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신화 유산으로 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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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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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asso.
작품등록일 :
2024.08.24 20:36
최근연재일 :
2024.09.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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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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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DUMMY

 [엘리트 몬스터 ‘리치 왕’을 처치하였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부식 폭탄 하나 사두길 잘했네.”


 정확히 말하면 내 돈 주고 산 건 아니긴 한데.

 뭐 아무튼.

 사은품 덕에 깼다.


 “그나저나···. 엘리트 몬스터라니. 아무 예고도 없이.”


 굴린이가 있어서 망정이지.

 나 혼자였다면 꽤나 애를 먹었을 거다.


 물론 죽진 않았겠지만···.

 공략을 포기하거나, 만약 클리어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렸겠지.


 [후긴과 무닌]에만 너무 의지하면 안 될 거 같다.

 돌발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니까.


 “들어가서 쉬고 있어. 배달 오면 불러줄게.”

 “넵!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당!”


 잘 키운 돼지 한 마리, 소 열 마리 안 부럽네.

 이뻐 죽겠어! 아주.


 저녁으로 피자 한 판 시켜주고.

 다음은 얻은 보상을 확인할 차례.


 엘리트 몬스터를 잡고 난 후.

 분명 추가 보상이 지급된다고 메시지가 떴다.


 “이번에는 지출이 조금 있었으니까···.”


 각성자가 되면 마냥 돈을 많이 벌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돈이 나갈 곳도 많았다.

 각종 포션도 사야 하고 쓸만한 장비도 구매해야 한다.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지출도 덩달아 늘어난다.

 왜 대부분의 각성자가 적당한 층에 주차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 층에 머물면, 굳이 비싼 돈 주고 새로운 장비를 구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만큼 지출이 줄어드는 거다.


 “어디 보자···.”


 곧바로 인벤토리를 열어 보았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탑의 파편].

 11층만 클리어했을 뿐인데 무려 7개가 모여 있었다.


 “한 층에 70만원? 미친.”


 하루 만에 70만원을 벌었다.

 2주 동안 뼈 빠지게 일해야 벌 수 있었던 돈을, 단 하루 만에.

 쌓이는 통장 잔고를 봐도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이게 다야?”


 아니지. 그럴 리가 없지.

 내가 어떻게 보스를 잡았는데.


 인벤토리 구석에 못 보던 아이템 하나가 놓여있었다.


『 재료 : 마탑 에너지 결정


 검은 생명력을 머금고 있던 마탑의 일부분.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


 “이게 보상이라고?”


 그냥 부서진 철탑 잔해 아닌가?

 심지어 설명에도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다고 적혀있다.

 어쩜 이렇게 무책임할 수가.


 나머지는 언데드를 잡으며 나온 뼛조각과 거미줄들.

 그다지 가치 있는 재료는 아니다.


 “···그냥 돈 많이 번 걸로 만족해야 하나.”


 아쉽긴 하다.


 거창한 이름에 빡센 공격 패턴까지.

 뭔가 엄청난 보상을 기대했는데.


 띵동-


 그때.

 초인종 소리와 함께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 문 앞에 놓고 갑니다. 피자 하이스쿨. 』


 배달원이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시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여긴 배달이 빨라서 좋단 말이지.


 “굴린아, 밥 왔다.”


 [각성자 ‘이시현’이 ‘굴린부르스티 Lv.3’를 발동하였습니다.]


 페퍼로니 피자 라지 사이즈 두 판.

 사이드로 오븐스파게티와 치킨 윙까지.


 물론 나는 피자 서너 조각이면 배가 찬다.

 나머지는 모두 굴린이의 몫이다.


 “오, 벌써 왔습니깡?”

 “여기 배달은 항상 빨라.”

 “히야···.”


 굴린이가 피자와 스파게티를 보며 군침을 삼켰다.


 “육즙이 줄줄 흐릅니당.”

 “이건 육즙이 아니라, 기름이야.”

 “오오!”


 ···뭐, 그게 그건가?


 “자. 얼른 먹자.”

 “근데 그건 뭡니깡?”


 굴린이가 내 손을 가리켰다.

 재료 설명을 읽느라 들고 있던 ‘마탑 에너지 결정’이었다.


 “이거? 이번에 보상으로 얻은 건데. 나도 어디 쓰는 건진 잘 모르겠어.”

 “제가 한번 봐도 되겠습니깡?”


 피자 한 조각을 입에 쑤셔 넣은 굴린이가 옹졸한 족발을 내밀었다.


 “니가 보면 뭐, 알아?”

 “뭔가 알 거 같습니당. 느낌이 옵니당.”

 “···그래?”


 에너지 결정을 넘겨받은 굴린이.

 미간을 좁힌 채로 유심히 재료를 바라보았다.


 “킁, 킁킁···.”


 얼굴을 바싹 붙이고 냄새도 한번 맡아주고.


 잠시 후, 무언가 눈치챈 듯 굴린이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호오, 이건···.”

 “어떤 거 같아?”


 텁!


 “···?”

 “···.”


 내, 내가 잘못 본 건가?

 굴린이가 자기 입에 넣었다.

 ‘마탑 에너지 결정’을.


 “···야, 뭐해? 장난치지 말고 빨리 뱉어.”


 꿀꺽!


 심지어 삼켜버렸다.


 “야, 얀마! 뱉어!”

 “켁! 케엑!”

 “그걸 삼키면 어떡해! 괘, 괜찮냐? 숨 쉬어! 숨!”

 “콜록, 커헉!”


 목이 막힌 듯 기침을 해대는 굴린이.

 나는 굴린이의 등을 힘껏 두드려 주었다.


 아니, 두드리려고 다가간 순간이었다.


 푸슉!


 굴린이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마탑에서 느껴졌던 기운과 비슷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연기는 다시금 굴린이의 몸을 휘감았다.


 츠츠츠츠!


 “이게 뭔···.”


 띠링!


 [소환수 ‘굴린이’가 ‘마탑 에너지 결정’을 흡수하였습니다.]

 [소환수가 새로운 능력을 각성합니다.]

 [전용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스스스···.


 “···.”

 “···.”


 꺼억-


 “헙. 죄송합니당.”


 시원하게 용트림을 갈긴 굴린이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굴린이가 재료를 흡수, 아니···.

 소화해버렸다.


 “뭘 알고 삼킨 거야?”

 “···그, 그냥 너무 맛있어 보여서. 저도 모르게 그만.”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다행히 굴린이는 멀쩡한 거 같고.

 재료의 용도를 알아냈으니···.

 오히려 좋다고 해야 하나?


 소환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 소환수 - 굴린부르스티

 이름 : 굴린이

 레벨 : Lv.3

 전용 스킬 : [냉기의 돌진 Lv.1]

 특성 : [대식가], [귀여움], [튼튼함]』


 [냉기의 돌진]···?


 “어떻게, 뭔가 변화가 생긴 거 같아?”

 “기분이 좀 이상합니당. 속이 시리다고 해야 하낭?”

 “속이 시리다고?”

 “넹. 가슴이 콩닥콩닥, 머리는 지끈지끈 한데, 코는 또 벌렁벌렁···.”

 “아, 됐다. 됐어.”


 제대로 설명해줄 거 같진 않고.

 탑에 들어가서 직접 써보면 알겠지.


 이름만 봐도 감이 오지 않나?

 ‘리치 왕’의 냉기를 굴린이가 흡수하고,

 몸통 박치기에 속성이 추가된···.


 대충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레몬 아이스크림 맛입니당.”

 “···.”

 “어쩌면 이거, 에피타이저? 히히.”


 이걸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


 ‘마탑 에너지 결정’을 조금 더 강한 소환수에게 먹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12층의 굴린이를 보고 난 후.

 그런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새로운 스킬을 얻은 굴린이의 눈에는 뵈는 게 없었다.


 종횡무진(縱橫無盡).


 말 그대로, 탑의 지배자였다.


 사르르르르!


 굴린이의 발자국을 따라서, 투명한 얼음 결정이 화려하게 피어났다.

 마치 보석을 수놓은 듯한 아름다운 풍경에 몬스터들이 넋을 놓은 사이.


 [소환수 ‘굴린이’가 ‘냉기의 돌진 Lv.1’을 발동하였습니다.]


 쩌저적-

 쩌억!


 “···어우.”


 소리부터가 다르다.

 찌그러지는 몬스터를 보고 있자니 내 몸이 다 욱신거린다.


 콰지직!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1 / 7)]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2 / 7)]


 그리고.

 나도 더 이상 구경만 하고 있진 않는다.


 [유산의 효과로, 힘 스탯이 대폭 상승합니다.]

 [힘 Lv.2 > 힘 Lv.5]

 [메긴교르드 지속 시간 : 15분]


 카가각···.


 허리춤에서 작은 불씨가 피어오르며,

 마치 자그마한 꽃처럼 유려한 빛을 뿜어냈다.


 이내 바지 위로 완성된 청색 허리띠.


 번쩍!


 “흐으읍!”


 처음에는 또 다른 차원에서 특수 능력을 사용한다는 게 거부감이 들었지만.


 콰앙!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3 / 7)]


 지금은 다르다. 

 이게 은근히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있다.


 “굴린아!”


 두두두두-

 콰앙! 콰앙!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4 / 7)]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5 / 7)]


 맨날 집, 알바, 공부만 반복하다가 새로운 자극을 느껴서 그런가?


 즐겁다.

 생기가 돈다.

 마치 판타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


 ···물론,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말이다.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6 / 7)]

 [클리어 조건 : 석상 파괴 (7 / 7)]


 [단시간에 존재하는 석상을 모두 파괴하였습니다.]

 [놀라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특수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석상의 기운이 모두 해방되었습니다.]

 [엘리트 몬스터, ‘어둠의 창기병’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츠츠츠츠!


 “떴구나!”


 또다시 등장한 엘리트 몬스터.


「···나를 부른 게···. 네놈이냐!」


 실체가 없는, 잿빛 오라로 이루어진 말 한 마리와.

 말 위에서, 적색 안광을 터트리며 나와 굴린이를 응시하는 창기병.


 ‘리치 왕’과는 다르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듯했다.


 “···굴린아.”

 “넹?”

 “웬만한 말보다 달리기 빠르댔지?”

 “물론입니당.”


 나는 11층에서 얻은 ‘거미줄’을 단단히 엮어, 굴린이의 몸에 감았다.

 그 위에 ‘서리 늑대 가죽’을 얹어 고정하면,

 짜잔. 임시 안장 완성.


 “···저 새끼 잡으면, 오늘 저녁은 고기 파티다.”

 “사력을 다해 달리겠습니당!”


 잠깐.

 고기 파티?


 “근데, 돼지가 돼지를 먹어도 되는···.”

 “바로 갑니당! 꽉 잡으십숑!”

 “흐어억!”


 두두두두두두!


 [소환수 ‘굴린이’가 ‘냉기의 돌진 Lv.1’을 발동하였습니다.]


「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어, 어어···? 」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과 함께,


 쩌-엉!


 순식간에 창기병의 상체 절반이 찢겨나갔다.


 평소라면 나 또한 반발력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 나갔겠지만.

 메긴교르드로 뻥튀기된 힘 스탯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크학! 쿨럭! 이런 비겁한···! 」


 일격을 맞은 ‘어둠의 창기병’이 신음했지만.

 굴린이는 그저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비겁은 무슨! 그럼 뭐 친절하게 손들고 공격해야 하냥?”

 “우리 굴린이, 구구절절 맞는 말만 하는구나!”


「···.」


 이미 ‘리치 왕’을 잡아 본 경험 덕분인지. 

 ‘어둠의 창기병’이 내뿜는 엄청난 살기에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도저히 질 거 같지가 않다.

 굴린이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아니, 내 특성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일까?


 “야. 할 말 다 했냐?”


「 ···할 말? 어···. 」


 “그럼 마저 맞아야지?”


「 자, 잠깐···. 잠깐만! 」


 공략팀의 에이스 석호윤과 장효민.


 별명이 뭐랬더라···.

 뭐? 1인 군단?


 두두두두두-


 쩌엉!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아, 굴린이가 있으니 2인 군단인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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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두 번째 소환 스킬! NEW 9시간 전 267 14 11쪽
18 진짜 환장하겠네. 24.09.17 471 17 12쪽
17 맞아야 철들어. 24.09.16 615 19 12쪽
16 그냥 웃자! +2 24.09.15 743 24 11쪽
15 내 이야긴데? +2 24.09.14 830 21 11쪽
14 마침 잘 됐다. +2 24.09.13 887 22 11쪽
13 잘 선택한 거겠지? +1 24.09.12 986 21 11쪽
12 또 깼어요. +2 24.09.11 1,056 25 11쪽
» 이게 진짜 1인 군단이지. +2 24.09.10 1,153 23 11쪽
10 엘리트 몬스터? +5 24.09.09 1,265 24 12쪽
9 말투 바뀐 거 봐라. +2 24.09.08 1,381 27 11쪽
8 어떻게든 되겠지. +2 24.09.07 1,440 30 11쪽
7 오늘은 내가 직접 간다. +2 24.09.06 1,485 31 12쪽
6 이거 완전 날먹 아니야? +2 24.09.05 1,524 33 12쪽
5 누구세요? +2 24.09.04 1,587 32 12쪽
4 예의 바른 걸로 하자. +4 24.09.03 1,657 38 12쪽
3 꽤 쓸만한 특성인데. +1 24.09.02 1,738 39 11쪽
2 인생 역전이다. +1 24.09.02 1,951 41 11쪽
1 프롤로그. +1 24.09.02 2,132 4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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