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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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그림/삽화
picasso.
작품등록일 :
2024.08.24 20:36
최근연재일 :
2024.09.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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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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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DUMMY

 콰앙!


 최하윤이 팀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아오. 놀래라!"

 “앗, 죄송함다. 히히.”


 김진수가 놀랐는지 경기를 일으키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노크 좀 해라, 노크! 이 새꺄!”

 “크크크. 어떻게, 휴가는 잘 다녀오셨습니까?”

 “어. 오랜만에 쉬니까 좋더라.”

 “하루로 됩니까? 한 일주일 푹 쉬다 오셔야 하는 거 아님까?”

 “하루가 어디야. 꼬박 2주를 하루도 안 쉬고 출근했는데.”


 최하윤이 씩 웃으며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이시현이 작성한 계약서였다.


 “···어때 보이디?”

 “그냥 뭐, 사람 착해 보이던데요?”

 “그래? 공략팀 시켜달라고 징징거리진 않았어?”


 최하윤이 가슴을 주먹으로 툭툭 두드렸다.


 “제가 누굽니까. 말도 못 꺼내게 미리 딱! 잘라서 말했죠.”

 “···잘했네. 그럼 일반 계약인가?”

 “네. 생산 계열은 아니고 공략팀도 아니니까. 일반 계약이죠.”

 “고생했다.”


 서류를 챙기는 김진수를 보며 최하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57층 공략입니까?”

 “어. 쉽지 않아 보이네.”


 김진수가 노트북을 최하윤 쪽으로 돌려주었다.

 그가 보고 있던 영상은 공략팀의 57층 토벌 영상이었다.


 “시간이 부족해, 시간이.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버프 계열 각성자 티오를 줄일 순 없고. 그러면 또 딜이 모자라고.”

 “흐음···.”

 “슬 패턴이 적응된다 싶으면 제한 시간 다 끝나고. 다음에 들어갈 땐 또 패턴 바뀌고. 머리 아파 죽겠다.”

 “확실히 랜덤 패턴이라는 게 많이 껄끄럽긴 하네요.”


 지금이야 클리어될 때까지 무작정 머리 박으면 된다지만.

 버프 계열로 커버가 안 되는 층에 도달하면?

 지금처럼 맘 편히 입장할 수도 없다.


 몬스터에게 맞는 아이템을 미리 준비해 갈 수도 없고.

 들어가면 일단 바뀐 패턴에 적응부터 해야 한다.

 그렇다고 패턴에 적응하면 몬스터를 딜로 녹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조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아이템이나 장비만 미리 맞춰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래서 그렇게 집착하셨던 검까?” 

 “뭐가?”

 “이시현 씨 말입니다. 탑 밖에서 간파계 스킬을 미리 쓸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김진수가 입맛을 다셨다.


 “아, 그렇지. 만약 그런 스킬이 존재하기만 한다면, 등급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냥 그 자체로 국가 권력 급이라고. 전국에서 스카우트하려고 난리일걸?”


 한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노트북만 바라보았다.


 “···근데.”


 최하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팀장님이 이걸 왜 고민하고 계십니까?”

 “···.”

 “인사팀장이면서. 누가 보면 공략팀장인 줄 알겠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당연히 관심 가져야지!”

 “크크. 애국심 있는 척하시긴.”

 “너 내가 말투 고치랬지?”

 “···머쓱하니까 괜히 말투 지적하시긴.”

 “새꺄!”


 ***


 “···.”

 “···.”


 어색하다.

 아니, 불편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저 생명체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너무나도 불편하다.


 “···그래서, 누구시라고요?”

 “굴린부르스티입니당!”

 “아니, 그쪽 이름 말고요. 정체가 뭐냐고.”


 맑은 눈의 광인?

 예능에서나 봤지, 이렇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저 맑고 깊은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광기란.


 “저는 주인님의 소환수입니당!”

 “소환수요?”


 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근데 왜 하필 돼지냐고.

 타고 다닐 수 있는 말도 아니고, 호랑이 같은 맹수도 아니고.

 대체 어디 쓰라고.


 “···뭘 할 수 있는데요?”

 “주인님이 시키시는 건 다 합니당!”

 “그니까, 뭘 할 수 있는데.”

 “···.”


 왜 상처받은 표정 짓는데.


 “웨, 웬만한 말보다 제가 빠릅니당! 싸움도 잘하고···.”

 “싸움을 잘 한다구요?”

 “넹!”

 “···잠시만요.”


 스킬 세부 설명을 읽어보았다.


 지속 시간은 따로 없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으면 자동으로 소환 해제된다.

 강제 소환 해제되면 쿨타임이 24시간.


 생각보다 옵션이 괜찮다.

 체력 관리만 잘 해주면 별다른 제약 없이 부릴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이렇게 밖에서 막 소환 해도 되는 건가?”

 “저도 모르죵.”


 ···너한테 물은 거 아니야. 인마.


 “제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주인님이 편하신 대로 불러 주십시옹!”


 [소환수의 이름을 정해주십시오.]


 “이름을 정하라고?”


 반짝반짝!


 뒤통수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시선이 느껴진다.


 “···굴린이. 부르기 쉽게 굴린이로 하자.”


 [소한수의 이름이 ‘굴린이’가 맞습니까?]


 “네.”

 “···어휴.”


 잠깐만.

 쟤 방금 한숨 쉰 거 같은데.


 띠링!


『 소환수 - 굴린부르스티

 이름 : 굴린이

 레벨 : Lv.2

 특성 : [대식가], [귀여움]』


 특성도 두 개나 있었다.


『 특성 : [대식가]

 -식탐이 많으며, 섭취한 열량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열량이 부족하면 강제 소환 해제된다.


 특성 : [귀여움]

 -상당히 귀엽다.

 -말투도 귀엽다.』


 ···세상에.

 어떻게 소환수 특성이 대식가에 귀여움.


 하나같이 쓸모 없어 보이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마, 말씀 편하게 하십시옹! 소환수에게 존댓말이라니. 당치 않습니당!”

 “···그래. 궁금한 게 있는데 ‘굴린부르스티’ 스킬 레벨이 오르면 뭐가 달라지는 거야?”

 “스킬 레벨이 오를 때마다 제 특성이 하나씩 추가될 겁니당!”

 “특성이 이거 두 개가 끝이 아니구나.”


 다행이다.

 밥 많이 먹고 귀여운 소환수를 대체 어디다 쓰겠는가.

 적어도 전투 특성 하나 정도는 붙어 있어야지.


 “···주인님!”

 “예?”


 꼬르륵!


 “근데 저 배가 너무 고픕니당!”

 “···.”


 소환하자마자 밥부터 찾는 소환수라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탑에서 성능을 좀 테스트해보고.

 만약 전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 소환 해제 해둬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탑에 입장하셨습니다.]

 [보유한 스탯에 따라 신체 능력이 조정됩니다.]

 [새로운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 6층 퀘스트 : 서리 늑대 사냥


 요툰헤임(Jotunheim)의 서리 늑대 열 마리를 사냥하십시오.


 제한 시간 : 4시간.

 클리어 조건 : 서리 늑대 (0 / 10)

 실패 조건 : 제한 시간 초과, 퀘스트 포기, 사망. 』


 “흐으으읍!”


 두두두두두두두!

 뻐억!


 깽, 깨갱!


 [클리어 조건 : 서리 늑대 (1 / 10)]

 [클리어 조건 : 서리 늑대 (2 / 10)]

 [클리어 조건 : 서리 늑대 (3 / 10)]

 .

 .


 “···오?”


 굴린이의 육중한 몸에 부딪힌 늑대들이, 저 멀리 날아가 벽에 찌부러졌다.


 뻐억! 뻐억!

 깨개갱!


 “후욱, 후욱! 정리 끝났습니당!”

 “어, 어어. 수고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인벤토리로 클리어 보상을 지급합니다.]


 그다음 날도.


『 7층 퀘스트 : 엉뚱한 거인 사냥


 거대하지만 어딘가 모자란, 거인 다섯 마리를 사냥하십시오.


 제한 시간 : 5시간.

 클리어 조건 : 엉뚱한 거인 (0 / 5)

 실패 조건 : 제한 시간 초과, 퀘스트 포기, 사망. 』


 “다녀오겠습니당!”


 화려한 스킬이나 움직임 따위는 없다.

 그냥 달려가서,


 두두두두두두두!


 부딪히면!


 뻐억-


 취이익!


 [클리어 조건 : 엉뚱한 거인 (1 / 5)]

 [클리어 조건 : 엉뚱한 거인 (2 / 5)]

 [클리어 조건 : 엉뚱한 거인 (3 / 5)]

 .

 .

 .


 “다 때려눕혔습니당!”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인벤토리로 클리어 보상을 지급합니다.]


 모조리 다 5분 컷이었다.


 물론, [후긴과 무닌]으로 알아낸 몬스터의 특성을 일러두긴 했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도 엄청난 전투력이었다.


 “아니, 장난 아닌데?”

 “그렇습니깡? 헤헤헤.”


 이런 기특한 녀석을 봤나!

 나는 그저 탑에 입장하고, 떨어진 ‘탑의 파편’을 줍기만 하면,


『 카카호뱅크 이시현 님의 통장 잔액 : 2,051,600원』


 이게 바로 돈 복사지.

 일주일 만에 무려 200만원을!


 ···유일한 단점은, 밥을 좀 많이 먹는 거?


 우걱우걱!


 아니 무슨 돼지가 회를 먹어?

 그것도 도다리 회를?


 “이, 이거 너무 맛있습니당! 식감이 완전 쫄깃쫄깃!”

 “···그거 비싼 건데.”

 “넹?”

 “아냐. 신경 쓰지 마.”


 내가 먹으려고 시킨 거긴 한데.

 잘 먹는 모습 보니까 내 배가 부르다 야.


 “근데, 소환수가 밥도 먹고. 자유 의지도 있고. 신기하다.”

 “자유 의지라기보다는, 저희는 주인님의 의지를 따라서 행동하는 겁니당!”

 “내 의지를?”


 잠깐만. 그보다···.


 “‘저희는’이라면···. 너 말고도 소환수가 더 있다는 소리야?”

 “물론입니당! 지금 당장 말씀드릴 순 없지만, 더 있습니당!”

 “그중에서 네가 강한 편이야?”

 “에이, 제가 제일 먼저 나온 거 보면 모르시겠습니깡? 제가 최약체입니당.”

 “그래?”


 그럼, 최소 굴린이급 소환수들이 더 있다는 소리?


 굴린이가 몇층까지 통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지금 속도로 봤을때는 최소 15층이다.

 그럼 뒤에 등장할 소환수는···.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탑 정보 미리 빼와서, 소환수 불러내고, 알려주고, 탑 입장하면 내 역할은 끝!


 “···미친. 이 특성이 신화 등급인 이유가 있네.”


 뜻밖의 꿀 정보를 얻었다.

 그럼, 원래 궁금했던 거.


 “내 의지를 따라서 행동한다는 건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롭니당! 어디 보자···.”


 회를 입에 쑤셔 넣던 굴린이가 바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날 빤히 바라보았다.


 “지금은 저를 소환 해제하고 싶어 하십니당. 뭔가 불만스러워 보이십니당.”

 “···.”


 어떻게 알았지?


 니가 지금 회 한 접시를 혼자 다 처먹었는데.

 내가 불만이 없겠니?


 “엄청 신나 하는 감정이랑, 귀찮은 감정이 뒤섞여있습니당.”


 미친.

 앞으로 탑을 날먹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굉장히 신이 났고,

 다 먹은 거 치울 생각하니 너무 귀찮았다.


 이거 완전 귀신이네.


 “어떻게 알았어?”

 “그냥 자세히 관찰하면 느껴집니당. 그게 저희의 역할입니당. 주인님의 의지를 알아차리고, 그것에 맞게 행동하는 것입니당!”

 “그러니까 탑에 들어갔을 때는, 내가 몬스터를 잡고 퀘스트를 깨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다는 소리네?”

 “정확합니당!”

 “오오···.”


 굴린이가 입에 넣은 회를 마저 씹으며 중얼거렸다.


 “물론, 느껴진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다 따르는 건 아닙니당. 유도리 있게, 주인님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좋다, 좋아!”


 이거이거. 밥만 축내는 돼지인 줄 알았는데.

 완전 복덩이였구만!


 “많이 먹어, 굴린아! 내일도 열심히 일해야지!”

 “감사합니당! 근데 혹시···.”

 “혹시?”


 굴린이가 입을 슥 닦으며 부엌을 살폈다.


 “먹을 거 더 없습니깡? 양이 부족해서···.”

 “···.”


 참자. 내가 참자.


 “어떻게,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줘?”

 “라, 라면! 좋습니당!”

 “라면이 뭔지는 알아?”

 “모릅니당!”

 “···끓여줄게.”

 “역시 주인님!”


 타탁-

 타타타탁-


 ···복덩이 맞겠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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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진짜 환장하겠네. 24.09.17 471 17 12쪽
17 맞아야 철들어. 24.09.16 615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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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또 깼어요. +2 24.09.11 1,055 24 11쪽
11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2 24.09.10 1,152 23 11쪽
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263 24 12쪽
9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378 27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437 30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484 31 12쪽
»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523 33 12쪽
5 누구세요? +2 24.09.04 1,585 32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656 38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736 39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1,947 41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128 4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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