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망나니가 검거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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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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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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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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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0. 고시생 강서희

DUMMY

정민지는 남자를 손쉽게 제압한 뒤, 자신이 보호하던 여자를 나에게 보냈다.


여자는 살금살금 남자를 피해 내 등 뒤로 쏙 숨었다.

그리고 그녀는 왼쪽으로 빼꼼 얼굴을 내밀어 남자를 쳐다봤다.


“이봐요, 그쪽. 이제 그만합시다. 사람 많은데 더 이상 못난 모습 보이지 말고요. 정민지 경장님! 지하철 수사대에 연락 좀 부탁해요!”

“오케이.”


정민지가 핸드폰을 꺼내 지하철 수사대에 전화를 거느라 잠시 한눈판 사이.


사사삭!


남자가 재빨리 일어나더니 정민지의 뒤에 섰다.

곧이어 오른손을 민지의 목에 겨누기까지 했다.

그의 겉모습도 그렇고 마치 킹스맨을 연상케 하는 몸짓이다.


그의 손에는 반짝 빛이 나는 물건, 만년필이 들려 있었다.


“멈춰! 가까이 오면 이년 목에 구멍 난다. 빨리 핸드폰 넘기고 꺼져!”

“잠깐만요. 아저씨. 그러지 마세요!”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그러니 구멍 내기 전에 핸드폰 넘기라고 이 짭새 새끼야~”

“알겠으니까, 진정하시고 그거 내려놓으세요. 설마 진짜로 찌를 건 아니죠?”


내가 저자세로 나오자, 드디어 상황을 타개할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건지 남자는 이죽거리며 소리쳤다.


“내가 못할 것 같아?”


그래.

못할 것 같아.

내가 들은 너의 본심은 강하지 못했으니까.


《기회 잘 봐서, 핸드폰만 받고 도망가야겠어. 내 입으로 사람 몸에 구멍 내겠다는 말을 하게 될 줄이야··· 어우, 소름끼쳐. 나는 고상한 취미를 가졌을 뿐이지, 살인마가 아니라고!》


“당신, 정말 찌를 수 있어?”

“그, 그럼! 물론이지!”


남자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뾰족한 촉을 정민지의 허연 목덜미에 가까이 댔다.


목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감촉에 정민지가 한쪽 눈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내가 가만히 있자, 남자는 더 힘을 주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만년필을 쥔 그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딱 보니 못 찌를 것 같은데 그만두고 자수해. 그러면 공무집행방해죄는 참작해 줄게.”

“이 개새끼가 진짜! 보여 줄까? 지금 이 자리에서? 어? 보여 주냐고!”


다른 건 몰라도 허풍 하나는 기가 막히는군.

그나저나 허풍을 치려면 부들부들 떨리는 저 손부터 어떻게 할 것이지, 저것 때문에 다 티 나잖아.


나는 우선 정민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건넸다.


“정민지 경장님. 걱정 마세요. 저놈 말만 저렇게 하는 거지 전혀 찌를 생각도 배짱도 없어요. 상황 보다가 핸드폰만 받아서 도망치려는 속셈입니다. 보세요, 지금 덜덜 떨고 있습니다.”

“진짜예요?”


그 말을 듣고 정민지가 씩 웃더니, 남자의 팔을 붙들고 힘을 줬다.


시선을 옮기니 남자가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원망에 가득찬 눈을 하고서 말이다.


이윽고, 그의 몸이 앞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쾅!


남자는 둔중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꽂혔다.


“으허헉!”


바닥에 강하게 등을 부딪히자 숨이 쉬어지지 않는지, 헉헉대기만 했다.

그리고 그의 앞에 당당하게 선 정민지가 욕지거리를 했다.


“씨발 새끼가. 누구 목에 구멍 낸다고?”


남자는 모든 걸 포기했는지 망연자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니, 자기가 무슨 특수 요원도 아니고. 만년필로 사람을 죽인다만다 하는 거야? 아니, 특수 요원도 이 만년필로 사람 못 죽여.”


잠시 후, 나까지 다가가자 남자는 기겁하며 몸을 움츠렸다.

나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척하다가, 그에게 달콤한 제안을 속삭였다.


“···핸드폰 잠금 해제 패턴 알려 주면 몰카에 대해서는 나만 알고 있을게요.”


몰카에 대해 언급하다 순간 놀란 듯했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의 혐의를 모른 척해 주겠다는 나를 남자는 기이하게 쳐다보았다.


“너, 대체 정체가 뭐야. 진짜 경찰 맞는 거야?”

“진짜 경찰 맞아요.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그래서 말할 겁니까, 말 겁니까?”

“그, 그럼 약속할 거야? 정말 모른 척해 주는 거 맞지?”

“당연하죠. 나는 그쪽처럼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진짜지? 당신 나랑 약속한 거야.”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건네자, 남자는 그 자리에서 순순히 패턴을 풀었다.


핸드폰을 다시 돌려받은 나는 안에 정말로 몰카 동영상이 저장되어 있는지 확인했다.

그는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취미를 가진 남자였다.


나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화장실 몰카를 보며 남자에게 물었다.


“여긴 어디예요?”

“어딘지는 나도 잘 몰라. 그건 왜 물어?”


《키키키. 죽이지? 이거 주안역 화장실이야.》


다른 영상을 틀어 그에게 또 물었다.


“이건 어디 화장실이죠?”

“거기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저건··· 동인천역이네. 근데 자꾸 왜 묻는 거야?》


“요건요?”

“진짜 모른다니까···!”


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영상 하나하나 그에게 질문했다.

주안역부터 시작해서 동인천, 영등포, 신길역까지 몰카를 촬영한 장소를 전부 알아냈다.


“자, 이제 가져가세요. 좋은 취미를 가지고 계시네.”

“좋은 취미?”

“어서 넣으세요. 지하철 수사대 오기 전에. 약속은 약속이니까.”


남자는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서도 시선을 내게서 떼지 못했다.


그의 두 눈이 우수에 차올라 있었다.

그 표정은 뭐랄까··· 아끼는 보물을 다시 찾은 것처럼 감동한 얼굴이었다.


“그런데 왜 나를 도와줬어? 혹시 너도 이런 쪽에 관심 있는 거야?”


‘이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아주 개소리를 하고 있네.’


때마침 도착한 두 명의 지하철 수사대.

내가 손을 들자, 그들은 이곳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남자를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야, 이 자식 최근에 지하철에서 유명한 놈이었는데. 이놈을 여기서 잡네요.”


수사대 직원들은 남자의 손목에 은색 수갑을 걸고 일으켰다.


남자는 마지막까지 나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듯이 바라봤다.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기분 나쁘게··· 정말 자기랑 같은 취향이라고 생각한 건가?


좋아, 그렇다면 착각을 깨뜨릴 필요가 있지.


“수사관님, 잠시만요!”

“예?”

“저놈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 꼭 보세요. 몰카를 촬영한 여죄가 잔뜩 있습니다.”


그러자 남자가 획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원숭이처럼 움푹 파인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든지 말든지, 나는 할 말을 했다.


“패턴은 Z에요.”


그리고 잊지 말라고 친절히 허공에다 크게 ‘Z’를 그려 보였다.


“본인 말로는 동인천역 여자 화장실, 주안역 여자 화장실, 영등포, 신길역까지 몰카 촬영했다니까 꼭 확인해 보세요.”

“정말인가요?”


수사관이 사실이냐는 듯 남자를 째려보자, 그는 눈을 피하며 헛기침만 해 댔다.


수사관은 내 말이 진짜인가 확인하기 위해 그의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내가 알려 준 패턴 ‘Z'로 잠금을 해제하고 액정을 몇 차례 두드리더니,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져 갔다.

아마 이 정도면 언론 보도는 물론 특진 서류에 한 테마로 올리기에 부족하지 않을 수준이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긴 지하철 성추행범을 검거했는데, 수십 개 몰카 동영상까지 확보했으니 좋을 만도 하겠지.


“아, 맞다! 그거 포렌식 해 보면 더 나오겠네요.”


내 말에 남자가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도 포렌식이 뭔지 알고 있다는 거겠지.

그동안 삭제한 너의 악취미가 전부 드러나는 순간이겠군.


“잘하면 올해는 지하철 수사대에서 특진 나오겠습니다?”

“하하하. 이거 고마워서 어쩌죠?”


수사관이 입을 잔뜩 벌리고 웃었다.

반면, 남자는 온갖 원망을 가득 담은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짭새를 믿은 내 잘못이지. 씨발.”


나는 남자가 연행되고 나서야, 정민지 옆에 달라붙어 있는 여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녀는 아직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보였다.


“괜찮아?”

“괘, 괜찮아요.”

“나는 서정경찰서 반석지구대 차현성 순경이야, 이쪽은 정민지 경장님. 지금 정신없을 거 아는데 이름과 나이, 연락처 좀 말해 줄래?”

“그건 왜요?”

“피해자 진술도 필요하거든···.”

“강서희요. 나이는 23살.”

“강서희··· 예쁜 이름이네.”


획.


강서희가 고개를 돌리며 내 눈을 피했다.

지하철에서 많이 힘들었나 보다.

수험 생활도 쉽지 않을 텐데 저런 거머리 같은 성추행범에게 시달렸으니 그녀의 심정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긴 방금 전에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의 눈에는 나 역시 성추행범과 다르지 않은 남자일 텐데.

어쩌면 마음속 깊이 트라우마로 남아 나를 포함한 모든 남자가 싫어졌을지도 모른다.


“오늘 힘들었지? 이제 다 끝났으니까, 괜찮아. 나머지는 담당 수사관이 도와주실 거야.”

“···네.”

“가방 보니까 지금 공부하는 거 같은데 맞니? 공무원 준비하는 건가? 열심히 해!”


나는 그녀를 보니 내 동생 현지가 떠올라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강서희가 뾰로통한 얼굴을 했다.


어라, 왜지?

혹시 내가 말실수라도 했나?


그녀는 갑자기 뿔테 안경을 벗고 나를 쳐다봤다.

정확히는 올려다봤다.


이런.


그녀가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왜인지 모르지만 나를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 내가 괜한 말을 한 건가?”

“저기요. 나 공부한다고 무시해요?”

“내가?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무시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 그저 수험생을 경험해 본 인생 선배로서 힘내라고 해 준 것뿐인데.

사람의 호의를 이렇게 곡해하다니 아무래도 정정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초면에 반말이나 하고. 나랑 나이 차도 별로 안 나는 것 같은데 무례하네요!”

“뭐? 무례하다고? 내가?”


딱 봐도 내가 너보다 오빠인데다, 4살이나 많은데.

음, 이건 나를 어리게 봐 줘서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그나저나 위험에서 구해 준 나에게 오히려 화를 내며 쏘아붙이다니.

솔직히 어이가 없는 걸 넘어 억울할 지경이었다.

조금 전까지 아무 저항도 못하고 울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차 순경, 사과 안 하고 뭐 해요. 피해자 분 많이 놀랐을 텐데 왜 반말을 하고 그래요!”

“선배···?”


내 편을 들어줄 줄 알았던 정민지까지 나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선배라서 믿었건만··· 여자들의 의리 뭐 그런 건가?

조금 억울한 건 내가 나이 들어 보인다고 한 것도 아니고 동안으로 본 건데 욕을 먹고 있는 점이었다.


“아··· 미안해요! 너무 어려 보여서요.”


이어지는 강서희 말에 나는 더욱 기가 찼다.


“저 그렇게 안 어리거든요. 졸업하고 사법 시험 준비하고 있어요!”


아하?


사법 시험 준비한다고?

그래, 열심히 해라.


어쩐지 묘하게 불편한 느낌이 들더라니···.

자존심만 센 재수 없는 사시생들.

그들은 시험에 붙기 전에도 마치 자기가 검사, 판사인 것처럼 행동하곤 했다.

몇 년 지나면 시험도 폐지되는데 떨어지라고 저주나 해 버릴까.

갑자기 정나미가 확 떨어져서 강서희와 대화하기가 싫어졌다.


그래도 이대로 오해받은 채로 남기는 싫으니 제대로 해명은 해야겠지?


“사과할게요. 그쪽 우습게 볼 생각은 없었어요.”


사과를 들었음에도 강서희는 계속 부루퉁한 얼굴을 했다.

나는 순간 짜증이 밀려왔지만, 가까스로 표정 관리를 하고 일단 듣기 좋은 말이라도 해 주기로 했다.


“나중에 사시 합격하면 검사로 오세요. 이왕이면 경찰 지휘 검사로 오면 좋겠네요.”


물론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너 같은 싸가지가 검사로 오면 좋긴 개뿔, 인사도 안 할 거다!

아주 고생이나 잔뜩 해라.


“뭐, 생각해 보죠.”

“그건 그렇고 도와줘서 고맙단 말은 할 수 있지 않아요? 우리 퇴근 중인데 시간 내서 도운 겁니다.”

“흥!”

“흥? 그쪽 지금 나보고 흥이라고 했어요?”

“네, 맞아요. 그게 왜요? 경찰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일을 한 거죠. 내가 고마워해야 하나요?”


두근, 두근.


《실은 정말 무섭고 힘들었는데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근육질 남자 경찰분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좀 전에 화낸 것도 미안해요. 본심은 아니었어요.》


응? 뭐지···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는 그런 건가.

능력 덕분에 의도치 않게 진심을 알게 되어서 내 마음이 조금 풀렸다.

어째 조금 무안해져서 듣기 좋은 말로 화제를 돌려봤다.


“강서희 씨. 기왕이면 안경 벗고 다니시는 게 어때요?”

“예? 안경이요? 그, 그쪽이 뭔 상관인데요?”

“아니, 안경 벗은 게 더 좋아 보여서···.”

“그니까 그쪽 하고 무슨 상관이냐고요!”


강서희는 안경을 다시 쓰고는 몸을 휙, 돌려 막 도착한 지하철로 쪼르르 뛰어 들어갔다.

달리는 그녀의 발걸음에 맞춰 커다란 가방이 들썩거렸다.


한편, 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얼어붙고 말았다.

늘 그렇듯 나에게 들려온 소리 때문이었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릴 들은 거지?

내뱉은 말과 180도 다른 강서희의 속마음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안경 벗은 게 좋아 보인다니? 꺅··· 뭐야, 뭐야 저 남자, 혹시 나한테 관심 있는 건가?》


“헐··· 내가 진짜 말실수하긴 했네. 이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런 강서희를 보다 보니 문득 과거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회귀하기 전, 인천지방검찰청에 강서희란 검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녀는 문이 닫힐 때까지도 나를 의식하는 듯했다.

뚫어지게 강서희를 보다,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인천지방검찰청 지휘 검사 강서희.

아버지가 검사장으로 재직 중인, 소위 법조인 집안이었다.

꽤 유명한 검사라서 이름도 기억했다.


그의 부친 이름은 강명수 검사.


‘그러니까 강명수 검사 딸이 지금 저 여자란 말이지?’


강서희는 현재 고시생이지만, 몇 년 후에 검사로 임용되어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오게 된다.


그녀는 자존심 강한 여검사로 소문이 자자했다.

특히 경찰들이 조금이라도 반박하거나 개기면 가만두지 않는 성격으로 형사들 사이에서 꽤 유명했다.


자존심 강한 전형적인 여검사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흠, 그럼 내가 지금 미래의 검사님을 도와준 건가?”


다만, 저런 성격을 가진 검사들은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었다.

애당초 지금은 검사, 판사들에게 영감님이라 부르는 시대가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소문과 달리 속마음은 여린 타입인 건가?

좀 전에 킹스맨에게 추행당하며 쪽도 못 쓴 것도 그렇고.

나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냐면서 꺅꺅 소리 지른 것도 그렇고.


여자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혹시 정민지도 그러려나?


나는 정민지를 빤히 바라봤다.

그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거리고 있었다.


피식.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긴,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선머슴 같은 정민지가 그럴 리 없다.

내가 아는 정민지는 겉과 속이 분명한 친구였다.


쿠궁, 쿠궁―


묵직한 소리를 내며 강서희가 탄 지하철이 막 떠나기 시작한다.


법조인 집안과 친해진다면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가까이 해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강서희를 지켜보기로 했다.


나는 다시 강력팀으로 갈 거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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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고시생 강서희 24.08.20 254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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