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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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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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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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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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1

DUMMY

“마산까지 다다르는데 얼마나 걸릴것으로 판단하고 있나?”


그래, 우리에게 대비할 시간이 얼마만큼 주어지는지가 중요하지.

모든 참모의 관심이 길에게 쏠렸다.


“이렇게 기동에 능한 놈들이라면 마산까지 길어야 이틀입니다. 그이상 걸리지는 않을겁니다.”


“...”


이틀이라니..

가위 눌린것처럼 온몸을 얼려버린 첨예한 긴장감이 회의실에 답답한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그 이틀안에 어떻게든 대규모 방어병력을 배치해야 한다.

수많은 미군의 목숨이 걸린 문제 아닌가.

하지만...


현재 미군이 설정한 방어선의 일차목표는 대구를 방어하는 것.


대구는 후방의 최대 보급기지면서 8군 사령부가 있다는것 외에도, 경부축선의 방향이 대구로 향해 있다. 경부축선을 따라 남하하고 있는 적 주공의 목표도 대구라는게 명백하지 않나.

따라서 워커가 계획한 낙동강방어선이 축선을 비롯한 경북 서북부에 집중되는건 당연한 일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아래 경남은 후방이나 마찬가지, 이곳에 방어병력이 있을수 없다는 허점을 놈들이 정확히 꿰뚫어버렸다.


이제와 뾰족한 방법이 있을까?

참모들이 불편한 신음만 내뱉을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있다.


“한국군은 어떻습니까?”


시간의 흐름에 한겹씩 쌓이는 침묵을 애써 그어내는 무거운 목소리.


“휴~~ 경남엔 소규모부대만 몇몇 있을뿐입니다. 사단이 전부 북쪽전선에 있어 가용할 병력은 없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어차피 부질없는 질문이란걸 알고 있었다.

정권형 총참모장의 걱정스러운 투의 얘기에도 조금 허탈할뿐 그다지 실망할 일은 아니다.


정말 해결책은 없는가.

이대로 낙동강방어선은 무너져야 하는가.

유엔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채 부산 앞바다에 빠져야 하는가.


워커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에 전개된 미군은 기껏 3개 사단.

미 24사단은 이미 너덜너덜해져 이권무를 막는것도 힘겨워하는 판이고, 미 기병사단 역시 최고 중요한 경부축선을 방어하고 있다.

그리고 예비대였던 미 25사단은 상주에서 국군 1사단과 막 교대한 상황으로, 곧 경부축선 한쪽을 담당할 계획이다.


여유병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결정을 내려야한다.


“25사단을 보내는 방법밖에는 없군.”


사령관의 결단에도 분위기는 여전히 무겁게 짓눌려있다.

막 전선에 교대한 미 25사단을 전선에서 다시 빼내 남쪽으로 이동시키는건 미리 유출된 답안지처럼 명확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


과연 실행에 옮길수 있을까?

여전히 두려운 예감이 참모들의 머리를 떠나지않고 있다.


“사령관 말씀처럼 이게 최선의 방법입니다만, 정작 문제는 어떻게 이동시킬지입니다.”


결국은 또 시간싸움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누가 먼저 마산에 도달하는가의 싸움.


“지금 25사단이 있는 경북 상주에서 마산까지는 240킬로입니다.”


60킬로 대 240킬로라니..


진주보다 4배나 길다는 설명에 좌중에 허탈한 한숨소리가 들린다.

이러면 승패는 불보듯이 뻔한것 아닌가.


4배의 거리를 극복할만한 여지를 만들어낼리가 없다.

더구나 이동하는 수단도 쉽지가 않는 마당에..


“먼저 차로 대구로 이동해야 합니다. 거기서 기차를 타고 밀양을 거쳐 다시 동쪽 삼진읍으로 우회해 부산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다시 차를 갈아타고 마산으로 가야 합니다.”


사단의 병력과 물자를 열차와 트럭을 이용해 번갈아 타야하는 복잡한 이동경로였다.


“더군다나 지금 낙동강으로 모든 병력과 물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부산항은 새로 입항하는 병력외에도 하루 수천톤씩 화물을 토해내고 있다.


전차와 장갑차, 거대한 야포같은 기갑전력이나 트럭, 지프의 운송수단과 같은 중장비뿐 아니라, 각종 화약과 피복. 의약품. 식량 등이 매일같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또한 미군외에도 유엔군 산하의 여러나라의 부대도 항구를 통해 본격적으로 입항하고 있다.


이로인해 부산과 대구 사이의 모든 도로와 철길은 매일같이 혼잡과 정체 그 자체이기에, 사단병력을 단시일내에 옮긴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상황이 갈수록 암울해지자 회의실에는 패배감에 사로잡힌 탄식과 신음만 들리고있다.

그때였다.


쾅!!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것인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할것 아닌가.”


워커 사령관이 허리를 곧게 세운채 불끈 쥔 주먹이 탁자위에 올라가 있다.

불독이 맹수처럼 모두를 향해 으르렁거리자 모두 움찔하고 있다.


“정신 차리라!! 정말로 부산 앞바다에 빠져죽을 생각인가?”


워커가 좌중을 둘러보며 다시 일갈하자, 한순간이나마 패배를 생각했던 참모들이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상황이 절망적이라는건 모두 알고있지 않는가! 그렇다고 포기하는건 있을수없는 일이다. 자 이제부터는 대책을 말해보라!!”


사령관이 한쪽에 앉아있던 군수참모를 노려보며 말했다.


“가장 중요한건 귀관이야. 대책을 말하라.”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오?”


심각해진 군수참모가 길 대령에게 묻는다.


“사단 전체가 이동하는 일입니다. 이틀은 잡아야 합니다.”


“이틀이라니.. 불가능합니다, 사령관님. 병력과 물자이동을 조정하는건 몇일은 걸리는 작업입니다. 어떻게 사전준비도 없이 당장 이틀이나 운송을 멈출수 있습니까?”


“내가 귀관에게 어렵다는 푸념을 듣고자하는게 아니란 말이다!! 그걸 해결할 귀관의 대책을 말하라는것 아닌가!!”


당장이라도 물어뜯을것 같은 불독의 기세에 참모가 넌지시 한숨을 내쉰다.

뒤의 부하들과 상의하는 참모의 모습을 워커는 화난 얼굴로 내내 노려보고 있다.


“사령관님, 최대한으로 빨리해도 36시간 이상은 힘듭니다. 그 시간동안 모든 물류와 인원의 이동을 멈추게 하겠습니다. 도로와 철도를 비워놓겠습니다.”


군수참모가 부모상이라도 당한것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이틀간 모든 도로와 철길이 비워져 물류이동이 멈춘다면 부산항에 들어오는 군수의 하역까지 멈춘다는 뜻이다. 아직도 전선은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며 막대한 양의 탄약이나 포탄 재고가 소모되고 있지 않은가. 군수참모의 근심이 여기에 있는것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책이 끝나지 않았다.

워커 앞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있다.


“교통편은 어떡할 것인가?”


만오천여 병력과 각종 포대나 탱크와 같은 중장비를 시간내에 어떻게 나를것인가.


“병력을 실을 특별열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이들을 옮길 트럭을 각각 500대씩 상주와 부산에 준비시키겠습니다.”


군수참모 맞은편의 장교가 말하자 다시 워커가 고개를 돌린다.


“자 이제 남은것은 부대간의 이동이다. 어떻게 조정할것인지 말하라.”


“다른 부대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만, 기병사단이 문제입니다. 경부축선은 이들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만 24시간만 후퇴를 유예시키겠습니다.”


그외에도 몇가지를 워커와 길 대령이 참모들과 체크하고 있다.

이로써 25사단을 이동시킬 대책은 어느정도 끝났다.


“앞으로 이틀동안 모든 철도와 도로의 운행을 멈추게하라. 25사단에 우선권을 줄것이다.”


25사단의 기동에 이번 전쟁의 운명이 걸렸다.

부산 앞바다에 전부 빠져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


25사단의 이동을 위해 모든 도로와 철길을 비우고, 심지어 낙동강으로 후퇴중인 미 기병사단의 철수까지 멈추게하는 할수있는 모든걸 다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떡하든 적의 전진을 지연시켜라. 모든 화력과 지원을 마산으로 집중하라. 지금 마산만큼 위급한 전선은 없다.”


“김해 비행장의 전투기와 진해항의 구축함을 언제든지 출격할수있게 준비시키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부차적인 것이다. 핵심은 적의 발걸음을 이틀간 잡아둘 전투부대가 없다는 점 아닌가.


“지금 마이켈리스 연대가 24사단의 화력지원을 위해 먼저 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로 적을 막을수는 없다.”


마이켈리스 연대는 전투병력보다는 포병전력이 강화된 소방수로, 이들은 후방 지원부대로 쓸 계획이기에 최전선에 내세울수는 없다.


그렇다면 다시 원점인가.


이때였다. 뾰족한 수가 없어 골머리를 싸매고있는 회의실에 들리는 서투른 영어.


“음, 말하기 뭐하지만 한국 해병대가 있긴 합니다.”


정권형 총참모장이 어렵게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정권형의 입으로 쏠렸다.


“해병대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역부족일겁니다.”


“병력이 어떻게 됩니까?”


“네. 대대 규모입니다.”


고작 대대 규모, 일부 참모들이 절망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하지만 한숨만 내쉰다고 기댈만한 병력이 따로 생기겠는가.


“장군, 그 병력으로 지킬수 있겠습니까?”


“물론 어렵겠지요. 그렇지만 삼일 정도는 어떻게든 막아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삼일만 버티면 됩니다.”


절망의 수렁속에서 조금이라도 희망의 여지를 만들려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

지금까지 세웠던 모든 계획은 적의 진군을 며칠 늧춘다는 가정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대대와 사단은 거의 10배 차이 아닌가.

한국 해병대는 지푸라기가 될수 있을까.


정권형 총참모장이 부관 귓속에 뭐라고 얘기하자 부관이 서둘러 회의실 밖으로 빠져 나간다.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이틀간의 지연전.

미 25사단이 마산에 도착할때까지 적의 진격을 막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 대한민국을 명운을 움켜쥔 부대가 마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귀신잡는 해병.


미군과 미 언론의 찬사를 받던 한국 해병대의 전설이 이렇게 시작된다.





144.jpeg


작가의말

독자제현 여러분. 추석명절 잘 보내십시오.

낮에 근무하는 직장인이자 아마추어 글쟁이로서 매일 연재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네요. 이번 추석에 집에온 녀석들한테 찾지말라고 했습니다.

연휴기간 카페에 처박혀 원없이 글이나 써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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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2 24.09.16 14 0 10쪽
»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1 24.09.15 20 0 10쪽
143 발등의 불 24.09.14 19 0 10쪽
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19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139 화령장전투, 사상 첫 한미연합작전 24.09.10 19 0 10쪽
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1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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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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