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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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그림/삽화
picasso.
작품등록일 :
2024.08.24 20:36
최근연재일 :
2024.09.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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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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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말투 바뀐 거 봐라.

DUMMY

 다음 날 아침.

 돈이 입금된 걸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집을 나섰다.


 11층에 등장하는 퀘스트는 ‘철탑 파괴’.

 혹시 모르니 입장 쿨타임이 돌기 전에 쓸만한 물품을 조금 사놓을 계획이었다.


 “무슨 아이템이 있으려나···.”


 각성자 상점을 이용하는 건 처음이니.


 “설마 돈이 부족하진 않겠지?”


 생각해보면, 목숨 걸고 구한 재료로 만든 아이템들인데.

 가격이 저렴할 수가 없는 구조다.


 ···가서 대충 둘러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다음에 다시 가야지 뭐.


 협회 건물에 들어서니, 전에 봤던 데스크 직원이 날 알아보았다.


 “또 뵙네요!”

 “아, 네. 안녕하세요.”

 “여기.”


 오늘은 서류 작성 없이 바로 출입증을 건네주었다.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시면 바로 안내해 드리라고 전해 들었어요. 상점은 12층이고, 이건···.”


 1층 출입증 외에, 추가로 출입증 하나를 더 받았다.


 “각성자 상점 전용 출입증이에요.”

 “···감사합니다.”


 분명 부담스러운데. 또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내가 살면서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역시 사람은 능력이 있어야 해.


 각성자 샵은 12층.

 협회장실과 경영부가 있는 13층 바로 아래였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내부가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유리문이 하나 더 놓여있었다.

 출입증을 갖다 대니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의 잠금이 풀렸다.


 “아, 오셨네요!”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넓었다.

 다양한 장비와 소모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커다란 기계들도 보였다.


 “처음 이용하시는 거 맞으시죠?”

 “네.”

 “제가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상점 직원은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이쪽은 협회에서 제작한 방어구나 무기. 옆에는 재료들인데, 아마 재료는 사용하실 일 크게 없을 거예요. 그리고 여기···.”


 조금 더 구석진 곳에는 소모성 아이템들이 놓여있었다.


 “탑 공략에 필요한 아이템들입니다. 아, 그리고 저기 놓인 기계로 ‘거래소’나 ‘경매장’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직접 아이템을 판매하실 수도 있고, 다른 각성자가 올린 아이템을 구매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하.”


 자체적인 서버를 가지고 있는 각성자 전용 컴퓨터였다.


 “기본적인 설명은 여기까지구요, 편하게 둘러보시고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불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진열된 장비들은, 뭐랄까···. 교과서적이라고 해야 하나?

 양산형 장비 같지만 품질 하나는 보장된. 그런 느낌이었다.

 그에 반해, 거래소와 경매장에 올라온 장비는 개성이 뚜렷했다.


 “다만 아무도 품질을 보증하지 못한다는 게 흠이겠지.”


 무기보다는, 우선 방어구 쪽을 살펴보았다.


 『 [키워드 : 방어구]


 1. 새벽의 투구 ( 등급 : A , 품질 64 / 100) - 22,800,000원

 2. 방화 부츠 ( 등급 : B , 품질 31 / 100) - 9,000,000원

 3. 합금 갑옷 ( 등급 : C , 품질 83 / 100) - 3,900,000원

 .

 . 』


 “···등급이 있네?”


 키워드를 방어구로만 설정해 뒀더니, 등급이 뒤죽박죽이었다.


 아니, 그보다···.

 내가 잘못 본 건가?


 “2200만원?”


 220만원도 아니고.

 투구 하나 가격이 무슨···.


 C등급 ‘철제 갑옷’이 390만원.


 “···D등급은 얼만데?”


 『 [키워드 : 방어구, D등급]


 1. 낡은 망토 ( 등급 : D , 품질 50 / 100) - 800,000원

 2. 갈라진 장갑 ( 등급 : D , 품질 22 / 100) - 900,000원

 .

 . 』


 “아니, 가격이 너무 사악한데.”


 아차.

 너무 크게 말했나?


 주변을 둘러봤지만 다행히 직원이 들은 거 같진 않았다.


 “방어구는 나중에 사야겠다.”


 당장 거금을 투자할 만큼 급한 상황은 아니니까.

 그리고 고작 D등급 장비에 수십만 원을 쓰고 싶진 않았다.

 공격은 굴린이에게 맡기면 되니, 무기는 딱히 필요 없을 거 같고···.


 “치유 포션 같은 게 있나?”


 소모 아이템 진열장을 둘러보았다.


『 [소모성 아이템 목록]


 [체력 회복 포션] - 개당 100,000원

 [마력 회복 포션] - 개당 100,000원

 [상태 이상 회복 포션] - 개당 150,000원

.

.』


 있다.

 역시나 가격이 사악하다.

 개당 10만원이라니.


 “저기 혹시···.”

 “네, 필요하신 거 있으신가요?”

 “체력 회복 포션 2개랑 상태 이상 회복 포션 1개. 살 수 있을까요?”

 “네. 바로 포장해드릴게요.”

 “결제는요?”


 직원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정산금이···. 어? 아직 정산금이 없으시네요.”

 “정산금이요?”


 직원이 활짝 웃으며 설명을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각성자 샵에서 구매하신 상품은 정산 예정 금액에서 차감하고 가져가세요. 이시현 각성자님은 아직 정산 예정 금액이 없어서, 따로 결제하셔야 할 거 같아요. 죄송해요.”

 “아아. 아닙니다.”


 그런 편리한 시스템이 있었다니.

 다음에는 지갑을 챙겨올 필요가 없겠네.


 “쇼핑 다 끝나셨나요? 상품 포장해드릴까요?”

 “네, 부탁드립니다.”


 ···아, 잠깐만. 혹시 모르니까.


『 [부식 폭탄] - 개당 200,000원』


 “이것도 하나만 주세요.”

 “넵, 같이 포장해 드릴게요.”


 아이템 설명을 읽어보니 철탑을 부술 때 효과적일 거 같았다.

 사악한 가격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만약 아이템 없이도 클리어가 가능하다면 아끼고 다른 층에 쓰면 되니까.


 주섬주섬 카드를 꺼내던 와중.


 “잠시만요!”


 어디선가 급히 달려온 남성이 카운터 직원에게 속삭였다.


 “···네? 네, 네네···.”


 흔들리는 직원의 눈동자.


 “···알겠습니다. 네.”


 뭐 하는 거지?


 “추, 축하드립니다!”

 “예, 예?”

 “사은품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이벤트요?


 “사은품으로, [부식 폭탄] 하나는 서비스로 넣어 드릴게요!”

 “···.”


 아.

 나 참.


 부담 갖지 말라더니.

 이런 식으로 나오시겠다?


 “···너, 넣어드릴게요!”


 흠.


 근데 뭐···.

 그래도 성의가 있는데.


 모르는 척하고 일단 받아볼까?


 ***


 [탑에 입장하셨습니다.]

 [보유한 스탯에 따라 신체 능력이 조정됩니다.]

 [새로운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 11층 퀘스트 : 마탑 파괴


 암흑의 근원, 검은 마탑을 파괴하십시오.


 제한 시간 : 4시간.

 클리어 조건 : 마탑 파괴 (0 / 1)

 실패 조건 : 제한 시간 초과, 퀘스트 포기, 사망. 』


 확실히, 내부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더욱 스산해진 분위기.

 왠지 모르게 탁한 공기.

 그림자 속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렇게 좁은데 몬스터가 나온다고?”


 11층 내부의 공간은 비교적 좁았다.

 들개나 사슴을 사냥했을 때처럼 몸을 숨기고 다니기는 힘들 거 같았다.


 하지만 상관없다.


 “굴린아!”

 “저 왔습니당!”


 든든한 녀석.


 굴린이도 있고.

 위급한 상황에는 체력 포션이나 상태 이상 포션을 마시고 탑을 빠져나오면 된다.


 “···저게 마탑인가?”

 “그런 거 같습니당.”


 내부의 공기가 탁한 이유.

 마탑이 내뿜는 거뭇거뭇한 연기 때문인 듯했다.


 “혼자 부술 수 있겠어?”

 “저 정도는 씹어 먹을 수도 있슴당.”

 “···그럴 필요까진 없고.”


 저걸 부수기만 하면 된다는 건데.


 “근데 뭐가 없는데?”


 언데드.

 퀘스트 창에는 따로 언급이 없지만.

 내가 확인한 정보는 분명 언데드가 등장한다고···. 


 가각-

 가가각!


 어디선가 뼈 뒤틀리는 기괴한 소리가 새어 나온다.


 “어디서 나는 소리지?”

 “···킁. 킁킁.”


 코를 킁킁거리건 굴린이가 돌연 다급하게 소리쳤다.


 “주인님!”


 ···아차!


 “아래! 아래입니당!”


 카가가각!

 텁!


 어느새 바닥을 뚫고 솟아오른 가냘픈 손이 발목을 붙잡았다.


 “크으!”


 손을 떼어내려 있는 힘껏 창을 찔러넣었다.


 창이 썩은 살을 뚫고 언데드의 몸 깊숙이 박혔지만.


 팍! 팍!


 키에에엑!


 자세가 무너져 힘이 충분히 실리지 않은 탓일까.

 큰 타격이 없었다.

 언데드의 엄청난 악력에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어어어?”


 그 순간.


 “어딜 감힝!”


 두두두두!

 뻐억!


 굴린이의 몸통 박치기가 언데드의 몸에 작렬했다.

 썩은 살점이 공중에 흩뿌려지고 뼈가 산산조각나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한두 마리가 아닙니당!”

 “나도 알아!”


 키에에엑!


 몸이 박살 난 언데드가 회복하는 와중.

 열댓마리의 언데드들이 땅을 파고 나왔다.

 가뜩이나 좁은 내부에 언데드가 등장하니 숨이 턱 막혔다.


 뻐억! 뻐억!


 굴린이가 전장을 날뛰는 사이.

 나는 가장 처음 당한 언데드가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했다.


 달그락. 달그락.

 키에에엑!


 ···얼추 5분 정도 걸리는 거 같고.


 별다른 방법이 없다.

 굴린이와 함께 등장한 언데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

 놈들이 회복하는 동안 빠르게 마탑을 파괴하는 수밖에.


 “흐으읍!”


 창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검에 비해 긴 사거리, 투창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 등.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은.


 후우우웅!


 원심력에서 오는 말도 안 되는 파괴력.


 콰직!

 키에에엑!


 준비동작이 크고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적중만 한다면 파괴력 하나는 으뜸이다.


 콰직! 콰직!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몬스터의 내구력이 점점 더 강해진다.


 하지만 11층에 등장하는 몬스터는 ‘언데드.’

 뼈와 살이 모두 썩어버린 지 오래다.

 결코 죽일 수 없지만 그만큼 기본적인 방어력이 낮다.


 두두두두!


 “크항!”


 뻐억! 뻐억!


 스치기만 해도 중상.

 제대로 부딪히면, 최소 사망!


 “잘한다. 내 새끼!”


 밥값 제대로 하는구나!


 달그락.

 달그락!


 “이제 마탑만 부수면 되겠다.”

 “킁, 제가 부수고 오겠습니다.”

 “부식 폭탄 써줘?”

 “괜찮습니당! 넣어 두십숑.”


 근검절약까지!


 “그럼 부탁할···.”


 달그락!

 츠츠츠츠.


 “···?”

 “···?”


 마탑에서 흘러나온 검은 연기가, 돌연 언데드의 뼈를 휘감았다.


 가각. 가가각···.


 순식간에 11층의 중심으로 모여든 수많은 뼛조각.


 “···불길한데.”

 “···불길합니당.”


 [등장한 모든 언데드를 동시에 제압하였습니다.]

 [놀라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달그락, 달그락.


 수많은 뼛조각이 쌓이고 쌓여, 이내 3미터 남짓한 높이로 치솟았다.


 번쩍-


 [특수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마탑이 내뿜는 생명력이 강화됩니다.]

 [엘리트 몬스터, ‘리치 왕’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딸꾹!


 전부터, 긴장하면 딸꾹질이 나온다.


 “굴린아.”

 “네, 주인님.”

 “저것도 혼자 되지?”

 “백지장도 맞들면 조금 낫지요.”


 ···이 새끼.


 말투 바뀐 거 봐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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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263 24 12쪽
»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379 27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438 30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485 31 12쪽
6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523 33 12쪽
5 누구세요? +2 24.09.04 1,585 32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657 38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737 39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1,949 41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128 4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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