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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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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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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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2군단장 무정 1

DUMMY

무정의 복귀.

이로서 전선을 실제로 총괄하는 1. 2군단 사령관을 모두 서안파가 차지했다.


“북조선은 우리 소련파것이 아닙니까!! 미군 때문에 골치가 아픈 마당에 무정이라니, 서안파 놈들까지 설치면 어찌 감당한답니까.”


물론 쉽게 받아들일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강건이 불만을 토로하는게 서안파 군부 수장으로 당연하다 할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무정을 임명한 총사령관 김책을 탓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정작 김책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않고 오히려 답답해 보이는 얼굴로 허공에 담배연기를 한숨 쉬듯 흩뿌릴 뿐이다.


“선생님!!”


다시 제자가 채근하자 김책이 천천히 담배를 재털이에 짓누르고 있다.


“강동지. 무정은 북조선에서 가장 경험많고 유능한 사령관이네. 그거면 된 거지.”


“그만큼 독선적이잖습니까? 그놈에게 우리말은 씨알도 안먹힐 겁니다. 이번 전쟁이 터지고 나서 서안파 놈들의 기세가 갈수록 세지고 있는데 무정까지 어찌 감당합니까!!”


하~~

속으로 한숨을 되삼키며 탁자의 담배값에서 또다시 담배 하나를 끄집어낸다.


분명 강건은 당을 이끌어갈 유능하고 전도유망한 젊은이, 김책은 그 누구보다도 강건을 아끼고 있다.

노선에 따른 알력이나 거기에 따른 일상적인 피바람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던 군부지만, 결국 북조선 군대를 이만큼 키워낸게 강건이라는건 이견이 없으니까.


하지만 얼굴을 붉히며 쳐다보는 녀석의 나이는 이제 고작 20대 중반, 총참모장이라는 직책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젊어서일까?

아니면 직책에 짓눌려 대국을 보는 시야가 좁고 편협해 졌을수도 있겠지만..


“강동지, 동지의 말대로네. 분명 북조선은 우리 소련파의 것이지.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야. 아무리 동료라 하더라도 우리 대업에 방해되면 지체없이 처단해왔다. 반대로 적이라도 이익이 된다면 손잡기를 주저하지 않았지.”


“맞습니다, 선생님. 우린 그래왔습니다. 그렇게 우린 북조선에 공화국을 세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적은 서안파 놈들입니다. 우리가 세운 공화국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놈들을 쳐내야 합니다.”


“그렇지. 놈들이 우리 길을 가로 막는다면 허형식이나 현준혁처럼 우린 주저하지 않을걸세.”


잠시 숨을 고른 김책이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말이야, 강동지. 지금 우리의 적이 과연 이놈들일까?”


“네?”


“우리를 이렇게 위험에 빠트린 적이 누구냐고 묻는거야.”


처음엔 의아한 눈빛을 보이던 강건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진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김책이 눈을 빛냈다.


“그래, 동지도 알거야. 지금 우리 숨통을 조여오는건 양키 놈들이네. 이번 전쟁에서 패한다면 우린 어떻게 되겠나? 우린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거야. 우리가 그동안 쌓아놨던 권력. 정적들을 눌러놨던 힘은 모래탑처럼 허무하게 무너지겠지. 이 상황이 되면 서안파나 남로당 같은건 아무 의미가 없어. 알겠나!! 일단 전쟁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전쟁에 우리의 권력뿐 아니라 목숨까지 걸고 총력을 다해야 한단 소리야. 평양에서 정적 하나 제거하는것과는 차원이 다르단 말이야!!”


“서.. 선생님.”


저렇게 얼굴을 붉히며 흥분하는 모습은 쉽사리 볼수 없기에 강건은 숨을 고를수밖에 없었다.


“이제 알겠는가? 전쟁에 이기기 위해선 그 어떤 적과도 손을 잡아야 해!! 무정이 아니라 일본왕 앞이라도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는 말이야!!”


잊고 있었다. 전쟁이란 본디 그런 것이라는 걸.

아니, 알고 있었지만 권력에 취한탓에 망각속으로 지워버린탓이다.


총참모장이라는 직책 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이번 전쟁을 자신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남조선까지 통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착각하게 만든게..


반면에 김책은 여전히 전쟁의 본질을 잊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것을 걸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전쟁에 승리만 한다면 어떤것도 문제될게 없어!! 무정이든 어떤 새끼가 됐던 우리 칼날아래 목을 늘어뜨리게 될것이야. 알겠나!!”


탁자위에 손을 짚고 허리를 곧추세운채 잡아먹을듯이 흉포한 눈빛을 품어냈지만, 그만큼 간절하고 초조하다는게 김책의 눈동자에서 느껴지고 있다.


“선.. 선생님.”


“휴~~”


끝숨을 내쉰 김책이 엉덩방아 찧듯이 의자에 몸을 내던진다.

그리고는 진정하려는지 다시 숨을 고른다.


“그러니 동지도 저들과 너무 각을 세우지 마시오.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오.”


비참하지 않는가.

그동안 적대하며 윽박질렀던 놈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말은 비참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진천부와 한현의 농간에 위험했던 화평현 전투를 곱씹을 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때는 언제든지 복수가 가능했었기에.


어린 나이에 총을 잡은 뒤로 줄곳 승승장구해온 탓인지 허세와 오만에 사로잡혀 전쟁을. 아니 세상을 만만하게 여겼던 강건이 처음 느끼는 비참함이었다.


어쩌면 김책이 노린게 이런 강건의 비참함일지도 모른다.


똑 똑 똑

문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군관이 들어온다.


“회의실에서 모두 기다리심네다.”


곧 지휘관 회의가 열린다.

전선에 나가있는 지휘관을 뺀 대부분이 모여 있을것이다.


“시간이 벌써 됐는가.”


김책이 일어서 걸음을 옮긴다.


“갑시다, 동지.”


고개 숙이고 울분에 잡혀있는 강건의 어깨를 살며시 짚고는 뒤돌아서 나가려는 그때.


“진천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미세하게 떨리던 강건의 입술이 김책의 걸음을 멈춰 세웠다.


“진천부 얘기는 왜 없으십니까? 진천부도 척결해야 할 대상자 아닙니까?”


분노가 담긴 목소리는 예리하게 벼린 칼끝처럼 스승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


“진천부라..”


의미심장한 시선을 뒤통수로 느끼며 시린 눈으로 허공을 잠시 응시하던 김책이 다시 돌아선다.


“그래, 그는 다르지.”


여태까지 상대했던 정적들과는 다르게, 그를 같은 편으로 만들려고 애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벌판의 호랑이 새끼를 길들이려고 안아봤자 팔에 생채기만 날뿐, 다시 벌판으로 뛰쳐나가는걸 막을수 없다.

본능이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김책은 그를 품에 안고 싶어했고 길들이기를 원했다.

적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위험한 자이기에.


목을 늘어뜨렸다고 대도를 내려쳐봐야, 결국 그 목은 자신의 것이기 십상이라는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에..


“어쩌면 난 그를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르네.”


의외의 고백.

원망이 덧칠된 분노의 눈길이 놀라움으로 바뀌는게 뒤통수로 느껴지지만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래, 분명 두려움에서 온게 맞을것이다.

오랜 기간의 깊은 인연탓인지 살가죽에 인이 박히고 뼈에 아로새겨질 만큼 짙은 두려움이 만들어졌으니까..


허형식이나 한준혁도 위험한 상대였고 천재라 불리던 자들이었지만, 진천부의 발끝이라도 따라갈수 있는 자들이 아녔다.


“내 자네에게 이건 약속하겠네.”


김책의 무거워진 눈길이 제자의 휘둥그레한 눈으로 향했다.


“통일이 완수되는 날이되면..”


“...”


“내 첫번째 칼날은 진천부의 목에 닿을것이네.”


그리고 다시 돌아섰다.


칼날이 무디던지 예리하던지..

문을 나서는 김책이 다시 한번 하악을 긴장시키고 있다.



넓은 대회의실에 십수명의 사령관들이 모였다.


“미군과 교전이 있었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것 아니겠소? 이를 어떡하면 좋을지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자 오시라고 했소.”


김책의 암울한 표정처럼 누구도 쉽사리 답을 낼 문제가 아니다.

전쟁이 일어난 지 10일만에 미군과 맞닥뜨렸으니 당황스럽기는 다른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으니까.


“물론 의외의 일이긴 하오. 하지만 저놈들은 선봉일 뿐이오. 본격적인 참전까지 시간이 걸리는건 마찬가지란 소리지. 따라서 우리의 예상이 크게 달라졌다고 하긴 어렵소. 본진이 오기전에 남조선을 통일시키면 될거라고 보오.”


팔로군 출신으로 중국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 서안파로 분류되는 1군단장 김웅이 조심스런 의견이었다.


“김동지의 말이 맞긴 한데 쉽지 않는게 문제겠지.”


무정이 왔다.

신임 2군단장의 신분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1.2군 사령부를 모두 서안파가 잡고 있다.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이상 삽질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하다니, 이 얼마나 모순된 감정인지 김책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정녕 방법이 없겠소? 한번 말씀들 해보시오. 여러분 중에는 큰 전투에 경험많은 동지도 계시질 않소?”


“허헛.”


무정의 입술 사이로 헛웃음이 세어 나왔다.


“엄한 사람에게 똥을 치우라는 것이군.”


비릿한 이죽거림은 김책의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게 만들기 충분했다.


“뭐야? 이 종간나가!!”


가만히 얼굴을 굳히고 있던 강건이 욱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가뜩이나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건만 저런 이죽거림이라니..

어찌 참을수가 있겠는가.


회의실안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작가의말

미군의 이른 참전이 북한에 충격이긴 한것 같습니다.

경부 축선으로 거침없이 내려오던 이권무의 발길이 미군과 조우한후 한층 무뎌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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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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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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