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광물회사에 취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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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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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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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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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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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믿음과 의심

DUMMY

아침에 눈을 뜬 해수는, 멍하게 시간을 체크했다.

“이크! 늦었어!”


어젯밤 늦게까지 자료를 살펴보다 보니, 해수는 늦게 일어나고 만 것이었다.

서둘러 준비하고 나왔다.

밖에서는 이미 일행 모두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허! 이제 너무 적응된 건가?

벌써 지각이라니 말이야!”

데이비드는 웃으며 말했다.


“아! 미안! 미안!

어제 자료를 보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었네.”


“출발이 늦는 건 페널티는 없지만···.

우리가 작업할 시간이 줄어서 불리해져요.”

연서는 다소 불만스럽게 말했다.


“아! 다음부터 이런 일은 없을 거야.”

“알았어. 오늘은 처음이니 눈감아 주지. 자 얼른 탑승하자.”

데이비드는 드랍 포드에 올라타며 말했다.


드랍 포드에 올라탄 해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어제의 비밀들이 떠올랐다.


‘내색해서는 안 돼!’

해수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말했다.


“어제는 뭐 대단한 내용을 발견했어?”

데이비드는 해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이런저런 광물에 관한 내용들, 장비에 관한 내용들, 외계 생명체에 관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더라고.

읽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라서 말이지.”


“뭐 다른 내용은 없었어?

우리에 관한 내용이라든지······”


“어제 자세히도 못 봤어.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말이지.

그런 내용은 없는 거 같던데?”

“다행이군.”

데이비드는 의미심장하게 말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마후는 같은 자세로 꼿꼿이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연서는 고개를 떨구고 잠이 들어 있었고, 데이비드도 뒤편으로 고개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로건이 있을 때도 이런 분위기였을까?’

순간 해수는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쿵! 쿵!”

드랍 포드는 무사히 도착했다.


[미션 : 갤럭시움 300kg과 네뷸라이트 200kg을 채취할 것.

보조 미션 : 주변 희귀 식물체 수집

주의 사항 : 막테라이드 출몰 지역

보상 : 현시세 갤럭시움 1kg당 0.9억 코인

/ 네뷸라이트 1kg당 0.7억 코인 거래]


해수는 미션을 확인해 보았다.

지금까지 해 왔던 미션에 비하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오늘은 미션이 그리 빡세지 않은데?”

“그 아래 추가 미션을 확인해 보세요.”

“추가 미션?”


해수는 다시 확인해 보았다.


[추가 미션 : 외계 생명체의 알 2개를 습득하여 보낼 것 ]


“참내!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별걸 다 구해 오라고 하는군.”

해수가 말했다.


“우주 자원국에서 원하면 다 구해줘야지 뭐.”

데이비드는 장비를 챙기며 말했다.

“설마 요리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해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러게. 그건 도전해 보지 않았네.

외계 생명체의 알이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어.”

데이비드는 웃으며 말했다.


“추가 미션은 실패해도 페널티를 받지 않아요.” 연서가 말했다.

“그럼 빨리 퇴근해도 좋다는 건가?”

“이제 출근했는데 벌써 퇴근할 생각 하는 거야?”


“하지만 외계 생명체의 알을 구하면 보상이 또 엄청나거든.”

“얼마나 받는데?”

“이건 공식적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건 아니라서 가격은 비밀인데.

경험으로는 알 하나당 최소 100억 코인 이상은 받지.

그건 외계 생물체 종에 따라 다르긴 해.”


“도대체 외계 생명체 알은 어디에 쓰는 거야?”

“뭐 연구 목적 아니겠어요?

자원으로 쓰는 건 아닌 것 같구요.”


“위험하지는 않을까?”

해수도 장비를 들고 드랍 포드에서 내리며 말했다.


“복불복이지.

아주 위험한 경우는 포기해도 돼.

그래서 여기에는 페널티가 붙지 않는 거야.”


“조심해! 여기부터는 사막 지역이라 가끔 동굴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도 해.”

데이비드는 내비게이션 드론을 펴며 말했다.


[미션지 델릭스 행성 886_섹션 5광구 사막 지역에 도착하였습니다.]


그제야 해수는 자신이 있는 지역을 확인했다.


어제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정신이 멍해 있긴 했다.

‘이렇게 반응이 느리다면 전투에서 위험할 수도 있겠어.

정신 차려야겠다.’

해수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생각했다.


“어제 잠을 많이 못 잤어요?”

연서는 해수가 걱정되는지 와서 물었다.


“응. 어제 자료를 좀 읽느라.”

“그럼, 각성제를 좀 주입해 줄까요?”

“좋아.

아무래도 전투하기에는 정신이 맑지 않아서 말이야.”


연서는 해수의 헬멧에 메디팩의 호스를 연결하고, 각성 가스를 살짝 주입해 주었다.

숨을 들이마시자 다시 정신 또렷하게 살아났다.

“우주 식물체에서 추출한 성분이라, 인체에 해는 없을 거예요.

만약 또 졸음이 오면 말해주세요.

우리는 위험한 임무를 하고 있으니까요.”

연서는 차분하게 말했다.


갤럭시움과 네뷸라이트 채취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마후는 어제의 코스모석 채취에 실패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거의 독점적으로 갤럭시움과 네뷸라이트를 채취했다.


솔직히 해수는 어제의 자료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로건은 꽤 꼼꼼한 사람이었다.

매일 매일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자세히 기록을 남긴 것이다.


아직 모든 기록을 읽지는 못했지만, 로건이 죽기 전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

바로 데이비드가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려 한다는 기록이었다.

데이비드는 야심이 많고, 팀을 이끌어 가기를 원한다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공로로 우주 자원국의 위원회로 진출하고 싶어 한다는 말이었다.


로건은 이렇게 썼다.

[데이비드는 광물학자도, 전사도, 엔지니어도, 과학자도 아니었다.

그는 다만 자신의 야망을 이루고 싶어 하는 정치가일 뿐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그 말을 읽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그래서 어쩌면 ‘데이비드가 로건을 위험에 빠뜨린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오늘도 마후가 탑이구먼.”

데이비드는 곡괭이로 동굴의 벽을 긁으며 말했다.


“뭐 언제는 안 그랬나?

마후의 채굴 기술은 정말 따라갈 수가 없으니 말이야.”

그리고 도대체 마후는 무엇 때문에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 걸까?


로건의 기록을 읽은 다음부터 해수는 팀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일찍 미션을 끝마친 터라,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외계 생명체의 알은 어디서 구하는 거야?”

“생명체 종류마다 각기 다르긴 한데, 주로 막테라이드의 알이 구하기가 가장 쉽지.”


“하지만 알을 구하러 가려면, 녀석들의 서식지로 들어가야 해요.”

“그 말인즉슨 공격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거구.”


“막테라이드는 이런 사막에서도 사는 거야?”

“녀석이 가장 생존력이 좋아서 어떤 환경이든지 기본적으로 있다고 보면 되지.

물론 환경에 따라 종류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똑같은 막테라이드일 뿐이니까.

성분 분석을 해 보면 영양가도 높고 맛도 좋아서 다른 외계 생명체도 식량이 부족하면 막테라이드를 잡아먹기도 해.”


“같은 종족끼리 말이야?”

“여기 외계 생물체들은 지능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라서 흉측한 동물이나 벌레라는 표현이 맞겠군.

그러니 서로 영역 다툼도 하고 잡아먹기도 하지.”


“도대체 광물은 어디에 쓰는 거야?”

“주로 외계 생물체를 잡기 위한 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들었어.

아무래도 여기 델릭스 행성의 자원도 고갈되겠지.

그러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할 상황도 올 거야.

그렇다면 그곳에도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불가피하게 싸움은 벌어지겠지.

그렇기 위해서는 더 좋은 무기들을 개발할 수밖에 없으니, 광물들이 필요할 거야.”


“델릭스 행성의 자원도 충분치 않은 건가?”

“모든 자원은 유한하니까.

아마 그래도 자원 채취율이 40%는 넘어간 것 같고.

그나마 자원국에서 자원 개발을 통제하고 있으니 그 정도 속도이지.

여기저기 허가가 났다면 어쩌면 1년 안에도 모두 고갈될지도 몰라.”

생각보다 886 행성의 광물 자원은 많지는 않아 보였다.


“그렇다면 일단 자원을 다 채취해 두고, 그것을 잘 보관하는 편이 낫지 않아?”

“그런 생각도 있었던 모양이던데···.

하지만 아무래도 인간들이 보관하고 있는 것보다는 외계 생물체가 보호하고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자세한 내용은 우리는 알 수가 없지.

우주 자원국 위원회에 들어가지 않는 한 말이야.”

데이비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쩌면 모든 자원을 채취해서 보관한다면, 델릭스 행성 도시는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쁜 의도를 가진 자들에게 빼앗길 수도, 혹은 외계 생명체의 습격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 자원들을 탈취하기 위한 도적들이 들끓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위험한 채취를 해야만 한다는 거군.

“잠깐 여기에···.”

동굴 안 사막을 걷다 보니 연서가 걸음을 멈추었다.


사막 한 가운데 금속의 파편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드랍 착륙에 실패하고 폭발해 버린 것 같아요!”

“금속을 보니, 비교적 최근의 일이야.”


금속의 페인트도 아직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가끔 이렇게 몰래 채굴해 가려는 놈들이 있기는 한데 워낙 위험한 일이라 말이지.”

“드랍 착륙의 실패라···.”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출퇴근하는 드랍 포드의 기술도 따지고 보면 평범한 기술은 아니었다.


금속을 분석하던 연서가 말했다.

“금속 성분을 분석해 보면 아노스 팀들이 분명해요.”

“그 녀석들, 도대체 착륙을 성공한 적이 없네.

모두 착륙시키다가 죽일 셈인가?”


걷다 보니 깨어진 헬멧 안에 든 썩은 시체의 모습이 보였다.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걸 보니, 착륙할 때 튕겨 나간 것 같았다.


일행은 시체를 시체 전용 진공 팩에 넣었다.

그리고 모래를 파서 정중하게 시신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모래바람에 휩쓸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주는 게 예의지.”

그리고 시체를 가운데 두고 네 방향으로 서서, 곡괭이를 꽂고 각자 기도하기 시작했다.

해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들만의 문화라고 생각되어 따라 했다.


그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이번에는 오른쪽 다리가 잘린 시체가 발견되었다.


“이건 아마도 ···.”

연서는 말을 잇지 못했지만 대충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외계 생명체에게 뜯겨서 죽은 것 같았다.

팔의 뼈도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그리고 다리 한쪽의 뼈가 없는 것을 보면, 다리를 물린 채 수십 미터를 이끌려 왔을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외계 생물체가 달려다 보니 지면에 쓸려서 뼈가 으스러졌던 것으로 보였다.


“막테라이드 짓이 분명해요.”

해골의 난 이빨 자국을 살펴보던 연서가 말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막테라이드가 있을 것 같은데.”


“유인체를 발사해 볼까요?” 연서가 물었다.

“아니. 아직은 쭉 따라가 보는 게 좋겠어.

웨이브 러시가 시작되지 않으면 도대체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으니 말이야.

어쩌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개체가 있을 수도 있잖아.”


“그렇긴 해요.

우리는 외계 생물체의 알만 노리면 되니까요.”


그 순간 사막 너머로 넓은 언덕이 보였다.

그곳에는 모래가 없는 희한한 진홍빛 언덕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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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3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6 1 12쪽
30 델릭스 도시 24.08.17 57 2 12쪽
29 호출의 이유 24.08.16 60 2 11쪽
28 긴급 호출 24.08.15 59 2 11쪽
27 퇴사 24.08.14 74 2 11쪽
26 비밀 24.08.13 60 2 11쪽
25 화염 24.08.12 65 2 11쪽
24 까다로운 상대 24.08.11 68 2 11쪽
23 새로운 장비 24.08.10 70 2 11쪽
22 주사위는 던져졌다 24.08.09 71 4 12쪽
21 첫 휴일 24.08.08 89 3 12쪽
20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24.08.07 85 4 12쪽
19 보이지 않는 것들 24.08.06 87 6 11쪽
18 미끼 24.08.05 87 6 11쪽
17 신무기 24.08.04 95 7 11쪽
16 개척 24.08.03 100 8 12쪽
15 퍼즐의 과거 24.08.02 112 8 11쪽
14 의심 24.08.01 115 6 11쪽
13 알 빼기 24.07.31 119 7 12쪽
» 믿음과 의심 24.07.30 133 9 11쪽
11 퇴근후 24.07.29 132 8 12쪽
10 보호 본능 24.07.28 139 11 12쪽
9 막강한 괴생명체 24.07.27 145 9 12쪽
8 돌연변이 개체 24.07.26 151 11 12쪽
7 첫 퇴근 24.07.25 172 13 12쪽
6 생사를 건 싸움 24.07.24 183 13 11쪽
5 위기 24.07.23 187 11 11쪽
4 첫 미션 24.07.22 205 12 11쪽
3 첫 출근지 +5 24.07.21 23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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