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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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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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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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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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DUMMY

창모가 주먹을 내지르기 직전 창모의 주먹에 어린 빛보다 훨씬 강렬한 빛이 짧은 순간 창모에게 쏟아졌다. 


그건 현수가 들고 있는 핸드폰의 카메라 플래쉬였다. 


불빛에 놀란 덕수가 부하에게 말했다. 


"저거 가져와."

"네. 형님."


덕수의 명령을 들은 부하가 현수에게 다가와서 손을 내밀더니 말했다. 


"야. 핸드폰 이리 내놔!"


부하의 말에 현수가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현수가 내민 손은 빈손이었고 현수는 마치 악수를 하듯이 부하의 손을 잡았다. 


"누가 너랑 악수하자고······, 으아아아악!"


말을 하다가 부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부하의 비명 소리에 덕수와 창모가 고개를 돌렸고 현수는 그대로 손을 휘둘러서 부하를 집어던졌고 부하는 바닥과 충돌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다. 


"너?"


창모가 현수의 손에 흐릿하게 남아있던 빛을 보며 말했다. 


현수는 창모가 무엇을 묻는 것인지 알았지만 대답 대신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지금이라도 그만하고 가라.

그럼 저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게."

"뭐야? 너 설마 정의의 사도냐? 하하하."


현수의 말에 창모는 웃음을 터뜨리고는 장난스런 말투로 물었다. 


"싫다면 어쩔 건데?"

"막아야지."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막아봐라!"


창모가 현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왔고 창모의 두 주먹에는 모두 옅은 빛이 어렸다. 


창모가 다가오자 현수가 등에 멘 가방을 내려놓고 창모와 마찬가지로 주먹을 쥐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5미터. 4미터. 3미터.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었고 창모가 움직였다.


빛을 머금은 창모의 주먹이 어둠 속에서 선을 만들며 현수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현수는 뒤로 살짝 물러섰고 창모의 주먹은 현수의 얼굴에 닿지 않았지만 창모의 공격은 그것만은 아니었다. 


창모의 발이 땅을 박차자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창모의 몸이 현수를 향해 쏘아져나갔고 앞으로 나가면서 창모는 주먹을 휘둘렀다. 


창모가 달려들자 현수가 뒷걸음질을 치며 양손으로 현수의 주먹을 막았다. 


꽝! 꽈광! 꽝! 꽝!


창모의 주먹이 현수의 손에 막히자 작은 폭음과 함께 빛이 터져나왔다. 


덕수는 놀란 눈으로 창모와 현수의 싸움을 바라보았지만 일반인인 덕수의 눈으로는 두 사람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저 두 사람의 주먹에 서려 있는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과 그 주먹이 상대에게 닿았을때 터져나오는 빛이 보일 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빛은 아름다웠지만 덕수는 두 사람의 싸움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창모와 현수의 손과 발이 부딪칠 때마다 충돌음이 터져나왔다. 


그리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조용한 밤의 어둠을 뚫고 주변으로 퍼지기에는 충분히 큰 소리였다. 


'씨발. 누군가가 소리를 듣고 신고하겠는데. 이미 했을 수도 있고.'


경찰이 온다고 해도 일반인인 경찰이 루나틱인 창모를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루나틱이 아닌 덕수는 달랐다. 


'저 새끼가 나를 데리고 피할까? 나는 데리고 간다고 해도 저 자식은?'


덕수의 시선이 현수에게 손이 으스러진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부하를 보았다. 


덕수의 시선이 부하에게서 다시 창모와 현수에게로 옮겨졌지만 덕수의 시력으로는 두 사람의 움직임을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있었다. 


'질 수도 있다.'


창모가 싸우는 모습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덕수는 두 사람의 싸움이 그가 지금까지 본 창모의 싸움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던 덕수의 눈에 현수가 내려놓은 가방이 보였다. 


'강아지?'


가방 안에서 투명한 부분을 통해서 만수가 현수를 보고 있었다. 


"큭!"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린 덕수의 눈에 현수의 주먹이 창모의 옆구리를 때린 모습이 들어왔다. 


***


창모가 현성을 때리려는 모습을 보고 끼어들기는 했지만 현수는 꽤 긴장을 했다. 


비스트가 아닌 루나틱과의 싸움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옅은 빛을 머금은 창모의 주먹을 피하고 또 피했다. 


'할 만 하네.'


창모의 공격은 위협적이었지만 맥스나 유기견에 비하면 느려서 피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붕.


손가락 한 마디도 되지 않은 간격을 두고 창모의 주먹이 현수의 얼굴을 스치듯이 지나갔지만 현수는 전혀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원래도 피하기 어렵지 않던 창모의 움직임은 현수가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활성화시키자 원래보다 더 느려졌고 현수는 창모의 공격 하나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히 보며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창모의 신체 부위 중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주먹의 움직임도 온전히 볼 수 있게 되자 다른 움직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붕.


창모의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지만 현수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창모의 주먹을 피했다. 


오른손 주먹을 내지른 탓에 비어버린 창모의 오른쪽 옆구리가 창모의 눈에 들어왔다. 


현수의 왼쪽 주먹이 창모의 비어있는 오른쪽 옆구리를 때렸다. 


꽝!


창모의 공격이 현수의 방어에 막혔을 때보다 더 큰 소리가 터져나왔고 더 많은 빛이 쏟아졌다. 


동시에 창모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큭!"


두 사람이 충돌하고 처음으로 나온 신음소리였다. 


그리고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옆구리를 맞은 충격으로 창모가 물러서자 물러나는 창모보다 더 빠르게 현수가 창모에게 달라붙어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창모가 몸을 웅크리고 두 손으로 얼굴과 상체를 가드했고 현수의 주먹이 창모의 가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꽝! 꽈광! 꽝! 꽝!


창모의 공격을 현수가 막던 처음과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충돌음이 처음보다 컸고 아예 창모의 몸을 가릴 정도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루나틱이 아니라 누가 봐도 싸움의 추가 기울었다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결국 현수의 주먹이 창모의 가드를 뚫고 들어가서 창모의 얼굴에 명중했고 그 충격에 창모가 몇 미터를 날아가더니 운동기구에 부딪치고서야 멈췄다. 


그리고 현수가 순식간에 창모의 앞에 나타났다.


***


"씨발! 저 새끼는 결국 저 정도였어!"


루나틱이 되기 전의 창모는 더러운 성질로 친구들을 괴롭히기는 했지만 싸움은 못했다. 


루나틱이 되고서는 누구와 싸워도 이겼지만 그건 창모가 루나틱이었기 때문이지 창모의 싸움 실력이 나아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리고 창모 자신과 같은 루나틱을 만나자 결과는 옛날과 같았다. 


스스로도 쪽팔린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덕수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현수가 내려놓은 캐리어로 다가가 덕수가 캐리어를 열고 안에 있던 만수를 꺼내들었다. 


꺼내고 보니 더 작은 새끼 강아지여서 순간 망설였지만 덕수는 만수를 왼손으로 옮기고 오른손에는 주머니에서 꺼낸 잭나이프를 잡았다. 


척.


버튼을 누르자 숨겨져있던 나이프의 날이 밖으로 나왔다. 


"멈춰! 안 그러면 이 개새끼 죽여버린다!"


덕수의 외침에 현수가 창모를 두고 뒤로 물러나서 고개를 돌렸다. 


현수가 물러나자 창모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던 빛이 사라졌고 빛에 가려졌던 창모의 모습이 드러났다. 


오른쪽 눈은 부어 있었고 코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입술도 터져있었다. 


현수가 물러나자 긴장이 풀린 것인지 창모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씨발! 덕수형! 쪽팔리게 그게 뭐야!"

"닥쳐! 이 새끼야. 루나틱인지 뭔지 되었다고 좀 달라진 줄 알았더니 똑같잖아!"

"뭐! 죽고싶어?"

"나 죽이기 전에 니가 먼저 죽겠다. 니가 지금 어떤 몰골인지 아냐?"

"······."

"학교 다닐때부터 내가 니 똥 닦아준게 한두번도 아닌데, 뭘 그래.

개새끼야. 가만히 있어."


창모와 덕수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현수는 가만히 덕수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현수가 바라보는 것은 덕수의 손에 잡혀 있는 만수, 더 정확하게는 만수의 몸에 있는 에너지 흐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장에 뭉쳐 있던 에너지가 만수의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이 보였다. 


"안 돼!"

"씨발! 뭐가 안 돼! 개새끼야. 당장 꺼져! 안 그러면 이 개새끼 멲을 따버릴거야!"


현수의 말에 덕수가 발작적으로 소리를 쳤다. 


하지만 덕수는 오해를 했다. 


현수는 덕수가 아닌 만수를 향해서 말을 한 것이다. 


덕수는 현수가 만수를 걱정한다고 생각했고 현수를 위협하기 위해서 잭나이프로 만수를 찔렀다. 


물론 진짜로 찌를 생각은 없었다. 


살짝, 아주 살짝만 찔러서 만수가 울게 만들기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덕수의 생각은 이루어지 않았다. 


잭나이프의 끝이 만수에게 닿았지만 부드럽기 그지없는 만수의 털끝을 지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잭나이프가 찌른 부분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비스트?"


놀란 덕수가 잭나이프를 들고 있는 오른손에 더 힘을 주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잭나이프는 만수의 털 한오라기도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앙!"


귀엽지만 새끼 강아지다운 앙칼진 소리가 만수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만수가 사지를 버둥거렸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새끼 강아지의 버둥거림따위 성인인 덕수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어야만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빛이 맺힌 만수의 발톱이 덕수의 손을 할퀴자 덕수의 손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으악!"


고통의 비명과 함께 덕수가 만수를 잡고 있던 손의 힘을 빼자 만수는 중력에 따라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땅에 떨어기지 전에 만수의 발바닥에서 빛이 나왔고 만수는 그대로 허공을 밟고 덕수를 향해서 뛰어올랐다. 


"앙!"


다시 한 번 앙칼진 소리가 들리고 만수가 자신을 향해서 달려들자 놀란 덕수가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만수를 막았고 만수가 그대로 덕수의 손을 물었다. 


"으아악!"


손바닥만한 강아지에게 물려서 나오는 비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비명이 덕수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허공을 디딘 채로 선 만수가 덕수의 손을 물고는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터그놀이를 하는 강아지가 장난감을 물고 흔드는 것처럼 말이다. 


강아지가 장난감을 물고 흔들면 장난감은 강아지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린다. 


그건 강아지에 비해서 장난감이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당연히 만수에 비하면 수십 배는 크고 무거운 덕수는 만수의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아야 했지만 놀랍게도 덕수는 만수가 물고 흔드는대로 풍선인형처럼 거침없이 흔들렸다. 


"안 돼! 그만해!"


현수가 만수를 향해서 소리쳤고 현수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만수가 입을 벌려서 덕수를 풀어주었다. 


하지만 마구 흔들던 중에 입을 벌렸기 때문에 덕수는 흔들리던 방향으로 날아가서는 공원의 구석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쓰러진 덕수가 꿈틀거리는 것을 본 현수가 만수에게 다가왔다. 


현수가 다가오는 모습을 본 만수는 땅으로 내려오더니 현수를 향해서 꼬리를 흔들면서 달려가서 현수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현수의 품에서 현수의 얼굴을 핱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만수의 모습은 그저 보통의 강아지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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