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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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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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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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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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DUMMY


김종수 소령의 작전은 간단했다.


“각 중대가 서쪽을 제외한 삼면을 포위해 동시에 친다. 본진은 한개소대로 지키게할것이니 중대대원들 모두 출동시켜라. 포병중대는 남쪽에서 중대와 함께 움직인다. 북쪽에서 나오는 사격을 신호로 일제히 공격한다.”


적은 인원으로 사면을 모두 포위할수는 없는법, 다행히 서쪽 저수지방향은 3대대가 지키고있다.


“명심하라. 이동하는중에 절대로 적에게 노출되면 안된다. 위장을 철저히하라. 또 아군 오인사격을 방지하기위해 날이 밝을때까지 진지이탈을 금한다.”


대낮에 은밀한 기동이라. 말이 쉽지.

그래도 해야한다. 놈들에게 들키면 누가 숯불구이가 될지는 안봐도 뻔하니까.


오후 3시, 작전회의가 끝나자 각 중대는 삼면의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히 노가대구나.'


대대장 김종수 소령과 함께 박격포탄을 2개씩 맨 박성우 대위가 속으로 궁시렁대고있다.


포탄의 무게가 장난이 아닌데 2개나 매달다니, 그것도 은밀하게 온다고 절반가량은 오리걸음으로 왔는데 여기서 또 박격포의 시야확보를 위해 산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고 하지않나.


전쟁내내 사단장과 지프타고 다녔던때가 그리워질줄이야.


오후 5시경이 되자 각 중대는 들키지않고 무사히 이동을 마쳤다.

공격개시선에서 북한군과의 거리는 백여미터에 불과하다.


운동장의 인민군 놈들은 아직도 단잠에 빠져있다.


교정한쪽에서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는지 전사들이 부산하게 불피우며 밥짓고 있어 군침도는 냄새가 여기까지 풍겨지고있다.


저놈들도 엉망이구나.

이렇게 가까이 왔는데도 눈치를 못채다니.


탕! 탕! 탕!


이윽고 북쪽에서 울리는 총성, 제일 멀리 돌아야했던 중대가 이제야 전투태세를 마친것이다.

이걸 신호로 삼면에서 학교를 향해 일제히 사격이 시작됐다.


단잠에 빠졌던 많은수가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대도 피를 뿜고있고, 나머지도 갈피를 못찾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빠른놈들은 벌써 담장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한다.


“뭐라? 박격포가 안된단 말이냐?”


김종수 소령의 눈에 불이 품어져나온다.


힘들게 박격포탄을 가져왔건만 포판이 없어 박격포를 쏘지 못하다니.

남한기 하사 이새끼 다리를 다쳤다더니 기어이 사고를 치는구나.


“저... 저..”


이때 박성우가 뭔가를 보더니 말을 못잇고있다.

난장판이 된 교정, 이와중에도 인민군포병이 122밀리 곡사포의 포구를 이쪽으로 돌리고있지 않는가.


어? 어? 안되는데?


쾅!!

곡사포가 포문을 열었다.


다행히 중대가 바짝 근접해있어 포탄은 중대를 지나가 뒷산 산비탈에 터졌다

정말 십년은 감수했다.


박성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이게 끝일리 없다.

곡사포의 포신이 조금씩 높게 올라가는 까닭은? 빌어먹을 놈들이 곡사포 사거리를 다시 수정하는것이지.


x팔, x됐다.


아무리 개판이라해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까.

122밀리의 위력이야 질릴만큼 봤으니, 이번 한방으로 여긴 박살날게 뻔하다. 젠장..


목을 길게 빼고 칼날이 내려치기를 기다리는 죄수처럼 자신들을 향해 포구가 조준되는걸 지켜볼수밖에 없다니.


“이새끼!! 왔구나.”


신용관이 뒤를 보며 소리쳤다.

피투성이가 된 다리로 절뚝거리며 남한기가 포판을 메고 올라온것이다.


아이 씨. 너무 늦은거 아냐?

포병들이 매달려 박격포에 포탄을 장착하는걸 보며 조마조마해 죽을지경이다.

이제 상대포를 먼저 제압해야하는, 분초를 다투는 대결이 돼버렸으니까.


“중대장이 직접 쏘도록하라! 적 포탄이 날아오기전에 단 한발로 포를 제압해야한다. 이런일을 사병에게 맞길수없다.”


“네. 알겠습니다.”


포병중대 중대장 신용관 중위가 바로 곡사포를 향해 박격포를 조준한다.


“거리 백..”


눈대중으로 거리를 대충재고 붕대가 감긴 팔을 쳐들어 높낮이를 조정하며 포탄을 조준하고있다.


“조준경도 없이? 감으로?”


이게 말이 되는가?

초조한탓에 외마디를 뱉어내고 말았다.

아무리 시급을 다툰다지만 단한번에 성공하지않으면 우리가 죽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을것인가.


“우리 사단은 그딴거 없이도 수많은 포를 제압했다.”


대대장 김종수 소령이 가늘게 뜬 시선을 박격포에서 떼지않은채 말한다.


펑!


박격포에서 초탄이 발사됐다.

마침 적도 거리조정을 끝내고 포탄을 막 장착한 상태였다.


콰 쾅!

적의 포대중앙이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아, x발.. 성공이다.

불똥이 주변으로 튀며 주변에 적재된 포탄까지 연쇄적으로 폭발해 연기가 일대를 뒤덮고있다.


박격포가 곡사포를 잡는 저승사자라더니 과연 말로만듣던 춘천사단의 포병대 위력 아닌가.

박성우가 안도하면서 감탄하고 있을때,


“신중위 저쪽도..”


대대장이 신용관의 철모를 툭툭치며 운동장 가장자리의 트럭을 가리킨다.

아까부터 인민군들이 부지런히 포탄 나르는걸 본 모양이다.


다시 탄약트럭이 터지자 아까와는 비교할수 없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며 주변을 휩쓸어버린다.


그렇게 날이 샐때까지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날이 밝자 학교교정으로 이동한 부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시산혈해.


시체로 산을 쌓고 피가 바다를 이룬다는 말그대로 운동장은 천여구의 북한군시체로 가득 차 있었다.


노획한 장비만 해도 122밀리 6문, 76미리 곡사포 8문의 포병무기를 비롯해 중장비와 차량도 장갑차10대 등 백여대가 넘었다.

반면 아군사상자는 부상입은 남한기 하사 한명이었으니 엄청난 전공아닌가.


바우연대가 벌인 동락 국민학교의 전투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래 국군이 승리한 첫번째전투였고, 전쟁기간을 통틀어도 몇손가락 안에 드는 대승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바우연대 전 장병에게 1계급 특진이라는 상을 내렸다.


잠깐, 박성우 이자식. 꼽사리 낀 덕에 소령으로 진급했다.

운좋은 놈..


한편, 본진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김옥령에게 신용관 중위가 돌아와, 그 다음날 김옥령은 신용관이 주선해준 교통편으로 그의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그래, 피난길에도 아이는 생긴다고했다.

살벌한 전장에도 러브스토리는 있는법이지.


이때가 7월 7일이었다.

다음날인 8일, 부대재편을 마친 내 1사단이 음성에 진입했다.


....


“이거, 처참하게 당했구만.”


동락국민학교 교정.

둘러보던 한기철 대좌가 이빨을 으깨며 한숨을 토해내고있다.


국군이 후퇴하며 총기와 중장비만 회수한탓에 전사들의 시신은 운동장에 그대로 방치돼있다.


맨땅이 보이지않을 정도로 포개져 널려있는 시신, 바닥은 이미 거대한 피 웅덩이로 변해있다.


“종간나 새끼들. 불시에 기습을 하다니..”


어제전투가 얼마나 처절했는지 아직도 얼굴에 흙과 피칠갑이 그대로 남아있는 오상만 대좌가 분통을 터트린다.

그의 앞에선 박성철 소장이 운동장 가장자리를 천천히 걸으며 참상을 훑어보고있다.


“이것 보시오. 오상만 대좌. 지금 이상황에서 변명이라고 그딴 소리를 한단말이오?”


어이가 없어진 참모장 한기철이 매몰차게 쏴붙인다.


“뭐이야? 이거 보라. 전투에서 승패는 항상 있는거 아니갔어!! 걱정 말라. 내일 당장 상간나들을 깨부숴주갔어.”


“웃기는군. 전투시작하자마자 전사 3할이상을 잃은 주제에 큰소리치는 꼴이라니. 전투에 임하는자가 어찌 기본적인 경계도 하지않았다는 말인가.”


냉랭한 말투보다 더 분노를 자극하는건 저 싸늘한 입가의 비웃음이었다.


“무신소리를 하는기야!! 국방군놈들이 모두 물러났다는 첩보를 받았으니 기런거 아니갔어?”


“동네사람들 말이 첩보란말인가? 정찰도 소홀히한채 적지의 주민말만 듣고 그런거 아닌가?”


“뭐이야? 이거 보라우 한기철이!! 나랑 지금 해보자는거이네? 죽고 싶네!!”


심한 모멸을 느낀 오상만이 어금니를 악다물자 주변의 볼이 파르르 떨리고있다.

이 새끼가 울고싶은놈 뺨을 때리다니, 어느새 그의 손이 허리춤에 가있다.


“그만.”


두사람의 커지는 언성에 박성철이 나지막이 읊조리자, 용케 상관을 목소리를 알아들었는지 한기철이 흥하는 콧바람과 함께 고개를 돌린다.


혈향이 가득한 운동장에 부는 한여름의 뜨거운 바람은 역겨운 냄새를 주변으로 흩날릴뿐, 이제 학교뿐 아니라 인근 동네에도 비릿한 피비린내가 번질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피비린내가 마을을 덮치려 하고있다.


주변마을을 둘러보던 박성철이 조용히 말한다.


“마을 반동분자들을 모두 처단하라.”


아무렇지도 않은듯한 일상적인 말투지만 내용은 결코 평범한게 아니었으니..


“전부 말입니까?”


제대로 들은거 맞나?

한참을 기다려도 박성철의 입은 다시 열리지않는다.


“아.. 알겠습니다.”


그날 동남리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학살당했다.

잘못된 정보를 줬다는 이유로 반동분자로 몰렸기때문이다.


“전쟁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지. 하지만 실수는 한번이면 족하다.”


뒷짐을 진 상태로 여전히 태연한 말투.


그럼 그렇지. 박성철 저놈이 감히 날 질타할리가 없지.

오상만이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입술을 가로로 벌렸다.


“감사함네다. 종간나 새끼들, 내래 두세배로 복수해주갔어.”


학교를 빠져나가는 오상만의 뒷모습을 한기철이 냉랭한 얼굴로 보고있지만, 박성철은 이미 건물안으로 들어가고있다.





작가의말

동락 전투에서 얻은 노획물들은 미국까지 건너가 유엔 본부에 전시됩니다.

소련제 무기들, 소련이 전쟁에 개입한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거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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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19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139 화령장전투, 사상 첫 한미연합작전 24.09.10 19 0 10쪽
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1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0 0 10쪽
136 미원전투, 워커와의 첫만남 24.09.07 23 0 10쪽
135 미8군사령관 워커,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오다 24.09.06 20 0 10쪽
134 음성전투. 계속 날아가는 독침 24.09.05 26 0 10쪽
133 음성전투, 덫을 놓다 24.09.04 24 0 9쪽
» 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24.09.03 29 0 9쪽
131 동락전투, 전쟁중에도 애기는 생기는 법 24.09.02 27 0 10쪽
130 동락전투, 바우연대 24.09.01 30 0 9쪽
129 지연전 시작되다 24.08.31 30 0 9쪽
128 독침 하나, 인민 15사단 24.08.30 31 0 9쪽
127 무정, 독침 두개를 쏘다. 24.08.29 27 0 9쪽
126 인민 2군단장 무정 2 24.08.28 32 1 9쪽
125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1 1 9쪽
124 스미스 특임대, 미국 참전의 신호탄 24.08.26 3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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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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