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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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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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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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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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다가오는 419 일주년

DUMMY

박종회가 웃고 있는 김형우 중령에게 진지하게 한마디 하였다.


“지금 웃을 때가 아니야. 일이 끝날 때까지 긴장해야 할 거야.”

“죄송합니다.”


박중규 소령이 박종회에게 물었다.


“각하! 만약 4월 19일에 계엄령이 선포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혁명은 물거품이 되겠지.

그러니까 그날 반드시 계엄령이 선포되도록 해야 해. 자네가 과격한 데모가 발생하도록 대학생들을 선동 좀 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자네가 할 일이 또 있어.”

“말씀만 하십시오.”

“그날 반도 호텔에 진입하여 장문 총리를 체포할 결사대를 만들어.”

“알겠습니다.”


흡족한 미소를 지은 채 이번에는 홍문기 문관을 바라보았다.


“자네는 경찰 쪽과 접촉하여 분위기가 어떤지 확인하고 혹시 우리의 혁명 계획이 누설될 수도 있으니까 여러 지방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헛소문을 퍼트려.

그럼 우리 혁명 계획이 누설되더라도 헛소문으로 치부할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혁명 계획서를 보고 본격적으로 그날 할 일들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먼저............”


한동안 심각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문이 열리고 반가운 손님이 들어왔다. 공수단장 최홍기 대령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가자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나에게 하였다.


“어서 와.”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야. 앉지.”

“네.”


소파에 앉았다.


“바쁜데 부른 게 아닌가? 모르겠네.”

“아닙니다. 각하가 부르시면 저는 언제든지 달려올 겁니다. 항상 5분대기조입니다.”


든든하였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공수단에는 적응한 거지?”

“네. 그렇습니다.”

“거기는 좀 빡세지 않아?”

“저는 빡센 곳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진작에 공수부대에 갈 걸 그랬습니다. 각하 덕분입니다.”

“잘 지낸다니 다행이군. 별일은 없지?”

“네, 그렇습니다. 다만 각하 말씀처럼 저에게 접근하는 자가 있었습니다. 6관구 김용춘 대령이었습니다.”


박종회가 쿠데타에 끌어들이려고 보낸 자겠지.


“어떻게 했어?”

“처음에 저의 동기를 통해 연락이 왔었고 제가 바쁜 관계로 만남을 계속 미루다가 2주 전에 한 번 만났습니다.”

“뭐라고 해?”

“같이 식사하면서 술 한잔했는데 자기는 이송만 정부에 실망하여 장문 정부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하는 것을 보니 이송만이나 장문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실망했다고 하면서 저에게 장문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는 등 그런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습니다.”


간을 본 거였구나. 하긴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데 처음부터 쿠데타를 같이 하자고 할 수는 없겠지.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는데?”

“저도 솔직히 장문 정부에 기대했지만, 현재까지는 여러모로 실망하고 있고 아직 1년도 안 된 정부이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을 테니 좀 더 지켜보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대답하니 계속 정문 정부에 부정적인 이야기만 저에게 했습니다.”


최홍기 대령에게는 아직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고 누가 접근하게 되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했었다.

곧 있으면 박종회의 쿠데타가 일어나니 이제는 조금은 말해줄 생각으로 부른 거였다.


“나도 마찬가지야. 이송만 정부보다 더 잘할 줄 알았는데 요즘 하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돼.

아무리 경험이 없다고 하지만 무능 그 자체야. 이러다가는 북한에 더 밀릴 거야.

북한은 우리보다 더 못한 환경에서 출발하여 발전하고 있는데 우린 오히려 후퇴하고 있으니 이렇게 10년이 지나면 그 차이가 더 벌어져 영영 북한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어.

참 걱정이야.”

“각하의 말씀을 들어보니 그자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대한민국 현실이 암울한 만큼 누군가가 나서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야. 자네 생각은 어떤가?”


놀란 눈을 하며 물었다.


“나선다는 게 설마 쿠데타를 의미하시는 겁니까?”

“꼭 쿠데타라고 할 수 없지만, 쿠데타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또 작년 4월에 시민들과 학생들이 들고일어나 이송만 정권이 바뀐 것처럼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어쩌면 이대로 있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뭔가 변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더 좋을 수도 있어.”

“각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변에서 작년에도 현재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군 선후배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런 말을 자주 듣다 보니 어느새 그들 주장에 동감하는 저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쿠데타가 말처럼 쉽게 일어나겠습니까?”

“그렇겠지. 난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보다 누가 일으키냐가 더 걱정이야.

생각을 해봐. 누가 현실을 개혁하려고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는데 그 주체 세력이 이송만이나 장문 정권보다 더 최악이면 나라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야.

총으로 일어선 자를 누가 제어하고 막겠어? 한마디로 고삐 풀린 망아지겠지.

또 그런 놈들은 다른 쿠데타가 일어나지 못하게 철저하게 막을 거야. 안 그래?”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자네에게 접근한 김용춘 대령은 2군 부사령관 박종회 소장의 사람이야. 아마도 쿠데타를 모의하고 있고 자네를 포섭하기 위해 만나자고 한 것 같아.”


놀란 얼굴을 하였다.


“조금 이상하다 싶기는 했습니다만 그런 의도가 있는 줄 전혀 몰랐습니다. 각하는 그걸 어떻게 아신 겁니까?”

“내가 육본에 있을 때 정보 참모장이었잖아. 작년부터 박종회가 쿠데타를 모의한다는 정보가 있었어.”

“아! 그렇군요. 제가 박종회 소장에 대해 잘 모르지만, 박 장군은 군내에서 몇 안 되는 청렴결백한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청렴결백은 하지.”

“그럼 박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바로 잡을 수도 있는 게 아닙니까?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개를 저었다.


“자네가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지 말게. 박종회는 과거 남로당 영남지구 유격 사령관을 지냈던 자야.”

“네? 그게 정말입니까? 어떻게 그런 자가 아직도 군에 남아 있는 겁니까?”

“사실이야. 전쟁 전 숙군 작업에서 운 좋게 살아남았는데 전쟁이 터지면서 부활한 거지. 자네 김중필 중령 아나?”

“네. 들어는 봤습니다.

육사 8기로 작년 육본의 정군 운동의 주동자 중 한 명이 아닙니까? 지금은 예편했다고 들었습니다.”

“맞아. 그자도 좌익 활동을 했던 자고 박종회의 조카사위야. 현재 둘이 주축으로 쿠데타를 모의하고 있다는 정황이야.

생각을 해봐, 사상적으로 의심스러운 그 둘이 모여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어?”

“와! 놀랐습니다. 대한민국이 공산주의 국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 아니면 북한과 합쳐질 수도 있고.”

“정말 무섭습니다. 그런데 쿠데타 모의를 하고 있는데 왜 지금까지 가만두고 있는 겁니까? 당장 잡아야 하지 않습니까?”

“확실한 증거가 없어.

심중만으로 잡는다면 대한민국 많은 장교들을 잡아야 할걸. 장교치곤 쿠데타를 입에 올리지 않은 장교들이 드물잖아.”

“그렇기는 합니다. 그러면 각하! 제가 그들과 접촉해서 쿠데타 증거를 확보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가 자네 의도와는 다르게 엮기에 되면 자네도 한패가 되는 거야. 그런 무모한 짓 할 필요 없어.”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또 연락이 오면 이제부터는 만남을 피해. 괜히 나중에 엮어서 곤욕을 치를 수가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이정도 말했으면 충분하겠지.


***



고려대학교 학생 여러 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모이라고 한 것은 곧 4·19 일주년을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고자 함이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면 좋겠어.”

“난 4·19 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행사를 했으면 좋겠어. 또 희생자 가족들과 부상자를 위해 대대적인 모금 운동도 했으면 해.”


여학생의 발언이 끝나자 바로 남학생이 발언하였다.


“내 생각에는 4·19를 그냥 보낼 수는 없어.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행사는 오전에 대학교별로 교내에서 진행하고 오후부터는 전부 거리로 나가 1년 전 보여주었던 시민들과 학생들의 의지를 다시 한번 재연하여 장문 정부에게 보여주었으면 해.”


방금 발언했던 여학생이 물었다.


“장문을 물러나라고 하자는 거야?”

“당연하지. 우리 선후배들이 흘린 피로 세워진 장문 정부는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무능하고 이송만 정부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

더 지켜보기보다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

“희생자가 또 생길 수도 있어.”

“없을 거야. 경찰도 이번에는 발포하지 못할 거야.”


다른 남학생이 발언하였다.


“계엄령이 선포될 수도 있어.”

“계엄령이 선포된다고 문제 될 거는 없잖아? 작년에도 계엄령 상황에서 아무 일도 없었잖아.”

“아니야.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어.

내 친구 아버지가 군인인데 요즘 군부 내에서 정부에 불만이 아주 많다고 해. 만약 계엄령이 선포되면 계엄군이 정권을 찬탈할지도 몰라.

진짜로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여우를 쫓아내려다가 늑대를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

“쿠데타가 일어난다는 말이야?”

“그렇지. 작년에 시민 대표들이 이송만 대통령을 만났을 때 정권을 송유찬 장군에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고 해.

그 말이 괜히 나왔겠어? 군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겠지.

그리고 며칠 전에 이상한 사람들이 나에게 4·19 일주년을 그냥 보내지 말고 장면 정부를 뒤엎을 정도로 과격하게 시위를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서울대에서도 그런 자들이 있었다고 해. 머리가 짧은 것을 보면 군인 같기도 해.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아.

이번 일주년은 정희 말처럼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념행사만 조용히 하고 지나가는 게 좋겠어.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야.”


다른 남학생이 동조하였다.


“나도 석호와 같은 생각이야.

나한테도 정체 모를 젊은 남자들이 그런 말을 했어. 학생 같지는 않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었어.

만약 그자들이 진짜 군인이라면 불순한 의도로 우리를 선동하여 쿠데타를 할 명분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

군사 정권보다는 무능해도 장문 정부가 더 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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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한미경제 협정 +21 24.09.13 3,378 115 11쪽
25 참모총장 교체 시도 +8 24.09.12 3,508 112 11쪽
24 새로운 조력자 오상현 중령 +11 24.09.11 3,467 114 10쪽
23 16인 하극상 사건 +8 24.09.10 3,590 119 12쪽
22 충무장 결의 +13 24.09.09 3,668 103 10쪽
21 사식이 삼촌의 제안 +14 24.09.08 3,629 98 11쪽
20 육군 주요 지휘관 회의 +10 24.09.07 3,710 122 11쪽
19 육사 8기생 +13 24.09.06 3,781 110 10쪽
18 송유찬의 무리수 +7 24.09.05 3,767 107 11쪽
17 1군 사령관 취임 +11 24.09.04 3,955 111 10쪽
16 419 혁명(7) +11 24.09.03 3,904 111 12쪽
15 419 혁명(6) +15 24.09.02 3,869 104 10쪽
14 419 혁명(5) +14 24.09.01 3,886 104 11쪽
13 419 혁명(4) +12 24.08.31 3,871 106 11쪽
12 419 혁명(3) +7 24.08.30 3,917 111 10쪽
11 419 혁명(2) +8 24.08.29 3,965 86 11쪽
10 419 혁명(1) +4 24.08.28 4,123 96 11쪽
9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7 24.08.27 3,976 102 11쪽
8 하늘이 날 돕나? +8 24.08.26 4,005 99 10쪽
7 생각지도 못한 월척 +7 24.08.25 4,113 106 11쪽
6 CIA 한국 책임자 실버 +5 24.08.24 4,161 96 10쪽
5 긴 여정의 첫걸음 +9 24.08.23 4,365 9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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