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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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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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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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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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DUMMY

삐뽀삐뽀. 삐뽀삐뽀.


사이렌을 울리면서 경찰차 한 대가 다가오며 헤드라이트가 자신을 비추자 현수가 모자를 눌러쓰며 고개를 숙였다. 


삐뽀삐뽀. 삐뽀삐뽀.


경찰차가 지나가며 헤드라이트의 빛이 사라지자 현수의 주변은 다시 어두워졌다. 


현수가 오른손 주먹을 펴자 손바닥 위에 작은 돌조각이 하나 보였다. 


창모에게서 추출해낸 코어다. 


현수가 지나간 경찰차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앞으로 보고는 걷기 시작했다. 


'이건 어쩌지?'


창모에게서 추출한 코어를 보며 현수가 생각했다. 


현수와 싸우며 에너지가 모두 소진된 창모는 일반인과 다를바 없었지만 현수의 감각에 의하면 창모의 몸에는 여전히 코어가 존재했다. 


현수는 자신을 관찰하면서 코어가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물론 코어에 담긴 에너지가 소모되기도 하고 다시 채워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모든 에너지를 소모한 창모는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어서 일반인인 경찰도 창모를 다룰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창모의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면 그때는 일반인인 경찰은 창모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창모가 다시 루나틱이 된다고 현수가 다시 나설 수는 없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었지만 창모에게 당하고 있던 민현지와 박현성은 일반인이었고 에너지가 채워지고 다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면 창모가 두 사람을 어떻게 할 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현수는 창모의 코어를 추출했다. 


유기견에 이어서 두 번째 코어 추출이었지만 현수는 엄청나게 긴장했다. 


일단 창모는 사람이었고 이전에 코어를 추출한 후 유기견은 결국 죽었기 때문이다. 


현수의 생각에 유기견의 죽음은 코어의 추출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싸우면서 입은 부상때문이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고민을 하던 현수는 분명히 죄가 있는 창모보다는 아무런 죄가 없는 민현지와 박현성을 더 생각하기로 하고 창모의 코어를 추출했다. 


코어의 추출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코어 추출 후 창모는 정신을 잃었지만 호흡이나 맥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때 멀리서 경찰차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고 현수는 그대로 공원을 벗어났다. 


지나가 경찰차를 잠깐 돌아본 현수는 버스정류장까지 천천히 걸어갔고 버스를 기다렸다가 평상시처럼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만수도 평상시처럼 캐리어에 들어간 채로 현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


맥스에 이어서 경부고속도로에 고라니까지 나타나자 루나틱과 비스트는 더 이상 인터넷에 떠도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국민들은 루나틱과 비스트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고 더 이상 국민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던 정부는 대응 기구를 만들었다. 


국가안보에 대한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참모기관인 국가안보실은 외교, 국방, 경제를 담당하는 제1차장, 제2차장, 제3차장을 두고 있었는데,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에 제4차장을 신설하고 루나틱과 비스트를 관리하도록 했다.


국가안보실의 차장은 비서관을 두는데 제4차장은 대응비서관과 관리비서관을 한 명씩 두었다. 


대응비서관은 대응팀장이라고도 하며 루나틱으로 구성된 특이능력 대응팀(SART)를 지휘해서 비스트를 처리하거나 루나틱 범죄를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는데 현역 육군 장성인 김상옥 준장이 임명되었다. 


관리비서관은 말 그대로 루나틱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는데 박현욱이 임명되었다. 


관리비서관으로서 여러가지 업무 중에서 박 비서관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미신고 루나틱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박 비서관이 미신고 루나틱에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하나는 미신고 루나틱이 언제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제를 일으킨 미신고 루나틱을 사면 등을 미끼로 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최근 박 비서관은 최근 주의깊게 살펴보는 미신고 루나틱 중에는 강창모도 포함되어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조폭 두목이 되고 세력을 확장하며 여러가지 범죄를 저지르는 강창모가 루나틱이라는 증거와 증언이 꽤 확보되어 있었고 박 비서관은 적당한 시기에 사면을 조건으로 강창모를 회유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보고가 들어왔다. 


'강창모와 부하 2인이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조폭이 다치는 거야 특별할 것이 없지만 이어진 보고가 박 비서관을 놀라게 했다. 


'강창모가 가장 심하게 다쳤고 전치 20주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쳐? 루나틱이 다쳐? 총에 맞아도 멀쩡한 루나틱이 다쳤다고? 그것도 전치 20주?


박 비서관은 국군수도병원의 박명철 중령을 강창모가 입원한 병원으로 보내서 직접 살펴보도록 했다. 


박명철 중령은 대응팀을 담당하는 의사로 대한민국에서 루나틱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펴본 의사다. 


그리고 박 중령은 더 놀라운 사실을 보고했다. 


'강창모의 부상은 사람과 싸워서 생긴 것입니다.'


그것으로도 놀라웠지만 박 중령이 덧붙인 보고는 더욱 놀라웠다.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강창모의 루나틱 능력은 사라졌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전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영구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박 비서관은 강창모에 대한 사항을 보고서로 정리해서 직속상관인 제4차장 인윤성에게 대면 보고했다. 


"강창모라. 박 비서관이 주목하고 있던 친구죠? 조폭이었던가요?"

"그렇습니다."

"회유 가능성이 높다고 봤죠?"

"사면을 조건으로 하면 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었죠."


인 차장이 보고서에 첨부된 강창모의 병원 기록을 대강 보고 말했다. 


"루나틱도 사람이니까 다칠 수는 있는 거 아닙니까?

대응팀원들도 비스트를 처리하다가 다치곤 하던데요.

그래도 전치 20주면 심하긴 하네요. 비스트가 여러 마리 나타난 겁니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박 중령의 보고에 따르면 사람과 싸워서 생긴 상처가 분명하다고 합니다."


인 차장의 표정에 처음으로 변화가 생겼다. 


"그럼 루나틱이랑 싸웠다는 말인가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누군지는 파악되지 않은거군요. 그런데 굳이 대면 보고를 한 이유가 뭐죠?"

"제 부탁으로 박 중령이 강창모를 직접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박 중령의 판단에 따르면 강창모의 루나틱 능력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능력이 사라져요? 그럼 일반인이 되었다는 말입니까?"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만 현재로는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 박중령의 소견입니다."


인 차장과 박 비서관은 함께 일을 하고 있지만 루나틱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박 비서관은 루나틱은 활용해야 할 인적 자원으로 생각지만 인 차장은 루나틱을 아직 타이머가 작동하지 않은 시한폭탄이라고 생각했다. 


타이머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안전하지만 타이머가 작동하고 폭발한다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인 차장은 시한폭탄을 해체할 방법을 알기를 원했다. 


그런데 오늘 그 방법의 실마리가 보인 것 같았다. 


"강창모와 싸운 루나틱을 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대답을 한 박 비서관이 인 차장의 사무실을 나가려다가 몸을 돌려서 물었다. 


"김 준장에게 알릴까요?"


그 말에 자리에 앉아서 보고서를 살피려던 인 차장이 고개를 들고 박 비서관을 보며 말했다. 


"대응팀장이 꼭 알아야할 사항은 아닌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대답을 한 박 비서관이 사무실을 나가고 문이 닫히자 인 차장이 고개를 숙이고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


국방안보를 담당하는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아래에 국방비서관과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이 있고 모두 현역 장성이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제4차장 아래의 대응팀장도 현역 장성이 담당하고 있지만 차이점은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차이점은 국방비서관과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의 계급은 소장이지만 대응팀장의 계급은 준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차이는 댕응팀장을 맡은 김상옥 준장의 이력에 있다. 


각각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군의 주요 보직을 경험한 국방비서관과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는 달리 김상옥 준장은 북한 출신이다. 


고향이 북한이라는 말이 아니라 북한군 출신이라는 말이다. 


2차 데이보스 사태 와중에 평양에 떨어진 파편으로 북한 지도부가 증발하고 남북이 통일되는 과정에서 당연히 군사적인 충돌이 있었다. 


그때 북한군 일부가 사태 수습을 위해서 전투를 포기하면서 다행히 남북한은 큰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는데 김상옥 상장은 전투를 포기한 북한군 중 최고위급 인사였을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군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던 사람이다. 


통일 후 북한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장성들은 정부가 제시한 보상을 받고 전역을 택했는데 김상옥 상장은 군에 남기를 원했다. 


통일 과정에서 김상옥 상장이 보여준 태도와 북한 출신 주민들, 특히 북한군 출신들에 대한 김상옥 상장의 영향력을 고려한 정부는 김상옥 상장이 군에 남는 것을 특별히 허용했다. 


대신 정부는 북한군 상장에 대응되는 중장의 계급이 아니라 두 단계 낮춰진 준장의 계급을 제안했고 김상옥 상장은 강등된 계급을 받아들이고 군에 남는 것은 선택했다. 


김상옥 상장이 김상옥 준장으로 장성의 지위를 유지시켜주기는 했지만 정부는 김상옥 준장에게 실질적인 군의 지휘권을 맡길 수는 없었다. 


정부는 북한군의 해체 및 재배치에 관한 보직을 신설해서 김 준장에게 맡겼고 북한군의 해체가 마무리된 후에는 김 준장이 스스로 전역신청하기를 바라며 한직으로 돌렸다. 


그러나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김 준장은 치욕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전역신청을 하지 않았고 이번에 신설된 국가안보실 제4차장 아래 대응팀장으로 임명되었다. 


대통령 직속인 국가안보실 비서관이라는 자리는 밖에서 보기에는 그럴 듯 해보였지만 적어도 대응팀장은 실속이 없는 자리다. 


대응팀의 인원은 겨우 16명에 불과했으니까 장성인 김 준장의 휘하에 있는 부하의 숫자가 16명이라는 말이다. 


그나마도 주요시설에 상주하는 12명을 제외하면 대응팀장인 김 준장이 직접 지휘하는 대응팀원의 숫자는 불과 4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4명이 모두 북한 출신이라는 것도 대응팀장에 김 준장이 임명된 이유였다. 


팍. 파파팍. 팍. 팍. 팍.


눈을 뜨지도 못할 정도로 계속해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사람은 전투복 카라에 검은 별 하나가 그려진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대응팀장인 김상옥 준장이었다. 


단상에 자리한 김상옥 준장이 인사를 하고 지난 주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에 나타난 멧돼지 비스트와 관련한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멧돼지 비스트가 처음으로 신고된 것은 약 열흘 전이었지만 거주민이 약 2천면에 불과한 시골 지역인 하이면에 나타난 멧돼지 비스트를 처리하는 일은 당연하게도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 


그런데 문제는 멧돼지 비스트가 하이면에 있는 발전소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에 있는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방사능 유출의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파괴될 경우 피해는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김 준장은 즉각 대응팀 2개조를 모두 이끌고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으로 향했지만 발전소의 파괴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김 준장의 브리핑이 끝나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응팀의 운용에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피해를 입은 국민 여러분에게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매번 대응팀의 늦장 대응이 문제로 지적되는데 해결책은 무엇입니까?"


기자들은 발전소 파괴로 인한 피해에 대한 입장과 늦장 대응에 대한 해결책을 묻고 있었지만 사실은 질타였다. 


김 준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늘 하던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날 뉴스와 신문은 대응팀과 대응팀장의 무능력함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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