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대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새글

빅타이거
작품등록일 :
2024.08.05 13:37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33,339
추천수 :
601
글자수 :
288,314

작성
24.08.13 18:00
조회
514
추천
10
글자
13쪽

흑선 내항(4)

DUMMY

흑선 내항(4)


“[각하께서 유럽으로 유학을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하영이라는 자에게 들은 정보일 것이다.


나는 피의 숙청 이전까지 원산 김씨와 동맹 관계였다.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나는 일부 사실을 말해야 했다. 무엇보다 내가 유럽에서 들여온 무기도 있었기에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나는 원산 김씨에게 청나라가 아닌 유럽에서 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허나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저 자는 원산 김씨에서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인 거 같다. 어디서 만난 것 같은 얼굴, 고위직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을 보아 아마 일본과의 밀수 및 밀매를 총괄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덕분에 어떤 부분이 좋고 나쁜지 알고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죠]”


그렇게 말한 로버트 대사가 김하영을 바라보았다. 대사의 시선에 김하영은 바닥에 두었던 상자를 탁자 위에 올려 놓은 후 이산에게 상자를 밀어 건넸다.


“...”


(달칵)


나는 그가 올려 놓은 상자를 열어보았다


[안녕? 나는 금괴라고 해!]


“...”


영롱한 자태의 금괴가 들어있는 상자를 보고는 이산이 조용히 상자를 닫았다. 보통 은괴를 주는 입장에서 금괴를 받아보니 아주 특이한 기분을 느낀 이산이었다.


“뭡니까?”


“[저희 미합중국은 일본과 통상조약을 체결하기 전입니다. 그리고 그 조약에는 영사 재판권, 최혜국 대우, 무역 불간섭 등의 조항을 넣을 겁니다. 그런데 조선과 맺을 조약에 그러한 조항이 없다면 일본에서 개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영사 재판권, 최혜국 대우 이 두 가지의 조항 중 하나는 무조건 들어가야 합니다]”


“...솔직하시군요”


로버트 대사의 요구는 매우 솔직했다. 일본에 불평등 조약을 요구할 건데 너네 조선과 비교적 평등한 조약을 맺으면 일본이 수정을 요구할 거다. 이것이 로버트 대사의 이유였다.


진실함은 인간에게 있어 미덕이지만 외교와 협상에서 진실함은 죄악이었다.


“[조선은 제 생각보다 발달되었고 무엇보다 이 나라를 이끌 지도자는 비전이 있습니다]”


“...”


갑작스럽게 조선과 자신을 칭찬하는 로버트 대사에 이산이 불안함을 느꼈다


“[미합중국과 조선은 제 생각보다 더욱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각하의 말씀대로 최혜국이 아닌 거중조정 조항으로 수정하도록 하지요]”


“?”


순순히 물러가는 로버트 대사의 요구에 이산은 의아했다


“[대신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제안이요?”


“[저희 사절단은 조선과 통상조약을 체결하고 곧바로 일본으로 향할 겁니다. 그 과정에 조선의 군함 또한 같이 가는 게 어떻습니까? 이왕 가는 김에 일본과 정식으로 통상 조약도 체결하고요. 그것도 미합중국과 같은 조건으로요]”


“...”


일본에게 불평등 조약을 체결할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는 로버트 대사의 제안이었다. 물론 미국은 결코 공짜로 무언가를 베푸는 나라는 아니다.


“[대가는 뭡니까?]”


“!”


내가 유창한 그것도 영국식 영어로 말하자 로버트 대사가 잠시 당황했다


“피어스 대통령은 전임자와 같이 정책 방향이 아시아로 치중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수백년 동안 쇄국을 하던 조선, 일본과 통상조약을 체결했다는 것 그리고 이번 청나라와 전쟁에 참전해 승리한다면 좋은 업적이 되겠지만 지금 이미 충분히 쿠바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 아닙니까?”


“......”


현재 미국은 쿠파에서 일어난 노예해방 운동 때문에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 상태이다. 일부 팽창주의자 및 노예주의자들은 쿠파를 미국의 노예주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고 피어스 대통령은 스페인이 쿠바를 1억 2,000만 달러에 팔지 않으면 무력으로 점령해도 정당하다 라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아, 어쩌면 혼란스럽기 때문일 수도 있군요. 쿠바 소동으로 국내 정치가 시끄러우니 이번 전쟁에 참전하고 조선과 일본을 개항시켜 국내 정치를 환기시키려는 거겠군요”


피어스 대통령은 아까 말한 쿠바의 판매 요구, 오스텐드 성명으로 쿠바를 무조건 얻겠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쿠바를 구매하지도 그렇다고 점령하지도 못했다. 이도 저도 아닌 그의 태도에 그의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뒤돌아섰다.


“미합중국은 타국 영토를 탐내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군요?”


오스텐드 성명은 스페인은 물론 여러 유럽 국가와 심지어 미국 내부에도 대대적인 반대 여론이 일어났다. 덕분에 일종의 왕따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미국은 아편전쟁에 참전해 영국과 프랑스와 관계를 개선에 나섰다. 물론 돌아올 이익도 적지 않았으니 미국 입장에선 남는 장사였다.


“그렇습니다. 또한 미합중국은 아시아에서 미합중국의 이익을 보장해줄 나라가 필요합니다”


이산의 질문에 로버트 대사는 순순히 인정했다.


“아시아와 미합중국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아시아에 항시 간섭하거나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는 힘듭니다. 무엇보다 미합중국의 시선은 아시아 보다는 유럽에 더욱 가까우니깐요”


아메리카가 유럽과 아시아의 중앙에 있기는 하지만 미국은 결국 서구 국가로 그들의 정치, 경제적 시선은 유럽으로 향해 있다


“제 생각에는 그 파트너로 조선이 가장 적당하다 생각합니다”


“흠”


“원래는 일본을 생각했습니다. 큰 영토, 적당한 인구수 하지만 그들은 근본적으로 서양 세력에 적대적입니다”


아직 일본은 막부 정권이다. 또한 그런 막부 정권의 아래에 있는 일본인들이었기에 서양 세력에 적대적이었다. 이는 향후 존왕양이 세력들이 막부 정권을 뒤엎고 메이지 유신을 거쳐야 바뀔 것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시장으로써 적당한 나라 아닙니까. 조선과 이번에 체결한 조약은 기존 조약보다 수익은 낮을 수 있으나 청국과 일본에서 그 이익을 충당하면 됩니다. 어쩌면 조선과 함께 한다면 청국과 일본에서 더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그런 조선을 미국의 파트너가 된다면 그 조선을 개항시키고 파트너로 만든 대사의 공은 더욱 커지겠고요”


“그렇습니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할 겁니다. 제 공은 커질 것이고 제 가치 또한 더욱 올라가겠죠”


“솔직하시군요. 과할 정도로”


“예, 전 외교관 출신이 아닙니다. 사업가 출신이죠. 저는 거창한 미사여구나 빈말을 잘 못합니다. 사업가일때도 그러했죠. 하지만 전 진실로 양측 모두에게 돌아갈 이익으로 설득하는 것을 잘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하께선 그런 것에 속으실 분은 아닌 거 같아서요. 각하와 비슷하신 분들을 몇 명 만나 봤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에게는 거짓보다는 진실이 더 잘 먹혀서요”


“좋습니다. 그런데 이 선물은 뭡니까?”


이산이 탁자의 한쪽에 있는 금괴가 들어있는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말했다시피 아무리 그래도 이전에 말한 두 조항 중 하나는 들어가야 합니다”


“...”


“최혜국 대우는 포기하죠. 이미 서로가 그 조항이 어떤지 알고 있는데 강요할 수는 없지요. 대신 영사 재판권은 보장해 주십시오. 이는 조선을 위함이기도 합니다. 조선을 가고 싶으나 조선의 법을 믿지 못해 사람들이 오고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해당 재판에 조선인 참관인을 대동해야 하며 재판 또한 조선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조선이 근대화된 법을 제정하게 된다면 개정될 겁니다. 이 부분 또한 명시하죠”


“좋습니다, 그렇게 수정하죠”


결국 치외법권은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건 어느 정도 감수할 의향이 있었다. 물론 근대법을 제정하게 되면 수정할 것이고 이를 명문화 시킨다면 받을 만하다.


“그럼 다음 회담에서 보죠”


그렇게 로버트 대사는 별장을 나갔다.


“회수한다고 회수했지만 아직 이 정도로 남아 있는 줄은 몰랐군”


이산이 금괴를 꺼내 이리저리 살피며 말했다. 이 금괴는 로버트 대사가 준 게 아니다.


“합하께서 아무리 능하셔도 조선 밖의 청국과 왜국의 자금까지 손을 대는 것이 힘들테니깐요”


로버트 대사에게 금괴를 주었을 김하영이 이산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래서, 말하고 싶은 건 뭔가? 이런 금붙이를 주면서까지”


이산이 금괴를 상자 안에 넣으며 말했다


(턱!)


이산의 물음에 김하영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합하!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


“원산 김씨가 외국으로 빼돌린 모든 자금을 바치겠습니다. 또한 저를 포함한 여러 유능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외국어는 물론이요 청국과 왜국의 상황에 밝은 사람에 장사에 능한 사람들 또한 많습니다”


“내가 자넬 왜 받아야 하는 가? 이미 관리들은 교육시키고 있네”


“허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겠습니까. 평생 맹자니 공자니 사서삼경이나 읽던 양반들이 외국어, 경제, 경영에 관해 잘 알겠습니까? 아니면 유럽의 문화와 국가의 특징을 잘 알겠습니까”


“...”


그의 말은 사실이다. 아직 교육이 필요한 관리들이 많고 유학을 보낸 사람들이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걸리고 유학을 보낸 사람들의 숫자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합하께선 세력이 필요합니다”


“세력이라니, 이미 조선의 관복을 입고 있는 자들은 전부 내 세력이거늘”


“합하께선 모든 국가에 공정한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


‘이것봐라?’


“신 김하영, 조선으로 들어가 미합중국과의 친교를 다지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김하영의 말은 자신이 조선에서 친미파가 되겠다는 것이다.


조선이 개항한다면 향후 여러 계파가 생길 것이다. 역사대로 친미파, 친영파, 친프파, 친청파과 같이 말이다. 허나 나는 어떤 계파에 들어가면 안된다. 나는 모든 국가에 공정해야 한다. 내가 친프 혹은 친영에 속하게 된다면 반대되는 국가에서 조선을 경계할 것이다. 즉 내 아래에는 계파가 있겠지만 나는 그 계파에 속하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영은 자신이 친미파가 되어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조선과 합하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그 이익에는 자네의 이익 또한 있을 것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허나 각하께서 그저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말 보다는 국가와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말이 더욱 믿음이 가지 않겠습니까?”


“...”


고민된다. 아무리 내 세력이 개항과 개혁에 호의적인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근본이 양반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김하영과 같이 급진개화파가 필요하다. 뭐 아직 개화파가 형성되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좋네, 하지만 자네를 따라 들어올 사람들 모두 국문을 받아야 할 걸세”


“국문이요?”


국문이라는 말에 김하영이 당황했다. 국문이라는 게 무엇인가 용의자가 받으면 백이면 백 자신의 죄를 고하게 만들어 주는 신비의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마법의 신문아 아닌가


‘헤이 지글, 너의 반역을 인정해줘’


‘끄아아아악! 인정! 인정!’


조금 시끄러운 게 단점이지만 말이다.


“걱정말게, 요즘 방식이 조금 바뀌고 있으니. 일단 원산 김씨가 역도 가문이니 받아야 하기는 하네. 국문 보다는 취조가 어울리겠군”


“...알겠습니다. 합하”


.

.

.

.


“그럼 오늘부로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짝! 짝! 짝! 짝!)


“사진 찍사옵니다!”


(팡!)


그렇게 단상에 서 있는 미국의 사절단 그리고 조선 측 협상단이 서 있는 사진을 찍었다


“아참 대사, 향후 조선과 미국에 영사를 파견할 것이 아니오”


“그렇습니다”


조약 체결 후 1년 이내에 서로 영사를 파견하여 영사관을 설치하기로 약조했다


“그렇다면 영사를 파견할 때 조선에서 사절단을 보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지요. 환대하겠습니다”


그렇게 사절단 파견에 대한 이야기와 일본으로 통상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의가 끝났다


“박규수 참의”


“예, 합하”


그렇게 난 일본으로 사절단으로 갈 박규수를 불렀다


“미국이 일본에 체결할 조약과 같은 조건으로 체결하게 될 것은 알걸세”


“예, 합하. 그러한 조약을 조선이 맺게 된 것은 합하의 지도 덕이죠”


박규수는 조선이 맺을 불평등 조약이 조선에게 불리한 것이 아닌 조선에 이익이 되는 것이 이산의 덕임을 칭찬했다


“그 조약에 추가할 조항일세. 미국측과 상의하게”


“?”


박규수가 이산이 건넨 문서를 읽었다


[제 12조. 조선과 일본은 유구국(류큐국)의 독립을 보장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팀펑크 대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준비의 막바지(1) 24.08.24 410 8 10쪽
35 조선의 외교(2) 24.08.24 429 7 11쪽
34 조선의 외교(1) +1 24.08.23 452 5 11쪽
33 상국의 외교(2) 24.08.22 441 7 11쪽
32 상국의 외교(1) +2 24.08.21 445 5 11쪽
31 프랑스 제2 제국(2) +1 24.08.20 449 6 11쪽
30 프랑스 제2 제국(1) 24.08.19 454 5 10쪽
29 뜻 밖의 협조(3) +1 24.08.18 472 8 11쪽
28 뜻 밖의 협조(2) 24.08.18 466 8 11쪽
27 뜻 밖의 협조(1) +1 24.08.17 470 6 11쪽
26 근대화의 혈관(3) 24.08.17 482 7 10쪽
25 근대화의 혈관(2) 24.08.16 494 7 11쪽
24 근대화의 혈관(1) 24.08.15 511 7 11쪽
23 조미수호통상조약 +1 24.08.14 510 10 12쪽
» 흑선 내항(4) +1 24.08.13 515 10 13쪽
21 흑선 내항(3) 24.08.12 501 7 12쪽
20 흑선 내항(2) +1 24.08.11 514 8 10쪽
19 흑선 내항(1) 24.08.11 527 9 11쪽
18 조선통신사 +1 24.08.11 531 11 11쪽
17 개항을 위한 준비 +1 24.08.10 581 10 12쪽
16 역모 정리 24.08.10 620 11 10쪽
15 실패했으니 역모 +1 24.08.10 625 12 12쪽
14 근대전 24.08.09 580 12 12쪽
13 성공하면 반정 실패하면 역모 24.08.09 603 11 11쪽
12 역모(2) 24.08.09 578 9 12쪽
11 역모(1) 24.08.08 580 9 11쪽
10 평안도 민란 24.08.08 614 10 11쪽
9 방 빼 24.08.07 655 9 11쪽
8 세치 혀는 쓰기 나름이다 24.08.07 666 10 12쪽
7 청나라 사신 24.08.06 696 1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