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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물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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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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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화. 대만전쟁

DUMMY

“정신 차려 남 상병!”

오른쪽 귀가 윙윙거리는 가운데, 이곳저곳에서 폭탄 터지는 소리와 비행기 소리, 타꽁 타꽁 M16 소리가 시끄럽게 엉키는 가운데 앙칼진 듯하지만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여기가···. 어디야?”

난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긴 참호에서 내 손에는 M16 반자동 소총이 들려있었다. ‘쿠궁’ 소리가 들릴 때마다 머리 위 철모로 빗소리처럼 모래들이 뿌려지고, 흙냄새와 피비린내가 사방에 진동했다.


“정신 차려 이 새끼야! 같이 살아 돌아가야 할 거 아냐!”

귀에 익은 목소리다.


“혀···. 형? 형승 형?”


무슨 개 소리냐는 듯 쳐다보다가도 전방에서 밀려오는 중국군이 30미터쯤 가까이 오면 제일 선두에 온 군인을 한발 두발로 간신히 쓰러뜨렸다.


형은 마치 총알을 아끼려는 듯 마구 갈기지 않고, 정 조준하여 하나씩 쏘았다. 쏠 때는 차분하다 못해 매우 동물적이었다.


“후퇴하라! 후퇴!”


멀리서 절규하듯 소리 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회오리 같은 흙먼지 바람이 일기 시작하고, 투두두둥 헬기들이 착륙하는 것이 보였다.


“남 상병! 저기까지 달릴 수 있겠지? 내가 셋에 엄호할 테니 앞만 보고 달리는 거야? 알았지?”

난 무어라 부를지 몰라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하나···. 둘···. 셋!”


미친 듯이 달렸다. 헬기가 있는 곳을 향해 지그재그로 달렸다. 슉 슉 귓가 옆으로 빗발치는 총알 소리와 쿵 쿵 폭발하는 소리를 모두 등 뒤로 지나치며 달리고 또 달렸다.


이상하게도 이렇게 달리는 내 몸이 너무나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간신히 떠오르기 시작하는 헬기에 몸을 슬라이딩하듯 얹고 나서야 내 군복 오른팔에 있는 오뚜기 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8사단인가···. 근데 여긴 어디고···. 또 언제지? 엄마와 서하가 있는 곳도, 대한민국도 아닌 것 같고, 3123년은 더더욱 아닌 것 같았다.


다행히 내 머리고 등이고 다친 곳이 없어 의무실이 아니라 본 막사로 돌아왔다.


“새끼! 살아 있었구나! 죽은 줄만 알았다고!”

“전···. 전철이···. 황 전철?”


우락부락한 전철이는 막사로 들어오는 날 보고 와락 안았다.

땀 냄새가 확 났지만 분명 포근한 부분이 있었다.


“이 새끼 울고 있는 거야? 덩치는 산만 한 놈이!”


“미친놈아 죽은 줄 알았다고! 나도 간신히 헬기 탔어!”


“어디···. 다친 데는 없고?”


“그래 이 새끼야!”

눈물을 훔친 전철이의 눈은 안도와 기쁨도 살짝 보였다.


“야! 근데 대체 여긴 어디고···. 아 아니 지금 몇 년도냐?”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을 하냐는 듯 눈이 휘둥그레진 전철이가 말했다.

“어디 미래라도 갔다 왔냐 이 새끼야? 죽다 살아오더니 뭔 개소리야?”


그래. 기억이 났다. 3123년으로 가기 위해 전철이에게 부탁했었다.

근데 도착한 곳은 3123년이 아니라 조선이었다.

“미래가 아니라 과거 조선에 갔다 왔다 이놈아. 네가 등 찔러주고 말이야!”


“뭔 소리야 너 지금? 언제 적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몇 년 전 일을. 지금...제 정신이냐?”


헉!


“몇 년 전이라고?”

또 다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금 이 전투 상황도 그렇지만 시간이 다시 꼬이는 것 같다.


“내가 지금 머리가 띵해서 그래! 말 좀 해줘 전철아!”


“미친놈아. 당연히 여긴 마츠섬이지. 대만 마츠섬! 2027년이고!”


“마..츠..섬?”


이곳은 대만 마츠섬이라는 섬으로 중국 푸젠성 해안에서 불과 9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1만 3,500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었다.


대만 방공 식별 구역에서 그레이 전략으로 종종 무력 시위를 하던 중국 군은 이곳 마츠섬을 봉쇄하면서 공격을 시작했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4연임 시기에 맞추어 예견된 대로 대만을 침공한 것이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치가 있었지만 실은 연임을 위한 정치적 내부 결속은 물론, 대만에 있는 반도체 핵심 기술 때문이었다.


미국이 어떤 것을 규제해도 꿈쩍하지 않던 중국은 미래 패권 경쟁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반도체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알았어! 그래! 그렇다고 치고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 거냐고?” 난 너무나 당황했다.


“이놈이 어디 총 맞았냐? 기억 상실증이라도 걸린 거야? 무슨 소리야 지금? 지금 장난 할 때냐?” 형은 당황한 내 표정은 못 보았는지 화를 냈다.


형에게 들은 내용은 이랬다.


북한의 도발로 인해 미국이 정신이 없는 시간. 중국은 지금이야말로 대만을 무력 통일할 적기로 생각했다. 중국의 계획은 시간을 끌면 미국과 일본의 개입으로 승산이 없으므로 단 2시간 만에 모든 전쟁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럴 때를 대비해 코로나 시기 오산 공군기지에서 대만까지 2시간 만에 수송기 이동을 하는 훈련을 마친 상태였다. 물론 당시 명분은 백신 공급이었다.


워게임 시나리오대로라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 후라도 일본과 주일 미군, 괌에서 출격한 미군에 의해 일주일이면 타이베이를 다시 수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만은 중국을 이기기 위한 훈련이 아니라, 미군이 도착할 때까지 버티는 데 온 힘을 쏟는 훈련을 오랫동안 대비해 오고 있었다. 깊은 땅굴을 파고 육탄전을 대비하고 있었고, 중국군의 공군을 향해 모든 대공 화력 기를 집중했다.


중국의 다음 계획은 마츠섬을 봉쇄 후 진먼섬으로 진격, 이후 미국과 일본이 개입하기 전에 전면 침공을 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공중, 미사일, 사이버 가릴 것 없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며 대만의 비행장과 정부청사, 주요 항만을 장악하는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지금 이곳 진먼섬으로 대한민국은 우리를 급파한 것이다. 중국의 시나리오에서 빠진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이 정찰 정보 첩보 능력이다. 이렇게 우린 2시간 만에 이곳에 온 것이다.


이 전쟁의 또 다른 변수는 북한이었다. 북한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고, 서해 5도에 방사정포를 갈겨댔고, dmz 일대에 집중포화를 해댔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넘어오지 말라는 신호와 같이 방어적이었고, 그들이 쏜 미사일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의 괌 기지였다.


그러자 혼란에 빠진 일본은 대만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포했고, 이로 인해 타이베이가 중국군에 점령당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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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지. 남한이 북한도 아니고 왜 남의 나라 싸움에 낀 거야?”

너무 궁금했다. 나는 전철이 팔을 흔들며 어서 알려달라고 재촉했다.


“모냐 건아! 뇌진탕에 진짜 기억이라도 잊어버린 거야? 무슨 역사 공부하냐?”

무슨 귀신이라도 보듯 의아한 눈빛으로 전철이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어차피 대통령은 이미 한미일 노선을 천명했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는 물론 재건을 위해 평화군을 보내고 있었는데 러시아는 남한에 선전포고했지!”


“남한에 선전포고를? 러시아에 사는 교민이 얼만데?”


“전쟁 상황에 그런 게 뭐가 중요해? 일단 뒤에 미국과 일본이 있다고 해도 눈앞에 북한과 마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신 밀회에 빠진 상태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북한은 미국을 공격하니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다들 수 계산에 머리가 아프지마는 우리가 무슨 힘이 있냐? 북·중·러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남한이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게 대통령님의 의중이셔. 안 그럼 우리가 북·중·러에 공격받을 때 무슨 명분으로 다른 민주주의 나라들에 손을 내밀겠냐?”


“그래도 전략적으로 판단했었어야지 전쟁은 말도 안 돼! 결국 피해는 민간인과 약자들이라고!”

‘전쟁은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에게만 달콤하다.’라고 그리스의 시인 핀다로스가 말했다.

물론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달콤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한 호레스 같은 시인도 있기는 하지만.


“순진한 소리는! 기억 상실증에 걸리더니 이젠 아예 어린애가 된 거냐? 췟!”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의 전철이는 그만 쉬어야겠다고 하고 자기 야전침대로 갔다.


국민의 안위와 평화를 위해 좀 더 신중할 수는 없었을까? 전략적 모호성까지는 아니어도 줄타기를 좀 더 연장하며 위기를 넘길 수는 없었을까?


아쉬운 가운데 문득 우리 지우와 아내는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졌다. 그리고 형승형은 무사히 돌아왔을까? 다시금 지우 생각이 나고, 몹시 그리워졌다.


남한으로 복귀하자.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아니다.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나의 이 윤회와 같은 무언가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다.


이 전쟁 역시 아마도 모든 원인은 늘 민생보다는 자기 밥그릇을 위한 정치를 하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싸움이 낸 결과일 것이다. 결국 조선에서 임진왜란을 겪게 된 것도 안보에 대한 오판 때문이고, 민생보다는 노론이며 서론이며 편을 갈라 싸우느라 국력을 소진한 까닭이 아닌가.


그건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이 오판이 전쟁을 키웠구나!


예나 지금이나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기를 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래도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내가 영웅이 돼야 하나?



내가 현재 가진 힘이라면 원인 모를 이 윤회인지 환생인지···. 바로 이 기괴한 일이다! 그래! 원칙을 찾아보자.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보자! 분명 여기에는 로직이 있을 거다!


나는 이 스치듯 지나가는 일들을 하나하나 복기하기 시작했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한 이 현실에서 그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역사적으로, 운명적으로 해야 할 무엇인가가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혹시 등을 찔리고 죽을 때 마지막 순간.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가고, 생각이 없으면 아무 곳으로 가는 건가? 아···. 아직 잘 모르겠다···.


“남 상병! 살아 있었구나!”

막사 문을 부서질 듯 박차고 형승형이 들어왔다.


“어 형! 살아 있었네요!”


반가워하는 기색이었지만, 순간 주변을 의식한 형은 다시 진지한 얼굴로 기쁨을 감추려는 듯했다.

“남 상병! 신 병장님이라 부르도록! 아무리 전시라 해도 공과 사를 구별하자!”


“신···. 병장···. 님?” 진짜 다들 왜 이래!


전철이를 통해 들은 내용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말에 따르면 형승형과 나와 전철이는 이미 민방위도 끝났지만 전력 부족으로 동원은 물론, 만 60세 이하의 모든 남자에게 본 주특기에 맞추어 본대를 구성하고, 3명씩 구성해 재입대하도록 동원령린 마당에 대통령님의 특별 임무로 같이 이곳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아~ 말도 안돼! 무슨 동반 입대도 아니고, 다시는 군대 쪽 보고는 오줌도 안 누려고 했는데···.


전쟁보다 더 재앙은 군에 다시 들어온 거다. 난 주특기인 ‘전령’으로 소식을 전하는 임무를, 특수부대 출신의 전철이는 특등 사수, 요리사 출신의 형승형은 취사, 송상준은 기초 의료를 맡았다.


임무를 수행하기에 최고의 조합이라고 대통령님은 판단하셨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헛소리다. 게다가 상준이는 변호사 아닌가? 왠 기초 의료...아! 뭐가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돌아가면 훈장을 받을지도 모르지. 근데 훈장이 무슨 소용이 있냐?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남 상병!”

다시 형승형은 다정한 말투로 돌아와 조용히 건빵을 건냈다. 돈 주며 먹으래도 안 먹는 건빵을..툇!


“저···. 건빵 말고 초코파이는 없습니까? 신...병장님?”

그러고 보니 왜 난 상병이고 형은 병장이지···. 젠장! 공익근무 상병 제대했다고 전쟁에서까지 상병 계급이라니···. 목숨 걸고 타국까지 온 사람한테 진짜 너무하네···. 더럽다!



갑자기 전철이가 능글맞게 끼어들며 건빵을 채가며 말했다.

“아! 자식 배가 불렀구먼! 며칠째 보급 끊겨 힘든 마당에 무슨 초코파이 타령이냐? 메기나 건빵이다 짜샤!” 역시 썰렁한 자식이다.


“내일 배가 들어오면 자대 복귀다. 일단 눈 좀 붙여둬라. 둘 다!” 형승형은 엄하게 말했다.


“배···. 배요? 또? 아~ 타기 싫은데···.” 갑자기 조선 시대 배에서 죽은 기억이 난다. 벌써 몇 번 죽은 거냐···. 청계사는 가보지도 못하고 계속 죽기만 하네.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단 미래는 아니어도 2023년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복수해야 한다!


“뭐 임마? 가기 싫다는 거야? 드디어 가족들 품으로 가는데 뭔 개소리야? 진짜 오늘 참 이상하네!”


전철이는 정말 걱정하는 눈빛이었다. 그래 나도 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내가 지금 너무 이상하다···. 집에 돌아가면 2023년이 아니라 2027년이구나. 다들 잘 지내는지···.


이 막사에서 난 잠이 들 수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할 것 같다.


작가의말

독자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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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 19화. 연옥 24.09.17 5 0 11쪽
18 제 18화. 일어나라 황제의 나라여 24.09.16 8 0 11쪽
17 제 17화. 진시황제 24.09.15 9 0 11쪽
16 제 16화. 용산 24.09.14 8 0 13쪽
» 제 15화. 대만전쟁 24.09.10 12 0 13쪽
14 제 14화. 돌아가자! 기다려라 조선아! 24.09.09 11 0 10쪽
13 제 13화. 송상 24.09.08 12 0 12쪽
12 제 12화. 여긴 어디? 난 누구? 레드 썬! +2 24.09.06 11 0 11쪽
11 제 11화. 중국 기계상의 계략 +2 24.09.05 14 0 13쪽
10 제 10화. 내가 본 미래? 아니면 병원 +2 24.09.04 15 0 11쪽
9 제 9화. 정말 미래가 맞습니까? +2 24.09.03 17 0 15쪽
8 제 8화. 제 3차 세계대전의 시작 24.09.02 15 0 10쪽
7 제 7화. 30년 전쟁의 시작 24.08.31 19 0 12쪽
6 제 6화. -3123- +2 24.08.30 22 0 7쪽
5 제 5화. 청계산 어느 멋진(?) 날에 +2 24.08.29 26 0 7쪽
4 제 4화. 전 세계를 움직이는 힘 +4 24.08.28 32 0 12쪽
3 제 3화. 머니타이징 +4 24.08.27 46 0 10쪽
2 제 2화. 마스크 24.08.26 87 3 10쪽
1 제 1화. 나까마(중간) +2 24.08.25 26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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