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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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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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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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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UMMY

꽝!


혹시나 해서 잠궈둔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빌라 옥상으로 올라왔다. 


검은색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입고 있는 방탄조끼의 등과 가슴에는 경찰특공대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쓰인 패치가 붙어 있었다. 


문이 부서지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린 유튜버는 자신을 바라보는 경찰특공대와 그들이 들고 있는 총을 보고 놀라서 손을 번쩍 들었다.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특공대원 한 명이 손을 들고 있는 유튜버를 향해서 말했다. 


"뿅카?"

"네? 네. 제가 유튜브에서 뿅카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유튜버 뿅카의 대답에 질문을 한 특공대원이 손짓을 하자 뒤에 있던 다른 대원이 앞으로 나오더니 뿅카가 들고 있는 드론 콘트롤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뿅카는 특공대원이 자신의 드론 콘트롤러를 잡자 반사적으로 뺏기지 않기 위해서 힘을 주었지만 콘트롤러를 잡은 특공대원이 살짝 힘을 써서 당기자 바로 콘트롤러를 빼앗겼다. 


드론 콘트롤러에는 핸드폰이 연결되어 있었고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이 핸드폰으로 전송되어서 유튜브로 방송되고 있었다. 


콘트롤러를 뺏은 특공대원이 핸드폰을 분리하고 확인하더니 명령을 내렸던 특공대원을 향해서 말했다. 


"녹화된 영상 있습니다."


부하의 말을 들은 특공대원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나 있는 뿅카를 보고는 부하에게 명령했다. 


"연행해."

"네."


명령을 받은 특공대원 두 명이 나서서 양 팔을 붙잡자 뿅카가 나름 거칠게 몸을 비틀며 저항했다. 


그러나 160센티가 조금 넘고 마른 체형의 뿅카의 저항은 건장한 체격에 단련된 육체를 가진 특공대원들에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왜 이래요? 이유가 뭐에요? 무슨 혐의인지 말은 해줘야죠!"


뿅카가 소리를 질러댔지만 특공대원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를 끌고 옥상에서 내려갔다. 


뿅카의 중계를 보던 시청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유튜브에 항의를 했지만 아무도 제대로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고 당연히 현수와 맥스의 싸움도 볼 수 없었다. 


30분쯤 후 맥스때문에 내려졌던 대피 명령이 해제되었고 집으로 돌아온 주민들은 부서진 자동차와 아파트 벽은 볼 수 있었지만 맥스와 현수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집에 온 수아의 아버지는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는 수아를 볼 수 있었다. 


***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와이오밍주, 몬테나주 그리고 아이다호주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넓이가 대한민국의 충청남도보다 크다. 


잘 보호된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자연 환경은 다양한 동식물의 좋은 서식처가 되었고 그곳에 사는 동물 중에는 엘크가 있다. 


와피티사슴을 부르는 호칭인 엘크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넓게 퍼셔서 살고 있지만, 특히 메머드 핫 스프링스 호텔은 늘 엘크 무리가 있는 것으로 유명해서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데 지금 호텔에는 단 한 명의 투숙객도 남아 있지 않았다. 


호텔만이 아니다. 


호텔 옆의 포트 엘로스톤 마을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적막감 속에서 멀리 호텔 주변에서 쉬고 있는 엘크가 보였다. 


마치 소리없음을 눌러놓은 것같은 적막감을 깨는 소리가 호텔 남쪽의 그랑루프 로드쪽에서 들리고 있었다. 


발소리 그리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였다.


그랑루프 로드를 따라서 백인 남자 하나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백인 여자 하나와 흑인 남자 하나가 걸어오고 있었다. 


일행의 리더인듯 보이는 백인 남자는 벤자민 라슨이었다. 


라슨은 주방위군의 군복 대신 특수부대가 입는 검은색 전투복을 입고 있었고 다른 두 사람의 복장도 마찬가지였다. 


전투복을 입고 있었지만 라슨과 다른 두 사람의 복장은 좀 이상했다. 


전투복과 마찬가지로 검은색 군화를 신고 있기는 했지만 방탄모는 쓰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방탄플레이트를 넣을 수 있는 플레이트 캐리어를 입고 있기는 했지만 방탄 플레이트는 넣지 않았고 캐리어의 벨크로에 몇 개의 주머니만 붙여둔 채였다.


복장보다 더 이상한 것은 세 사람의 무기다.


당연히 총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았지만 엉뚱하게도 세 사람의 무기는 영화 촬영장에서나 볼 법한 냉병기였다. 


라슨은 허리에 1미터 정도의 검을 차고 있었고 등에는 원형의 방패를 메고 있었다. 


라슨의 오른쪽에서 걷고 있는 백인 여자인 벨의 양손은 중세 기사들의 건틀렛처럼 생긴 금속 장갑으로 가려져 있었고 라슨의 왼쪽에서 걷고 있는 거구의 흑인 남자인 벅은 자신의 키보다 큰 2미터가 넘고 끝에 도끼처럼 생긴 날이 달린 창을 들고 있었다. 


중세적인 냉병기를 들고 있었지만 그들이 입고 있는 것은 현대적인 전투복이었고 무기를 제외한 다른 장비도 마찬가지였다. 


군용 골전도 헤드셋도 세 사람이 착용하는 현대적인 장비 중 하나였다. 


'정지.'


헤드셋의 이어폰을 통해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에 세 사람의 걸음이 멈추었다. 


'목표물 위치 확인 완료. 사진 전송. 확인 바람.'


이어폰에서 들린 소리에 라슨이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속에서 일반인이라면 절대로 볼 수 없는 높이에 떠 있는 무인정찰기의 모습이 라슨의 눈에 들어왔다. 


다시 고개를 내린 라슨이 플레이트 캐리어에 붙여둔 주머니 하나를 열더니 튼튼해 보이는 군용 핸드폰을 꺼내서 전송된 사진을 확인했다. 


한 무리의 엘크가 호텔 앞 잔디밭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었고 그 중 한 마리에 붉은색 원이 그려져 있었다. 


얼핏 보면 사진은 매머드 핫 스프링스 호텔의 홍보물에서 볼 법한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호텔 벽을 뚫고 처박힌 자동차가 사진 구석에 함께 찍혀 있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내 눈에는 목표나 다른 엘크가 똑같아 보이는데."

"나도."

"나도."


라슨의 말에 벨과 벅이 동의했다. 


'목표는 숫컷으로 어깨 높이가 1.6미터이다. 다른 개체들보다 커서 쉽게 구분이 갈 것이다.'

"오케이. 추가된 사항은?"

'없다. 작전 성공과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

"땡큐."


라슨과 동료들이 이곳에 온 것은 동그라미가 그려진 사진 속의 엘크가 닷새 전에 벌인 일때문이었다. 


처음 숫컷 엘크 한 마리가 주차된 SUV를 들이받았을 때는 그리 심각하게 보이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화가 난 엘크가 차를 들이받는 일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닷새 전에 일어난 일은 종종 일어나는 일과는 달랐다. 


체중이 500kg이나 나가는 엘크라도 해도 그보다 세 배는 무거운 SUV를 들이받아서 날려버리지는 못한다. 


그런데 닷새 전 엘크에게 들이받힌 SUV는 글자 그대로 허공을 날아서 호텔 외벽과 충돌했고 외벽을 부수고 차체의 절반 이상이 객실 안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당연히 엄청난 혼란이 벌어졌고 위험을 느낀 사람들은 엘크를 포획하기 위해 총을 쏘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총에서 발사된 총알이 엘크에 닿는 순간 엘크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고 총알은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엘크의 몸에는 작은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았다.


피해는 없었지만 공격받았다는 것을 분명히 안 엘크는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호텔 주변에 주차된 차량 십여 대가 부서졌고 호텔의 외벽도 30% 정도가 파괴되었다. 


사람들은 즉각 달아났고 대피명령이 떨어지면 매머드 핫 스프링스 호텔과 가까운 포트 엘로스톤 마을의 주민도 모두 지역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닷새동안 호텔과 마을 주변은 온전히 엘크들의 차지였고 오늘 라슨과 동료들이 도착한 것이다. 


"작전대로 한다. 내가 주의를 끌면 벨과 벅이 뒤로 돌아서 기습을 하는 거다.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말을 마친 라슨이 등 뒤에 메고 있던 방패를 꺼내서 왼손으로 들고 허리에 메고 있는 검을 뽑아서 오른손에 쥐었다. 


그 사이 벅과 벨은 양 옆으로 움직였고 어느새 두 사람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졌고 라슨은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호텔 앞 잔디밭에 모여 있는 엘크들이 보였다.


엘크들을 보며 헤드셋을 통해서 벨과 벅에게 말했다. 


"정말 크네. 보여?"

'보인다. 크긴 크네.'

'보면 알 거라고 할 만하네.'

"위치는?"

'도착.'

'나도 도착.'


두 사람의 대답에 라슨이 고개들 들었다. 


오른쪽에 있는 호텔의 옥상에 벅의 모습이 보였고 왼쪽에 있는 부서진 자동차 뒤에는 벨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시작한다."

'오케이.'

'고고고.'


두 사람의 대답을 들은 라슨이 검을 들어 방패를 두드렸다. 


텅. 텅. 텅.


검이 방패를 두드리는 소리에 한가롭던 엘크들의 시선이 라슨을 향했다. 


텅. 텅. 텅.


라슨이 검으로 방패를 두드리며 다가가자 위협적으로 느껴졌는지 가까이에 있던 엘크들이 라슨을 피해서 움직였다. 


그러나 다른 엘크들보다 훨씬 큰 엘크 한 마리는 점점 다가오는 라슨을 빤히 바라만 볼뿐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었다. 


어느새 넓은 잔디밭에는 라슨과 엘크 한 마리만 남았다. 


라슨은 검으로 방패를 두들기는 것을 멈추고 엘크를 바라보았고 엘크도 라슨을 바라보았다. 


엘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라슨이 천천히 움직이자 라슨과 엘크 사이는 점점 가까워졌고 엘크도 라슨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라슨을 주시하고 있었다. 


라슨과 엘크 사이에는 녹색의 잔디만 있었지만 그 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라도 있었는지 다가오던 라슨이 한걸음을 더 다가온 순간 이제까지 가만히 바라만 보던 엘크가 라슨에게 달려들었다. 


꽝!


엘크의 뿔이 라슨의 방패와 충돌하면서 라슨이 검으로 방패를 두드릴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소리가 터져나왔고 동시에 빛이 뿜어져나왔다. 


2톤에 가까운 무게를 가지는 SUV를 한 번에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 엘크의 충돌이었지만 라슨은 방패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잔디밭에 1미터 정도의 자국을 남기며 뒤로 밀리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라슨이 자신의 공격을 버텨낸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길게 울음소리를 낸 엘크가 다시 한 번 라슨을 들이받았지만 이번에도 라슨의 방패가 엘크의 뿔을 막아냈다. 


또다시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더욱 화가 난 엘크가 연속해서 라슨을 들이받았다. 


꽝! 꽝! 꽝!


엘크가 들이받는 것을 라슨이 방패로 막는 상황이 몇 번을 반복되었지만 뒤로 밀리기만 했을뿐 라슨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자신을 들이받는 엘크를 방패로 막아내면서 라슨의 시선은 아주 잠깐 엘크를 벗어나서 뒤를 바라보았다. 


라슨의 시선이 닿은 곳에 벨과 벅이 나타났다.


벨과 벅은 엘크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혔다. 


다행히 라슨을 공격하느라 정신이 팔린 엘크는 두 사람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고 엘크와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졌다.


꽝!


엘크가 다시 한 번 라슨을 들이받았으면서 폭음과 빛이 터져나왔고 그 순간 벨과 벅이 도저히 인간이 낼 수 없는 속도로 엘크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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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24.05.24 25 1 12쪽
14 14 24.05.23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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