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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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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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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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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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2)

DUMMY

역모(2)


“저, 전하. 아직 역모를 진압하지도 않았는데 삼족을 잡아 효수하는 것은...”


(쾅!!)


“그럼 저 역도들을 두고 보자는 말인가!!”


한 대신의 말에 이순이 다시 한번 주먹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


이순의 외침에 겨우 용기를 내 말한 대신은 허리를 더욱 숙였다.


‘...아빠?’


난 내 아버지를 긴 시간 동안 본 적 없다.


어린 시절에 보기는 했지만 이후 유럽으로 도망가듯 유학을 떠났고 돌아오고는 원산 김씨와 붙어 먹느라 같이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도 못했다. 그리고 안동 조씨의 견제로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내 아버지는 화가 워낙 없고 성격이 유하시다. 즉 권세를 얻고 싶어하는 세도가문에게 휘둘리기 가장 좋은 왕이란 거다.


그런데......저런 모습은 너무 낯설다.


뭐지? 이중인격? 지킬 앤 하이드? 나 몰래 빙의했나?


“전하, 이조판서의 말대로 역도들의 처벌은 저들의 반역을 모두 진압한 이후 처벌을 하여도 늦지 않을 겁니다”


“...좋다. 병조판서는 지금 당장 병력을 구성하여 저 반역도당들을 섬멸하라!”


“예! 전하!”


아무래도 조병국은 자신이 타야 할 줄이 어디인지 확신이 선 듯 보였다.


결국 저들이 내 걸 명분은 ‘의건대군이 권세와 왕좌를 탐하여 아비와 동생을 핍박했으며 이에 정의로운 뜻으로 봉기한 근왕군’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국왕이 극대노를 했다는 것은 저들은 국왕을 죽이거나 폐위하지 않는 한 성공하지 못한다는 거다.


그런데 현 국왕은 그 어떠한 폐위될 명분이 없다.


즉 역성혁명을 일으킬 것이 아닌 한 저들의 반정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역성혁명 또한 내가 그리도 싫어하는 유림들의 엄청난 반대를 맞서야 할 것이다.


어찌보면 나와 가장 척을 칠 유림이 내가 속한 왕실의 보전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울 사람이란 거다. 매우 모순적인 상황이었다.


“내가 친정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저들을 모두 토벌하라!”


아무래도 아바마마께서 제대로 화가 나신 거 같다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분노한 왕이 나간 정전에서 사람들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병력 차이는 어느 정도입니까?”


국왕은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회의에서 빠졌다. 딱히 반역을 저지할 방도를 가진 것도 아니었기에 대신들에게 권한을 일임했다.


“남한산성에 도착한 속오군의 숫자가 5,000이고 수어청 또한 대략 5,000이니 최대 1만이겠군요”


“1만!”


“어찌 그런...”


“만약 주위 지방에서 반란군이 합류한다면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


“...”


“공격이 아닌 수성을 해야 합니다”


한 신하가 말했다.


“지금 훈련도감과 금위영을 합한다면 병력은 5,000도 되지 않습니다. 병력 차이가 두 배나 됩니다.”


“보안국도 있습니다”


“보안국이요?”


“보안국의 병력은 어느 정도 입니까?”


“1,500입니다”


“1,500이면...”


“도합 6,500 차이는 조금 줄어들었군요”


“차이가 줄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보안국은 이제 설립된지 두어달이 지난 기관입니다. 심지어 정식 군영도 아닌 곳에서 1,500의 전력이 얼마나 크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조병국이 부정적인 의견을 꺼냈다.


“제가 알기로는 보안국 병졸은 창설과 함께 모집된 병력이 반 정도 되지 않습니까? 충분히 훈련이 된 병력은 어느 정도 입니까?”


“...일천여 명 정도 됩니다”


‘......그러니깐 대군이 지금까지 키운 사병 숫자가 1,000명이란 거지?’


‘그렇지’


이산은 이렇게 한 가지 사실을 터놓게 되었다.


설립된지 두어달 밖에 되지 않은 기관에서 충분히 훈련된 병력, 이 말뜻은 보안국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훈련된 병력을 묻는 것 즉 이산 개인의 사병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는 거였다.


이미 반군이 코앞에 있는 상황에서 이산은 굳이 숨길 생각이 없었고 다른 대신들은 이산이 치밀히 세력을 키웠음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병력은 5,000 정도로 봐야겠군요”


“...5,000?”


“왜 오천이야?”


분명 이산의 사병 아니 보안국의 병졸 500명을 빼더라도 남은 숫자는 6,000이었다. 하지만 조병국이 셈에서 실수할 사람은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의아했다.


“설마 병부에 적힌 숫자를 곧이 곧대로 믿는 건 아니겠지요?”


“...”


“크흠!”


조선은 후기로 다가갈수록 병부 그러니깐 명목상 병력수와 실질적 병력수의 차이가 매우 컸다. 이는 중간에 생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북벌을 위한 병력 증강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난 이 현재에 이르러서 다시 엉망이 되었다.


물론 적의 숫자 또한 계산보다 적을 수 있었으나 확실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행복회로를 돌리기에는 조병국과 이산은 그 정도로 낙관적이지 않았다.


“순무영은 민란을 막아야 하니 내려오지 못합니다. 이걸 노리거겠지요......설마 민란이 일어나고 그 규모가 큰 이유가 저들 때문은 아니겠지요?”


“그럴겁니다. 갑자기 평안도 속오군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군세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깐요. 무엇보다 화포까지 사용하면서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


“...”


일부 대신들은 설마 평안도에서 일어난 민란의 배후로 역도들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병력 수는 대략 2배 차이입니다. 저들도 병력 수가 적을 수 있으나 속오군의 경우 숫자가 맞을 겁니다. 동원 이후 숫자를 확인했으니. 또한 반정을 계획했다면 속오군의 병력 또한 충분히 늘렸을 테니 최대 1만이 아닌 최소 1만으로 잡아야 할 겁니다”


“.......”


“수성을 해야 합니다”


병력이 차이가 날 때 가장 큰 효과를 얻는 것은 공성전이다. 성이라는 것은 전투가 시작될 때 적군이 성벽에 올라온 순간 이미 1/3이 죽은 이후이다. 심지어 성문이 열리지 않는 한 적이 들어오는 숫자는 한정되어 있기에 더욱 방어하기 쉬웠다.


그렇기에 공성전은 압도적인 병력차가 아니면 모든 군대와 장군들이 꺼려하는 전투였다


“병판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그럽시다. 지금 당장 도성 밖의 토지에 불을 질러 청야전술을 실시합시다”


“마침 추수 기간이 끝자락인 지금이니 손실도 최소한일 것이며 도성에 곡식이 가득할 겁니다. 반역 도당이 공성으로 시간을 끄는 사이 순무영의 말고삐를 돌려 저 반란군을 치게 만들면 됩니다”


“그거 참 묘안입니다!”


“그럼 민란은 어찌 합니까”


“중요하지요. 하지만 지금 이 반역보다 중요할까요?”


“그건...”


“보내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순무영으로 반란군을 토벌하고 다시 보내면 됩니다”


“...”


“...”


대신들은 모두 머리를 맞대어 머리를 굴렸다. 이미 반정을 시도한 사람들은 도성을 빠져나갔다. 그렇다면 결국 이 반란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자신들은 뒷전이고 오히려 자신들을 거역했다고 숙청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이 반란을 제압하는 데 공을 세워 공신이 되는 것이다.


“대군 자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순무영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예?”


“정확히는 돌아오든 말든 크게 상관 없을 겁니다. 역도들은 분명 저희가 순무영을 되돌리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저들은 순무영이 돌아오기 전 반정을 끝내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들은 화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문을 부수어 들어오면 오히려 우리가 불리합니다”


“화기라니...아”


“수어청”


남한산성에 있는 화기들 모두가 반란군의 손에 들어갔을 거다


“그럼 대군의 의견은 뭡니까”


“나갑시다”


“...회전을 하시자는 말씀입니까?”


회전: 특정 지역에 병력이 집결하여 벌이는 전투


“그렇습니다”


“저들의 기병 숫자가 없다시피 하더라도 그 숫자가 2배가 넘습니다. 어찌 화전으로 맞설 생각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손자병법에 이르기를 병력의 숫자가 10배이면 포위하여 싸우고 5배이면 공격하고 2배이면 적을 분열시켜 각개격파하고 맞먹으면 최선을 다해 싸우고 적은 병력이면 도망쳐라 했습니다”


“반란군의 상당수는 급조된 병력입니다. 그들은 자신들과 합을 맞출 시간도 우리의 숙련된 병력에 맞서 훈련할 시간도 부족했을 겁니다”


“그건...”


반란군의 병력의 반 이상은 속오군 즉 지방군이다. 그러나 아군은 전부가 정예군이자 상비군이다. 즉 병력의 질은 우리가 한 수 위다.


“허나 저들에게는 수어청이 있습니다”


“물론 수어청이 상비군이라고는 하나 그 훈련이 미비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수어청은 오군영 중 가장 먼저 폐지된 군영이다.


“허나 지금 도성을 방비하는 군영은 어떻습니까”


“흠...”


“확실히 질적으로는 우위이군요”


지금 도성을 방비하는 건 훈련도감과 금위영 그리고 안보국이다. 이 셋 모두 조선의 최정예 군영이다.


“회전을 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일 수 있습니다. 남한산성에 적재된 화약의 양은 적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보안국의 병졸들은 신형 병기로 무장했습니다”


“신형 병기?”


“기존 조총보다 정확성과 위력이 강하며 심지어 장전 속도도 획기적으로 빠릅니다”


지금 내 친위대가 사용하는 소총은 로렌츠 라이플이다. 남북전쟁과 보오전쟁에서 사용되는 등 서양에서도 최신형 소총으로 소총, 캡, 총알까지 돈이 꽤 많이 들어갔다.


원래라면 이 정도의 양을 구매하는 게 힘들었겠지만 지금 이 세계는 스팀펑크 세계다. 발전된 기계 덕분에 무기 생산량이 많아졌지만 구매할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군수회사에서 뒷돈을 받고 몰래 무기를 밀매하는 일이 많다.


“...”


“상대는 기병이 없거나 적으나 저희는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들은 반란군입니다. 결국 명분은 저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지요”


“그런데 저희가 성에 숨어 있다면 어찌 생각하겠습니까?”


“얕잡아 보겠지요”


이산의 말에 조병국이 답했다


“그리고 이 반정이 성공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생길거고 전투는 늘어지겠군요”


“그렇습니다. 허나 회전을 한다면? 결국 저들 중 상당수는 강제로 동원되어 끌려왔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군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끝까지 전선에서 버틸 수 있을까요?”


“......”


이산의 말에 조병국이 고민했다.


이 조선에서 병조판서를 지내던 조병국이다. 아마 전략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겠지


“...반란군이 올 길목에 진을 치고 기다려야 겠군요. 저들은 반란군이니 우리를 발견하고 되돌아 가는 것은 병졸들에게 불안감을 주게 될 것이니 되돌아 가지 못할 겁니다. 시간도 그들의 편은 아니니”


조병국의 긍정 표시에 다른 대신들 또한 긍정을 표시했다.


그렇게 전투는 공성전이 아닌 회전으로 결정됬다.


“뭐라?! 안된다!!”


그러나 회전 소식을 들은 국왕은 격렬히 반대했다.


“어찌 안전한 도성을 버리는 것이냐! 그리고 너의 친정이라니! 절대로 안된다! 불허한다!”


“...아바마마”


“...”


“저들은 저를 끌어내리기 위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래! 그러니 네가 위험하면 안 된다는 거다!”


“그런데 제가 숨으면 저들은 뭐라 생각하겠습니까. 보아라, 저 역도 ‘산’은 우리 근왕군이 무서워 도성에 숨었다! 이리 떠들겠지요”


“...”


“저들의 신념과 이념은 나약합니다. 겨우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성리학이란 그럴싸한 껍데기가 필요한 것이지요. 하지만 제 신념과 이념은 강합니다. 겨우 저들에게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좋다”


아들의 단호한 대답에 이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허나 네 호위를 위해 금군을 붙이겠다”


“전하, 금군은 궐을 호위해야-”


“너가 죽는다면 다음은 내가 칼을 들고 나가 죽을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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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상국의 외교(2) 24.08.22 439 7 11쪽
32 상국의 외교(1) +2 24.08.21 443 5 11쪽
31 프랑스 제2 제국(2) +1 24.08.20 447 6 11쪽
30 프랑스 제2 제국(1) 24.08.19 452 5 10쪽
29 뜻 밖의 협조(3) +1 24.08.18 471 8 11쪽
28 뜻 밖의 협조(2) 24.08.18 465 8 11쪽
27 뜻 밖의 협조(1) +1 24.08.17 468 6 11쪽
26 근대화의 혈관(3) 24.08.17 481 7 10쪽
25 근대화의 혈관(2) 24.08.16 492 7 11쪽
24 근대화의 혈관(1) 24.08.15 50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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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흑선 내항(3) 24.08.12 50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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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실패했으니 역모 +1 24.08.10 624 12 12쪽
14 근대전 24.08.09 579 12 12쪽
13 성공하면 반정 실패하면 역모 24.08.09 603 11 11쪽
» 역모(2) 24.08.09 578 9 12쪽
11 역모(1) 24.08.08 580 9 11쪽
10 평안도 민란 24.08.08 614 10 11쪽
9 방 빼 24.08.07 654 9 11쪽
8 세치 혀는 쓰기 나름이다 24.08.07 665 10 12쪽
7 청나라 사신 24.08.06 69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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