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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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파는
작품등록일 :
2024.08.1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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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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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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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그녀

DUMMY

그는 사랑을 따라다녔다. 아, 그렇다고 자신의 사랑을 성적으로 그리며, 착취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관찰하고 조사하고 쳐다보며 작은 습관, 작은 버릇까지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게 좋았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를 보며 스토커라 하고 손가락질하고 사형까지 받게 만들었다. 그는 억울했다. 그저 사랑 한 것뿐인데, 그저 그녀를 더 알고 싶었을 뿐인데.

그는 사형을 얻었고, 운이 좋게 미다스로 보내지며 게임에 참가하게 됐다. 그런 그가 지금 다시 사랑을 하게 됐다.

육감적인 몸매의 그녀가 내 앞에 있다. 들어갈 데와 나올 데가 딱 정해진 그녀의 몸. 찢어진 옷 밑으로 보이는 먼지 묻은 허벅지와 땀에 젖은 가슴골이 그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살려 달라고 속삭이듯 나무 기둥에 묶여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건 사랑이다. 그녀를 구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다. 이곳에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거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스토커라고 범죄자라고 손가락질했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로맨티스트다.


‘기다려요. 지금 당신을 구해줄게요.’


그는 천천히 몸을 낮추고 풀숲에 숨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그녀를 이용한 함정. 참가자를 꼬여내 제거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해 보이는 함정이었다. 하지만 걱정 마라.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그녀가 묶인 곳은 나와 정반대에 있는 나무. 가로질러 가자니 흙밭 공터가 은폐를 방해하는군. 쳇. 영리한 녀석. 일부러 개방된 곳에서 그녀를 이용한 함정을 만들다니. 하지만 나에겐 절대 통하지 않는다.’


“제가 금방 가겠습니다.”


그는 사랑의 힘으로 다짐하며 공터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풀숲에 숨어 은밀하게. 그는 위대한 구출을 꿈꾸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부스럭 수풀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묶인 나무 뒤로 다가갔다.


“저, 저기요.”


혹시 주변에 그녀를 이렇게 만든 악당이 있을까 경계하며, 소곤거리는 그의 목소리를 그녀가 들었다.


“누, 누구세요?”

“아, 정신이 드셨군요. 제가 금방 구해드릴게요. 걱정 마세요.”


그는 멋들어지게 목소리를 깔며 대답했다.


“혼자세요?”

“네. 누가 이렇게 몹쓸 짓을··· 조금만 참아요. 금방 구해드릴게요.”

“아,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그녀가 웃었다. 그는 가슴이 벅차기 시작했다.


‘그녀가 웃었다.’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얼마나 나를 기다렸을까? 그녀를 얼른 구해주고 싶다는 급한 마음으로 그는 서둘러 그녀를 묶고 있는 넝쿨 풀기에 집중했다.


“조금만 참으세요. 거의 다···.”


-퍽!


순식간이었다. 그가 눈치채기도 전에 머리가 뜨거우며, 시야가 흔들거렸다.


‘어?’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비틀거리는 몸뚱이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얼얼한 뒤통수를 만지며 방금 자신이 있던 곳을 힘겹게 뜬 눈으로 쳐다봤다. 숲에 숨어 있던 한 남자와 묶여 있던 그녀가 손쉽게 일어나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멋진 아저씨. 먹을 거 있어? 가방 어딨어?”


선녀와 같이 들리던 그녀의 목소리가 변하고, 그를 조롱하듯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미소가 사람을 홀리는 요괴처럼 보였다.


“아, 딱 봐도 빈털이네. 아저씨 뭐 잡았거나 도움 될 만한 거 없어? 있으면 살려는 드릴게. 이년 구하는데 빈손으로 오지 않았을 거 아냐? 무기도 없어?”


그녀의 옆에 있던 젊은 남자. 양아치가 그를 가격한 나무 몽둥이를 땅에 끌며, 그녀에게 친한 척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젠장, 나는 또 속았구나. 사랑이라고 믿었는데.’


쓰러져 있던 남자가 자신을 한탄하며 눈을 감았다.


“어머, 그냥 눈 감았네? 아저씨, 포기했어?”

“X신새끼. 포기도 빠르네. 아, 진짜 아무것도 없네. 뭔 자신감으로 온 거야. 털 것도 없어. X발. 혹시 동맹이 있나? 아저씨 진짜 혼자 왔어? 동료 없어? 있어? 없어? 어?! 하, 혼자 떠들지. 대답도 안 하고, 진짜 뭐지?”


혼자 질문하고 화를 내던 양아치가 천천히 스토커남에게 다가갔다. 그가 오는 소리와 그림자에 움찔거리는 스토커의 앞에 쪼그려 앉은 양아치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저씨, 뭔 자신감으로 온 거야? 너 때문에 이 방법은 이제 안 통한다고. 주변에서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르는데. 씨X놈아.”


그는 겁을 주듯 차갑게 목소리를 깔고 몇 없는 스토커 머리를 잡아당기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아저씨. 솔직히 말해 너 X나 꼴려서 아무 대책도 없이 왔지? 그냥 어? 막 있잖아. 그거, 그거 한 번 해보겠다고.”

“야 뭐래!”

“얘 여기 오기 전에 꽃뱀이었어. 속으면 안 돼 이 아저씨야. 얘한테 걸리면, 장기까지 다 털려··· 아, 이미 속았나? 그러니까 왜 속아 X신아. 그렇게 한번 하고 싶었어?”


그는 이어서 스토커의 귀에 속삭였다.


“난 이미 여기서 했는데? 크크크, 어떡하지?”


두 남녀의 조롱에 그는 아픈 머리를 감싸고 바들바들 떨었다. 이대로 참을 수 없었다. 잠깐 누워서 어울려줬더니, 젊은 놈이 기습 한 번 성공했다고 기고만장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본때를 보여줘야 했다.

뒤통수는 여전히 뜨겁고 몸이 무거웠지만 흔들리던 시야가 돌아오고 있었다.


‘니들이 보는 아저씨들도 한때 날아다니던 남자들이었다!’


남자는 눈에 힘을 주고 흙을 움켜잡았다.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얼굴을 향해 흙을 뿌리려는 그때.


-퍽!


“끄악!!!!”

“누굴 X신으로 아나, 왜? 모래 뿌리고 튀려고? 아니 덤비려고 했나?”


진작 스토커의 생각을 읽은 양아치가 그의 머리를 가격했던 나무 몽둥이로 남자의 왼쪽 무릎 강하게 후려쳤다.

아픈 다리를 움켜잡고 고통에 뒹굴던 남자가 이번에는 정말 죽겠다는 생각에 흙을 양아치 얼굴에 뿌리고 서둘러 도망갔다.


“아이 X발. 퉤!”

“아, 눈에 모래 들어갔어.”


아픈 눈을 비비고 떴을 때, 스토커는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처음 그녀를 발견한 반대편 풀숲으로 도망가고 있었다.


“야! 이리 와봐! X발새끼가 쳐 돌았나. 살려줄까 했는데 자살 시도하네?”


아무리 먼저 도망을 쳤어도 아픈 다리로 젊고 건강한 다리를 따돌리건 쉽지 않았다. 뛰지도 않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걸음에 점점 좁혀오는 간격. 겁에 질린 스토커가 소리치며 그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오··· 오지 마!! 가!!! 가라고!!! 가!!!”

“X신아, 누가 그런다고 살려주냐?”

“씨···X팔! 오지 마! 오지 말라고!”

“···.”


동시에 표정이 굳은 양아치가 순식간에 달려 나가며,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마음이 급해진 스토커가 살고 싶은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더욱 소리쳤다. 목소리가 찢어지고 처음 맞은 머리가 욱신거려도 그는 멈추지 않고, 더욱 다리를 끌며 양아치가 달려오는 거리에 흙을 뿌리는 등 나름 최선의 발버둥을 치고 있을 그때.


-탕! 탕!


가까운 곳. 숲 안쪽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나무에 숨어 있던 새들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꺅!”


모두가 놀라 고개를 숙이고 주변을 경계하던 그때. 스토커가 목표하던 풀숲 안쪽에서 무언가에 쫓기듯 사색이 된 그녀가 스토커와 부딪히며 그 자리에서 넘어졌다.


“끄윽!”

“컥!”

“뭐야! 저건.”


뒤따라오다 총소리에 멈춰 엉거주춤 머리를 숙인 양아치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뭐야 저거 총이야?”


윤기 나는 검은 머리에 검은색 전투 조끼 그리고 오른손에 들린 권총 한 자루까지. 딱 봐도 평범한 여자가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너, 너 뭐야!”

“으윽··· 허! 도망가야 해. 얼른!”

“뭐, 뭐라는 거야!”


부딪힌 충격으로 고개를 흔들던 여자가 소리치고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있던 양아치가 겁을 먹으며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Блять[X발.]”


자신이 뛰어왔던 풀숲을 한 번 쳐다본 그녀가 다시 일어나 양아치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그, 그래 와봐. 와봐!! X발.”

“오빠! 저기! 저년 뒤에!”

“!!!”


그때 풀숲에서 그것이 나타났다.


“끄어어어억!!”


여자와 같은 복장에 검은 머리 남자. 피를 흘리며 눈을 뒤집어 깐 그가 풀숲에서 뛰어나와 넘어져 있던 스토커를 덮쳤다.


“끄악!! 뭐, 뭐야. 사, 살려줘!! 끄악!!”


그의 목을 물어뜯고 찢으며 다시 물기를 반복하며 손톱으로 반항하는 그의 얼굴을 짓눌러 뭉개버렸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스토커는 비명을 지르며 애원했지만, 그 광경을 본 두 남녀는 얼어붙은 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직 검은 머리의 그녀만이 양아치를 지나 꽃뱀녀가 묶여 있던 나무 뒤 풀숲을 향해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너라도 가! 뒤에 더 있어!”


그녀가 꽃뱀녀에게 말했다.


‘도망? 어디로?’


여기는 미다스. 알 수 없는 섬. 저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사람을 물어뜯으며 피를 즐기고 있다. 보랏빛 피부에 찢겨 지고 파인 피부. 시체와 같은 몰골을 한 저것이 정말 사람이 맞을까.


사색이 된 그녀의 눈에 스토커가 들어왔다. 그것의 밑에 깔렸던 스토커는 아직도 살아 있었다. 괴물을 뿌리치고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땅에 끌며 자신이 도망가려던 풀숲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그것은 다시 그를 덮치며 어깨를 물었다.


“끄악!!”

“씨, X발··· 뭔데··· 뭐냐고!!!”


그의 비명이 끝나자, 뒤에 보이는 검은 옷의 그것들이 풀숲을 빠져나와 양아치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알 수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얼른 도망가야 한다.

내면에 숨어 있던 작은 본능이 활발하게 깨어나며 도망가라고 계속 신호를 보냈지만, 양아치의 다리는 땅에 박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알아. 안다고! 근데 다리가 젠장··· 젠장!!!!’


쥐는 고양이를 만나면 몸이 굳는다. 천적을 마주했을 때 오는 공포감은 몸을 굳게 만들고 사고를 느리게 만든다고 했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스토커를 쫓던 건강한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작은 숨도 허락하지 않는 듯 그는 숨을 멈추고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괴물들을 쳐다봤다. 스토커 때와 달리 바로 달려들지 않는 그것들의 모습. 양아치는 이상함을 눈치채지도 못했다. 그저 바로 앞에 있는 공포에 긴장하며, 그것들에게 눈을 떼지 못할 뿐이었다.


“오빠!! 뭐해!!”


그때 도망치지 않는 양아치에게 답답함을 느낀 꽃뱀녀가 소리쳤다. 소리를 들은 양아치와 그것들. 양아치와 눈싸움을 하던 그것들이 시선을 꽃뱀녀에게 돌리며, 그를 무시한 채 곧장 그녀에게 달려갔다.


“뭐야? 왜···ㄲ···꺅!!”

“···.”


그것들이 지나가는 순간까지 몸이 굳어 있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꽃뱀녀를 쳐다봤다. 뒤늦게 도망을 시도했지만, 이내 2마리의 좀비에게 잡혀 땅에 엎어진 그녀가 팔과 다리 할 것 없이 정신없이 뜯기며 하늘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꺅!! 아파! 아프다고!! 오빠! 살려줘. 살려··· 잠, 잠깐··· 살··· 컥! 커억!”

“후···.”


목을 타고 역류하는 피가 그녀의 목소리를 막았다. 죽어가는 그녀를 보고 양아치는 오히려 지금 저 모습이 자신이 아닌 것에 다행으로 여기고 한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 지금 저 X을 뜯을 때. 도망가야겠다.’


그는 어차피 죽을 그녀를 버리고, 도망을 선택했다. 그녀와 반대 방향. 스토커가 도망가려 했던 그 풀숲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크르르.”


서늘한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왔다.


‘아.’


방금까지 스토커를 물어뜯었음에도 계속되는 배고픔에 사납고 예민한 소리가 그의 얼굴 앞에 와 있었다.


“···X발.”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것은 달려들었지만, 양아치는 그것을 뿌리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곧 꽃뱀녀를 물어뜯고 있던 그것들마저 양아치를 쫓으며 곧 숲 안쪽에서 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하아.”


그녀는 계속해서 쫓기고 있었다. 꽃뱀녀에게는 관심이 없는지, 그녀를 지나쳐 오직 검은 머리 그녀만 쫓는 노란 머리의 그것, 좀비 하나. 그녀는 그것을 피해 다니며 넓은 숲을 방황하고 있었다.

빠르게 지쳐가는 체력에 숨이 막혀오고 다리가 점점 무거워져 갔다. 뒤를 보니 지칠 줄 모르고 쫓아오는 좀비가 정말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몇 시간 전까지 동료였던 그의 얼굴을 한 채 쫓아오는 괴물.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권총을 바라봤다.


‘남은 총알은 한 발. 지금 써야 할까? 어떡하지? 체력이 한계야. 나이프로 이길 수 있을까?’


다리에 감각이 둔해져 갔다. 이미 체력이 바닥을 친 그녀와 그것의 거리가 점점 좁혀져 갔다. 그녀는 선택해야 했다.


‘젠장.’


결국 그녀는 권총을 선택하고 뒤를 돌아 그것에 머리를 향해 가늠쇠를 조준했다.


‘체력만 있었으면.’


총을 쏘면, 그 소리에 더 많은 그것들이 몰려올 것이 뻔했다. 단 한 마리의 좀비를 상대할 체력이 없는 그녀가 사라진 체력을 원망하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놨다.

그녀와 그것의 거리는 기껏해야 5M. 이 정도 거리면 머리를 박살 내는 것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단 한발의 총알. 그녀는 천천히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것의 머리를 향해. 손가락에 힘을 주며 끝까지 당기려는 그때. 그가 뛰어나왔다.


“크어억!”

“?”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그는 그것의 옆구리를 차며,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이쪽!”


그녀의 손을 잡고 달리는 그는 검은 양복에 남성. 특이하게 왼쪽 팔에는 상주 완장을 차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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