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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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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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작품등록일 :
2024.08.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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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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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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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또 깼어요.

DUMMY

 장엄하게 세워진 방벽과, 그 앞에 옹기종기 모인 서리 거인들.

 서리 거인 무리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방벽에 머리를 찍어댔다.


 쿵! 쿵!

 취이익!


 반대쪽 방벽을 지키던 석호윤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우측 하단! 그쪽으로 몰린다! 갈라진 곳 지켜!”

 “알겠습니다!”


 신호를 받은 각성자 한 명이 뒤늦게 스킬을 날려 보았지만.


 [각성자 ‘강민철’이 ‘파이어 레인 Lv.7’를 발동하였습니다.]

 [각성자 ‘지성윤’이 ‘라이트닝 체인 Lv.8’을 발동하였습니다.]

 .

 .


 우지끈!


 이미 방벽에 균열이 생긴 탓일까.

 쏟아지는 몬스터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방벽이 무너져 내렸다.


 와르르!


 [방벽이 파괴되었습니다.]


 [클리어 조건 : 방벽 쌓기 (0 / 1)]

 [제한 시간이 초과되었습니다.]

 [57층 공략에 실패하였습니다.]


 “젠장!”


 탑에서 빠져나온 후.

 석호윤이 자신의 장비를 신경질적으로 내팽개쳤다.


 “우측 하단에 균열 생겼다니까! 거기 보수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콰앙!


 석호윤이 책상을 내리치자 다리가 부러질 듯 흔들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장효민이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긴 뭘 죄송해요. 다 같이 잘못 한 건데.”

 “뭐?”

 “애초에 왼쪽 정리가 안 돼서 몬스터들이 오른쪽으로 샌 거 아니에요? 남 탓은.”

 “···저걸 진짜.”


 [57층 토벌까지 남은 시간 : 1702시간 44분 05초···.]

 [탑 입장 가능까지 남은 시간 : 23시간 57분 46초···.]


 이제 다시 24시간을 손가락 빨며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57층에 다시 입장하면, 오늘과는 다른, 새로운 패턴이 등장하겠지.

 반복이다.


 이번엔 무조건 깨겠다 다짐했지만.

 마음만 먹는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아직 시간은 넉넉해요.”

 “차라리 혼자 깨는 게 낫겠네! 쯧!”


 쾅!


 석호윤이 혀를 차며 공략팀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죄송할 필요 없어요. 아무도 안 다친 게 다행이에요.”

 “그래도···.”

 “저 사람 말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자기도 답답해서 저러는 거니까.”


 사무실 구석에서 누군가 타이핑을 하며 중얼거렸다.


 타닥! 탁!


 “이번 공략 실패의 패인은···. 조직력···. 관찰력 부족···.”

 “···저기, 팀장님.”

 “응?”

 “팀원들 다 있는데. 굳이 왜 여기서···.”

 “아!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공략팀장 천혜영.

 석호윤과 장효민처럼 전설 등급 특성을 보유한 건 아니다.


 다만, 전투 보조 특성.

 그중에서도 전술, 지휘와 관련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엔 진짜 아까웠어. 근데 뭐, 신입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거 치곤 괜찮은 거 같은데?”

 “그쵸? 합이야 맞추면 되고. 뭔가 안정감이 좀 생긴 거 같아요.”

 “신입이 수비 쪽이라, 공수 밸런스가 잘 맞네.”


 얼마 전, 공략팀원 한 명이 부상으로 빠지고 그 자리에 신입 각성자 유현태가 들어왔다.

 팀원들의 합을 좀 맞추고 나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인다.

 ···물론 패턴 운도 좀 따라줘야겠지만.


 똑똑-


 “네.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공략팀 사무실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왔다.

 얼굴엔 다크서클이 잔뜩.

 동태 눈깔을 한 남성.


 김진수였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커피 한 잔씩 드세요.”

 “오! 감사합니다! 효민아, 뭐 마실래?”

 “저 아아요.”

 “여기.”


 커피를 돌리고 김진수가 넌지시 물었다.


 “···호윤 씨는 또 안 보이네요.”

 “오늘도 똑같죠, 뭐. 성질머리하곤.”

 “하하. 오늘은 좀 어땠나요?”


 장효민이 커피를 한 모금 크게 들이키고 숨을 내쉬었다.


 “크! 살겠다. 오늘 진짜 아까웠어요. 거의 다 왔는데.”

 “낭비되는 시간을 좀 줄이고, 콜 사인이랑 이것저것 좀 맞추고 나면, 충분할 거 같아요.”

 “오. 희소식이네요.”


 천혜영이 의자의 등받이를 뒤로 팍 젖혔다.


 “다음 패턴 분석할 생각 하니까 또 막막하다···.”

 “그러게요. 진짜 머리 아파요.”


 무언가 떠오른 듯 천혜영이 김진수를 바라보았다.


 “참, 엘리트 몬스터는 어떻게 된 거래요?”

 “아직 조사 중이라···. 저도 확실하게는 모릅니다.”


 김진수가 피식 웃었다.


 “세 번째 전설 특성 보유자가 등장한 걸로 모자라서 이틀 연속 엘리트 몬스터까지. 이거 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전설 특성 그거, 찌라시 아니었어요?”

 “소문 아니에요. 제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대박. 그럼 그 사람이 깬 거 아니에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특성이 전투 보조 계열이라 아닐 거 같긴 한데···.”

 “오? 보조 계열이면 공략팀에 딱인데요?”


 장효민이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다만, 김진수의 표정은 어두웠다.


 “···안 그래도 대화를 좀 나눠 봤는데, 설득이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왜요? 공략팀 생각이 없대요?”

 “예. 워낙 입장이 확고해서···.”


 김진수가 몸을 앞으로 확 당기며 물었다.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왔습니다.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요?”

 “음···.”

 “흠, 거절한 이유는 안 봐도 뻔하고.”


 옆에서 생각에 빠진 채 턱을 매만지던 천혜영이 입을 열었다.


 “이건 어때요?”

 “오! 뭡니까?”

 “우린 그 특성만 사용하면 되는 거잖아요. 굳이 그 분이 전투에 직접 참여할 필요 없고.”

 “그렇죠.”

 “그럼 팀에 합류는 시키되, 위험한 상황은···.”


 갑자기, 천혜영이 말을 멈추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장효민의 표정도 덩달아 굳어졌다.

 김진수가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왜요?”

 “이거···. 뭐야?”

 “미친, 말도 안 돼.”


 김진수가 답답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보았다.


 “뭡니까? 뭔데 그래요? 말 하다말고.”

 “···또 깼어요.”

 “뭐를요?”

 “엘리트 몬스터.”


 두 사람의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 창 하나.


 [엘리트 몬스터, ‘어둠의 창기병’이 처치되었습니다.]


 ***


 띠링!


 [엘리트 몬스터 ‘어둠의 창기병’을 처치하였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이번 추가 보상은 보너스 스탯 증가.


『 <상태창>

 이름 : 이시현

 나이 : 26세

 고유 특성 : [찬란한 대장장이의 유산 Lv.3 (신화)]

 주요 스탯 : [체력 Lv.3], [마력 Lv.2], [힘 Lv.3], [민첩 Lv.2]

 보유 스킬 : [후긴과 무닌 Lv.3], [굴린부르스티 Lv.3], [메긴교르드 Lv.3]』


 웬만해서는 잘 오르지 않는 스탯 레벨이 한 번에 두 개가 올랐다.


 “아, 고생했다 굴린아. 가서 좀 쉬고 있어. 고기 시켜 놓을게.”

 “호, 혹시···.”

 “···응?”


 굴린이의 볼이 새빨개졌다.


 “뜸들이지 말고 말을 해.”

 “비, 비빔면도 끓여주심깡?”

 “뭐?”


 하, 이것 봐라?

 점점 선을 넘네?


 “내가 니 소환수냐?”

 “하, 하핫! 농담 한 번 해봤습니당!”

 “···비빔면 있는 곳으로 찾아볼게.”

 “평생 충성을 다하겠습니당, 주인님!”


 ···뭐.

 고생 많이 했으니까.


 2연속 엘리트 몬스터 처치.

 새로운 스킬을 터득한 굴린이의 활약 덕에,

 오히려 ‘리치 왕’ 때보다 수월한 느낌이었다.


 “어디보자···. 이참에 제대로 된 안장 하나 마련할까?”


 창기병을 상대하면서 느낀 점.


 굴린이를 타고 다니는 게 생각보다 유용하다.

 기동성은 뭐 두 말할 것도 없고.

 ‘메긴교르드’와 굴린이의 빠른 속력이 합쳐지면, 말도 안되는 파괴력이 나온다.


 상황에 따라 굴린이의 역할을 바꿔가며 활용할 수 있다는 거다.


 “근데, 소환수용 안장을 상점에서 파나? 아, 거래소에 있으려나?”


 소환수 전용 장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바로 상점에 가서 찾아볼까 고민했지만,

 일단 커뮤니티에 검색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곧바로 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이번에 출입증과 함께 협회 계정을 받았다.

 덕분에 각성자 전용 커뮤니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오직 인증된 각성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

 거기서, 정보를 좀 얻어볼 심산이었다.


 근데···.


 “에?”


『 [각성자 커뮤니티]


 [일반] 이틀 연속은 말이 안 되는데.

 [질문] 엘리트 몬스터 등장 조건이 뭔가요?

 [구인] 25층 버프 계열 계신가요? 쪽지 주세요.

 [일반] 세 번째 전설 등급이 등장했다는 찌라시가 진짠가 보네요.

 [일반] 그럼 혼자 깬 걸까요?

 [질문] 엘리트 몬스터 만나 보신 분? 질문 있습니다.』


 엘리트 몬스터에 관한 이야기로 커뮤니티가 도배되어 있었다.


 그냥 자꾸 뜨길래 잡은 거 뿐인데.

 이게 그렇게 이슈가 될 만한 일인가?


 “···아니, 그것보다 잠시만.”


 내가 엘리트 몬스터 잡은 걸 사람들이 어떻게 아는 거지?

 아직 재료를 판 것도 아니고.

 보스 잡았다고 어디 말하고 다닌 적도 없는데.


 뭔가 이상하다.


 제일 눈에 띄는 글을 클릭해 보았다.


『 제목 : 모르시는 분이 있는 거 같아서. 엘리트 몬스터.


 엘리트 몬스터는 특수 조건을 채우면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단 한번, 공략팀에서 잡은 적 있구요.


 아마 32층인가? 그랬을 거에요.

 당시에 퀘스트 클리어 하자마자, 대한민국 각성자들 상태창에 알람이 떴습니다.

 마치 스킬 사용할 때 처럼요.

 몇 층인지, 누가 클리어 했는지는 나오지 않고, 보스 이름만 떴습디다.


 탑이 등장하고 10년 동안 딱 한 번 있었던 일인데.

 이틀 연속이라니.

 정말 말이 안 되긴 하네요.


 - 정보추.

 ㄴ 다 아는 이야기 아닌가요?

 ㄴ 모르는 사람 있을 수도 있지. 왜 이렇게 삐뚤어졌나요.


 - 정말 세 번째 전설 등급이 나온 걸까요?

 ㄴ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네요.

 ㄴ 듣자하니 혼자 잡은 거 같다던데.

 ㄴ 예전에는 각성1팀 전체가 같이 잡지 않았나요?

 ㄴ 혼자는 아니고 저층 주차 파티라던데.


 - ‘리치 왕’이랑 ‘어둠의 창기병’이 몇 층에 등장하는 지 아시는 분?

 ㄴ 그걸 어떻게 압니까?

 ㄴ 협회장 할아버지도 모를 듯. 』


 “···미치겠네.”


 내가 엘리트 몬스터를 처치하면 각성자 전원에게 알람이 간다니.

 뭐 이런 개같은 시스템이 다 있어?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침착하고 생각을 좀 해보자.


 클리어한 층이 몇 층인지, 각성자 이름이 뭔지는 안 뜬다고 했고.

 댓글 반응 보면 확실히 아무런 정보가 없는 거 같긴 하다.


 이건 진짜 진짜 들킬 수가 없다.

 대한민국에 각성자만 수 백명인데.


 내가 잡았다는 증거도 없잖아?


 “너무 쫄 필요 없어. 어차피···.”


 띵!


 불길한 알람 소리.

 웬만해서 울리지 않는 내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문자 메시지 하나가 와있었다.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자 메시지의 미리보기가 보였다.


『 이시현 씨? 이시현 씨 맞죠? 잠깐 시간 내주실 수 있으십니···. 』


 “···아.”


 김진수가 보낸 문자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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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맞아야 철들어. 24.09.16 615 19 12쪽
16 그냥 웃자! +2 24.09.15 742 24 11쪽
15 내 이야긴데? +2 24.09.14 829 21 11쪽
14 마침 잘 됐다. +2 24.09.13 885 22 11쪽
13 잘 선택한 거겠지? +1 24.09.12 985 20 11쪽
» 또 깼어요. +2 24.09.11 1,056 25 11쪽
11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2 24.09.10 1,152 23 11쪽
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263 24 12쪽
9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379 27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438 30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485 31 12쪽
6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523 33 12쪽
5 누구세요? +2 24.09.04 1,586 32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657 38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737 39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1,949 41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128 4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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