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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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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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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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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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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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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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DUMMY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인벤토리로 클리어 보상을 지급합니다.]


 “후!”


 오늘로 4층째.


 여기까지는 탑의 난이도가 드라마틱하게 상승하지 않았다.

 어쩌면 몬스터의 패턴을 미리 알고 탑에 들어간 덕분일지도.


 “상태창.”


『 <상태창>

 이름 : 이시현

 나이 : 26세

 고유 특성 :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Lv.1 (신화)]

 주요 스탯 : [체력 Lv.2], [마력 Lv.2], [힘 Lv.2], [민첩 Lv.2]

 보유 스킬 : [후긴과 무닌 Lv.1]』


 몬스터도 잡고, 마력을 제외한 스탯도 한 단계씩 올랐는데.

 스킬 레벨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특성 레벨은 어떻게 올리는 거지?”


 숙련도나 경험치가 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어떤 구조로 레벨이 오르는지 알 방법이 없다.

 [후긴과 무닌]의 스킬 레벨이 특성 레벨을 따라간다고 했으니까···.

 1레벨이 끝은 아닐 테고.


 “···다른 유산은 언제 풀리려나.”


 곧 10층인데.

 이러다 재료 팔아서 번 돈을 죄다 장비 사는 데 써야 할 판이다.


 “잠깐 주차해서 재료 파밍을 좀 하고 가야 하나?”


 벌써 아르바이트는 그만두겠다고 말한 상태.

 장비도 장비지만, 당장 나에게 급한 건 돈이다.


 월세, 관리비, 식비!


 옆에 놓인 휴대폰 화면을 켜보았다.


『 ···. 』


 김진수에게 재료 처리 문의를 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답장은 없었다.


 “아니, 왜 내가 을인 거 같지?”


 영웅 등급만 돼도 서로 모셔가려고 안달이라던데.

 그냥 속 시원하게 까버려?


 시원하게 신화 특성 까고, 국가를 위해 이 한 몸 바쳐···.


 띠링!


『 안녕하세요. 인사팀장 김진수입니다.

 오늘 오후에 시간 괜찮으신가요? 』


 “아씨, 깜짝이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김진수의 문자였다.


 “하, 문의 문자는 아예 읽지도 않았나 보네.”


 내 질문에 대한 답은 없고, 철저히 자신의 용무만 적은 간결한 문자였다.


 “이 새끼가···. 나도 자존심이 있지.”


 곧바로 분노의 타이핑을 시작했다.


 탁.

 타닥···.


『 그럼요.

 저는 남는 게 시간입니다.

 혹시 몇시쯤 오시는 걸까요? 』


 휴.


 방 청소부터 깨끗하게 해놔야겠다.


 ***


 띵동-


 “···누구세요?”

 “이시현 씨 되십니까? 협회에서 왔습니다.”

 “아, 잠시만요.”


 곧바로 문을 열어 주었다.


 “···에?”


 김진수는 보이지 않았다.

 처음 보는 여성과 남성 한 명이 나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저는 협회 본사 인사1팀 대리 최하윤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시현입니다.”

 “오, 확실히 듣던 대로···.”

 “예?”

 “아, 아닙니다! 헤헤.”


 고작 인사를 나눴을 뿐인데 벌써부터 기가 빨린다.

 엄청나게 높은 텐션의 보유자였다.


 “옆에는 저희 인턴. 야, 인사드려.”

 “안녕하세요!”

 “얘는 그냥 경험 삼아 따라온 거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아, 네네. 들어오세요.”


 인턴이라···.

 고생이 많겠네.


 “마실 거라도?”

 “아뇨, 괜찮습니다!”


 식탁에 앉은 최하윤이 손사래 치며 서류 뭉치를 꺼냈다.


 “바쁘실 테니 얼른 본론만 하고 가겠습니다. 시현 씨도 아시겠지만, 오늘 저희가 찾아뵙게 된 건 각성자 계약 때문이에요.”

 “아, 들었어요.”

 “계약에 앞서, 우선 ‘탑의 파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최하윤이 마른 입술에 침을 발랐다.


 “탑의 파편은 모든 아이템 제작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에요.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이 재료로 만들어진 아이템만 탑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어요.”


 협회에서 지원받은 창도 ‘탑의 파편’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이었다.


 “각성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요. ‘탑의 파편’을 판매하는 각성자와, ‘탑의 파편’을 사용하는 각성자.”

 “···아아.”


 이건 무슨 말인지 대충 알고 있다.

 적당한 층에서 재료를 수급하는 각성자가 전자에 해당하고.

 협회에서 만든 아이템을 사용하는 공략팀이 후자에 해당하겠지.


 “대부분의 각성자가 일반 계약으로 진행하고, 공략팀에 스카우트 되는 건 극소수에요. 내부 심사를 통해서 딱 필요한 인력만 공략팀에 들어가죠. 특성 등급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스카우트 되는 게 아니에요.”

 “···그렇군요.”

 “고층에 오를수록 파편 소모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직접 신규 층을 공략하는 것만큼이나 재료 수급도 중요해요. 그러니까 공략팀에 스카우트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실망하실 필요 없어요. 아시겠죠?”

 “···?”


 ···뭐지?


 난 애초에 공략팀 같은 건 관심도 없었는데.

 이 사람 뭔가 좀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공략팀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구요. 질문이 좀 있는데.”

 “네네. 편하게 하세요.”

 “계약하면 바로 재료를 팔 수 있나요? 가격은 어느 정도죠?”

 “아!”


 최하윤이 서류를 넘겨 다음 장을 보여주었다.


 “여기 보시면···. 지금 ‘탑의 파편’ 하나당 10만원이네요.”


 내가 4층까지 뚫으면서 8개를 모았으니까.

 4일 만에 무려 80만원.


 중요한 건, 아직 4층이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드롭 되는 파편의 양이 더 많아진다.


 “이건 상점가 같은 거예요. 협회에선 고정적으로 10만원에 파편을 사들이고, 필요에 따라 각성자끼리 재료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요.”

 “다른 각성자랑 개별로 거래할 수 있다구요?”

 “네. 가능해요.”

 “그럼 계약이 무슨 의미가 있죠?”


 최하윤은 내 질문을 예상한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답했다.


 “아직 개인이 사들이는 ‘탑의 파편’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생산 계열 각성자는 거의 다 협회 소속일 뿐더러 신규 층 공략 말고는 사용처가 거의 없어서요. 웬만해서는 협회에 팔게 되실 거예요.”

 “···아하. 좋네요.”

 “더 질문 있으신가요?”

 “다른 제약 같은 건 없나요? 아무리 그래도 계약인데?”


 최하윤이 서류 마지막 장을 펼치고 씩 웃었다.


 “여기.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비밀 유지 서약서.


 “협회는 기본적으로 각성자의 자유 의지를 보장해드려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니만큼, 저희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거죠. 다만.”


 툭툭.


 “이거 어기시면···. 정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거에요.”

 “···아.”


 김진수 밑에 있어서 그런가.

 말투도 비슷한 거 같네.


 내가 손해 볼 거 하나도 없는 계약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계약서를 처음부터 꼼꼼히 읽어 보았다.


 “으음.”


 확실히 일반 계약은 비교적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협회는 각성자와 각성자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뿐, 과도한 혜택도, 제한도 없었다.

 그에 반해 공략팀은 혜택이 어마어마한 만큼 제약도 많았다.


 하루 온종일 협회에 갇혀 살고, 목숨 걸고 던전을 들어가야 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공략팀은 좀 아닌 거 같네.


 “좋네요. 그냥 사인하면 되나요?”

 “네. 저희 팀장님께 재료 처분 문의하셨던데. 모으신 재료는 오늘 바로 수거해 갈게요.”

 “···아.”


 문자 읽었구나.

 안읽씹이 아니라, 읽씹이었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혹시 경호 시스템 같은 건···.”

 “아아.”


 최하윤이 인턴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러자, 인턴이 허둥지둥하며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기본적으로 협회에서 각성자 안심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본 서비스 외에 추가 인력 배치를 원하시면 비용을 지불하셔야 해요.”

 “예? 비용이요?”

 “···하하. 개인 경호는 공략팀에게만 지원되는 서비스라···.”


 개뿔.

 비싼 돈 주고 경호 붙일 바에 그냥 내가 알아서 숨어다닌다.


 “됐어요, 그럼. 그냥 계약만 진행할게요.”

 “넵!”


 군데군데 있는 서명란에 사인을 하고 서류를 돌려주었다.

 최하윤은 흐트러진 서류를 정리하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한국 각성자 협회의 일원이 되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몸조심하시고, 다음에 협회 방문하시면 또 인사드릴게요!”


 잠깐.

 제일 중요한 질문을 깜빡했다.


 툭!


 자취방을 나서려는 최하윤의 옷깃을 붙잡았다.

 그러자, 최하윤이 깜짝 놀라며 나를 돌아보았다.


 “저기···.”

 “예, 예?”

 “혹시, 오늘 재료 수거하면 입금은 언제?”

 “···.”

 “설마 세금도 떼나요?”

 “···.”


 뭐. 왜 그런 눈빛으로 보는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


 최하윤은 내가 모은 ‘탑의 파편’을 바로 수거해갔다.


 다음날, 통장에 72만원이 입금되었다.


 따로 세금을 떼지는 않지만, 협회에서 거래하는 모든 품목엔 수수료가 붙는다고.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탑 입장 쿨타임이 돌자마자, 곧바로 5층으로 향했다.


 5층에 등장하는 몬스터는 들개.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귀가 퇴화되어 소리를 듣지 못한다.


 푸욱!

 푸욱!


 [클리어 조건 : 들개 (5 / 5)]

 [퀘스트 클리어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후!”


 기본 창으로는 슬슬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건 아니다.

 다만 몬스터의 질긴 외피를 뚫는 게 점점 버거워졌다.


 “10층까지 새로운 유산 해제 안 되면, 잠깐 주차해서 장비를 좀 맞춰야겠는데?”


 무려 신화 특성 보유잔데.

 11층에서 비명횡사할 수는 없으니까.


 [완료 처리하시겠습니까?]


 “네.”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인벤토리로 클리어 보상을 지급합니다.]


 이번에는 파편이 몇 개가···.


 띠링!


 [탑 5층을 돌파하였습니다.]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고유 특성,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레벨이 오릅니다.]


 어?


 “떴구나!”


 [특성 레벨이 올라 새로운 유산을 획득하였습니다.]


 숙련도도 없고 경험치도 없고, 레벨 올리는 방법이 뭘까 궁금했는데.

 일정 층을 클리어하면, 저절로 특성 레벨이 오르는 방식이었다.


 자. 그래서, 새로운 유산이 뭔데!


 띵-


『 두 번째 유산 - 굴린부르스티 (Gullinbursti)


 풍요의 신 프레이(Frey)가 타고 다니던 황금 돼지.

 또 다른 이름은 ‘힐디스비니’로, ‘싸우는 돼지’라는 뜻이다.


 유산을 사용하면, 황금 돼지 ‘굴린부르스티’를 소환한다.

 고유 특성,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과 스킬 레벨을 공유한다.』


 “···예?”


 돼지 소환이요?

 심지어 그냥 돼지도 아니고, 황금 돼지?


 뜬금없이 소환 스킬이라니.

 대장장이의 유산이면 무기나 방어구 아니야?


 [각성자 ‘이시현’이 ‘굴린부르스티 Lv.2’를 발동하였습니다.]


 어, 나 스킬 쓴 적 없는데?

 어어···.


 팡!


 “···?”

 “···!”


 갑작스레 퍼진 검은 연기가 걷히고.

 자취방 구석에 나온 건, 황금 꼬리를 가진 자그마한 돼지 한 마리였다.


 털은 핑크빛···.

 아니, 흰색에 가까웠다.


 “···누, 누구세요?”

 “주인님!”

 “예?”


 ···주인님?


 “잘 부탁드립니당!”


 하다하다 이제 돼지가 사람 말을 하네.


 ···미치겠네, 진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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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맞아야 철들어. 24.09.16 615 19 12쪽
16 그냥 웃자! +2 24.09.15 742 24 11쪽
15 내 이야긴데? +2 24.09.14 830 21 11쪽
14 마침 잘 됐다. +2 24.09.13 886 22 11쪽
13 잘 선택한 거겠지? +1 24.09.12 986 21 11쪽
12 또 깼어요. +2 24.09.11 1,056 25 11쪽
11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2 24.09.10 1,152 23 11쪽
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263 24 12쪽
9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380 27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439 30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485 31 12쪽
6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524 33 12쪽
» 누구세요? +2 24.09.04 1,587 32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657 38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737 39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1,949 41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129 4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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