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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파는
작품등록일 :
2024.08.12 22:56
최근연재일 :
2024.09.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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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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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그것[3]

DUMMY

“X발 뭐야!!”

“꺅!”


서둘러 도망간 탕비실 앞에 문은 열리지 않고, 이사원이 발로 차며 힘으로 밀자, 안쪽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다. 곧 문이 열리고 혼자 넘어져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사원’이 보였다.

그녀는 이사원을 두려움과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욕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뒤에서 강대리의 목소리가 그를 막았다.


“이사원!”


이럴 시간이 없었다. 뒤이어 넘어진 편대리가 그들 쫓아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간다 해도 자동문이 닫히는 것이 더 느렸다.

이사원은 서둘러 주변을 바라보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살폈다. 무기라고 할 것은 보이지 않는 탕비실에 그의 눈에 띈 것은 옆에 반듯하게 서 있는 양철 쓰레기통이었다. 그는 서둘러 쓰레기통을 집어 들고 머리부터 밀고 뛰어오는 편대리를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쾅.


정통으로 얼굴에 맞은 편대리가 탕비실을 스치며 복도에 넘어졌다. 복도를 쓸며 넘어지는 그를 향해 이사원은 손에 쥐고 있던 쓰레기통을 다시 한번 편대리에게 던지며 작은 시간을 벌었다.

무사히 강대리까지 탕비실에 들어오자. 이사원은 닫히지 않는 자동문을 억지로 밀며 닫히기를 재촉했다.


‘빨리, 빨리!!’


닫히는 문틈 사이로 편대리가 일어나고 그가 고개를 돌려 탕비실을 바라보니, 반쯤 닫힌 문틈으로 이사원의 얼굴이 보였다. 방금 그 일로 화가 난 것인지, 그는 이빨을 들이밀며 탕비실로 달려갔다.


“으아아아아!!”

“키약!!!”


역겨운 소리와 함께 달려오는 그.


“키야약!!!”

“닫히라고!!”


-쿵!


그리고 다행히 문이 닫히고 화가 잔뜩 난 편대리가 자동문에 머리를 박으며 분노를 표출했다. 흔들리는 문으로 보이는 그의 실루엣을 바라보던 3명. 강대리, 이사원 그리고 먼저 와 있던 여사원은 숨을 죽이며 자세를 낮춰 인기척을 줄이고 있었다.


-쿵!


-쿵!


“키약~!”


-쿵!


문을 몇 번 박던 편대리가 조용해지더니 곧 다른 비명이 들리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그제야 3명은 긴장하던 몸을 풀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하아. 뭡니까!! 왜 문을 억지로 잡았던 거예요.”


그것이 사라지자 이사원이 쏜살같이 여사원에게 따져 물었다. 그녀는 아무 말 하지 않으며 고개를 떨구고 울고만 있었다.


“아니 울지만 말고! 말 좀···.”

“그만.”

“대리님!”

“여사원이었나? 무서웠으니까 그랬겠지. 이런 상황이면 뭐, 어쩔 수 있었겠어?”

“···X발. 진짜···.”

“···죄, 죄송합니다···.”


그녀가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하아. 됐고, 저것들··· 저것들은 뭡니까? 꼭 좀비 같은 게···.”


천천히 흥분을 가라앉히며 이사원이 말했다.


“나도 모르겠다.”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정체 모를 존재들. 사람이 맞는 것일까? 정말 영화에서 보던 좀비인가?

강대리는 알 수 없는 괴물들을 생각하며 천장 구석에 설치된 cctv를 바라봤다.


“우리 아무래도 버려진 것 같다.”

“네?”


그는 조용히 손으로 cctv 가리켰다.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저번 게임 회차와 바뀐 다른 모델의 카메라가 붉은 불을 깜빡이며 정확히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저건?”

“저게 cctv로 보이냐? 그냥 카메라야. 우리도 지금 참가자가 됐다는 뜻이지.”


참가자라는 말이 무슨 뜻이 아는 모두이기에 다들 카메라를 본 후 표정들을 굳혔다.


“마, 말도 안 돼···.”

“X발··· X발!!!”


분노가 치밀어 오른 이사원이 바닥에 주먹을 꽂으며 있는 힘껏 소리쳤다.


“크아오!”


그때 모퉁이에 있던 좀비가 소리를 듣고 탕비실 출입문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시 아까와 같이 숨을 죽였다. 탕비실 내부가 조용해지자 좀비는 관심이 없다는 듯 다시 우측으로 걸어갔다.


“이 X발 새끼들이··· X발··· 개··· X발!!”

“쉿! 조용. 저 괴물들 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으니까. 진정해.”

“······X발···.”


분이 풀리지 않던 이사원이 기어가는 소리로 분노를 표했다.


“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죠?”

“어떡하긴. 그냥 뒤진 거죠.”


여느 때와 같이 탕비실에 들어와 커피를 타던 여사원은 갑작스러운 난동에 이곳에 갇혀 있었다. 운이 좋게 살아난 그녀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강대리에게 물었다.

좀 전까지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고 원망의 눈으로 쳐다봤던 이기적인 여자를 이사원은 마음에 들지 않아 툴툴거렸지만 강대리는 좋게 좋게 대답해줬다.


“뭐 발버둥 쳐 봐야겠지···.”


그게 자신들을 보고 있는 그들의 목적. 일명 쇼 게임. VIP들이 참가자들의 발버둥을 보며 즐거워하고, 서로 내기하며 누가 오래 살아남을지 우열을 정하는 음지의 게임이었다.

이번이 4번째 회차였다. 강대리는 지난 회차까지 모두 이곳에 와 그들을 모니터링하며 그들이 좋아할 만한 연출에 가담했지만, 올해부터 급하게 달라진 룰과 자신들도 버림받으며 참가자가 된 현재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5년 차 대리였지만, 그도 이 회사에 아는 것이 많이 없었다. 검은 회사. 그가 알고 있는 회사 이름이다. 회장이 누구이고, 무엇이 목적이며, 쇼 게임 외에 또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돈 많이 주고, 법안에 들어있지 않는 회사. 아니, 오히려 법 위에 있는 회사. 강대리가 알고 있는 것은 딱 그 정도였다.

저 괴물들을 어디서 왔고, 어떻게 이 건물에 뿌렸는지. 이 모든 것이 회사의 계획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몰려오는 두통에 강대리는 머리를 감쌌다.


‘일단 살아야지.’


지금 생각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당장 앞에 닥친 위기부터 모면해야 했다.


“일단. 자동문을 끄자.”

“네? 아, 네.”


또 좀비에게 물린 누군가 카드를 찍고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원은 자동문의 전원을 꺼버렸다.

한시름을 놓은 동시에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셋은 탁자 밑에 둥글게 앉아 땅만 바라봤다.

밖에서는 아직 사람들의 살려달라는 비명이 간간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쫓고 사람들은 숨고, 도망가고 다시 쫓고 쫓기며 잡히면 산채로 살점이 뜯겨나가는 고통에 사람들의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틱.

-틱.


“뭐, 뭐야 왜, 왜 안 열려··· 아, 안 돼. 제발··· 제발···.”


-쾅! 쾅! 쾅!

-쾅! 쾅! 쾅!


“사··· 살려주세요··· 제··· 제발 살려··· 꺅!”


밖에 한 그림자가 허겁지겁 카드로 열리지 않는 탕비실 문을 두드리며 애원했다. 안에 있던 그들이 몸이 반응하기도 전에 한 그림자가 그녀를 덮치며, 곧이며 수많은 그림자가 달려와 그녀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끄, 끄윽··· 사, 살려··· 끄억···.”

“크아오!!”

“캬아아아아악!!”


여사원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고, 강대리는 고개를 돌리며 이사원은 몸이 굳은 채 얼어버렸다. 그녀의 피가 탕비실 밑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녀의 애원이 멈추고 그녀를 죽인 좀비들이 다시 소리가 나는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대략 1분이 지난 후 그녀의 그림자가 기괴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붉은빛에 반사되는 그녀의 모습. 팔의 관절이 꺾이고, 허리가 꺾이며 뼈 마디마디에서 강한 마찰음과 함께 무언가 그녀를 억지로 일으키듯 상체와 하체가 따로 일어났다.


-쿵.


손으로 탕비실 유리문을 기대어 일어나는 그림자. 빛에 반사되는 빨간 핏빛 손바닥 자국이 유리 너머로 보였다.


“딱딱. 끄어어어어억!”


이빨끼리 부딪치며 호흡을 삼키는 신음소리. 허리를 다시 한번 뒤로 꺾고 다시 바로 선 그녀였던 것이 너덜거리는 발을 끌며 모퉁이 쪽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정체는 무엇일까? 정말 영화에서 보던 좀비일까? 회사에서 인체실험도 하는 것일까? 회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다시 생각이 깊어지고, 탕비실 안에 사람들은 조용히 마른침을 삼키며 소리를 절제했다.


-탕탕탕.

-두두두두두두.

-콰앙!


“꺅!”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던 그때, 건물에 총 그리고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맞다. 보안팀.’


“키야아아악.”


소리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여사원과 복도에서 방황 중이던 나머지 좀비들이었다. 타워 1층 보안팀에서부터 계단을 타고 올라온 소리가 4층 탕비실 앞 복도까지 울리며 방황하던 좀비들을 불러 모았다.

짐승 떼처럼 복도를 가로질러 가는 수십의 좀비 떼들. 아무도 먼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입을 다물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


그것들이 지나가고 1분, 2분 그리고 3분이 조금 넘었을 때 희망처럼 들리던 총소리가 사라졌다.


“다 주··· 죽인 거겠죠?”

“···.”


여사원이 희망을 품으며 말지만 강대리는 대답할 수 없었다. 알고 있었다. 4층을 지나간 좀비만 수십. 아무리 무장했어도 2~30명의 용병들로 이뤄진 보안팀이 이 짧은 시간에 제압했을 가능성은 너무 낮았다.


“···.”


그들의 침묵이 대답이 된 것인지 여사원은 다시 고개를 떨구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때 건물 전체, 아니 미다스 전체에 싸이렌이 울려 퍼졌다.

창밖엔 새벽이 저물고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밝게 빛나는 태양 빛 아래서 함께 밝아지는 섬과 달리, 싸이렌 의미를 알고 있던 세 직원의 얼굴만 그늘지며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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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그는[2] 24.08.16 9 0 9쪽
8 7.그는 24.08.15 9 0 14쪽
7 6.그녀[2] 24.08.14 1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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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그것[3] 24.08.12 9 0 10쪽
4 3.그것[2] 24.08.12 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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