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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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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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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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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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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첫 퇴근

DUMMY

익스플로더스 눈에 박힌 그래플링 훅의 화살촉으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익스플로더스의 눈물인가?’하는 생각이 해수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눈물은 연서의 눈물을 떠올리게 했다.


[인간의 눈물은 특이한 현상이죠.

보통 눈물은 눈을 보호하기 위한 작용입니다만 인간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더 많이 사용하거든요.

누군가 당신을 보고 울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에 대해 많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의미하죠.]


우주선에서 배웠던 인간의 감정에 대해 떠올랐다.

해수는 우주선에서 눈물을 흘려본 적은 없었지만, 눈물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었다.


해수의 아련한 기억 속에서 자신이 4살때였다.

우주선에 자신을 태워 보낼 때 흘리던 어떤 여자의 눈물.

그 여자도 인큐베이터 속에 해수를 눕히며 울고 있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어머니의 눈물이었다.


해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지구에서의 장면은 그것 하나였다.

‘왜 나를 우주선에 태워야 했을까?’

우주선에서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물었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눈물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백 개의 이유보다 강력한 이미지였다.

그리고 강력한 이미지는 연서의 눈물을 통해 되살아났다.


해수는 정신을 차리고 그래플링 훅의 철사로 익스플로더스의 목을 휘감았다.

그리고 손에 나이프를 쥐고 익스플로더스의 날개를 쭉 잘라내기 시작했다.

잘려진 날개는 거대한 연처럼 나풀거리며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날개를 잃은 익스플로더스는 빙글빙글 돌며 지면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해수는 익스플로더스의 목에 감긴 그래플링 훅을 당겨 익스플로더스의 추락 지점을 스팅테일리언이 몰려 있는 곳을 조종했다.


“우르르 쾅! 퍽! 퍽! 퍽!”

스팅테일리언의 무리 속을 곤두박질친 익스플로더스는 나뒹굴어 스팅테일리언들을 압사 시키고 있었다.


“퍽! 퍽!”

스팅테일리언들이 사방으로 튕기며 터져 나가는 통에 해수의 온몸은 초록색 액체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키이익!”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익스플로더스는 초록색 액체로 뒤덮인, 남은 한쪽 날개로 힘을 잃은 듯이 퍼덕거렸다.


해수가 그래플링 훅의 버튼을 누르자, 그래플링 훅은 더욱 익스플로더스의 목을 조였다.


“고통스럽지 않게 죽여주지.”

해수는 한 손으로 그래플링 훅을 쥐고 한 손으로 곡괭이를 쳐들어 익스플로더스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쾅!”

단단한 외피에 상처가 났다.

“쾅!”

다시 한번 내리치자 깊게 파이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외피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좀 더···. 좀 더···.


해수의 곡괭이질은 멈출 줄 몰랐다.

“퍽!퍽!퍽!”

이윽고 외피가 벗겨져 나가고, 초록색 액체가 담긴 연한 피부가 나타났다.


“연서야! 크라이오건 좀 줘.”

익스플로더스의 머리 위에 선 해수가 말했다.


연서는 크라이오건을 던져 주었다.

크라이오건을 받은 해수는 초록색 액체가 담긴 피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슈익!”

하며 냉기가 타고 흘러 익스플로더스의 머리는 단단하게 얼었다.

그리고 딥코어 라이플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쩌억!” 소리와 함께 탄환은 익스플로더스의 머리에 단단히 박혔다.

그리고 얼어버린 익스플로더스의 머리는 유리가 산산조각 나듯이 “와장창!” 깨져 버렸다.



이윽고 미세한 진동이 있고 난 뒤에 익스플로더스의 온몸은 힘없이 지면에 쓰러졌다.


[웨이브 러시가 종료되었습니다. ]

드디어 헬멧으로 메시지가 떴다.

그래플링 훅을 풀어 주머니에 챙겨 지면으로 내려온 해수는, 모두 놀라는 표정을 느꼈다.


“어떻게···.?”

연서는 놀란 눈으로 해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어제 들어온 신입이 익스플로더스를 잡았다고?”

데이비드는 놀라서 입을 벌리며 말했다.


마후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확실히 놀라는 표정이었다.

이제 조금씩 미묘하게 변하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뭐해?

다들 퇴근 준비해야지.”

해수는 담담히 말했다.


그 순간 냉동이 풀린 익스플로더스의 머리에서 초록색 액체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지면을 타고 퍼져 나가는 녹색의 액체는 암석들을 녹이기 시작했다.


“저렇게 초록색 액체가 뿜는 것이 싫어서 얼려놨더니만···.”

해수가 말하는 사이에 하늘에서 거대한 굉음과 함께 재보급 포드가 내려왔다.

“쿵!”

그러고는 익스플로더스의 머리에 박혀 뿜어져 나오는 액체를 막아 버렸다.


“좋네.

지금 재보급 포드가 와서···.”

해수는 웃으며 데이비드, 마후에게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이거 신입이 아닌데?

경력자도 아니고.

지구에서 레전드를 보냈구먼.”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야.

오늘이 첫 출근인데 뭐.”


“하긴 28년동안 우주선에 태워 보낼 정도면 보통 사람은 아닐꺼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대단한데?”

데이비드는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드랍 포드가 도착했습니다.

퇴근 시간 5분 전입니다. ]


팀원들과 드랍 포드로 걸어가며 해수도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나는 누구지?’

생각해 보아도 지구에서 왜 자신을 델릭스 행성으로 보냈는지 알지 못했다.


***


끈적이는 초록색 액체를 피해 조심스럽게 방호복을 벗고 해수는 샤워실로 들어섰다.

“쏴아아!”

아침과는 달리, 물줄기는 오랫동안 해수의 몸을 씻겨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염량에 따라 샤워 시간이 자동으로 달라지는 것 같았다.

간간이 묻은 진득한 녹색 액체는 한참을 씻어내야만 벗겨져 나갔다.

아주 소량이었으나 벗겨 내기가 힘들었다.


몸에 묻은 것은 별로 없지만, 혹시 모를 외계 생명체의 바이러스에 대비해 샤워 시간은 길게 주어졌다.


하지만 모르핀 헤더나이트의 효과가 다 되었는지 서서히 온몸에 통증이 몰려왔다.


“으···.. 윽”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갑자기 고열과 근육통으로 해수는 침대에 쓰러지고 말았다.


***


정신을 차리자, 의료실에 눕혀져 있었고 옆에는 연서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새벽 2시.


해수는 연서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손이 투명한 유리막에 닿았다.

그제야 자신이 회복실 인큐베이터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큐베이터의 덮개를 두드리자 진동 소리에 연서는 놀라며 일어났다.


“나 좀 꺼내 줘!”


“아직 해독중이에요.

여기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 돼요.”


“그럼 너는 들어가서 편하게 자.”

해수는 불편하게 졸고 있는 연서를 보며 말했다.


“난 괜찮아요.”

연서는 말했지만, 얼굴에는 졸음이 가득했다.

그렇게 종일 일했는데 피곤한 게 당연했다.


“난 정말 괜찮으니까 들어가서 자.

내가 불편해서 그래.”

해수는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또 출근해야 하잖아.”

그 말에 연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손인사를 하며 나갔다.


넓은 회복실.

그 안은 우주선과 비슷했다.

28년 동안 갇혀 있었던 우주선 말이다.

그래서 인큐베이터 안이 낯설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고향처럼 편안한 느낌이었다.


어느덧 잠이 들었다가 깨자, 아침이었다.

회복 과정은 모두 끝났는지, 일어났을 때는 인큐베이터의 덮개가 열린 상태였다.


“컨디션은 좋은 걸.”

일어난 해수는 목을 움직이며 말했다.

“뚜두둑! 뚜뚝!”

소리가 나긴 했지만, 몸은 가뿐해져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 데이비드와 마후, 그리고 연서는 이미 출근 복장이었다.

“몸이 안 좋으면 오늘은 쉬어도 돼.”

데이비드가 말했다.


연서는 잠을 설쳐서 인지 약간 졸린 눈을 하고 있었다.

“아니야. 몸은 많이 괜찮아졌어.

나도 출근 해야지.”

해수는 개인실로 들어가 복장을 챙겨서 나왔다.


“아니에요.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연서가 말했다.


“오히려 연서가 쉬어야 될 거 같은데?”

해수는 찡긋 웃어 보이며 헬멧을 썼다.


“좋아! 그럼, 이제 출근하자고!”

데이비드는 활기차게 외쳤다.


“정말 괜찮겠어? 어제 잠을 잘못 잔 거 같은데?”

해수는 연서의 곁에 서며 말했다.


“음. 어제 걱정이 돼서 잠을 못 자긴 했어요.”

“내 걱정 때문에?”

연서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헬멧을 착용했다.


또다시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철제 난관을 오르며 드랍 포드로 올라섰다.

“오늘도 어제 같은 활약 부탁할께.”

데이비드는 기분이 좋은 듯 해수를 보며 웃었다.


헬멧 안으로 메시지가 떴다.


[미션 : 코스모 석 300kg과 갤럭시움 600kg을 채취할 것.

보조 미션 : 주변 희귀 식물체 수집

주의 사항 : 프레토리안트 출몰 지역

보상 : 현시세 코스모석 1kg당 3억 코인

/ 갤럭시움 1kg당 0.95억 코인 거래]


“프레토리안트라···”

데이비드는 미션 메시지를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왜 문제라도 있어?”

해수가 물었다.


“프레토리안트는 방어력이 좋은 외계 생명체라서 좀 처치하기가 까다롭거든.”

“어떤 면이 까다로운데?”

“가 보면 알아.

말로 설명하긴 힘들거든.”


화염과 진동 속에서 드랍 포드는 출발하기 시작했다.

“쿠르릉”


[미션지 델릭스 행성 886_섹션 5광구 거인의 돌산지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쿠쿵!”

이제 해수는 드랍 포드의 계기판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지하 350m의 그리 깊지 않은 곳이었다.


델릭스 886 행성의 내부는 동굴로 이루어진 곳이 많았다.

도착한 곳에서 장비를 챙겨서 내렸다.


데이비드는 해수에게 냉각 수류탄을 건네주었다.

“아마 프레토리안트를 상대하려면 이게 있어야 할 거야.

프레토리안트는 화염을 뿜는 외계 생명체거든.

녀석들에게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위급할 때는 자신에게 사용해서 화염을 방어할 수도 있어.”


화염종 외계 생명체라···


“기본적으로 방호복은 내열성이니까 타 죽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너무 오랜 시간 화염에 노출되면 위험할 수도 있어.

이동 중에, 날카로운 곳에 걸려 방호복이 찢어진다면 화상은 각오해야 할 거야.”


데이비드는 걱정이 된다는 듯이 주절주절 이야기했다.


화염종에 대한 내용이라...

28년간 우주선에서 배운 내용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화염을 방어할 수 있는 완벽한 방어구는 아직 없는 건가?’


해수의 머릿속에는 화염을 막아줄 아이템들이 주르륵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장비 배낭을 살펴도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데이비드를 필두로 해서 모두 천천히 걸어 나갔다.

조금 걸어 나가자, 왜 지형의 이름이 ‘거인의 돌산’ 인지 알 수 있었다.


동굴 내부에는 거대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거대한 석상 같은 돌산이 펼쳐져 있었다.

참으로 사람이 서 있는 것처럼, 빽빽하게 돌산이 솟아 있었다.


일행은 좌우에 수직으로 뻗은 돌기둥을 지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갤럭시움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

1km 이내에 도착할 거야.”


“그럼, 오늘 일찍 퇴근할 수도 있겠네요?”

연서는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래. 아마추어처럼.

빨리 끝나도, 우린 드랍 포드 오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농담이에요. 농담.”


“하지만 코스모석은 아직 지형 스캐너에 감지 되고 있지 않아서 말이지.”

“늘 그렇잖아.

그런 고가의 암석들은 쉽게 드러나지가 않지.”

마후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돌기둥 사이를 지나자 갤럭시움에 둘러싸인 암석 기둥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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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긴급 호출 24.08.15 59 2 11쪽
27 퇴사 24.08.14 73 2 11쪽
26 비밀 24.08.13 58 2 11쪽
25 화염 24.08.12 65 2 11쪽
24 까다로운 상대 24.08.11 68 2 11쪽
23 새로운 장비 24.08.10 69 2 11쪽
22 주사위는 던져졌다 24.08.09 70 4 12쪽
21 첫 휴일 24.08.08 88 3 12쪽
20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24.08.07 84 4 12쪽
19 보이지 않는 것들 24.08.06 87 6 11쪽
18 미끼 24.08.05 87 6 11쪽
17 신무기 24.08.04 94 7 11쪽
16 개척 24.08.03 100 8 12쪽
15 퍼즐의 과거 24.08.02 112 8 11쪽
14 의심 24.08.01 115 6 11쪽
13 알 빼기 24.07.31 119 7 12쪽
12 믿음과 의심 24.07.30 132 9 11쪽
11 퇴근후 24.07.29 132 8 12쪽
10 보호 본능 24.07.28 138 11 12쪽
9 막강한 괴생명체 24.07.27 144 9 12쪽
8 돌연변이 개체 24.07.26 151 11 12쪽
» 첫 퇴근 24.07.25 172 13 12쪽
6 생사를 건 싸움 24.07.24 183 13 11쪽
5 위기 24.07.23 187 11 11쪽
4 첫 미션 24.07.22 205 12 11쪽
3 첫 출근지 +5 24.07.21 23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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