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광물회사에 취업했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새글

펜타토닉
그림/삽화
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최근연재일 :
2024.09.18 23:0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4,963
추천수 :
251
글자수 :
320,833

작성
24.08.03 23:00
조회
100
추천
8
글자
12쪽

개척

DUMMY

앤더슨 대령은 소중하게 간직하던 시가를 꺼내, 불을 붙이며 말했다.


“처음에는 지구에서 젊은 학자를 보낸다고 하기에 시답지 않게 생각했지.

근데 지금 보니 왜 지구에서 자네를 보냈는지 알게 되었네.

자네의 눈빛은 정말 야수 같구먼.

정말 특이해. 자네는 훌륭한 군인이 되었을 걸세.”


“칭찬 감사드립니다.

지구에서는 1~2년 쓸 수 있는 자원을 끌어모아 저를 파견한 것입니다.

저는 그 사명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지구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곳에 온 거죠.

결코 저는 코인이나 명예나 권력을 탐하지 않습니다.

설령 저의 죽음에 비석 하나 세워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는 제 갈 길을 가겠습니다.

인류를 살리기 위해 군인이 되라면 군인이 될 것이고

학자가 되라면 학자가 될 것이고

정치가가 되라면 정치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외계 생명체가 득실거리는 886_행성을 정복하고 자원 광물을 획득해야만, 인류가 여기서 성공적인 정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다시피 여기 7섹션은 살기는 가장 좋으나 식량과 물 외에는 자원 광물이 빈약하니까요.”


“똑똑한 친구로군.

물심양면으로 자네를 돕겠네.

자네의 말대로 지원하도록 하지.

나 역시 나이가 많아서 이제는 후계자를 생각하고 있네.

자네도 그 명단에 넣어두겠네.”


“과찬입니다.

그나저나 지구의 소식은 들으셨습니까?”


그 질문에 앤더슨 대령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자주 보고를 접하고 있지만 매번 좋지 않은 소식들뿐이야.

이곳 사람들이 동요할까봐 알리지는 않고 있네.

여긴 아직 활기차거든.

하지만 아직 치안을 완전하게 정비할 수가 없었네.

그저 작은 도시국가 같은 규모이지.


인구가 늘어나면 더 많은 것들을 정비해야 할 테지만, 아직은 도시 건설하기도 버거워서 말야.

지금 지구에서는 파송자 명단을 추리고 있네.”

“파송자 명단이라면···.”

“지구는 거의 끝난 거지.

여기로 이주시킬 인원들을 선별하고 있네.”


“규모는?”

“그것도 자원이 부족해서 좀 논란이 있는 모양이야.

그래도 대략 수천 명은 생각하는 것 같네.”


로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방주 프로젝트는 이전부터 들어와서 알고 있었다.


그야말로 지구를 버려야 할 정도가 되면 실행되기로 한 프로젝트였다.

바로 그 프로젝트를 지원할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지구에서 로건의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제 지구는 정말 끝인가 보군요.”

“몇 가지 재건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델릭스의 자원도 도시 건설에 부족한 이유로 지구로 보낼 수는 없었지.”

“다른 곳에 정착한 행성은 어떻게 되었나요?”

“세 군데가 양호해.

퀴라 행성, 제뉴스 행성, 그리고 헤카테 행성지구.

여기 세 군데가 가장 잘 정착하고 있는 것 같더군.

다른 행성들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모양이더군.

아리온 행성은 델릭스 행성보다 먼저 정착했으니, 자네도 잘 알리라 생각하네.”


이후 몇 가지 얘기를 나눈 후에 로건은 거리로 나왔다.

아직은 엉성한 도시의 모습이었다.

마치 중세로 돌아간 듯 도로에는 돌을 잘라 깔아두었고, 집들은 진흙으로 지어진 독특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골목길을 돌자 어린 소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음을 느꼈다.

허름한 옷차림과 부스스한 머리를 보자, 소매치기 아이인 것을 알았다.

로건은 골목을 돌아 벽에 숨었다.

그러자 아이는 로건이 사라진 곳에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쉿! 무슨 일로 나를 미행하는 거지?”

로건은 소녀를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스라치게 놀란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녀석! 겁은 또 많네.”

로건은 아까부터 자신의 시계를 쳐다보고 있던 아이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다.


“이 시계 가질래?”

그 말에 소녀는 울음을 그쳤다.

“정말 줄 거예요?”


“근데 조건이 있어.”

“뭔데요?”

아이는 달라는 표시로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랑 같이 가면 너를 잘 양육해 줄 수 있는데 말이지.”

소녀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아요. 먹을 것만 준다면요···.”

“너 이름이 뭔데···.?”

“X-로하나.”


“부모님은 없어?”

로건의 눈에도 아이는 고아인 것 같았다.

누군가 돌보아 주는 모습은 아니었다.

X-로하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이름을 연서로 바꿔. 유연서”

“왜요?”

“이름 앞에 X는 좋은 의미가 아니야.

이제 너의 이름을 유연서로 바꾸어 줄게.”

그렇게 로건은 X-로하나를 유연서로 부르기 시작했다.


로건은 어디 가나 연서를 자기 딸로 소개했다.

그리고 로건과 연서는 얼마 후에 866_행성 자원 채취 정거장으로 옮겨오게 되었다.


***


연서는 아직도 추억에 잠긴 듯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로건과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보다 여기는 많이 바뀌지 않았어.”

“.....”


연서는 로건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눈물이 글썽거렸다.

“혹시···.”

해수는 조심스레 말했다.


연서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해수를 바라보았다.

“혹시 로건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줄 수 있어?

솔직히 어제부터 데이비드가 의심되긴 해서 말이지.”

“데이비드에게 어떤 의심이 드는데?”

“그가 로건을 죽인 게 아닐까 하구.”


그 말을 들은 연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로건과 데이비드가 사이가 좋지 않기는 했지.

데이비드도 이곳 생활이 지겨웠는지 우주 자원국의 위원회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하지만 로건이 볼 때 데이비드는 능력이 부족했지.”


“.....”

“자신을 좋게 보지 않는다는 걸 데이비드도 당연히 알고 있었고.

그러니 사이가 좋을 리가 없었지.

데이비드가 로건에게 반항적인지는 않았지만 인정받지도 못했어.

데이비드가 로건을 죽인다고?

걔는 그럴 위인이 못 돼.

로건도 가만있지는 않았겠지.”


“그렇다면 내가 괜한 오해를 한 거군.”

“로건이 데이비드를 그리 좋게 본 건 아니었지만 동료로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려고는 했어.

다만 데이비드는 능력도 없이 야망만 컸을 뿐이야.”

“그렇다면 로건은 어떻게 죽게 된 거지?”


“데이비드가 실수하기는 했어.

로건의 말을 듣지 않고 건드려서는 안 되는 외계 생명체의 알을 건드린 거야. 그래서 데빌이 튀어나오고.”

“데빌이라···. 그 영리한 외계 생명체를 말하는 건가?”

“그래. 아마 델릭스 886 행성의 지배자일 거야.

돌연변이 종인데 상대하기는 너무 어렵지.”

“자료를 찾아봐도 없던데···.”

“아마 로건이 죽어서 그 자료들을 입력하지 못했을 거야.

양다리에 달린 낫과 같은 다리는 마치 저승사자처럼 보이게 했지.

게다가 색깔도 아주 검고 거대하지.

원래는 가드그런트 돌연변이종이라고 말씀하셨어.”


연서는 또 기억나는 듯 말을 잊지 못했다.

해수는 더 이상 자세히 묻지 않기로 했다.

일단 데이비드가 로건을 해친 게 아니라면 됐다.

연수가 나간 로건의 작업실에서 해수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며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무기들과 장비들의 특성을 파악하며 연구를 거듭했다.


***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이제는 익숙한 듯이 출근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해수는 팀원들에게 인사했다.


“좋은 아침!”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 안 하던 인사를 하고 말야.”

“글쎄 이제는 좀 적응이 되었다고나 할까?”


“적응될수록 더 고될 텐데 말이지.”

“아니. 오늘은 새로 개조한 무기 좀 테스트하러 가는 거거든.”

해수는 웃으며 말했다.


“장비 개조라···.”

데이비드는 말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군.”


[미션 : 아스트로크리스탈 10,000kg과 루민스타 70kg을 채취할 것.

보조 미션 : 주변 희귀 식물체 수집

주의 사항 : 실드 크러셔 출몰 지역

보상 : 현시세 아스트로크리스탈 1kg당 0.1억 코인

/ 루민스타 1kg당 20억 코인 거래]


“오늘만 일하면 내일은 휴식을 취할 수 있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해수는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휴식하면서 새로운 장비들을 개발할 생각에 즐거워진 것이다.


“근데 루민스타는 뭔데 이렇게 비싼 거야?”

“그게 좀 구하기가 힘들거든.”

“어떻게 힘든데?”

“가보면 알아.”


[미션지 델릭스 행성 886_섹션 5광구 크리스탈 지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한 곳은 일반 동굴이 아니었다.


동굴의 외벽과 중간 기둥석은 모두 투명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석영으로 된 동굴이었다.


“멋지네.”

처음 보는 광경에 해수는 모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크리스탈 중간에 박혀있는 발광석 때문에 은은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발광석의 불빛은 석영의 단면을 따라 동굴 내부를 반짝반짝하게 비추고 있었다.

연서 역시 화려한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다들 조심해야 하는 거 알지?”

데이비드가 지형을 스캔하며 말했다.

“아! 기억났다.

실드 크러셔가 갤럭시움을 먹고 자신 안에 결정체를 만든 것이 루민스타였어.”

해수는 생각난 듯 말했다.


한번 기억이 나자, 기억은 덩굴처럼 엉켜 나오기 시작했다.

루민스타의 초기 표기법이 라민스타였기 때문에 언뜻 기억나지 않았던 것이다.

루민스타의 결정은 실드 크러셔 안에서 자라기 때문에 반드시 실드 크러셔를 잡아야만 얻을 수 있는 광물이었다.


루민스타는 스스로 발광하는 광물이었다.

그래서 더욱 고가로 취급되는 것이었다.


해수는 어제 제작해 본 외계 생명체 도감을 꺼내보았다.

자신만이 볼 수 있도록 자료를 연동한 것이었다.


[실드 크러셔는 동굴의 천장에 붙어 생활합니다.

갤럭시움을 먹고 발광석으로 만들기 때문에 어두운 동굴에서 보면 별이 빛나는 것과 같아서 루민스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실드 크러셔는 흡착 혓바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긴 혀로 지상의 먹이를 낚아채 공중으로 끌어올립니다.

이때 혀로 먹이를 끌어들여 입으로 분쇄해 버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혓바닥의 가시는 먹이를 마비시키는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흠···만만치 않은 상대가 되겠군.’

해수는 생각했다.

온 몸체가 석영처럼 단단한 외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길게 늘어진 끈끈한 혀에 감기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


데이비드를 따라 팀원들은 이동하고 있었다.

“우선은 아스트로 크리스탈부터 채취하자.”

해수가 말했다.


가격이 낮은 광물은 채취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명한 크리스탈석 중에서도 빛이 별처럼 빛나는 암석이 있었다.

이 광물은 발광석은 아니었으나 빛을 받으면 아름답게 반사했다.


하지만 강도가 좋은 편은 아니라서 무기 제조에 쓰이기보다는 일반 사람들의 인테리어 조명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 광석의 쓰임을 잘 모르나 봐.”

해수가 연서에게 말했다.

“정말?”


“응. 아스트로 크리스탈을 가루로 만들어 2,000도 이상의 반응기에서 추출하면 엄청난 위력의 화약을 제조할 수 있거든.

그 외에 쓰임이 많은 데 가공할 줄 모르는 것 같아.”

“그래?” 연서는 놀란 듯 말했다.


“여기가 아스트로 크리스탈이 있는 곳이야.”

데이비드가 말했다.

순간 “와장창!”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저 멀리에서 무엇인가 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외계행성 광물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4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6 1 12쪽
30 델릭스 도시 24.08.17 58 2 12쪽
29 호출의 이유 24.08.16 61 2 11쪽
28 긴급 호출 24.08.15 60 2 11쪽
27 퇴사 24.08.14 75 2 11쪽
26 비밀 24.08.13 60 2 11쪽
25 화염 24.08.12 65 2 11쪽
24 까다로운 상대 24.08.11 69 2 11쪽
23 새로운 장비 24.08.10 70 2 11쪽
22 주사위는 던져졌다 24.08.09 71 4 12쪽
21 첫 휴일 24.08.08 89 3 12쪽
20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24.08.07 85 4 12쪽
19 보이지 않는 것들 24.08.06 88 6 11쪽
18 미끼 24.08.05 88 6 11쪽
17 신무기 24.08.04 95 7 11쪽
» 개척 24.08.03 101 8 12쪽
15 퍼즐의 과거 24.08.02 112 8 11쪽
14 의심 24.08.01 115 6 11쪽
13 알 빼기 24.07.31 119 7 12쪽
12 믿음과 의심 24.07.30 133 9 11쪽
11 퇴근후 24.07.29 133 8 12쪽
10 보호 본능 24.07.28 139 11 12쪽
9 막강한 괴생명체 24.07.27 145 9 12쪽
8 돌연변이 개체 24.07.26 151 11 12쪽
7 첫 퇴근 24.07.25 172 13 12쪽
6 생사를 건 싸움 24.07.24 184 13 11쪽
5 위기 24.07.23 187 11 11쪽
4 첫 미션 24.07.22 206 12 11쪽
3 첫 출근지 +5 24.07.21 239 1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