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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그림/삽화
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9 23: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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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6,182

작성
24.08.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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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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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의심

DUMMY

태평하게 누운 해수는 눈을 감은 척했지만, 실눈을 뜨고 일행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본 마후 역시 해수의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닫고 깨끗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

데이비드만 사납게 짖어대는 막테라이드와 대치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 어쩔 줄 몰라 했다.


[웨이브 러시 진행 중······ 막테라이드 %%% 마리 접근 중···.]


본부의 메시지에도 너무나 많은 막테라이드 개체의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상한 문자로 대신 보낸 것 같았다.


“탕! 탕! 탕! 탕!”

“펑!”

데이비드는 해수가 틀렸다는 듯이 막테라이드 떼를 향해 공격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연서는 데이비드의 저항에 몸을 일으켰지만, 해수가 연서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그냥 둬. 좀 있으면 포기할 거야.”


공격을 받은 막테라이드 떼는 더 사납게 울부짖으며 난리였지만, 역시 언덕의 경계를 올라오지 않았다.


“우리 좌표는 정확하게 입력해 보낸 거지?”

해수가 연서에게 물었다.


“네. 몇 번 확인 했어요.”

“이제 편하게 말 놓지 그래. 우린 동료니까.

계속 연서만 존댓말 쓰는 거 불편해.”

“그···그래···요?”

연서는 어색한 듯 물었다.


“응. 그냥 편하게 대해. 그게 편해.”

해수는 눈을 감으며 말했다.


“알았어···.”

처음으로 연서는 말을 놓으며 말했다.


곁눈질로 보자 마후와 연서도 편하게 누웠다.


무기를 탕진한 데이비드도 자기 행동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눈을 감은 해수를 흘끗 보며 자리에 앉았다.


“왜? 더 공격하지 그래?”

해수는 데이비드를 자극했다.


“흠···. 내가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이야?”

데이비드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탄약을 빌려줘?”

해수는 자신의 탄약을 데이비드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윽···”

데이비드는 해수의 탄약을 받으며 분한 듯 소리 냈다.

역시 탄약을 모두 소진한 것이었다.


로건의 말이 이해되었다.


데이비드를 리더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사사건건 로건에게 태클을 거는 데이비드가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

게다가 알 수 없는 외계 생물체가 나타났을 때, 데이비드는 연서를 두고 도망쳤을 것이다.

연서를 구하기 위해 로건은 희생한 것이고.


모든 퍼즐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해수의 머릿속에는 점차 이전의 상황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게 확실하다고는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제 데이비드 역시 자포자기인지 드러누웠다.


갑자기 연서가 해수에게 다가와 물었다.

“로건의 파일을 어디까지 읽었어...요?”

“아직 조금밖에 읽지 않았어.”

“근데 어떻게 막테라이드에 대해 안 거예요?”

“뭐 그냥 우주선에서 배운 게 있었어.”

“헉! 우주선에서요? 어떻게?”

“근데 이제 우리 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나?”

“아! 맞다. 미안. 아직 반말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계속 노력해 봐. 기다려 줄 테니까.”

“당신은 특이한 사람이네.”


“그런가? 나는 잘 모르겠어.

여기가 첫 사회생활이라.

너무 우주선에서만 지내서 그런가 봐.”

“특이한 매력이 있어. 너 같은 사람 처음 봐.”

“나는 사람 자체를 여기서 처음 보는 거야.”

해수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빨리 적응했네. 다행이야.”

연서의 말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느껴졌다.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엄마의 느낌이었다.

엄마를 본 적이 없는데 엄마라고 느껴지는 감정이 무엇인지는 해수는 알지 못했다.


[퇴근 시간 10분 전.]

퇴근하기 위한 드랍 포드가 동굴을 뚫고 다가오고 있었다.


“좌표는 정확하게 입력한 거 맞지?

만약 우리 모두 위로 드랍 포드가 떨어지면 그대로 즉사야.”

해수가 연서에게 말했다.


“응. 정확하게 계산해서 보냈어. 걱정마.”


천장에서 거대한 굉음과 함께 육중한 드랍 포드가 막테라이드 무리와 아기집의 경계선에 떨어졌다.


“쿵!!”

거대한 진동에 막테라이드는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고 일부는 사막의 모래 속을 숨어버렸다.


“원래 겁이 많은 녀석들이네.”

해수는 드랍 포드에서 계단이 내려오자, 난간을 잡고 오르며 말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은 해수를 뒤따라 데이비드가 들어왔다.


헬멧을 벗고 해수는 데이비드를 빤히 쳐다보았다.


‘어때? 내 말이 맞지?’라는 느낌으로···.

데이비드 역시 해수의 눈길을 의식했는지 멋쩍은 듯 움찔거리며, 드랍 포드에 올라탔다.


“아! 오늘 미션은 제대로 꿀 빨았네.

뭐 이런 날도 있어야지.”

일부러 해수는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매일 오늘 같았으면 좋겠네.”

연서도 웃으며 말했다.


“어! 아까는 미안해.

내가 어제 잠을 못 자서 예민했나 봐.”

그래도 같은 팀이라 적을 만들 필요는 없어서 해수는 데이비드의 어깨를 두드리며 사과했다.


그러나 어쨌든 해수의 말이 맞았기에 데이비드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화난 건 아니지?”

드랍 포드가 출발하자 해수가 물었다.


“아니. 괜찮아···.”

데이비드는 힘없이 말했다.


어쨌든 로건의 작업실에 있으면서도 데이비드는 로건의 방대한 파일들을 아마 읽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읽었다면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비밀 파일만 빼고 말이다.


그리고 복잡한 로건의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게 한 이유는, 로건이 데이비드의 약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해수 역시 양자컴퓨터가 장착된 우주선에서 교육받지 않았다면 접근할 수도 없었을 테지만.


곱씹어 볼수록, 만난 적은 없었지만, 로건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


퇴근 후에 해수는 로건의 작업실로 향했다.

로건의 자료를 보며 깨달은 것이 있었다.

로건은 데이비드를 의심했지만, 동시에 데이비드를 포용하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데이비드를 리더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데이비드를 배척해서도 안 된다.”라는 것이 로건의 결론이었다.

왜냐하면 결국 싸워야 할 것은 외계 생명체였기 때문이다.


의문의 외계 생명체가 있다는 것.

그리고 녀석 중에는 고도의 지능을 가진 종족도 있다는걸, 로건은 알아낸 것이다.


“어쩌면 수십 년 새에 그 녀석들은 델릭스 도시 행성을 침공할 것이다.

우리가 우주 광물을 채취하여 그 녀석을 막을 대비를 하지 않으면, 델릭스 안 인류의 생존은 위태롭다.”


그것이 로건이 우주 자원국으로 보낸 보고서의 내용이었다.

로건은 그 녀석들을 ‘데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물론 정식적인 이름은 아니었다.

하지만 로건의 보고서를 토대로 대체로 그렇게 통용되게 되었다.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어느새 연서는 음료수를 한 잔 들고 서 있었다.


“여기서는 맛보기 힘든 달달한 맛이야.”

“그거 또 무슨 외계 생명체의 내장으로 만든 것 아니지?”

“호호호. 의심이 왜 그리도 많아?

이건 델릭스 행성의 아포카꽃으로 만든 음료야.

이상한 건 아니니 마셔도 돼.”


연서가 건네준 음료는 하얗고 반투명한 음료였다.

차가운 음료인데도 달달한 향이 느껴졌다.


“어! 맛 좋네. 고마워.”

“뭐, 좀 좋은 정보를 많이 알아냈어?”

“글쎄. 자료가 너무 많아.”

“아마도 로건은 성실하게 자료를 많이 만들어 두었으니 그렇겠지.”

“근데 희한하게도, 나는 우주선에서 많은 부분을 학습해 와서 거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지 뭐야.”


“아! 정말?”

연서는 놀란 눈을 하고 해수를 쳐다보았다.


“난 그 이유를 알고 있는데 말이야.”

연서는 해수가 마시던 음료를 빼앗아 마시며 말했다.


“미안. 아포카꽃을 구하기 힘들어서 많은 음료를 제조할 수 없어.

마시는 걸 보니 마시고 싶어졌어.”

“괜찮아. 그런 건···.

근데 어떻게 네가 그 이유를 알고 있지?”


“로건은 항상 말했으니까.

자기의 사랑하는 아들이 여기로 오고 있다고 말이야.”


“풉!”

해수는 마시던 음료를 내뿜었다.

“저······정말? 그게 무슨 말이야?”


“로건이 나의 양아버지인 건 알고 있지?”

연서는 작업대 위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제 데이비드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사진이었다.

“어······ 어제 데이비드에게 들었어.”


“나는 델릭스 도시 행성 고아였어.

로건이 우주 자원국에 회의 참석차 왔던 때에 나를 만났지.

길거리에 버려져 있던 아이를···.”

“......”

“나는 로건의 시계를 훔치려 했는데 로건은 그냥 건네주더군.

그리고 말했어. 만약 갈 곳이 없다면 자기와 함께 가자고.”

“.....”


“그때 나는 나쁜 무리에게 속해서 고생하고 있어서 바로 그렇게 로건을 따라나섰지. 그리고 도착한 곳이 여기였어.

그 이야기는 너에게만 처음 하는 거야.”

“그··· 그렇다면 모두 너를 로건의 딸로 생각하고 있겠네?”

“응. 다들 그렇게 알고 있겠지. 그러니 비밀로 해줘.”

“그렇다면 왜 내게 말해주는 거야?”

“네가 언젠가 로건의 일기를 읽을 테니까 말이야.

너에겐 언제까지나 비밀로 할 수는 없겠지.”


“왜 로건의 파일들을 지우지 않은 거야?

너라면 가능했을 텐데···”

“뭐랄까?

어쨌든 로건은 진심으로 나를 대해준 은인인데 내가 그럴 이유도 없잖아?

다른 이유로는 로건의 파일들은 오직 너만 접근할 수 있어.

나 역시 그 컴퓨터에 접근할 수 없지.”


“암호는 어이없이 간단하던데?”

해수는 물었다.


“네 생일. 그게 암호가 아니야.

네가 뭘 입력해도 컴퓨터는 열리게 되어 있어.

너 자체가 비밀번호니까.

네가 아니면 아무도 이 컴퓨터에 접근할 수 없어.”


“그럴 리가···.”


연서가 다가와 양자컴퓨터 앞에 앉자, 모니터 화면에는 알 수 없는 문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봤지?”

연서는 고개를 돌려 해수를 보며 말했다.


“왜··· 어째서 나만 가능한 거지?”

“말했잖아. 넌 진짜 로건의 아들이니까.”

“로건이 정말 나의 아버지··· 인 거야?”

해수는 묘한 감정에 목소리가 떨렸다.


“한가지 비밀을 더 알려줄까?”

“......”

“연서는 네 어머니의 이름이야.

물론 나도 나중에 들은 얘기이기는 하지만.

내 이름은 X-로하나 였어.”


순간 해수는 자신을 우주선에 태운 여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눈물을 흘리던 모습.

이제 모든 걸 알게 된 거 같았다.


***


“로건! 여기로 앉게.”

20세를 갓 넘은 로건은 자원국의 호출로 위원장의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였다.


고대의 가구들이 가득한 방에서, 지긋한 백발의 노인은 로건을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위원장님께서 손수 저를 호출하시다니요. 영광입니다.”

“직접 얼굴을 봤으면 해서 불렀네.

바쁠 텐데 시간을 내어 주어서 고맙네.”

노인은 매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는 자원국 내부에서도 널리 존경받는 유주현이었다.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일반 사람들은 잘 몰랐지만, 자원국내 사람들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자네를 부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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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새로운 팀원 24.08.20 56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4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7 1 12쪽
30 델릭스 도시 24.08.17 58 2 12쪽
29 호출의 이유 24.08.16 62 2 11쪽
28 긴급 호출 24.08.15 61 2 11쪽
27 퇴사 24.08.14 75 2 11쪽
26 비밀 24.08.13 60 2 11쪽
25 화염 24.08.12 66 2 11쪽
24 까다로운 상대 24.08.11 70 2 11쪽
23 새로운 장비 24.08.10 71 2 11쪽
22 주사위는 던져졌다 24.08.09 71 4 12쪽
21 첫 휴일 24.08.08 89 3 12쪽
20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24.08.07 85 4 12쪽
19 보이지 않는 것들 24.08.06 88 6 11쪽
18 미끼 24.08.05 88 6 11쪽
17 신무기 24.08.04 95 7 11쪽
16 개척 24.08.03 101 8 12쪽
15 퍼즐의 과거 24.08.02 112 8 11쪽
» 의심 24.08.01 116 6 11쪽
13 알 빼기 24.07.31 119 7 12쪽
12 믿음과 의심 24.07.30 133 9 11쪽
11 퇴근후 24.07.29 133 8 12쪽
10 보호 본능 24.07.28 139 11 12쪽
9 막강한 괴생명체 24.07.27 145 9 12쪽
8 돌연변이 개체 24.07.26 151 11 12쪽
7 첫 퇴근 24.07.25 172 13 12쪽
6 생사를 건 싸움 24.07.24 184 13 11쪽
5 위기 24.07.23 188 11 11쪽
4 첫 미션 24.07.22 206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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