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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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그림/삽화
picasso.
작품등록일 :
2024.08.24 20:36
최근연재일 :
2024.09.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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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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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진짜 환장하겠네.

DUMMY

 더없이 평화로운 오후.

 김진수는 간만에 여유로운 티 타임을···.


 벌컥!

 콰앙!


 “티, 팀장님!”

 “푸흡!”


 티 타임을···.


 “···이 새끼들이. 팀장실이 너희 집 안방이야?”

 “죄, 죄송합니다.”


 사방으로 튄 커피 자국을 닦아내며, 김진수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팀장님, 그것 보다 지금···!”

 “알아. 나도 들었어. 17층.”

 “···아.”


 일주일 연속 엘리트 보스 처치.

 매일 놀라는 것도 이제 지친다.


 “이시현 씨는 괜찮습니까? 듣기론 언론 노출을 엄청나게 꺼리신다고···.”

 “반응 보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한 거 같더라.”

 “아···. 그렇습니까?”

 “그 난리를 치고 아예 말이 안 나오길 바라면 그게 이상한 거지.”


 직원이 수긍한 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혹시 그것도 들으셨습니까?”

 “뭐?”

 “오늘 협회에 방문한다고 하십니다.”

 “이시현 씨?”

 “맞습니다.”


 김진수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재료 수거는 우리가 가면 되는데.”

 “상점 이용하신답니다.”

 “또?”

 “그렇습니다.”

 “그때 내가 빵빵하게 채워서 보냈는데? 벌써 이용한다고?”

 “그, 그것 때문이랍니다.”


 김진수가 무슨 말이냐는 듯 미간을 좁혔다.

 잠시 머뭇거리던 직원이, 말을 덧붙였다.


 “쓸모없는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정리를 좀 해야겠다고···.”

 “···아.”


 생각해보니 조금 과하게 챙겨준 거 같기도 하고.


 “알겠어. 다른 건?”

 “이번에 창 하나 새로 구매하신답니다.”

 “그때 창 사지 않았나?”


 이번엔 직원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닙니다. 이시현 씨, 샵에서 장비 산 적 없습니다.”

 “···장비를 산 적이 없다고?”

 “예. 소모품만 잔뜩 가져가셨습니다.”


 그 말은···.


 콰앙!


 “시발! 그럼 17층까지 기본 창으로 뚫었단 말이야?”


 엘리트 몬스터와 전설 등급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시현은 어떤 장비도 없이 협회에서 제공하는 기본 창 하나만 쥐고 탑을 등반했다는 것이었다.


 “···진짜 환장하겠네. 어떻게 되어 먹은 인간이야?”


 초조한 듯 손톱을 뜯던 김진수가 직원에게 손짓했다.


 “···일단 알겠어. 샵에는 내가 따로 연락해놓을게.”

 “그리고···.”

 “더 있어?”

 “잠시 공략팀에 방문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공략팀은 또 왜?”

 “정확하게 말씀은 안 하셨고, 그냥···.”

 “알겠어. 내가 알아볼게. 나가봐.”


 배꼽 인사를 하고 팀장실을 나가려던 직원이 다시 한번 걸음을 멈췄다.


 “아아!”

 “야이 씨. 한 번에 똑바로 안 할래?”

 “죄, 죄송합니다!”

 “뭔데?”

 “오늘 공략팀도 샵 사용한답니다.”

 “근데?”

 “이용 시간은 어떻게···.”


 김진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반문했다.


 “이용 시간이 뭐?”

 “겹쳐도 괜찮을까요?”

 “뭐 어때. 어차피 이제 한 팀인데.”

 “···알겠습니다. 진짜 나가보겠습니다!”


 끼익-

 탁!


 좋아.


 전설 등급. 엘리트 몬스터.

 이젠 다 좋다 이거야.

 근데 이건 절대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된다.


 이시현이 기본 창 하나만으로 17층 엘리트 몬스터를.

 그것도 솔로 플레이로 공략할 만한 미친 능력의 보유자라는 사실은.


 절대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된다.


 우선···.


 탈칵!


 “인사팀장 김진수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


 ***


 협회 12층 각성자 상점.


 일전에 사은품을 챙겨줬던 착한 직원이 웃으며 날 반겨주었다.


 “어서 오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아이템 정리하러 오셨다구요?”

 “재료 처분도 하고 온 김에 장비도 하나 새로 맞추려고요.”

 “네! 이쪽으로.”


 그간 쌓인 ‘탑의 파편’만 무려 75개.

 수수료를 떼고도 675만원이다.


 “오늘 구매하시는 아이템 가격을 제하고, 내일 바로 입금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

 쓸만한 창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


 “이것들도 좀···.”

 “아.”


 인벤토리에 쓸모없는 아이템들을 정리해두었다.

 아이템을 꺼내니 테이블 위에 수북하게 쌓였다.


 “···좀 많네요.”

 “여, 여기 두고 가시면 저희가 나중에 정리하겠습니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방을 나가 곧바로 거래소에 접속했다.

 기본 창 내구도가 거의 다 닳아서 새로운 창을 찾아야 했다.

 튼튼하고, 투창에 적합하고, 무엇보다···.


 싼 걸로.


 뒤따라 나온 직원이 넌지시 말을 던졌다.


 “그, 장비는 반값···. 흠흠.”


 못 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못 들었다.

 그냥 구매하고 나니 반값이었던 거다.


 『 [키워드 : 창, C 등급, 품질 60 이상]


 1. 합금 창 ( 등급 : C , 품질 70 / 100) - 3,800,000원

 2. 월도 ( 등급 : C , 품질 61 / 100) - 3,750,000원

 3. 철제 폴암 ( 등급 : C , 품질 65 / 100) - 3,980,000원

 .

 . 』


 ···다시 느끼는 거지만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그렇다고 안 살 순 없고.”


 우선 후보를 추렸다.

 월도나 폴암은 투창을 주로 사용하는 나에겐 맞지 않는다.


 “좀 괜찮은 거 없나···.”


 음?


 그중에서, 눈에 띄는 창 하나.


 『 [키워드 : 창, C 등급, 품질 60 이상]


 24. 꿰뚫는 자 ( 등급 : C , 품질 93 / 100) - 3,750,000원

 .

 . 』


 품질이 90대 초반.

 근데 가격은 다른 장비와 비슷하다.

 장비의 상세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 꿰뚫는 자 / 등급 : C


 투창용으로 제작된 창.

 착용 시 투창 계열 스킬 레벨이 증가하고,

 투창을 제외한 모든 공격 스킬 레벨이 감소한다.


 품질 : 93 / 100 』


 “···오?”


 이거 완전 내 건데?


 품질에 비해 가격이 낮은 이유를 알겠다.


 투창을 제외한 공격 스킬 레벨 감소.

 페널티가 너무 큰 탓에 장비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페널티가 아니다.


 왜냐고?

 난 공격 스킬이 [비천창] 하나뿐이니까.


 “혹시, 이거 바로 구매할 수 있을까요?”

 “네! 물론이죠. 잠시만요···.”


 카운터로 돌아간 직원이 종이 한장을 꺼내서 건넸다.


 “이거 작성해 주시면 돼요.”


 장비 구매 신청서.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조항과,

 정산금에서 장빗값을 제하는 데 동의한다는 조항 등등.


 일종의 계약서였다.


 “여기 사인해주시고···. 장비 수령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수령이요?”

 “배송이 3-4일 정도 걸리는데, 각성자님 개인 정보 때문에 택배사에서 댁으로 직접 가진 않아요. 직접 협회에 방문하시거나 저희가 가져다드려요.”

 “4일이나 걸려요?”

 “네. 장비 검수도 해야 하고, 이런저런 절차가 좀 있어서요.”


 더 늦게 왔으면 창 없이 탑 들어갈 뻔했네.


 “그럼 저희 집으로 부탁드립니다.”

 “네! 구매 신청 되셨어요. 정산금 675만원에서 아이템 값 375만원···.”


 직원이 아차 싶은 듯 고개를 작게 저었다.


 “아이템 값 1,875,000원 빼고 내일 입금 될 거예요.”

 “와, 싸다. 왜 이렇게 싸지? 하하.”

 “···.”


 흠흠.


 “아, 혹시 공략팀은 몇 층이죠?”

 “바로 아래층이에요!”

 “감사합니다. 이만 가볼게요.”

 “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상점을 나가려는 순간.


 끼익-


 누군가 상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저 사람들은···.


 “···어?”

 “···?”


 각성자 협회 공략팀 소속 전설 등급 각성자.

 석호윤과 장효민이었다.


 뉴스에서나 봤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무슨 연예인 보는 것 같네.


 “저 아세요?”

 “아!”


 장효민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너무 빤히 쳐다봤나?


 “실례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그만.”

 “아하하. 같은 각성자끼리 신기하다뇨. 협회에서 처음 뵙는 분 같은데? 신규 각성자 님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와! 반가워요! 저는 장효민이에요.”


 장효민이 활짝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서글서글하니 성격이 좋아 보이는군.


 그에 반해···.


 “···인사 좀 해요.”

 “무슨 인사?”

 “신규 각성자라고 하시잖아요.”

 “근데?”


 심드렁한 표정의 석호윤.

 듣던 대로 한 성깔 하는 거 같았다.

 어쩜 저렇게 앞뒤가 똑같을 수가.


 “죄송해요. 저 사람이 워낙 사회성이 부족해서요.”

 “아닙니다. 제가 실례한 건데요, 뭐.”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장효민이 건넨 손을 잡았다.


 따뜻하지만 투박한 손바닥.

 군데군데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이시현입니다.”

 “아, 이시···.”


 싱긋 웃던 장효민의 눈이 커졌다.


 “이시현 씨요? 그 전설 등급 각성자?”

 “맞습니다.”

 “와! 반가워요. 어떤 분인지 궁금했는데 여기서 처음 뵙네요!”

 “하하···.”


 하지만 여전히 석호윤은 나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장효민이 안절부절못하며 석호윤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 왜! 뭐?”

 “인사 좀 해요.”

 “뭔 인사? 언제 봤다고.”

 “본 적 없으니까 인사를 하는 거죠. 이 사회 부적응자야!”

 “···.”


 석호윤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시현입니다.”

 “···다들 엄청 대단한 사람처럼 떠받들더니.”

 “예?”


 앞뒤 없이 튀어나온 석호윤의 한마디에 장효민이 결국 이마를 짚었다.


 “야. 그만해.”

 “아니 뭐, 뉴스고 커뮤니티고 난리가 났길래. 근데 그렇게 호들갑 떨 정돈 아닌 거 같아서.”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이게 말로만 듣던 직장 내 따돌림, 텃세···.

 뭐 그런 건가?


 “죄, 죄송해요. 요즘 57층 공략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엘리트 몬스터? 그거 이시현 씨가 잡은 거라면서?”


 요것 봐라.

 자연스럽게 말도 놓네.


 석호윤이 피식 웃었다.


 “누군 목숨 걸고 일하면서도 욕만 처먹는데.”

 “···석호윤.”

 “모든 혜택과 연봉 포기? 당연한 일 하고 아주 성인군자 취급을 받더군. 뭐 얼마나 대단한 일 했다고.”

 “야! 제발, 그만 좀!”


 ···아. 대단한 일?

 대단한 일 하나 해볼까?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안 그래도 오늘.

 이 아이템을 공략팀에 판매할 생각이었다.


 “57층 공략이 잘 안 풀리는 거 같아 보이던데. 제한 시간이 가장 큰 걸림돌이랬나?”

 “이시현 씨. 오늘 일은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저···.”

 “지금 약 올리는 건가?”

 “아뇨.”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17층 엘리트 보스를 잡고 얻은 추가 보상.


 “이번에 보상으로 얻은 아이템인데 저는 아직 마땅히 쓸 곳이 없네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략팀에 판매할까 생각 중인데.”

 “이건···?”

 “···!”


『 소모 아이템 : 신비로운 모래시계


 신비로운 에너지가 깃든 모래시계.

 아이템 사용 시, 진행 중인 퀘스트의 제한 시간을 1시간 늘려준다. 』


 아이템을 확인한 석호윤과 장효민의 입이 떡 하고 벌어졌다.


 꿀꺽!


 석호윤의 침 삼키는 소리.


 “···이걸 대체 어디서···.”


 그러게 전설 등급 따리가 왜 기싸움을 걸어.


 죽을라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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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371 28 12쪽
9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484 30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544 33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593 34 12쪽
6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631 36 12쪽
5 누구세요? +2 24.09.04 1,701 35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781 41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866 43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2,092 44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290 4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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