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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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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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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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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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UMMY

백악관 지하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화면에 보여지는 영상에 집중하고 있었다. 


커다란 화면은 6개로 분할이 되어서 한 장소에 있는 6명의 몸에 달려 있는 바디캠을 통해서 촬영된 6개의 영상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영상들에는 부상당한 군인과 그를 치료하는 위생병 그리고 바닥에 얼굴을 가리고 있는 시신 한 구가 보였는데, 기습 공격을 당해서 사상자가 발생하자 남은 군인들이 부상자를 치료하고 시신을 확보한 것으로 보였다. 


6개 영상은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것이어서 혼란스러웟지만 작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6개의 영상으로부터 대략적인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때 1번 화면에서 보여지는 장면이 갑자기 바뀌었다. 


1번 화면에서 보여지는 영상을 촬영한 바디캠을 달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몸을 돌린 것이다. 


그리고 천장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였다.


녹음기능이 없어서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나 폭음은 들리지 않았지만 무너진 천장에서 피어난 먼지로 시야가 완전히 가려질 정도인 것을 보면 뭔가에 공격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공격은 없는 것인지 시간이 지나고 먼지가 가라앉으면서 시야도 조금씩 회복되었고 먼지 속에서 무엇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흰머리수리였다. 


5개의 화면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보면 흰머리수리의 등장으로 바디캠을 달고 있는 군인들이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오직 1번 화면만은 흔들림없이 흰머리수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1번 화면을 제외한 다섯 개의 화면에 총구가 보였는데 1번 화면을 보여주는 바디캠을 단 병사를 제외한 다른 병사들이 총으로 흰머리수리를 겨눈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명령을 내렸는지 다섯개의 총구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5개의 총구에서 쏟아진 수십 발의 총알에 맞은 흰머리수리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박살이 나야만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집중 사격을 받은 흰머리수리의 몸에서는 빛이 번쩍이더니 물결처럼 퍼져나갔고 총알은 힘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치 흰머리수리의 몸을 감싼 투명한 막이 있는데 총알이 막을 때리면 빛을 뿜어내면서 총알을 막아내는 것 같았다. 


탄창을 채운 총알이 모두 소모되고 사격이 멈추자 빛도 사라졌다.


그리고 깃털하나 상하지 않은 흰머리수리의 모습이 보였다.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에 병사들이 탄창을 갈아끼울 생각도 하지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흰머리수리를 보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보였고 그 화면을 보는 회의실의 사람들도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당황스러운 상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마치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고 하는 것처럼 병사들의 사격 동안 꼼짝도 하지 않던 흰머리수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4번 바디캠의 병사였다. 


흰머리수리가 다가오자 탄창을 갈아끼울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병사는 소총을 놓고 부무장인 권총을 뽑아 쥐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타당. 탕. 탕. 탕. 


흰머리수리와의 거리가 몇 미터 정도로 가까웠지만 반사적으로 권총을 뽑아든 병사의 사격은 단 한 발도 빗나가지 않고 모두 명중했다. 


그것만 봐도 병사가 얼마나 잘 훈련되었는지 알 수 있는 완벽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총알이 흰머리수리에 닿는 순간 빛과 함께 총알은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총을 모두 맞으면서 다가온 흰머리수리가 병사의 앞에 섰을때 병사가 들고 있는 권총의 슬라이드는 뒤로 빠져 있었고 빈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만 들렸다. 


날개를 펴면 2m에 달하지만 흰머리수리 자체는 길이가 1m도 되지 않고 무게도 수 kg에 불과하다. 


맹금류로 부리나 발톱이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날 수 없는 실내에서 훈련을 받고 장비를 갖춘 병사에게 보통의 흰머리수리 한마리는 위협적이지 않다. 


그러나 화면에 보이는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병사 앞에 선 흰머리수리가 날개를 펼치더니 날개짓을 하자 생겨난 바람이 병사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본인 체중에 장비의 무게를 더하면 100kg을 넘는 무게의 병사가 흰머리수리의 날개짓 한 번에 날아가버린 것이다. 


흰머리수리의 날개짓이 폭풍을 만들어내기라도 했는지 병사뿐만 아니라 병사의 주변과 뒤까지 모두 날아가버렸다. 


그 병사를 시작으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흰머리수리가 펼친 날개에 맞은 병사는 날개짓에 날아간 병사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갔고 흰머리수리의 부리와 발톱은 병사들의 방탄 플레이트를 종이장처럼 찢어버렸다. 


순식간에 훈련된 병사 5명이 바닥에 쓰러지고 5개의 화면이 꺼졌다. 


1번 화면만이 남게 되자 신호가 끊긴 5개의 화면이 사라지고 1번 화면이 디스플레이 전체에 보여졌다. 


1번 화면에 병사가 들고 있는 대검이 보였다. 


회의실을 사람들 대부분은 1번 화면의 병사가 탄약을 모두 소모해서 어쩔 수 없이 대검을 뽑아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1번 화면의 병사는 한번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총으로도 어쩔 수 없는 괴물을 상대로 대검을 뽑아든 병사의 용기는 박수를 받을만하지만 회의실 사람 중 누구도 대검으로 괴물 흰머리수리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장면이 화면을 통해 보여졌다.


바뀐 장면 속에서 흰머리수리의 발톱이 허공을 움켜쥐는 것이 보였고 이어서 병사가 잡고 있는 대검이 흰머리수리를 찌르는 모습이 보였다. 


놀란 흰머리수리가 날개를 펼치며 대검을 막았다. 


다른 병사들은 흰머리수리의 날개에 닿는 순간 대형 트럭에 치이기라도 한 것처럼 날아가버렸지만 1번 바디캠의 병사는 그렇지 않았다. 


대검이 흰머리수리의 날개에 닿는 순간 총에 맞을 때처럼 빛이 났지만 빛이 뿜어져 나온 정도가 달랐다. 


총에 맞을 때는 그저 맞은 부위에서 빛이 나는구나 하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대검과 흰머리수리의 날개 사이에서 터져나온 빛은 순간적으로 화면을 하얗게 만들어버릴 정도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흰머리수리가 물러났다. 


흰머리수리가 물러나자 병사는 빠르게 흰머리수리를 쫓아가며 대검을 찌르고 휘둘렀다. 


너무나 빠르게 바뀌는 화면때문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대검을 든 병사가 흰머리수리를 몰아붙이거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렇게 20분 정도 정신없이 움직이고 흔들리던 화면이 갑자기 멈췄고 멈춰진 화면에는 흰머리수리의 목에 박힌 대검과 대검에서 뿜어져나오는 빛이 보여지고 있었다. 


영상이 끝이나고 회의실의 불이 켜졌다.


가장 상석에 앉은 사람이 자신의 앞에 놓인 보고서를 보면서 말했다. 


"아칸소주 콜트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네. 대통령님."


회의실 상석에 앉은 사람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인 체스터 필모어였고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한 사람은 연방재난관리청의 제임스 윌슨 청장이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은 국토안보부 산하 재난관리 종합기구이다. 


지방정부나 주정부만으로 처리하기 힘든 재난에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연방재난관리청은 데이보스 사태를 거치면서 조직의 규모도 커지고 역할도 증대되었다.


"제임스. 도대체 저게 뭐요?"

"루나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루나틱? 요즘 여기저기서 나타난다는 초능력자들? 그게 진짜야?"

"거짓이 많기는 하지만 일부는 진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답과 한 윌슨이 함께 온 부하에게 신호를 보내자 부하가 노트북을 조작하더니 새로운 화면이 디스플레이에 보여졌다. 


라슨이 텅 빈 방에 혼자 서 있었다. 


"흰머리수리를 처치한 병사입니다."

"아까 그 화면의?"

"네."

"저 친구는 왜?"

"저는 저 친구가 루나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동의를 얻어서 몇 가지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윌슨 청장은 동의를 얻었다는 간단한 말로 넘어갔지만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그가 어떤 짓을 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이어서 화면에는 총을 든 사람이 등장했고 라슨에게 총을 겨눴는데 라슨은 방탄복을 입지 않고 그저 전투복만을 입은 채였다. 


화면을 통해 라슨과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이 느끼는 긴장감이 전해졌다. 


탕!


총소리가 나고 총구에서 화염이 뿜어지면서 쏘아진 탄환이 라슨의 가슴에 명중했다. 


하지만 총에 맞는 순간 라슨의 몸에 흰머리수리와 같이 빛이 났고 탄환은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결과를 예상하고 수행한 실험이었지만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면 라슨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다시 방아쇠가 당겨졌고 또 당겨졌다. 


탕. 탕.


두 개의 탄환이 라슨의 가슴과 배에 명중했지만 마찬가지로 빛이 나는 것과 동시에 힘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고 라슨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이어서 총을 든 사람이 조정간을 연사로 바꾸더니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다당.


총구에서 불이 뿜어지며 탄환이 라슨에게 쏘아졌지만 라슨의 몸에 닿은 모든 탄환은 이전처럼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고 영상은 끝이 났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지?"

"루나틱이 실존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셨듯이 루나틱은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도 있습니다.

인간 루나틱과 구분을 하기 위해서 동물 루나틱을 비스트라고 부르겠습니다.

여기를 봐주십시오."


말을 한 제임스 청장이 노트북의 마우스를 움직이더니 보고서를 디스플레이에 띄우더니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말했다. 


"이건 지난 달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건 삼개월 전에 있었던 사건이고 이것도 삼개월 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건 오개월 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제임스 청장이 보여주는 사건들은 야생동물에 의해 발생했던 사건에 대한 것들로 사건을 일으킨 동물이나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모두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사건을 일으킨 동물을 포획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제임스?"

"전 이 사건들이 모두 비스트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모두?"

"네."

"근거는?"

"지금까지 보신 영상같은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다만 비스트를 상대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콜트의 흰머리수리처럼 다른 비스트들도 총으로는 아무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총에 맞을때 빛이 났다는 증언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냥 민간인들의 말이잖아. 놀라서 헛소리를 할 수도 있고."


대통령의 말에 제임스 청장은 순간 짜증이 일었지만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증언 중 일부는 믿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부 증언자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

"누군데?"

"지역의 보안관이나 군 경험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동일한 증언을 합니다."

"총을 맞아도 멀쩡했다?"

"그리고 총에 맞을때 빛이 나왔다는 것도 증언했습니다."


대통령이 일정한 간격으로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탁. 탁. 탁. 탁.


제임스 청장을 포함해서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그것이 생각을 정리할 때 대통령의 버릇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대통령의 생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기다렸다. 


잠시 후 손가락이 책상을 두드리는 것이 멈췄다. 


"어쩌자는 거지?"

"루나틱과 비스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좋아."

"대응팀도 필요합니다."

"대응팀?"

"네.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비스트는 개인화기로 피해를 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루나틱은 비스트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 말은?"

"루나틱으로 별도의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그 팀으로 비스트를 잡고 연구를 한다는 말이지?"

"네."


탁. 탁. 탁. 탁.


대통령이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렸고 1분 정도가 지나서 멈췄다. 


"그렇게 해. 구체적인 기획안은?"


대통령의 말에 제임스 청장이 'CONFIDENTIAL'이라는 붉은 글씨가 크게 쓰여진 파일 하나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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