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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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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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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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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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이다.

DUMMY

 10년 전 등장한 정체불명의 ‘탑’.


 탑이라고 해서 땅에 세워진 에펠탑이나 피사의 사탑 같은 게 아니다.

 상공에 기둥 모양을 한 구조물이 떠 있을 뿐.


 나라마다 고유의 탑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무슨 의도로 만들었는지, 탑이 몇 층까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탑을 올라야 한다.


 왜냐고?


 [57층 토벌까지 남은 시간 : 1881시간 38분 45초···.]


 타임 리미트가 있다.

 리미트를 어기면, 탑이 무너지며 주변 도시가 함께 붕괴된다.


 예시로, 프랑스가 탑 공략 포기를 선언한 후에, 루앙이라는 도시가 그대로 소멸해버렸다.


 도시 하나만 버리면 탑 등반을 포기해도 되냐고?

 아니, 그렇게 허술할 리가.


 곧바로 다른 도시 상공에 탑이 생성된다.

 결국 프랑스는 도시 하나를 날려 먹고도, 새롭게 생성된 탑을 다시 등반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1층부터 다시 깨는 것도 아니었다.


 최고층을 깰 때마다 타이머가 초기화된다. 기간은 3개월.

 다시 말해, 3개월에 한 층씩은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선택받은 각성자들만이 입장할 수 있고, 탑에 입장하면 부여받은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한다.

 공략에 성공하면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탑에서는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보상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탑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잡으면 나오는 ‘일반 보상.’

 다른 하나는 층 클리어 조건을 충족하고 완료 버튼을 누르면 지급되는, ‘클리어 보상.’


 클리어 보상을 받은 층은 다시 입장할 수 없기에, 완료 버튼을 누를지 말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능력을 각성한 인구수는 0.01%. 약 6000명.

 그중에서도 클리어 보상을 받으며 다음 층을 공략하는 사람은,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들은 국가에 몸을 담고 활동한다.

 조금 더 정확히는, 탑과 각성자 관련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각성자 협회’.

 협회에는 ‘탑 공략팀’라는 부서가 존재하고, 팀의 각성자들은 협회의 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층을 공략한다.


 나머지 각성자는 본인이 안정적으로 클리어할 수 있는 최고층에 머무르며 안전하게 재료를 수확한다.


 파티를 꾸리기도 한다.

 입장 전에 파티 등록을 하면 동시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입장 인원이 많아지면 그와 비례해서 층의 난이도도 올라간다.


 몬스터를 잡고 얻은 재료를 협회에 판매하면 협회는 다음 층을 공략할 장비를 만든다. 


 각성자가 되기만 해도 팔자가 달라진다.

 적당한 층에 주차해서 일반 보상만 파밍 해도, 하루에 수십만 원 정도는 우습게 버니까.


 그래서 ‘탑의 신’을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도 생겼다.

 제발 각성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뭐 그런 종교라나 뭐라나.


 뭐 어쨌거나.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탑’에 대한 기본 지식이다.


 ***


 예전에, 같이 일하던 동생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형은 각성자 되면 어떻게 할 거야?”

 “갑자기?”

 “누가 ‘몇 주 뒤에 각성자 시켜줄 테니 대기하세요’라고 알려주는 게 아니잖아. 미리 생각을 해놔야지.”

 “그것도 맞네.”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는 상상.

 로또에 당첨되는 상상.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각성자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름 현실적인 상상이다.


 “일단 어떤 특성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대부분 전투 아니야?”

 “그런가? 근데 난 일단 협회에는 안 들어갈 듯.”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왜? 들어가는 게 낫지 않아?”

 “···그냥. 뭔가 혼자 하는 게 속 편할 거 같은데.”


 사실, 뭘 알아야 상상을 하지.

 각성자의 삶은 어떤지, 협회에 등록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혼자 상상해서 뭐 해.


 ···근데.


 [탑의 선택을 받으셨습니다.]


 나는 이제 각성자다.


 “상태창.”


 각성자의 고유 능력인, 상태창 확인.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떠오른다.


『 <상태창>

 이름 : 이시현

 나이 : 26세

 고유 특성 : -

 주요 스탯 : [체력 Lv.1], [마력 Lv.2], [힘 Lv.1], [민첩 Lv.1]

 보유 스킬 : -


 - 아직 고유 특성을 각성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진짜다.

 진짜 각성자가 됐다.


 “···뭐 어떻게 하면 되지?”


 아직 내 고유 특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


 각성자의 특성은 다양하다.

 전투 계열, 생산 계열, 버프 계열, 치유 계열 등등···.


 가장 좋은 건 당연히 전투 계열.


 혼자서도 몬스터를 잡고 탑을 클리어하며 재료를 수급할 수 있다.

 층이 맞는 각성자를 찾아 파티를 꾸리고, 합을 맞추고.

 이런 귀찮은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다음 버프나 치유 계열.


 솔로 플레이에는 적합하지 않고 무조건 파티를 꾸려야 한다.

 새로운 층을 공략하는 일은 대부분 파티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버프 계열 인구수가 가장 적다.

 이 때문에 협회에서 가장 요구하는 인재이기도 하다.


 최악은 생산 계열.


 탑에서 얻은 재료로 아이템을 만드는 각성자들이다.

 협회 소속이 아니라면 돈을 벌기가 힘들다.

 새로운 재료를 얻기도 힘들고, 엄청 유능한 각성자가 아니라면 직접 만든 장비를 개인적으로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 당장 어딘가에 소속될 생각이 없는 나로서는, 생산 계열만은 피하고 싶었다.


 아주 드물지만, 특성을 뽑지 않고 각성자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탑’에 들어간다는 건 목숨을 건다는 뜻이니까.


 [특성을 뽑으시겠습니까?]


 물론 나는, 각성자를 포기할 생각 따윈 없었다.

 굴러들어온 복을 왜 걷어차?

 멍청이도 아니고.


 전투. 제발 전투.

 아,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버프 계열도 괜찮다.

 귀찮겠지만 협회 밖에서 고정 파티 하나 꾸려서, 무한 파밍 돌리면 된다.


 큰 욕심 없다.

 10층 정도에 주차만 해도, 웬만한 직장인 월급 정도는 벌 수 있을 거다.

 적당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네!”


 가슴이 두근거린다.

 일생일대의 기회.

 이 기회만 살리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눈앞에 불투명한 상자 하나가 열리며, 안에서 황금빛 섬광이 뿜어져 나온다.


 츠츠츠츠츠!


 [새로운 특성을 얻었습니다.]


 “떴냐!”


 [전용 특성,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을 획득하였습니다.]


 ···생산 계열이다.


 “아 시발!”


 하필. 하필이면 생산 계열.

 버프 계열도 아니고.


 “왜 나만! 나만 운 없지!”


 나는 그냥 운이 없다.

 생산 계열, 그중에서도 대장장이는 뽑을 확률이 그다지 높지도 않을 텐데.


 “하···. 진짜.”


 머리가 뜨거워졌지만, 일단 진정하고 특성 설명부터 읽어봐야 한다.

 떴는데 뭐 어떡해. 어떻게든 써먹어야지.


 그래도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이니까···.

 꽤 좋은 특성일지도 모른다.


 생각만 했을 뿐인데, 곧바로 특성창이 떠올랐다.


『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신화 속 대장장이가 남기고 간 유산. 23가지의 전설적인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특성 레벨이 오를 때마다 새로운 장비가 잠금 해제된다. 』


 ···어? 잠깐만.

 이거 생산 계열이 아닌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그냥 대장장이 스킬이 아니라, 대장장이의 ‘유산’이다.


 대장장이의 유산이면 엄청 다양한 장비가 있을 테고.

 그 장비를 다 사용하는 특성이면···.


 “웨폰 마스터 같은 건가?”


 검, 도, 창, 방패, 둔기.

 모든 장비를 사용하는 ‘웨폰 마스터.’


 다시금 솟구치는 도파민을 느끼며, 스킬 상세 설명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 첫 번째 유산 - 후긴과 무닌 (Huginn and Muninn)


 절대신 오딘(Odin)이 기르던 한 쌍의 큰까마귀.

 각각 ‘생각’과 ‘기억’을 뜻한다.

 전 세계를 날아다니며 모든 정보와 지식을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유산을 사용하면, 다음 층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다.

 고유 특성,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과 스킬 레벨을 공유한다.』


 다음 층의 정보를 알 수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스킬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뭐?”


 말도 안 돼.


 탑 밖에선 각성자의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

 이게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지금 자취방 침대에 앉아있는 나에게, 스킬을 사용할 거냐고 물었다.


 “···무슨 상황인진 모르겠지만.”


 밖에서 쓸 수 있는 스킬이면, 적어도 뭔가를 때려 부수는 스킬은 아니겠지.

 일단 써 본다.


 [각성자 ‘이시현’이 ‘후긴과 무닌 Lv.1’을 발동하였습니다.]


 [현재 입장 가능한 층 : 1층]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였습니다.]


『 1층 클리어 조건 : 수사슴 5마리 처치


 미미르(Mimir)의 샘을 먹고 자란 수사슴 5마리.

 성격이 아주 온순하고 겁이 많다.

 사슴이지만 달리기가 느리고, 가죽이 아주 연한 게 특징이다.』


 ···미친.


 탑을 들어가기도 전에, 등장하는 퀘스트 내용을 미리 알려준다.

 어떤 몬스터가 나오는지, 심지어 그 몬스터의 특성까지도.


 “이건 너무 사긴데?”


 지금 당장에야 별 쓸모 없지만,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유용한 스킬이다.

 등장하는 몬스터의 특성을 알면, 쓸만한 아이템을 미리 준비해서 들어갈 수 있으니까.


 물론 계속 탑을 오를 생각은 없다.

 일정 층에 다다르면 등반을 멈출 거지만, 그래도 좋다.


 같은 층이라고 해서 매번 똑같은 패턴만 나오는 게 아니다.

 1층에 수사슴 10마리만 주야장천 나오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돌발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그걸 대처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후긴과 무닌].


 미친 성능이다.

 이런 유산을 앞으로 22개나 더 얻을 수 있다.


 쪽박인 줄 알았는데 대박.

 아니, 초대박이다.


 “무슨 특성이···. 아니 이거 등급이 뭐지?”


 각성자의 고유 특성 등급은 총 다섯 가지로 나뉜다.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

 이 정도 성능이면 적어도···.


 “상태창.”


『 <상태창>

 이름 : 이시현

 나이 : 26세

 고유 특성 :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Lv.1 (신화)]

 주요 스탯 : [체력 Lv.1], [마력 Lv.2], [힘 Lv.1], [민첩 Lv.1]

 보유 스킬 : [후긴과 무닌 Lv.1]』


 “···.”


 다시 말하지만, 고유 특성의 등급은 총 다섯 가지다.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


 그러니까···.


 ‘신화’ 등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하지 않았다.


 각성자가 되는 게 로또 당첨보다 쉽다고?

 맞는 말이다.

 근데, 그런데 말이다.


 ‘신화’ 등급의 특성을 뽑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1%? 그랬다면 지금쯤 대한민국에 50명 정도는 나왔겠지.

 0.01%? 그래도 한두 명 정도는 나왔을 거다.

 근데, 한국에 전설 특성 각성자 수가 두 명이다.


 그 말은···.

 0.001%? 아니, 0.0001%?

 말도 안 되는 확률.


 0.01%의 확률로 고유 특성을 얻고.

 거기서 또, 0.001% 확률로 신화 등급을 뚫었다.


 이거···.


 “로또다!”


 운 없다는 말 취소.


 인생 역전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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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1,948 4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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