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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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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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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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방어전, 대비하는 자만이 승리한다

DUMMY

7월 2일, 한강방어전 4일 차


이권무의 인민 4사단은 오늘도 영등포와 노량진을 맹렬히 두드렸지만 방어선은 뚫지 못하고 있다.


야크기가 오늘도 영등포를 폭격했고, 미 B27 폭격기도 여의도 일대를 한차례 휩쓸고 갔다.


오늘은 김책이 수색으로 왔다.

원래 국군 1사단의 본부가 있었던 수색은 지금 만뇌사단이 주둔해있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술 한잔 하시겠습니까?”


“하하. 진동지. 내가 아직 몸이 온전하지 못해 술은 피하고 있소. 그대신 귀한 차를 가지고 왔지 않겠소.”


“하핫. 이거 예전 만주생각이 나는군요. 차 한잔 앞에 두고 둘이 날세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그때는 내가 만뇌서생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을때 아니오.”


“농도 참 찰지게 하십니다. 하핫.”


차를 끓이는 동안 둘이 주거니 받거니 상대를 치켜세우고 있다.

한여름 펄펄 끓이는 차에 방안의 공기가 더 후끈 달아올랐다.


“걱정이오, 진동지. 생각보다 도하가 늦어지고 있소.”


“이제 작전 3일째 아닙니까. 벌써 이영호 동지는 수원 지척까지 돌파했다고 들었습니다.”


“조공일 뿐이오. 주공이 못나가면 아무 소용이 없질 않겠소?”


“이권무 동지가 내일이면 철교수리가 끝난다고 하더군요. 내일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내일 철교를 탱크가 무사히 건너야 할텐데 말이요.”


찻잔을 들고 후후 불며 한모금 마시는 김책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성공적으로 철교를 건너기 위해선 국군과 미군의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동지는 내게 꼼수를 물어보려는 것이군요?”


“하하하. 꼼수가 아니오. 현묘한 계책이 아니겠소?”


“강건 동지가 조신하게 있으라고 했습니다만.”


진천부가 두려운척 엄살을 떨지만 김책이 트집을 잡을 여유가 없다.


“그건 걱정 마시오. 강동지가 더 안달났소. 벌써 전쟁이 터진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소.”


“그렇다면 제가 내일 한번 꼼수를 부려보지요.”


“하하.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구려.”


안심이 됐는지 간만에 호탕하게 웃는 얼굴이 한층 편안해졌다.


이날 가만히 전세를 관망하던 진천부가 탱크를 두갈래로 한강을 건너게 했다.


첫번째는 난지도를 통해 안양천 서쪽이었고, 또 다른 탱크는 한강하구를 통해 김포반도에 도하했다.

역시 진천부였다. 이미 탱크를 도하시킬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지금 이영호의 3사단은 판교에서 꼼짝 못하고 있고 4사단은 아직 강북에 묶여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수원 섬멸전을 완성하기 위해선 내일 한강도하를 성공해야 한다.


다시 진천부의 전략이 빛을 발해야 한다.



.....


“커피 한잔 하련가?”


사령관이 쇠컵을 스푼으로 휘휘 저으며 묻는다.


“전 괜찮습니다.”


저 쓰디 쓴걸 왜 먹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이 더운 한여름에..


“전쟁터라지만 사무실에 갇혀 있으니 입이 쉬지가 않는군.”


후후 불며 조심히 쇠컵에 입을 갖다 댔다.


“커피를 즐기시다 봅니다.”


“평소엔 즐기지 않지만 요즘은 하루에 열잔은 넉넉히 마실 걸세. 담배도 3갑 이상 태우는것 같고.”


김홍락 사령관 앞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있다.


하긴 같은 지휘관이래도 나처럼 현장을 돌아다닐 입장은 아니니, 스트레스를 저런식으로 푸는거겠지.


“사령관님. 저에게 하실 말씀이래도 있으십니까?”


사령관의 호출. 그가 나를 잠시 멀뚱히 쳐다보더니 다시 커피를 마신다.


“자네에 대한 얘기를 들었네. 감명 깊더군.”


“...?”


뜬금없이?


“아. 오해하진 말게. 김명국 대령에게 들었네. 만주에서 자네 명성 말이야. 철벽이라고?”


“그.. 그건 그냥 허명일 뿐입니다. 대륙에서 사령관님 만났으면 아마 오늘 전 없었을겁니다.”


“허헛, 말솜씨도 철벽이군.”


사령관이 피식 웃는다.


“사실 자네와 만난 뒤에 문산까지 역습했다는 말을 듣고 좀 놀랐다네. 그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거든. 어떤가? 역습은 사단계획에 원래 있던것인가?”


“그렇습니다.”


“역시, 그렇군. 바로 그것이다. 미리 대비해 시행한것과 대비안하고 하는건 천지차이지. 귀관이 역습에 성공한것도 사전에 대비를 했기 때문이다.”


사령관이 정색했을때 나오는 특유의 말투다.


“전황에 따라 어쩔수없이 하는 역습은 성공하기가 쉽지않다. 의정부나 김포처럼 말이야. 상대방이 호락호락하게 받아줄리가 없으니까. 부대내에서 사전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가능해.”


그런것인가.


지금 돌이켜보면 최천우 대령이 처음 증원군을 이끌고 왔을때 파평산 전장으로 보내지 않고 마지노선인 봉일천에 보낸 것이야말로 미리 후퇴를 대비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후퇴한 병력이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고 역습도 가능한 것일테지.

막연히 전장의 감으로 했던 일인데, 사령관의 설명으로 들으니 새삼 대비의 중요성이 느껴졌다.


커피를 다시 한모금하는 사령관을 보며 살짝 불안감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 양반이 뭔 소리를 하려고 이리 밑밥을 까는걸까?


“요즘 전황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단 말이지. 너무 조용해.”


오늘도 영등포, 노량진은 위태위태하게 겨우 버티고 있구만, 뭔 소린가.


“김포하고 판교가 너무 조용하네.”


김포는 최천우가 138고지를 다시 탈환한후 소강상태에 빠졌고, 이영호의 인민 3사단은 꼼짝 못하고 인민 4사단이 한강을 건너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제 방어전이 막바지에 든 느낌이야. 어떤가? 놈들이 뭔가를 획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최대한 멀리 도움닫기 하기위해 몸을 한껏 오므리는 것일까?

어제까지만 해도 사방에서 요동치던 전세가 중앙의 한강 전장을 제외하고는 좌우 전선이 조용해졌으니..


“한대령, 방어선이 무너질때를 미리 대비해야 하네.”


그래서 계속 대비에 관한 얘기를 했나?


“놈들이 밀고 내려올 경부축선은 계획이 어느정도 세워져 있다.”


벌써?

내 눈이 커지자 사령관이 멋진 미소를 보여줬다.


“이 전쟁의 핵심 아닌가? 대비를 안했을리가 없지. 지금 2사단이 군포에서 한참 진지를 구축하고 있을 것이야. 군포가 수원까지 축선 방어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네.”


이영호의 3사단을 가로막던 혼성 2사단을 서쪽 과천으로 후퇴시킨 이유가 이영호로부터 1번국도를 방비하고 후방 교란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한강 방어선이 붕괴되면 후퇴할 한강방어의 사단들을 엄호하고, 그담에 경부축선으로 남하할 적에 대한 지연전에서 핵심을 담당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설명을 들으니 사령관의 여러 포석이 깔린 혼성 2사단의 이동이었다.

그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을걸 생각하면 커피라도 한번 타드려야겠네.


“한강을 방어하던 2개 사단도 후퇴하면서 그 위에 2중 방어선을 형성할 것이고.”


서울에서 퇴각한 노량진, 영등포의 2개 혼성사단을 시흥. 안양에서 막게 하고 그 밑 군포에 혼성 2사단까지 뒀다.


3중의 방어진.

수원으로의 남진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지였다.


“탱크가 변수긴 하겠지만 쉽사리 진격을 허용하진 않을것이네.”


이러면 최소한 2. 3일. 길면 일주일 정도는 지연시킬 수 있을것 같은데..


진지하게 듣는 내 얼굴을 보며 반응을 살피던 사령관이 담배를 꺼내주고 불을 붙여준다.

이런 계획을 굳이 나에게 상세히 설명해주는 이유를 말하려는 건가?


“하지만 정작 위험한곳은 판교에 있는 적들이네. 이들은 너무 가까이 와 있어. 분명 한강이 뚫리면 이들도 움직일 것이야.”


수원으로 내려오는 경부축선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곳이 군포일진대, 이영호가 주둔한 판교는 위도상으로 군포와 일직선상일 정도로 수원과 가깝게 있다.


그래, 위험하구나.

이러면 동쪽의 적은 이미 마지노선에 주둔해 있다는 소리 아닌가.


한강이 뚫리면 후방이 안전해지기에 당연히 판교의 적들도 전면적으로 움직일 터, 그렇게 되면 혼성 3사단으로는 턱도 없겠지.


그래, 나를 부른 이유가 이거였다.


“한대령, 이제 예비대를 출동시킬때가 됐네. 1사단은 준비됐나?”


“네, 이날을 위해 열심히 사단을 정비해왔습니다.”


내 대답에 사령관이 흡족한 표정을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지도가 걸린 상황판으로 간다.


그가 손으로 지도위에 짚은 곳은, 풍덕천이었다.


“예비대는 풍덕천에서 적을 막을 것이다. 미리 대비하도록 하라.”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풍덕천은 수원에서 불과 북으로 5킬로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 이영호의 병력이 경부축선보다 먼저 수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최대한 막는게 임무다.


병력 일부를 풍덕천으로 보내 진지편성을 미리 시작하게 했다.


진천부가 제시한 포위섬멸 작전에 의하면 이영호는 이권무의 인민 4사단이 수원에 진출하기 전에 수원 남쪽을 차단해 국군의 퇴각로를 막기로 되어있다.


이제 다시 전황이 요동칠 것이다.


사령관실에서 나왔다.

문밖 복도에서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하며 서성이던 박성우 대위가 와락 달려든다.


“대.. 대장 큰일났습니다. 왜 이리 늦게 나오십니까?”


“왜 이리 호들갑이야?”


하지만 호들갑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져도 유분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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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19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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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1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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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미8군사령관 워커,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오다 24.09.06 20 0 10쪽
134 음성전투. 계속 날아가는 독침 24.09.05 2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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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24.09.03 28 0 9쪽
131 동락전투, 전쟁중에도 애기는 생기는 법 24.09.02 27 0 10쪽
130 동락전투, 바우연대 24.09.01 30 0 9쪽
129 지연전 시작되다 24.08.31 30 0 9쪽
128 독침 하나, 인민 15사단 24.08.30 31 0 9쪽
127 무정, 독침 두개를 쏘다. 24.08.29 27 0 9쪽
126 인민 2군단장 무정 2 24.08.28 31 1 9쪽
125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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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0 1 9쪽
» 한강방어전, 대비하는 자만이 승리한다 24.08.23 2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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