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385
추천수 :
57
글자수 :
313,402

작성
24.05.17 10:00
조회
28
추천
1
글자
12쪽

9

DUMMY

현수의 아랫 집에 사는 미현의 가족은 남편과 딸 수아를 포함해서 모두 세 명이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이제 백일이 지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수아과 함께 하는 삶은 행복했지만 처음 해보는 육아는 쉽지 않았다. 


특히 어제처럼 수아가 열이 오르는 날은 더욱 힘들었다. 


도와주겠다는 남편의 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남편을 생각해서 밤새도록 혼자서 열이 나는 수아를 돌본 미현은 아침이 되서 열이 떨어진 수아가 잠이 들자 옆에서 기절하듯이 잠에 들었다. 


자는 수아가 깨지 않도록 핸드폰을 무음으로 한 미현은 전화가 오는 것도 모른 채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때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탕. 타당. 탕. 탕. 탕. 


날카로운 총소리가 닫아놓은 창문을 뚫고 미현의 집 안으로 들어왔지만 굳게 닫힌 창문을 지나며 작아진 소리는 깊은 잠에 빠져버린 미현을 깨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수아를 깨우기에는 충분했다.


"으아아아앙."


깊은 잠에 빠져서 총소리도 듣지 못한 미현이었지만 수아의 울음소리에는 바로 눈을 뜨고 일어났다. 


미현은 바로 수아를 안아들고 달래면서 말했다. 


"엄마야. 엄마 여깄어. 괜찮아. 괜찮아."


백일이 지난 수아는 이제 꽤 무거웠지만 미현은 손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참고 다시 감기려는 눈꺼풀을 밀어올리며 수아를 안고 다독였다. 


그때 다시 총소리가 들렸다. 


탕. 타당. 탕. 탕. 탕. 


아까의 총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지금의 총소리는 분명하게 미현의 귀에 들렸다. 


'뭐지? 총? 누가 총을 쏴?'


어리둥절해하는 미현의 눈에 핸드폰이 보였다. 


무음이지만 핸드폰은 전화가 왔음을 알려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LED를 깜박이고 있었다. 


수아를 안은 채로 미현이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부재중 통화가 20개 넘었고 미확인 톡과 메세지가 50개가 넘게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전화를 건 사람은 남편이었다. 


미현은 우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


남편의 목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미현의 품에서 다시 잠이 들려고 하는 수아를 깨울 뻔 했다. 


"수아 자요. 좀 조용히 말해요."


미현이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지만 남편은 미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인지 여전히 잔뜩 흥분한 채로 큰 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어디야? 지금 어디냐고? 왜 전화를 이렇게 안 받는 거야! 걱정했잖아!'


질문을 쏟아내던 남편은 결국 화까지 냈지만 미현은 남편의 그런 모습에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이 시간에 내가 어디를 가요? 집이에요. 집. 수아 열났었잖아요. 당신 출근하고나서야 열이 떨어져서 수아가 잠이 들었고 저도 지금까지 잤어요."

'전화는? 전화는 왜 안 받았어?'

"수아 자면 무음으로 해놓는거 알잖아요. 근데 도대체 무슨 일인데 난리에요?"


그때 창 밖에 총소리가 들렸다. 


탕. 타당. 탕. 탕. 탕.


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도 같은 총소리가 들렸다. 


"당신 이 근처에요? 전화기에서도 같은 소리가 들리네. 여보. 근데 이게 무슨 소리에요?"

'총소리야. 총소리! 경찰이 총을 쏘는 소리야.'

"네? 경찰이 총을 쏴요? 무슨 일이에요?"


미현의 물음에 남편이 맥스와 현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자신을 납치했던 노인을 죽이고 인천 계양산을 떠난 맥스는 동남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천을 벗어나서 부천으로 들어섰다. 


방향을 확인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끔 멈춰서서 허공을 킁킁거리기도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방향을 조금 바꾸기도 했지만 맥스는 동남쪽으로 꾸준히 움직이고 있었다. 


맥스는 원래 살던 부천시 작동의 전원마을 단지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맥스가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정부는 맥스의 예상 경로에 따라서 주민 대피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경찰 병력을 집결시켰다. 


수백 명의 경찰이 맥스를 중심으로 5백미터에서 1킬로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떨어진 채로 맥스를 감시했지만 총으로도 아무 피해를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은 감시와 주민 대피 정도가 전부였다. 


미현이 들은 총소리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덜 사는 곳으로 맥스를 유인하기 위해서 경찰이 총을 쏘면서 난 소리였다.


하지만 총이 자신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맥스는 더 이상 총에 신경을 쓰지 않았고 총을 쏜 사람을 찾기 위해 움직이지도 않았다. 


맥스가 움직임에 따라 긴급 재난 문자 방식으로 부천시 원종동의 모든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진 것이 약 한 시간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 놓은 미현은 대피 명령을 확인하지 못했고 수아와 함께 집에 있었던 것이다. 


남편의 설명에도 미현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괴물이요?"

'그렇다니까. 지금 괴물이 우리집 근처를 지나려고 한다고.

그래서 대피 명령이 떨어졌고 전화를 아무리 해도 당신이 받지를 않아서 회사에 말하고 나도 돌아왔는데 경찰이 들어가지를 못하게 해.'

"괴물이 개라고요?"

'그렇다니까. 로트와일러라는 맹견이래.'

"개 한 마리때문에 이 난리라구요?"

'그냥 개가 아니야. 괴물이라고 괴물. 다친 사람도 여럿 있다고 하고 죽은 사람이 있다는 말도 있어.

총에 맞아도 아무렇지도 않아서 경찰도 그저 사람만 대피시키고 있을 뿐이래.'


여전히 남편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미현은 우선 남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경찰이 막고 있어서 내가 들어갈 수가 없어. 그러니까 당신이 수아를 데리고 나와.'

"그렇게 할게요. 당신은 지금 어디에요?"

'은데미 공원에 있어.'


은데미 공원은 집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평소에 수아를 데리고 자주 놀러 가는 곳이라 어딘지도 알고 익숙한 곳이었지만 총소리가 들리는 상황에서 남편도 없이 혼자서 은데미 공원까지 가야한다는 생각에 미현은 두려웠다. 


하지만 미현은 용기를 내서 아기띠로 수아를 안았다. 


"후."


길게 숨을 내쉬는 것으로 두려움도 함께 내뱉으며 미현이 수아 함께 집을 나왔다. 


***


대피 명령에 따르지 않은 사람 중에는 현수도 있었다. 


밤새 편의점에서 일을 한 현수는 암막 커튼을 치고 잠을 자고 있었고 핸드폰에는 확인하지 않은 대피 명령을 담은 문자가 계속해서 쌓여 있었다. 


파편때문에 오는 긴급 재난 문자때문에 잠을 설쳤던 현수는 긴급 재난 문자에 대한 알람을 꺼 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열 통이 넘는 문자가 온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능력을 각성한 후 꾸준히 감각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서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나 잠을 자면서는 거의 감각을 끄다시피 할 수 있게된 현수는 집 밖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현수의 훈련은 루나틱이 되면서 얻은 감각에 대한 것이었지 자연인 현수의 오감을 모두 제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총소리는 현수가 꺼버린 감각과는 상관없이 현수의 귀로 파고들어 현수를 깨웠다. 


탕. 타당. 탕. 탕. 탕.


이상한 소리에 현수가 눈을 떴다. 


잠결이라 방금 들은 소리가 꿈에서 들은 소리인지 아니면 현실에서 들은 소리인지 구분을 하지 못하고 있을때 다시 한 번 총소리가 들렸다. 


탕. 타당. 탕. 탕. 탕. 


총소리가 분명했고 꿈이 아닌 현실에서 들린 소리였다. 


놀란 현수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거실을 지나 베란다로 나가서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았다. 


평상시와 다를 것이 없는 동네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다. 


다른 것이 있었다. 


정오가 막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수의 눈에는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가게도 모두 닫혀 있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현수는 인터넷을 통해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 핸드폰을 집어들었는데 확인하지 않은 문자가 10개가 넘게 있는 것을 보고 문자부터 확인해보았다. 


문자는 모두 긴급 재난 문자였고 내용은 지금 즉시 집에서 나와서 지정된 대피장소로 이동하라는 내용이었다. 


"무슨 일이지?"


긴급 재난 문자는 대피하라고만 되어 있을뿐 왜 대피를 해야 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문자를 확인한 현수는 핸드폰의 포탈 사이트 세이버 앱을 열었고 바로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로트와일러? 근데 총에 맞아도 죽지를 않는다고?"


세이버 앱의 뉴스 페이지에 있는 기사 중에는 영상이 포함된 기사도 있었고 현수는 영상을 플레이해보았다. 


20초 정도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영상이 보여주는 것은 놀라웠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색 털을 가진 로트와일러가 텅 빈 거리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는데 총소리가 들리고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로트와일러에 명중했다. 


아무리 맹견인 로트와일러라고 해도 총을 맞으면 죽거나 최소한 피를 흘려야 한다. 


그러나 화면에 보이는 로트와일러는 살짝 빛이 나더니 작은 상처 하나 없이 그저 가던 방향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영상을 확인한 현수가 억제하고 있던 감각을 개방했다. 


현수를 중심으로 감각이 미치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현수의 집을 벗어났고 현수의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더니 계속 확장되었다. 


확장되던 현수의 감각은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영상에 나왔던 로트와일러 맥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각을 계속 확장하자 로트와일러로부터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경찰과 사람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맥스에게서 현수는 다른 사람이나 동물과는 다른 점을 발견했다. 


현수의 감각 상에서 밝은 빛을 내는 무엇인가가 맥스의 심장에서 느껴졌고 현수는 그것과 비슷한 것을 보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내 심장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루나틱이 되고 처음 감각 능력을 얻었을때 감각의 범위를 축소해보던 현수는 자신의 심장에 있는 빛 덩어리를 발견했었는데 지금 맥스의 심장에서 발견한 빛도 자신의 것과 비슷했다. 


감각을 맥스에게로 집중하자 맥스의 심장에서 뻗어나간 혈관을 따라서 빛도 함께 전신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더 놀란 것은 경찰이 쏜 총이 맥스에게 명중했을 때였다. 


심장에서부터 이어진 빛이 총에 맞은 부위에서 더 강해지면서 몸 밖으로 퍼져나왔고 빛에 닿은 순간 총알은 모든 에너지를 잃고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현수는 자신처럼 맥스가 루나틱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본 영상 하나를 떠올렸다. 


그 영상에서는 미국 등에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이 루나틱이 되기도 했는데 그런 동물을 비스트라고 부른다고 했었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영상이나 글처럼 현수는 그 영상의 내용도 헛소리나 뇌피셜이라고 생각하고 전혀 믿지 않았지만 비스트가 나타난 지금 상황에서 현수는 영상에서 말한 다른 사실도 믿어야만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상에서는 비스트는 일반적인 무기로는 아무런 피해를 줄 수 없으며 같은 비스트나 루나틱만이 상대할 수 있다고 했었다. 


루나틱이기는 했지만 현수는 맥스를 상대할 생각은 없었다. 


루나틱이라는 점을 제외해도 맹견으로 유명한 로트와일러를 상대로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나도 총에 맞으면 저렇게 빛이 나와서 막아주나?'


궁금했지만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총에 맞아볼 생각은 없었다. 


'총으로도 못 막으면 뭘로 막지? 탱크로 포를 쏘거나 헬기로 미사일이라도 날려야 하나?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아무리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해도 도시 한 복판에 포를 쏘거나 미사일을 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수가 맥스와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동안에도 맥스는 계속해서 움직였고 현수의 아파트 옆 도로까지 왔다. 


그때 현수의 감각에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어? 아랫집인데."


아랫집에 사는 미현이 딸 수아와 함께 집을 나서는 것이 현수의 감각에 느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호모 사피엔스 루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9 29 24.06.13 18 1 12쪽
28 28 24.06.12 21 1 12쪽
27 27 24.06.11 20 1 11쪽
26 26 24.06.10 22 1 12쪽
25 25 24.06.07 19 1 12쪽
24 24 24.06.06 20 1 12쪽
23 23 24.06.05 23 1 12쪽
22 22 24.06.04 21 1 12쪽
21 21 24.06.03 20 1 12쪽
20 20 24.05.31 22 1 12쪽
19 19 24.05.30 25 1 12쪽
18 18 24.05.29 23 1 11쪽
17 17 24.05.28 24 1 12쪽
16 16 24.05.27 22 1 12쪽
15 15 24.05.24 25 1 12쪽
14 14 24.05.23 26 1 12쪽
13 13 24.05.22 28 1 12쪽
12 12 24.05.21 29 1 11쪽
11 11 24.05.20 28 1 12쪽
10 10 24.05.17 34 1 11쪽
» 9 24.05.17 29 1 12쪽
8 8 24.05.16 34 1 12쪽
7 7 24.05.15 37 1 12쪽
6 6 24.05.14 41 1 12쪽
5 5 24.05.13 42 1 11쪽
4 4 24.05.10 46 1 11쪽
3 3 24.05.10 48 1 12쪽
2 2 24.05.09 54 2 11쪽
1 1 +2 24.05.08 96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