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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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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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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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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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전투, 바우연대

DUMMY

오랜만에 만난 김오종 대령은 치열한 전투를 계속 벌인 탓인지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하긴, 전쟁 발발이후 한시도 전투를 멈춘적이 없으니..


“그동안 수고했소, 김대령. 남한이 무사한건 동부에서 적들을 막은 춘천사단의 공이 절대적이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그게 다 대령님 덕분에 미리 준비했기때문 아닙니까?”


김오종이 웃지만 내눈에는 저 미소가 씁쓸하게 느껴진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밀릴 수밖에 없는 전황에 느끼는 씁쓸함, 나 역시 같은 기분이니까.


“걱정입니다. 갑자기 적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렇더군. 그 얘긴 나도 들었소.”


“지금 이곳만 문제가 아닙니다. 동쪽의 강릉사단 지역에도 새로운 적들이 나타난 모양입니다.”


강릉사단은 한반도 중부, 즉 충북의 동쪽인 제천방향의 적을 막고 있다.

여기에도 인민 8사단. 13사단같은 예비대나 후방 사단들이 새로 가세하고 있다.


“아무래도 미군이 경부국도를 막아서니까 작전을 바꾼 모양이오.”


“네, 그런것 같습니다. 일제히 수원을 향하던 놈들이 갑자기 산개해 남하하는걸 보면 말입니다.”


“이제 이쪽은 우리가 맡겠소. 춘천사단은 다시 예하부대를 불러들이라는 명령이오. 참으로 고생이 많았소.”


“네,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아군이 중동부 산악지형을 맡게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드오. 탱크 걱정에서는 한시름 놓게 됐으니..”


“그렇습니다. 산악전에서는 포병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말을 들으니 다시 우울해졌다.

화포를 전부 한강이북에 묻고와 포병대가 없으니.


그래 말이 나온김에.


“김대령, 좀 부탁할게 있소.”


“네? 네, 말씀하십시오.”


“지금 우리 부대가 재편중에 있소. 아직 재편시도도 못하고 음성으로 출동명령을 받지 않았겠소. 하루만 나에게 시간을 줄수있겠소? 그안에 어떡하든 재편을 끝낼것이오.”


지금 1사단에는 광주사단의 두연대까지 해서 5개의 연대가 있다.

이를 평상시 사단편제인 3개 연대체계로 통합해야 하지만 아직 시도도 못하고 있다.


1군단의 다른사단과는 달리 풍덕천 전투를 끝내고 철수하자마자 다시 음성으로 출동명령을 받았으니..

하루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더 부탁하기도 미안한 일이다.


“알겠습니다. 7연대에게 하루 더 전선을 지키라고 하겠습니다.”


역시 김오종 대령은 화끈하게 수락해줬다.


“그런데 대령님, 저 역시 부탁한가지 드려도 되겠습니까?”


“당연하오.”


“지금 7연대도 그동안의 피해를 온전히 복구하지못한 실정입니다. 충주에서 예비대로 돌려놓은 까닭입니다. 그 사정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슨말인지 알겠소. 내 그리하리다.”


김홍락 사령관은 인계인수가 끝난뒤에도 전선이 안정될때까지는 바우연대를 통합지휘하라는 명령을 내렸었다.


나름 전선의 혼란을 막기위한 조치였지만, 김오종은 소모가 심한 바우연대를 웬만하면 후방에 배치해주라는 완곡한 부탁이었다.


춘천사단의 바우연대.


내 1사단의 연대들로 어딜가도 뒤지지않는다는 자부심이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국군연대중에 제일 강한부대가 춘천사단의 바우연대라는걸 부인할수가 없다.


춘천사단의 나머지 두연대는 화천으로 우회하는 전우의 인민군 12연대를 막았기에 춘천을 방어하는 역할은 고스란히 바우연대 몫이었다.


춘천을 공략하던 인민군은 최현의 2사단외에도 12사단에서 뺏어온 2개연대. 그리고 예비사단의 연대까지 총 6개연대였다.


6배나 많은 적을 상대로 혼자서 소양교를 지켜내며 시민들을 모두 대피시켰고, 결국 시가전까지 벌이며 끝까지 항전했다.


나중에 인근 산에서 게릴라까지 생각할정도로 이들은 춘천고수를 각오했지만, 서울이 무너지고 사단장의 철수명령을 받게되어 비로소 후퇴했다.


그러니 피해가 클수밖에.


김일성이 ‘춘천바우’라고 혀를 내두를만한 대사건이었고, 인민 2군단의 수뇌부를 싹다 갈아엎게 만든 전공이었다.


“1사단은 증평에서 재편에 들어갈것이오. 그동안 인계할 진지는 미리 참모를 보내 확인하고 준비하게 하겠소.”


이런일에 제격인 장교가 나에겐 있다.

통합작업에 제일 할일이 없을것같은 놈이었다.


내가 옆을 돌아보자 박성우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날 보고있다.



“마침 전선으로 복귀할 포병장교가 있으니 같이가면 될것이다.”


박성우를 안내하던 포병대 대장 김성 소령의 말이었다.


“7연대 사정이 많이 안좋나봅니다. 소령님.”


“맞는 소리네만 아군은 다 마찬가지 아닌가. 지금은 전시중이야. 피해를 받았다고 몸사릴 상황이 아니다. 자네 부대도 힘들게 여기까지 오지않았나.”


“아.. 네.”


“귀관도 명심하게. 전쟁을 치르다보면 피해는 누적되는 법이다. 그만큼 부하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게되지. 부대가 받은 물리적 피해는 아무것도 아니야. 부하의 사기를 유지하는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


“네.”


이런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 인간을 봤나.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춘천사단은 적 탱크를 파괴할때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어, 몇번 상대해보니까 육탄돌격의 요령을 습득한 것이다. 별건 아니야.”


육탄돌격 대원 한명도 다치지 않고 적 전차 7대를 한꺼번에 파괴하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박성우 대위가 전선을 확인하러 지프를 타고 음성의 가섭산으로 가고 있다.

바우연대도 오늘 새벽에 음성에 진입했다고한다.


가섭산은 음성북부를 감제하는 산으로 근방의 인민군동향을 감시하기위해 2대대가 가섭산 서남기슭에 주둔해있다.


“이틀동안 병원신세를 졌습니다. 쉴만큼 쉬었으니 이제 복귀하려고 가는겁니다.”


뒷좌석에 탄 포병중대 신용관 중위가 말한다.


“이틀이면 더 쉬어도 되는거 아닌가?”


“더 쉬고있으면 총 맞을것같단 말입니다.”


신용관 중위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총을 왜?”


“아까 우리 대장님 보셨잖습니까?”


“응. 날 안내한 중령님 말인가?”


“네, 그분이 별명이 뭔지 아십니까?”


“뭔데?”


“악귀 아니겠습니까?”


신용관이 소곤거린다.


“악귀?”


“하하. 얼마나 독한지 말입니다. 병원에 더 있다간 그 양반한테 총 맞았을겁니다.”


“그 정도야?”


“근데 우리 대장님이 그 별명을 좋아하신다는게 문젭니다. 하하.”


아까 대화에서 어째 인간미가 좀 없다싶었지만 악귀라니.

그정도까진 아닌것같았는데.


그러나 신용관의 말대로 포병대 대대장 김성 소령은 정말 악독했다.


그는 평소에도 주야간 가리지 않고 훈련을 시켰고 심지어 포병대 군의관까지 이 훈련에 예외를 두지않았다.


여기에 지형을 확실히 숙지하게해서 적의 주력이 올만한곳에 포병을 배치했고, 화력을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악귀가 맞군.“


설명을 들은 박성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있다.


그러나 이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전쟁개시후 아군의 화포는 북한군에 비해 형편없었지만, 춘천사단의 박격포는 적의 122밀리 야포를 잡는 저승사자로 불렸다.


당시 포병중대장 셋이 모두 교육에 파견돼 자리를 비웠음에도, 포병대가 전투를 훌륭하게 치룬게 평소에 실시했던 악귀같은 훈련덕 아니겠는가.


괜히 춘천사단이 강한게 아니구나.

물론 그거외에도 사단의 또다른 장점이 있었다.


압도적인 기동력.


전쟁이 발발하자 재빠르게 주변의 탄광에서 화물트럭들을 징발한 덕분이다.

그덕에 지금도 육본의 명령에 빠르게 음성에 진입할수 있었으니까.


기동력이 나중에 화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말은 그렇게했지만 사실 어쩔수없습니다. 지금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단 말입니다. 병원에서 희희닥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자네 연대의 피해를 사단장도 걱정하시더군.”


“네. 전쟁이 터진 이후로 한시도 못쉬고 전투를 했으니 그렇습니다. 어쩔수없는 일 아닙니까? 아마 연대의 절반가량이 죽거나 다쳤을겁니다. 이정도 부상으로 전선을 이탈하기에는 부하들보기에도 민망한 일이죠.”


아무리 전투수행을 잘하고있는 부대라도 전쟁이 길어지면 헌책이 야금야금 좀먹듯이 전력은 계속 소모된다.

김성 소령의 말대로 이때야말로 부대원의 사기가 가장 바닥이겠지.


사정이 이럴진대 부대통합을 위해 하루를 더 전선에 붙잡아뒀으니 미안할 따름이지..


“이녀석은 저와같이 다쳤는데 좀더 부상이 심했습니다만 자기도 기어이 복귀하겠다고 따라왔습니다.”


옆에서 헤헤거리며 웃는 남한기 하사(상병)을 가리킨다.

둘은 각각 한쪽 팔과 다리에 붕대를 감고있다.


“다리를 다쳤는데 복귀가 너무 빠른거 아닌가?”


“헤헤, 괜찮지 말입니다. 걸을때만 좀 불편하지 별문제 없습니다.”


“걸을때 지장있는게, 그게 문제지. 그러다 네 중대에 부담을 줄수있다.”


“헤헤, 그정도는 아니지 말입니다. 정말 괜찮습니다.”


이렇게 도로를 따라가다 부용산을 지날쯤이었다.


“야. 야. 야. 앞에... 앞에!!”


박성우가 갑자기 소리쳤다.


웬 여자가 도로로 뛰어들어 지프앞으로 달려든것이다.


“미..친...”


식겁한 운전병이 운전대를 크게 꺾어 길 가장자리에 가까스로 멈췄다.


“야.. 이 미친년아!!”


신용관 중위가 뒤를 돌아보며 크게 악을 질렀다.




작가의말

춘천사단 대전차 특공대 매뉴얼

- 해치가 열린 경우 : 수류탄과 화염병 투입

- 해치가 닫힌 경우 : 박격포탄을 궤도밑에 밀어넣기

- 박격포탄이 불발일 경우 : 연막으로 시계를 차단하여 해치의 개방을 강요

- 전부 실패했을 경우: 화염병을 엔진실 상판덮개 위에 투척


북진당시 대통령의 특별당부를 받은 육본은 기동력이 좋은 춘천사단. 특히 바우연대에게 고속기동으로 압록강에 도착할것을 명령했습니다.

바우연대는 압도적인 기동력으로 압록강 초산까지 다다라 압록강물을 수통에 담아 대통령에게 바치기까지 하죠.

하지만 이미 포위망을 형성하고 기다리고 있던 중공군에게 좋은 먹이감이 되고 맙니다.

사단에서 홀로 수십킬로 떨어진탓에 공중으로 보급받으면서까지 저항하지만 중공군의 포위공격에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온정리 전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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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2 24.09.16 14 0 10쪽
144 국가를 구하는 부대기동 1 24.09.15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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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낙동강전투 서막, 채학산의 죽음. 24.09.13 19 0 10쪽
141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2 24.09.12 19 0 10쪽
140 워커, 필사의 각오를 밝히다 1 24.09.11 20 0 10쪽
139 화령장전투, 사상 첫 한미연합작전 24.09.10 20 0 10쪽
138 화령장 전투. 결국 독침을 막은건 국민이었다 24.09.09 21 0 10쪽
137 화령장전투 , 독침 살갗을 파고들다 24.09.08 21 0 10쪽
136 미원전투, 워커와의 첫만남 24.09.07 24 0 10쪽
135 미8군사령관 워커, 드디어 한국으로 넘어오다 24.09.06 21 0 10쪽
134 음성전투. 계속 날아가는 독침 24.09.05 26 0 10쪽
133 음성전투, 덫을 놓다 24.09.04 25 0 9쪽
132 동락전투, 국군 최초의 승전보 24.09.03 29 0 9쪽
131 동락전투, 전쟁중에도 애기는 생기는 법 24.09.02 28 0 10쪽
» 동락전투, 바우연대 24.09.01 31 0 9쪽
129 지연전 시작되다 24.08.31 30 0 9쪽
128 독침 하나, 인민 15사단 24.08.30 32 0 9쪽
127 무정, 독침 두개를 쏘다. 24.08.29 28 0 9쪽
126 인민 2군단장 무정 2 24.08.28 32 1 9쪽
125 인민 2군단장 무정 1 24.08.27 32 1 9쪽
124 스미스 특임대, 미국 참전의 신호탄 24.08.26 33 1 8쪽
123 풍덕천 전투, 희망의 불씨는 이어지고.. 24.08.25 30 1 9쪽
122 한강방어선, 무너지다 24.08.24 31 1 9쪽
121 한강방어전, 대비하는 자만이 승리한다 24.08.23 2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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