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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그림/삽화
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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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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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위기

DUMMY

데이비드는 레이저 스캐너로 지형을 정밀 검색하기 시작했다.


“길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멀리 돌아가야 해.

그러면 아마 퇴근 시간이 되어서 네뷸라이트 암석 채취는 실패할 수밖에 없어.”


“만약 암석 채취에 실패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거죠?”

해수가 물었다.


“페널티를 물게 되어 있어요.

오늘의 수확량에서 실패한 미션 비용을 제하게 되죠.”

“공정하지 않은 거 같은데요.”

해수는 말했다.


“뭐. 윗사람들이 정한 시스템이니 어쩔 수 없죠.”

연서는 암석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그럼, 오늘 네뷸라이트 채취는 실패로 본사에 보고할까요?”

“페널티가 누적되는 건 좋지 않아.

어쨌든 해낼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데이비드는 지형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하필 제로라이트 암석층이라니. “

연서는 아쉬운 듯 말했다.


“제로라이트라···”

해수는 갑자기 우주선에서 교육받은 내용이 기억났다.


[제로라이트는 매우 단단한 암석으로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채취할 수 있다 ······]


순간 해수의 기억 속에는 우주선에서 들어왔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그 교육안에는 살아가기 위한 것들에서부터 해수가 일해야 할 모든 교육이 포함되어 있었다.


“자!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해수는 갑자기 일어나 말했다.

다들 해수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아! 지금 기억이 떠오르고 있어요.

우주선에서 배워 왔던 것이.

연서는 제로라이트를 부숴야 할 만큼 조금씩 드릴로 파주세요.

드릴의 날은 갤럭시움으로 만들어야 해요.

드릴 날을 제작하는 거, 데이비드가 가능하죠?”


어리둥절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데이비드와 연서.

평소에도 암석을 캐다 보면 드릴 날의 손상이 많았다.

그래서 작은 단위의 암석은 가공할 수 있는 장비는 엔지니어인 데이비드가 챙겨 다니고 있었다.


데이비드는 장비를 꺼내 갤럭시움 작은 원석을 넣었다.

원석은 열과 융해액에 담겨 거품을 내며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녹여낸 광물의 불순물을 거르고 그것을 드릴 날 틀에 채워 넣으면 간단하게 드릴 날이 완성되었다.


날을 날카롭게 하는 연마 과정을 지나면 더 좋겠지만 아직 그런 기술은 없는 것 같았다.

해수의 머릿속에는 모든 지식이 폭풍처럼 몰려왔다.


금속을 강화하고, 가공하고, 이용하는 법에 대한 지식들 말이다.


“근데 이걸 어떻게 알아···?”

데이비드는 해수에게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우주선 안에서 광물을 이용하는 지식에 대해 습득했어.”

해수는 자연스럽게 말을 놓았다.


“역시 로건 대신 본사에 우리가 요청한 사람이니 다르군.

처음에는 신입인 줄 알았는데 경력직이었어.”


“아!

아직은 현장경험이 많지 않아 부족해.”


해수는 자신이 팀에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만족했다.


하지만 우주선에서 배운 지식이 맞는지 아닌지는 아직 검증된 적이 없었다.


갤럭시움의 드릴 날을 바꾸고 연서가 출력을 높이자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맹렬히 날은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자 갤럭시움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자기 강화 금속.

갤럭시움이 고가에 팔리는 이유였다.


여기 광물을 채취하는 팀원들은 광물을 이용하는 법을 몰랐다.

그저 채취할 뿐이었다.


사실 광물을 이용하는 법은 우주 자원국의 비밀 중에서도 일급비밀로 취급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소수의 사람 외에는 알 수가 없었다.


만약 그렇게 광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길 우려 때문이었다.

지구가 황폐해졌듯이 말이다.


공식적인 역사 기록으로는 지구는 2153년에 한 번 망할 위기에 처했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리튬, 코발트 및 희토류를 포함한 희귀 광물이 고갈되어 갔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구는 각국의 자원협정으로 인해 가까스로 전쟁을 멈추었지만 이미 사라진 나라도 많았다.


게다가 자원의 소유권을 가진 국가들과 그렇지 않은 국가들의 빈부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식량과 자원, 에너지의 부족으로 지구는 그렇게 황폐해졌다.

그리고 그때부터 각국은 우주의 자원 탐사를 시작하기에 이른 것이다.


빛을 내는 갤럭시움은 제로라이트에 조금씩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아까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만약 갤럭시움을 강화할 수 있었다면 손쉽게 뚫렸겠지만, 아직 그 단계의 기술은 무리였다.


깊게 홈이 파여진 제로라이트.

“이제 어떻게 해야 해?”

데이비드는 조심스레 물었다.


구멍을 뚫었지만, 여전히 이렇게 해서는 퇴근 시간까지 네뷸라이트에 도착할 수 없었다.


해수는 조용히 딜리버리 로봇을 불러 아까 조심스럽게 담아둔 스팅테일리언 몸체에 호스를 꽂아 초록색 액체를 받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취한 초록색 액체를 뚫린 구멍에 채워 넣고 연서에게 말했다.


“크라이오건으로 저기 부분을 냉각시켜 봐요.

-100도 이하로 냉각시켜야 해요.

절대온도까지 도달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런 것쯤은 간단하죠.”

연서는 크라이오건을 꺼내 들고 초록색 액체가 담긴 구멍을 급속하게 냉각시켰다.


그러자 “쩌억!” 하고 제로라이트는 갈라지기 시작했다.

갈라진 틈에 다시 스팅테일리언에서 추출한 액체를 붓고 다시 냉각을 반복했다.

그러자 “쩌억!” 갈라진 틈들은 이어졌다.


“이제 마후가 손으로 쳐도 부서져 내릴 거야.”

마후는 말없이 다가가 곡괭이로 내리쳤다.


그러자 “우드득” 하며 제로라이트가 떨어져 나가며 좁은 통로는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넓어졌다.


“우와! 대박인데?.”

좀처럼 말이 없던 마후도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며 말했다.


“자 다들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서두릅시다!”

해수는 갑자기 자신감이 치솟았다.


‘그래. 우주선에서 28년의 세월은 허송세월이 아니었어.’

그렇게 생각이 들자, 광물 채취하는 일이 즐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자만하기는 일러.

전투하기는 아직 실력이 모자라.’

하지만 해수는 자신이 배워 온 교육의 일부만 재생했을 뿐이었다.


“이쪽으로!!”

침체되어 있던 팀 분위기는 갑자기 활기를 띠었다.

지금까지는 제로라이트 층을 만나면 크게 우회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방법이 있었다는 것에 마후와 연서, 데이비드는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네뷸라이트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람이 닿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거리상 30m는 높은 동굴의 천장에 노출되어 있었다.


“퇴근까지 시간은 얼마나 남았지?”

“이제 겨우 두 시간 정도에요.”

“드랍 포드가 목표지점까지 도달할 시간이 두 시간 정도라는 거군.”


이들이 퇴근 시간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드랍 포드가 도착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었다.


드랍 포드가 팀원들이 있는 곳까지 오려면 지층을 뚫어야 하는데 거대한 드랍 포드가 작동되면 외계 생명체는 그 진동을 듣고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노동법 규정상 중력적응 및 과도한 채취를 막기 위해 퇴근 시간은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었다.


그 규정이 없던 시절 광물 채취에 욕심을 부리던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갔기 때문이었다.

혹은 길을 잃거나 에너지를 모두 소모해서 통신이 끊기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두 시간 내로 네뷸라이트 600kg을 채취해야 했다.

데이비드는 집라인 발사기를 네뷸라이트 근처에 발사했다.


작살처럼 날아간 로프는 네뷸라이트 근처로 꽂혀 집라인 운반기를 설치했다.

“마후 부탁해!”

데이비드는 마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마후는 묵묵히 집라인 로프에 전동고리를 걸고 네뷸라이트가 있는 곳까지 높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찌이잉”


점점 멀어져 가는 마후는 작은 점이 되어 공중에 매달려 네뷸라이트를 채취하기 시작했다.


“깡! 깡!”

넓은 동굴 안은 마후의 곡괭이질 소리로 가득했다.


마후가 조각낸 네뷸라이트 원석 덩어리는 바닥으로 떨어져 “쿵! 쿵!” 하며 진동을 만들어 냈다.


그 순간 메시지가 들려왔다.

[웨이브 러시가 시작됐어. 조심해!]


네뷸라이트 채취는 이미 450kg을 넘어서고 있었다.

“으, 좀만 더 채취하면 되는데 말이지.”

데이비드는 초조하게 마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순간 저 멀리에서 진동이 들려왔다.

이제 해수 역시 그 진동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스팅테일리언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데이비드는 사방을 모니터링 하며 외계 생물체의 개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스팅테일리언 107마리야. “

데이비드는 디스플레이에서 눈을 떼며 말했다.


“탄약은 있어?

아니면 재보급 포드를 불러야 할까?”

데이비드는 연서에게 물었다.


“글쎄요.

간당간당하긴 한데 타이밍만 좋으면 재보급 포드를 안 불러도 될 거 같은데요.”


“재보급 포드를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

해수는 자신의 탄약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며 말했다.

백여 발 남짓 남은 탄약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재보급 포드를 부르려면 가격이 좀 센 편이에요.”

연서가 말했다.


“1인당 4,000코인씩 들어요.”

만약 임무를 완수해도 주어지는 코인의 양은 적아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재보급 포드를 부르면 그 진동에 외계 생명체들이 더 몰려올 수도 있고요.

되도록 안 부르는 것이 좋긴 해요.”


“일단 지금 가진 탄약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

마후는 거의 탄약을 사용하지 않았으니까.”


데이비드의 말에 왜 마후가 도끼로 외계 생명체를 상대했는지 해수는 깨달았다.


네뷸라이트 채취는 이미 550kg에 도달해 있었다.


“좋아.

본부에 위치를 전송해 줘.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도록.”

데이비드는 연서에게 말했다.

“네!”


“잠깐! 이건 기분이 좋지 않은데?”

데이비드는 지면에 손을 대어 보더니 말했다.


그리고 연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 진동은 익스플로더스야!”

“네? 여긴 익스플로더스 서식지가 아닌데요.”

“아냐. 분명해. 이 진동말야.”

데이비드는 일어나 마후에게 소리쳤다.


“마후! 그만 내려와야 해.

익스플로더스가 출현했어.”


그 순간 땅에는 “쾅!” 하는 진동이 났다.

집라인의 로프는 크게 휘청이더니 물결모양으로 파장이 타고 마후에게 향하고 있었다.


“젠장!”

데이비드는 놀라 천장을 바라보며 마후가 있는 쪽을 달려갔다.


순식간에 로프가 휘청거림으로 인해 마후는 고리에서 손을 놓치고 떨어졌다.


“으악!!”


마후의 비명소리가 동굴 안에 가득했다.

데이비드는 얼른 플랫폼 발사기를 꺼내 지상에 푹신한 쿠션을 만들었다.


노란 폼은 말랑말랑하게 넓게 펴져서 마후의 추락 지점에 설치되었다.

“으악!”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익룡 닮은 외계 생명체가 떨어지는 마후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움켜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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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주사위는 던져졌다 24.08.09 70 4 12쪽
21 첫 휴일 24.08.08 8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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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보이지 않는 것들 24.08.06 87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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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믿음과 의심 24.07.30 132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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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보호 본능 24.07.28 138 11 12쪽
9 막강한 괴생명체 24.07.27 144 9 12쪽
8 돌연변이 개체 24.07.26 151 11 12쪽
7 첫 퇴근 24.07.25 171 13 12쪽
6 생사를 건 싸움 24.07.24 183 13 11쪽
» 위기 24.07.23 187 11 11쪽
4 첫 미션 24.07.22 205 12 11쪽
3 첫 출근지 +5 24.07.21 23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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