도 상에 지구가 있다는 말은 2024MN30이 예상 궤도대로 움직인다면 지구와 충돌한다는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일은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매년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의 숫자는 약 500개 정도로 소행성과 같은 천체가 지구와 충돌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한 일이다.


다만 지구와 충돌하는 소행성이나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은 대기권을 지나며 소멸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소행성이나 운석이 충분히 크다면 지표면 가까운 곳까지 도달할 수도 있고 더 충분히 크다면 지상에 떨어질 수도 있다. 


최근에 떨어진 운석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2013년 러시아 첼라빈스크 주에 떨어진 운석으로 고도 30km 정도에서 300kt 급의 폭발을 일으켰다. 


운석이 떨어진 지역이 인구밀도가 낮은 곳이고 폭발 고도도 30km로 높았으며 폭발위력도 겨우 300kt에 불과했기 때문에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수백 명의 부상자와 상당한 재산 피해를 일으켰다. 


과학자들은 첼라빈스크 운석이 크기 수 미터에 무게는 10톤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추정한 2024MN30의 크기는 적어도 10km에서 크면 20km 이상이었고 그 정도 크기라면 첼라빈스크 운석처럼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고 지상에 도달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제까지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재앙이 될 것이 분명했다. 


인류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지구는 비슷한 재앙을 겪어본 적이 있다. 


약 6600만년 전 현재의 멕시코 유카탄주 칙술루브에 떨어졌던 칙술루브 충돌체의 크기는 10~15km로 추정되다.


칙술루브 충돌체의 충돌로 지구는 공룡을 포함해서 당시의 생물종 중 약 75%가 멸종되는  k-Pg 대멸종을 겪어야 했다. 


10~15km의 칙술루브 충돌체의 충돌로 K-Pg 대멸종이 일어나고 공룡이 멸종했다면 그와 같거나 더 큰 2024MN30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그 이상의 대멸종이 일어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번에 멸종한 종 중에는 인간이 포함될 것이다. 


***


뉴욕의 UN 본부에서 이루어지는 발표가 생중계로 전세계에 방송되었다. 


발표자를 위한 단상의 뒤에는 G20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고 지도자 혹은 외무 장관이 서서 그들과 그들의 국가가 오늘의 발표를 지지하고 지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드디어 시간이 되고 발표자가 단상에 섰다. 


놀랍게도 발표자는 미국의 대통령이었다. 


"친애하는 미국 시민 여러분 그리고 전세계의 모든 인류 여러분."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 대통령의 연설은 보통 '친애하는 미국 시민 여러분'으로만 시작되는데, 오늘의 연설은 미국인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그 뒤에 '전세계의 모든 인류 여러분'이라는 말이 덧붙여졌다. 


 "오늘 우리는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도전은 약 1년 후 지구와 충돌할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소행성입니다.

만약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지구 상의 누구도 그리고 그 무엇도 생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습니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발표되어지자 이제까지 애써 부정하던 사람들마저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생방송을 보는 사람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고 소리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연설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친애하는 미국 시민 여러분 그리고 전세계의 모든 인류 여러분.

그러나 우리 인류는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전세계 모든 국가는 인류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입니다.

그 프로젝트는 지구를 향해서 다가오는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지구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쉬운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인류 모두의 힘이 한 곳에 모여야 하지만 저는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God. Please bless us."


마지막으로 신의 축복을 빌면서 생방송은 끝이 났다. 


***


2022년 NASA는 놀라운 실험을 하나 수행했다. 


이중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라고 이름 붙여진 이 실험은 근지구 천체인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에 임팩터를 충돌시켜서 그 궤도를 변화시키는 실험이었다. 


NASA가 엄청난 돈을 들여서 DART를 수행한 것으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천체의 궤도를 변경시켜서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DART는 성공했다. 


미국 대통령의 말한 프로젝트는 DART처럼 임팩터를 2024MN30에 충돌시켜서 궤도를 변경시키는 것이었고 이 프로젝트에는 데이보스 궤도 변경 프로젝트(DRP; Deiwos Redirection Project)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024MN30의 최초 발견자인 러시아 천문학자 빅토르 프리드만 박사가 2024MN30에 데이보스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이름도 DRP가 된 것이다. 


데이보스는 슬라브 신화에 나오는 창조신의 이름이다. 


슬라브 신화에 따르면 세계의 근원이자 우주의 창조자인 데이보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둠의 세계인 크라비에서 눈에 보이는 빛의 세계인 프라비를 분리하였으며 크라비를 구성하는 어둠의 요소인 크리브다에서 프라비를 구성하는 빛인 프리브다를 분리해냈다고 한다. 


최초 발견자인 프리드만 박사는 데이보스가 어둠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를 분리하였던 것처럼 2024MN30이 인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을 기대하며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전세계의 모든 언론은 DART와 DRP를 집중 조명했고 사람들은 DRP가 인류를 구원할 것이고 믿었다. 


미국 대통령의 UN 발표가 있고 10 개월 후 데이보스와 충돌할 충돌체가 발사되었다. 


충돌체는 무사히 발사되었고 다시 50여 일 지나서 충돌체는 데이보스와 충돌했다. 


충돌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DRP는 실패했다. 


충돌체가 데이보스와 충돌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충돌의 결과로 변경된 데이보스의 궤도가 원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말이다.


충돌 이후에도 데이보스의 궤도에는 여전히 지구가 존재했다.


DRP가 실패한 이유는 데이보스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이 예상한 데이보스의 크기는 10~20km였지만 DRP 프로젝트에 따라서 충돌체를 우주로 쏘아보내기 직전에 알아낸 데이보스의 크기는 25km가 넘었다. 


데이보스의 크기가 예상보다 큰만큼 더 무거운 충돌체를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충돌체의 중량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고 여러 개의 충돌체를 대기권 밖으로 보내기에는 금적적인 한계와 시간적인 한계도 있었다. 


프로젝트는 급하게 수정되었고 수정된 프로젝트에 따라서 최대한 많은 충돌체가 우주로 보내져서 조립되었지만 그 사이에 데이보스는 지구와 더욱 가까워져 버렸다. 


거리가 멀었다면 조금만 궤도가 틀어져도 지구를 비켜갈 수 있었지만 지구와 가까워졌다면 그만큼 더 큰 궤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더 무거운 출동체가 필요했다. 


과학자들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조건을 계산했고 실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과학자들의 계산은 틀렸고 DRP는 실패했다.


그 말은 인류는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DRP의 실패는 전세계적인 대 혼란을 가져왔다. 


살인과 약탈같은 범죄가 전세계적으로 발생했고,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남미에서는 쿠테타가 발생하여 정부가 전복되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반복되는 쿠테타와 내부 갈등으로 아예 정부가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정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모든 국가에서는 정부의 무능력을 성토하는 시위가 발생했고 시위는 폭동으로 변했다. 


정부는 치안 유지를 위해서 시위대를 진압했는데 시위가 폭동으로 변하면서 진압 수위가 높아졌고 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자 시위는 더욱 격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혼란을 틈타서 살인, 강간, 약탈 등의 범죄는 셀 수 없이 발생했고 결국 여러 국가에서 계엄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지만 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이때의 혼란은 1차 데이보스 사태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


10시도 되지 않았는데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은 물론 운행하는 차도 한 대 보이지 않았다. 


데이보스로 인한 혼란으로 선포된 계엄령에 따라서 9시부터 야간 통행 금지가 시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굳이 통행 금지가 아니라도 해가 지고 난 후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DRP가 실패한 이후의 혼란이 범죄로 변하면서 대한민국은 더이상 안전한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수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입학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계엄령이 발동되었고 이어서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학교에는 가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좋았지만 집에 있는 날이 하루하루 늘어가더니 어느새 한 달이 넘어가자 꼼짝도 못하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 것은 현수에겐 곤욕이었다. 


학교를 가지 않더라도 밖에 나가서 친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견딜만 했겠지만 계엄령과 시위때문에 현수의 어머니는 현수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셨고 현수는 어머니의 말을 따랐다.


집 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서인지 며칠 전부터 현수는 베란다에 나가서 창 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오늘도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는 현수의 눈에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별이 보였다.  


현수가 바라보는 것은 데이보스이다. 


"저게 그거니?"


갑자기 들린 소리에 현수가 뒤를 돌아보았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던 어머니였다. 


"네."

"가까운가 보다."

"네."

"언제라고 하니?"


무엇이 언제냐고 묻는지 부정확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현수는 어머니가 묻는 언제가 데이보스가 지구와 충돌하는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정부는 공식적으로 데이보스가 지구와 충돌하는 날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 정보의 완벽한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고 인터넷에서는 디데이라는 말로 데이보스가 지구와 충돌하는 날이 알려져 있었다. 


그 날은 정확히 열흘 뒤였다. 


현수와는 달리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는 디데이가 언제인지 모르고 있었고 현수도 굳이 그걸 알려드리고 싶지 않았다. 


"저도 몰라요."

"그래? 저게 저렇게 크게 보이는 것을 보면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어머니의 말에 현수가 다시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말처럼 며칠 사이에 커지고 밝아진 데이보스가 달과 가깝게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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