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공모전참가작 새글

뒤폰트
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최근연재일 :
2024.09.19 09:00
연재수 :
148 회
조회수 :
7,068
추천수 :
360
글자수 :
652,307

작성
24.09.04 09:00
조회
24
추천
0
글자
9쪽

음성전투, 덫을 놓다

DUMMY

음성읍에 도착한 즉시 바우연대 임부탁 대령을 만났다.

얼굴도 넓적한게 춘천바우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이다.


“장하다. 이번에 정말 큰공을 세웠어. 자네가 대령으로 승진한것도 당연한 일이야.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녀석까지 무임승차했단 말이야.”


옆에 있던 박성우 소령이 실실 웃고있다.

그래, 공짜로 먹었으니 좋아죽겠지.


“박소령이 자네 연대도 정상이 아니라고 하더군. 방어선을 지키느라 수고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전선은 언제 인계하실 예정입니까?”


“바로 해야지. 재편때문에 늦어져서 자네에게 미안하네.”


하루동안의 재편작업으로 대충이나마 편제는 갖췄다.

부대원들을 점검해보니 병력은 어느덧 예전의 절반까지 늘어났다.


물론 아직까지 완전치 않지만, 전선에서 밀려 흩어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제 부대를 찾아와 합류한 병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외세의 침략에 흔들리면서도 강토를 지켜낸 원동력은 결국 꺾이지않는 국민들때문일테니까..


기존의 1. 2연대는 병력을 보충했고, 유엔군의 오폭으로 연대지도부가 큰 피해를 받은 3연대는 최천우 대령의 5연대와 통합했다.


이로써 1. 2. 5연대 체제로 바꿨고 병력도 어느정도 늘었으니..


“이제 전선을 우리에게 맡기고 자네들은 예비대가 되어 후방으로 이동하게.”


“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오종 대령이 부탁까지 했는데, 이들을 전선의 후방으로 보내 재편하게 해야겠지.

다만..


“대신 부탁이 있네.”


“부탁말입니까? 말씀하십시오.”


“자네 포병부대말이야. 후방에서 지원 좀 해줄수있나?”


포병대가 없다는건 사단의 가장 큰 문제였다.

사단이 가진 공용화기라고는 박격포만 14문 있을뿐, 곡사포와 대전차포도 없는 사단화력이라니..

눈물나는 현실아닌가.


바우연대를 보면 더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연대임에도 불구하고 곡사포 6문. 대전차포 4문이 있었으며 박격포도 28문이나 가지고있다.


포나 중화기가 없다는걸 떠나서 박격포만 해도 두배차이라니.


중화기를 모두 한강이북에 버리고 철수해야했던 서쪽사단에 비해, 동쪽사단은 포병편제를 그대로 유지할수있어서 그러겠지만..

더우기 춘천사단은 낙동강으로 철수할때까지 곡사포 하나 소실되지 않았다고하니..


한숨이 절로나오는 사단의 처지에 어쩌겠는가.

쪽팔리더라도 임부탁 대령에게 부탁할수밖에..


“물론입니다. 최대한으로 화력을 지원하겠습니다.”


이름이 부탁이어서 그런지 부탁도 시원시원하게 들어줬다.


7일 부대를 음성에 전개했다.


어제 전공을 세웠던 동남리는 음성군의 북쪽, 이미 적의 후방이나 다름이 없었고 지금 바우연대가 진지를 세우고 적과 대치하던곳은 음성의 중간지점이었다.


난 군의 아래동네인 음성읍근처 소여리로 놈들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내가 가진 자원으로 전투에 승리하기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다.


읍으로 통하는 길 양옆에 최천우의 5연대를 V자로 배치시킨 다음, 그곳으로 바우연대를 철수시키면 분명 놈들이 그길로 추격할것이다.


어제 대패를 당했으니 악에 바쳐있겠지..

덫을 놓고 미끼로 놈을 유인하는건 풍덕천에서 한번 써먹던 전술, 그때처럼 악이 바쳐있다면 분명 미끼를 물테니까..


다음날인 8일, 바우연대의 철수가 예정된 날이지만 전쟁이란게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심각한 변수가 발생했다.

뭐, 전쟁이 그렇게 만만할리가 없지.


“사단장님, 옆에 충주와 진천이 모두 피탈되었습니다. 수도와 춘천사단이 후퇴했다고 합니다.”


아니... 이러면 안되는데.


진천. 음성. 충주


37도선의 세고을에서 어깨를 맞댄채 각각 방어선을 구축한 사단들은 김원석 장군. 나. 김오종 대령 셋이 이끌고있다.


진천에서 다시 현역으로 현장에 복귀한 맹장 김원석 장군이 먼저 한일은 사단지휘부를 북쪽으로 옮긴것으로 적의 포탄이 떨어지는 전장안쪽이었다.


“적은 김원석을 죽일 포탄을 아직 만들지못했다! 병사들이 쓰러지고있는데 나만 안전한곳에 있을수없다.”


포탄이 근처에 계속 쏟아지자 참모들이 후방으로 본부를 물리나자고 했을때 그가 한 말이다.

역시 김원석 장군다운 말아닌가.


김홍락 사령관이 만든 이 조합은 당시 남한에서는 최고의 환상적인 조합일테지만, 내 양옆이 후퇴하고 말았다.

이건 미군이 천안에서 후퇴한탓에 진천 역시 전선을 재조정한것이지만, 당장 내 양쪽 측방이 노출되버렸으니.


임부탁 대령에게 재편하도록 부대에 휴식을 준다했는데 사정이 급변하니 어쩌겠는가.


“미안하네. 후퇴하면 사단의 서측방에서 혹시모를 적을 경계해주게.”


“알겠습니다. 당연히 저희가 할 일입니다.”


역시 임부탁은 부탁을 들어줬다.

그리고 예비대인 1연대를 동쪽측방으로 옮겨 충주의 적을 경계하도록 했다.


이렇게 어느정도 양옆의 적에 대한 대비를 마치고 저녁을 기다렸다.


“바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7시, 사단지휘소의 통신으로 5연대 보고가 들어온다.

그동안 1사단의 이동을 엄호하던 바우연대가 모든 진지에서 이탈해 최천우의 연대정면을 지나고있다.


“최대령, 분명히 바우가 철수하면 적들이 추격해 올것이다. 전방 기름고개(감우재)에 배치한 경계부대로 하여금 경계에 집중케하라. 적이 나타나면 즉각 사단에 보고하도록.”


“네. 알겠구만요.”


저녁 9시경이 되자 바우연대의 마지막부대가 소여리의 연대진지를 통과했다.

미끼가 모두 지나갔다.


“이제 아군이 전부 철수했다. 앞으로 나타나는것들은 모두 적이다. 전 장병은 긴장해야한다!! 알겠는가?”


다시한번 사단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제 사냥감이 덫에 걸리기만 기다릴뿐.


“정말 올까요?”


녀석도 초조한것이지.

녀석 군화앞에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기다려보면 알겠지.”


담담한척 굴었지만 내손에도 담배가 떨어지지않고 계속 들려있다.


산중의 밤은 한치앞도 식별되지 않는다.

분위기 파악못하는 산새와 벌레들만 요란하게 떠들고있다.


기름 고개.


산의 소음사이로 어렴풋이 느껴지는 인기척, 놈들이 오고있다.

도로옆 숲속에 잠복해있던 국군 눈앞으로 이십여명의 인민군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있다.


저 정도면 소대 규모..

정찰부대일텐데 경계보다는 속도에 신경쓰는지 빠르게 고개를 지나갔다.


“소대장님.”


하칠위 하사가 소곤거린다.


“그래. 곧 본대가 나타나겠지. 일단 본부에 연락해라.”


수색중대 강육 중위가 나지막이 명령했다.


“치직... 소대규모의 적이 고개를 통과했습니다. 연대정면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경계부대에서 낮은 음성으로 무전보고가 연대지휘소로 들어왔다.

드디어 기다리던 통신이왔다.


“그래. 계속 지켜봐라!”


최천우 대령의 목소리가 조금 흥분돼있다.


“연대는 절대 사격하믄 안된다. 명령하기전에 총 쏴분놈은 내가 죽여불거여.”


협박인지 명령인지 모를 무전이 연대에 퍼지고있다.

잠시후 다시 무전이 들어온다.


“치칙, 다른 부대가 고개를 지나고 있습니다. 대대규모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느그들은 싸게 빠져야. 거기 있다간 불벼락 맞을거시다.”


연대본부로부터 받은 협박같은 무선처럼, 기름고개도 곧 전장로 변할것이기에 후퇴해야한다.


“중대 철수한다.”


강육 중위의 손짓으로 대원들이 뒤로 물러나려 할때.


‘잠깐만.’


“네..?”


강육 중위가 다시 손짓으로 대원들을 멈춰세우자 하칠위 하사가 의아하게 쳐다봤다.


“쉿.”


주의를 준 강육이 부하들의 몸을 다시 숙이게했다.


어둠이 깔린 시골길, 인영들이 흐릿하게 보이고있다.

역시나 행군중인 부대, 이번에도 아까처럼 천여명은 되어보인다.


아까 그놈들이 전부가 아니었어.

불나방같은 새끼들, 디지러 가는줄도 모르고...


강육의 눈이 한층 싸늘해졌다.


“어이. 7중대 들리냐?”


“네. 연대장님 말씀하십시오.”


“느그가 제일 후방인게 공격신호는 느그가 해라. 적의 선두가 느그 지역을 벗어나기 직전에 사격해부러. 알겠제?”


“네.”


“연대는 잘 들어, 제일 남쪽의 7중대가 사격을 하믄 그걸 신호로 일제히 공격해부러라.”


5연대 진지로 적들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사단지휘소에 있던 나에게도 들어왔다.


대대급 이상의 적이 두부대나 나타나다니.

생각보다 사냥감이 크네..


“연대가 사격을 시작하면 기름고개 입구와 보현산 동쪽기슭에 지원포격하게 하라. 놈들의 퇴로를 포격으로 끊을것이다.”


바우연대 포병대에 연락해뒀다.


만반의 준비는 끝났는가.

사냥감이 깔아놓은 덫 한가운데로 들어오기만하면 된다.


“빨리빨리 서두르라. 동지들의 복수를 해야하디 안갔어!”


군관이 재촉하는 소리가 산등성이 진지까지 들리고있다.


그래, 복수해야지. 여태 죽은 동료가 얼마나 많은데.

기슭에서 조준하고있는 장병이 어금니의 힘줄을 단단하게 조이고있다.


“자자, 서두르라. 이깟 산길은 우습지않네?”


인민 38연대는 그동안의 훈련으로 야간기동에는 능숙해있었다.

최대한 서둘러 적에게 복수도 하고 음성도 돌파해야한다.


“온다.”


최남단 7중대 중대장이 공격준비 신호를 보냈다.

인민군이 빠른 속도로 7중대진지 앞을 지나치고있다.



133.jpeg


작가의말

당분간 춘천사단은 등장하지않아 몇자 적어봅니다.

6.25때 가장 눈에 띄는 부대는 1사단과 춘천사단(6사)입니다.


낙동강방어전에서 북한의 9월 대공세때 미군을 포함한 모든전선이 위험했지만. 인근부대에 지원을 보내놓고도 유일하게 전선을 유지한 두부대가 1. 6사단이었... 아 이건 스포네요.


흔히들 1사단은 꾸준했고, 춘천사단은 화려했지만 부침이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전쟁초기 춘천사단, 특히 바우연대의 활약은 눈이 부실정도였습니다.

대한민국을 구했다는 말이 절로 나오죠.

하지만 중공군 1.2차 공세때 춘천사단은 처참하게 당합니다. 연이어 사창리 전투에서도 못볼꼴을 보여주죠. 사단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며 미군의 조롱거리로 전락합니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춘천사단은 사창리후 1달도 안되어 다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이번 주인공은 2연대(용문연대)였죠.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공군 전사자의 20프로를 용문연대 혼자 사살했다할 정도로 기적같은 부활이었고, 그결과 공산진영이 휴전테이블에 앉는 계기가 됐다고도 평가받습니다.


반면 1사단은 꾸준했습니다. 6사단같은 화려한 전공은 부족하지만 결코 무너지는 법도 없었죠. 다부동전투는 말할것도 없고요.

심지어 대부분 미군부대가 큰 피해를 입었던 중공군 1.2차 공세에도 불과 백여 사상자만 내고 편제를 유지했으며, 미군의 맨탈마저 나가버렸다는 3차공세때도 유일하게 접촉을 유지하며 후퇴했습니다. 막 부임한 리지웨이 8군 사령관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요.


6사를 주인공으로 하라는 얘기들을 듣고 스포를 너무 쏟아냈네요. 너무 흥분했어요.하핫.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93화부터 본격적인 한국전쟁이 시작합니다. 24.07.26 18 0 -
공지 첫 이틀간의 전투는 하루 2편씩 올리겠습니다. +3 24.05.13 86 0 -
148 한국 해병대, 전설의 시작 3 NEW 8시간 전 5 0 10쪽
147 한국 해병대, 전설의 시작 2 24.09.18 10 0 10쪽
146 한국 해병대, 전설의 시작 1 24.09.17 13 0 10쪽
145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2 24.09.16 14 0 10쪽
144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1 24.09.15 19 0 10쪽
143 발등의 불 24.09.14 19 0 10쪽
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19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139 화령장전투, 사상 첫 한미연합작전 24.09.10 19 0 10쪽
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1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0 0 10쪽
136 미원전투, 워커와의 첫만남 24.09.07 23 0 10쪽
135 미8군사령관 워커,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오다 24.09.06 21 0 10쪽
134 음성전투. 계속 날아가는 독침 24.09.05 26 0 10쪽
» 음성전투, 덫을 놓다 24.09.04 25 0 9쪽
132 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24.09.03 29 0 9쪽
131 동락전투, 전쟁중에도 애기는 생기는 법 24.09.02 27 0 10쪽
130 동락전투, 바우연대 24.09.01 30 0 9쪽
129 지연전 시작되다 24.08.31 30 0 9쪽
128 독침 하나, 인민 15사단 24.08.30 32 0 9쪽
127 무정, 독침 두개를 쏘다. 24.08.29 28 0 9쪽
126 인민 2군단장 무정 2 24.08.28 32 1 9쪽
125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2 1 9쪽
124 스미스 특임대, 미국 참전의 신호탄 24.08.26 33 1 8쪽
123 풍덕천 전투, 희망의 불씨는 이어지고.. 24.08.25 30 1 9쪽
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1 1 9쪽
121 한강방어전, 대비하는 자만이 승리한다 24.08.23 29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