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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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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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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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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선 내항(2)

DUMMY

흑선 내항(2)


(취이익!!)


강화도 선착장에서 조선에서는 보기 힘든 커다란 기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군함처럼 수십 문의 포를 장착한 기선은 누가 보아도 서양의 군함 혹은 무장한 상선으로 보였으나 조선의 어기가 걸려 있었다


또한 일부 서양인들이 보였으나 그 배를 운영하는 절대 다수는 검은색 한복을 입은 차사들이었다.


“...이것이 기선이군요”


기선을 처음 탄 어재연이 말했다


“강화도에 있어도 괜찮은데”


그런 어재연을 보며 나는 말했다


“합하께서 돌아오시지 못한다면 저는 살아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


하긴, 어재연 성격이면 그럴 거 같다


“어차피 저들은 우릴 공격할 생각이 없네”


“어찌 그리 확신하십니까”


“저들 함대는 조선을 개항시키고 곧바로 청국을 공격할 계획이었을 걸세, 즉 전쟁 치루어야 할 군함이지. 그런데 굳이 조선 같은 작은 나라 개항시키고자 피해를 감수하며 선제 공격을 하겠나. 심지어 강화도의 철통같은 요새를 보고 말일세”


“그렇군요. 그런데 청국을 공격하기에는 너무 작은 숫자 아닙니까?”


“미리견은 대규모 군대를 파병하여 전쟁을 치룰 생각은 없네. 그저 해군으로 생색을 조금 내고 이권을 공유할 생각이겠지. 물론 아직 추가로 함대가 도착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일세”


“합하께선 양이들의 생각을 꿰뚫고 계시군요”


“그 정도는 아닐세”


그렇게 어재연과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미군 함대와 가까워졌다.


깃발에 어기와 함께 백기를 내걸고 있었기에 당연히 저들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 또한 역관을 통해 조정에서 관리가 왔다는 말에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조선은 미개한 나라 아니었어?]”


“[그러게 이런 배가 있는 줄은 몰랐네]”


조선의 군함에서 미군의 군함으로 건너가자 미군 해병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들은 모두 놀란 듯 보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시아에서 이러한 기선을 가진 나라는 아마 조선이 유일할 것이다. 아직은 말이다.


“[조선 정부에서 보낸 사람이라고?]”


그런 해병들 사이에서 제복을 입은 이 군함의 함장 혹은 함대의 제독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오며 물었다


“[그렇습니다. 대조선국 국왕 전하의 명을 받들어 온 조정의 사신입니다]”


“[...알겠소]”


안대건의 말에 조선에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의외라는 표정으로 군인은 누군가를 불렀다.


“[드디어 정부 관리가 왔나 보군]”


그리고 곧바로 여기 있는 사람들과는 다른 정장을 입은 사람이 나왔다


“[미합중국 특명전권대사 로버트 스나이더라 합니다]”


사절단이 왔다는 말이 허풍이 아닌 듯 군인이 아닌 진짜 외교관이 자신을 소개했다.


“그래, 대충 상황을 알겠군”


“?”


“특명전권대사는 일본에 통상조약을 체결하는 김에 조선까지 통상조약을 체결하려는 거야”


청나라와 전쟁 때문에 군함은 보내야 한다. 그리고 일본과도 화친 조약이 아닌 통상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함대와 특명전권대사, 이 두 가지를 미국 정부에서 보니 무언가 심심한 거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군함을 청나라로 보내는 김에 그리고 특명전권대사를 일본으로 보내는 김에 잠시 조선에 들러 일본처럼 조선도 개항하려는 생각인 것이다.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네럴 어]”


“...반갑소”


어재연 장군은 특병전권대사 로버트 스나이더가 내미는 손을 어색하게 잡으며 말했다. 함대가 도착하고 어재연이 직접 만났다고 하니 만난 적 있는 사이였다


“[옆에 계신 분이 정부에서 나오신 분입니까?]”


로버트 대사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말했다. 그는 젊은 아니 외교관 치고는 어린 나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흠흠, 이분은 조선의 외무부 참판(차관) 각하이십니다. 또한 국왕 전하의 장남 되십니다]”


“!”


꽤 높은 자리의 사람 그리고 엄청나게 높은 신분에 로버트 대사가 잠시 당황했다


나는 내 신분을 총리대신이 아닌 외무부 차관으로 바꾸었다. 우선 나는 젊다. 심각하게 젊다. 나와 같은 젊은 사람이 정부의 중책을 맡고 있다고 하면 이들이 조선을 미개한 나라라 생각할 것이며 무엇보다 너무 허황된 직책 보다는 적당한 직책이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전하]”


로버트 대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왕족에 대한 예의를 차렸다


“전하의 적장자가 아닌 외무부 참판으로써 온 것일세”


“[예, 각하]”


이산의 말에 로버트 대사가 이산에 대한 경칭을 전하에서 각하로 바꾸어 말했다


인사를 나눈 조선과 미국 대표단은 함선 안으로 들어갔다.


“[아시겠지만 저희는 조선과 통상을 체결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회담이 시작되자 로버트 대사가 먼저 말을 땠다.


“[아시는 지 모르겠지만 조선의 바로 옆에 있는 일본 또한 저희 미국에 개항을 했으며 이미 통상 조약까지 체결했습니다. 저희 미국이 귀국의 발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


대사의 말에 안대건이 통역하고 있었고 어재연과 이산은 통역된 말을 듣고 있었다


“저희 조선 또한 개항에 대하여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대사의 통역한 말이 끝나자 이산이 말했다


“또한 미합중국이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한다면 귀국과 가장 먼저 통상조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이산의 긍정적인 대답에 로버트 대사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본만 하더라도 개항에 극심한 반대를 겪었고 화친 조약 체결 이후 그 여론이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조선에는 개항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자 웬떡이냐는 심정일 것이다


‘방비가 매우 철저한 나라이다. 일본처럼 무력으로 개항은 힘들다’


로버트 대사는 강화도에 설치된 요새와 아시아에서 보기 힘든 기선 그리고 군사들의 규율을 보고는 조선을 무력으로 개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본이야 기습적으로 에도의 해안을 봉쇄하여 조약을 체결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조선은 그럴 수 없었다


“혹시 사전에 준비한 초본이 있습니까?”


“물론이지요”


로버트 대사가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영어로 된 문서와 일본어로 된 문서 그리고 한자로 된 문서 이렇게 세 가지 였다.


‘준비를 철저히 했구만’


미국측의 철저한 준비를 보며 나는 한자로 된 문서를 들어 읽기 시작했다. 물론 영어를 읽을 수 있으나 여기서 굳이 내가 영어를 할 수 있다는 패를 깔 이유는 없었다


“......허, 이 새끼들 봐라”


조약 초본을 읽고 있던 이산이 나지막히 말했다


“...”


“...”


왕족이 입에 담아서는 안될 말을 하자 어재연과 안대건 및 그들을 뒤따라 온 관리들이 당황했으나 티는 내지 않았다. 미국 군함에 오르기 전에 이산이 당부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 조선을 털어 먹으려고 작정했군”


이산이 잠시 조약 초본을 내려놓았다.


“우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가 전권을 가진 것은 맞으나 검토는 필요하니”


“[물론입니다. 혹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까?]”


로버트 대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일단 미국 함대는 이산의 예상대로 조선을 개항시키고 곧바로 청나라로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조선에서의 시간이 길어진다면


“글쎄요. 우선 조정과 검토할 시간도 필요하니 며칠 아니 몇주는 걸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음...]”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말에 로버트 대사가 고민했다


“그렇다면 사절단은 조약 체결을 위해 잠시 조선에 머무는 것은 어떻습니까?”


“[예?]”


“이리 바다 위에서 계속 회담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사절단 인원은 이곳에 상륙해 정식 회담을 이어가죠”


일단 강화도 앞에 미국 군함이 계속 있는 건 문제가 된다. 될 수 있다면 미국 군함은 빨리 치워야 한다


“...”


내 제안에 로버트 대사가 고민했다. 그리고 무어라 옆에 있는 미함대 제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다면 사절단과 함께 군함 한 척을 정박시켜도 괜찮겠습니까?]”


“?!”


제독의 말에 어재연이 화들짝 놀랐다. 서양 군함의 정박, 조선 역사에 있었던 적 없으며 위험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험한 것도 맞았다.


“...좋소”


“!!”


이산의 허락에 주위 관료들이 당황했다


“그대들을 강화도로 초대하겠네”


“합하, 외람되지만 그것은 안됩니다”


내 말을 번역하기도 전에 어재연이 먼저 말을 잘랐다


“합하의 말씀대로 양이들은 강합니다. 그런 자들에게 상륙을 허락해 주다뇨”


“그럼 계속 이곳에서 회담을 진행하는가?”


“필요하다면 그리 해야지요”


“지금부터 내 말을 통역해 주게”


“예, 합하”


어재연의 반발에 이산이 잠시 물러나 김대건에게 말했다


“조선에 정박할 군함은 조선의 영해를 벗어나기 전까지 모든 대포를 군함 안으로 넣으며 또한 군인들은 배에서 내려서는 안 된다”


“[만약 회담이 길어질 수 있고 또한 사절단을 호위하기 위해 상륙을 할 필요는 있습니다. 대신 각하께서 지정하신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은 어떻습니까?]”


내 요구에 미함대 제독이 말했다


“...허나 상륙할 미군의 수가 50이 넘어서는 아니됩니다”


“[...좋습니다]”


“...그 정도면 괜찮겠군요”


내 제안에 제독도 어재연 장군 또한 동의를 표했다.


솔직히 당장 미군과 싸운다 해도 이길 자신은 있다. 물론 강화도에 있는 해안포는 유럽 측에서도 대형으로 속하는 대포로 아시아와 유럽간의 전쟁에서 사거리의 우위에서 강화도는 자유롭다. 또한 강화도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 또한 아시아의 기준에서는 정예에 속한다


“자, 그럼 조선으로 갑시다”


그런 조선의 군함 그리고 미합중국의 군함이 강화도에 정박하기 위해 항해했다. 곧바로 미군이 차사의 감시 아래에 미군이 강화도에 상륙했다.


전쟁도 전투도 아닌 조선 역사상 최초로 서양 군대의 평화적인 강화도 상륙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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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준비의 막바지(1) 24.08.24 410 8 10쪽
35 조선의 외교(2) 24.08.24 429 7 11쪽
34 조선의 외교(1) +1 24.08.23 452 5 11쪽
33 상국의 외교(2) 24.08.22 441 7 11쪽
32 상국의 외교(1) +2 24.08.21 445 5 11쪽
31 프랑스 제2 제국(2) +1 24.08.20 449 6 11쪽
30 프랑스 제2 제국(1) 24.08.19 454 5 10쪽
29 뜻 밖의 협조(3) +1 24.08.18 472 8 11쪽
28 뜻 밖의 협조(2) 24.08.18 466 8 11쪽
27 뜻 밖의 협조(1) +1 24.08.17 470 6 11쪽
26 근대화의 혈관(3) 24.08.17 482 7 10쪽
25 근대화의 혈관(2) 24.08.16 494 7 11쪽
24 근대화의 혈관(1) 24.08.15 511 7 11쪽
23 조미수호통상조약 +1 24.08.14 509 10 12쪽
22 흑선 내항(4) +1 24.08.13 514 10 13쪽
21 흑선 내항(3) 24.08.12 501 7 12쪽
» 흑선 내항(2) +1 24.08.11 514 8 10쪽
19 흑선 내항(1) 24.08.11 527 9 11쪽
18 조선통신사 +1 24.08.11 531 11 11쪽
17 개항을 위한 준비 +1 24.08.10 581 10 12쪽
16 역모 정리 24.08.10 620 11 10쪽
15 실패했으니 역모 +1 24.08.10 625 12 12쪽
14 근대전 24.08.09 580 12 12쪽
13 성공하면 반정 실패하면 역모 24.08.09 603 11 11쪽
12 역모(2) 24.08.09 578 9 12쪽
11 역모(1) 24.08.08 580 9 11쪽
10 평안도 민란 24.08.08 614 10 11쪽
9 방 빼 24.08.07 654 9 11쪽
8 세치 혀는 쓰기 나름이다 24.08.07 666 10 12쪽
7 청나라 사신 24.08.06 69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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