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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물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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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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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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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화. 진시황제

DUMMY

내 눈앞에 진시황의 머리가 나타나니 한 편으론 무섭고, 또 한 편으론 당황했지만, 오히려 숙연해지며 기도가 나왔다.


주여! 무슨 일로 진시황이 이곳에 왔고, 또 죽어 이렇게 머리가 여기에 있는지 모르지만, 당신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그가 영원한 안식에 머무르게 하소서. 아멘!


나의 기도는 매우 간절했다. 그저 입에서 맴도는 습관이 아니었다. 왠지 모르게 그가 측은했고, 그가 평안하길 바랐다. 금방이라도 시황제의 머리는 응답을 하며 눈을 뜰 것만 같았다.


“자네 방금 기도했는가? 하하”

김 대통령은 이해라도 하는 듯 너털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네. 왠지 그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피가 뜨거워지고, 당기는 느낌이 드네요.”


“그러게, 내가 뭐라 했나? 진시황제는 우리 동이족의 후손이라니까! 내가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도 이야기해 주지 않았나?”


“전 긴가민가했었죠. 설마···.”


그랬다. 예전 김 회장이 설명해줬던 진시황제의 내용이 기억이 났다. 시황제가 전국을 통일하고 본인이 동이족의 후손임을 알게 되었을 때 허탈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뿌리를 더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처음 시황제에 관한 이야기를 김 회장에게 들었을 때 난 눈이 휘둥그레지며 물었다.

“시황제는 어떻게 본인이 동이족의 후손이라는 걸 알게 되었나요?”


“동이족에게 내려오는 시황제 평전에 따르면 그게 좀 이상해···.”


“이상하다니요?” 난 궁금을 참지 못해 보채듯 물었다.


“평전에 따르면 시황제에게 하늘에서 온 사자가 알려주었다는데···. 그게···. 상징적 표현 같기도 하고···.”


“사자라면 뭐 천사나 외계인 같은 건가요?”


“허허 글쎄···.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고, 본인이 조사와 영감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상징인지···. 그건 알 수가 없네”

말끝이 흐려질 즈음인가 비슷한 시각 저 멀리 동굴 입구 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비명과 단발의 총성들, 분명 간혹 들려오는 소리는 도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였다. 이 소리는 기괴하다 못해 공포까지 밀려오게 했다.


이 소리에 김 대통령님은 얼굴이 굳어지다가 앞에 쓰여 있는 글을 읽고는 비장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동생! 발각되었나 보네! 난 여기까지네! 자넨 꼭 살아남아야 하네!” 김 대통령님은···. 김 회장은···. 아니 형님은 절규했다.


“꼭 살자 아우! 꼭 이루자 우리의 꿈을!” 다시 소리를 치고 그는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싸우는 소리가 점점 격렬해졌다. 그럼 시황제의 머리를 내가 챙겨야 하나? 아니면 평전? 일단 귀하게 보이는 서신 같은 문서를 챙겼다. 희한하게도 한자가 아닌 언문 같은 것으로 쓰여 있어 어느 정도 볼 수 있었지만 제일 아래 붉게 적힌 분명한 한글!


‘밍웨이를 조심하라’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두려운 마음으로 난 입구 쪽으로 다가갔다. 입구 쪽은 검 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고, 왜 마디 비명은 분명 김 만평 형님의 소리였다.


“악!!”


그 입구로 달려갔다.


입구 바깥쪽에 다가갈 즈음 고요해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작은 키의 여자 한 명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들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중국식 전통복인지 개량 한복인지 알 수 없는 옷을 입고 가녀린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고르지만, 그 얼굴은 매우 다부져 보였고, 그 몸매와 다르게 얼굴은 매우 우악스럽게 날카로워 보였다. 그 눈빛은 모든 것을 씹어 먹어 버리겠다는 눈빛이었다.


이쪽에는 총을 잡은 채 잘려나간 손이 보였고, 여기 저기 경호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형님!” 피가 넘치는 팔을 부여잡고 있는 형님에게 달려갔다. 팔은 반쯤 끊어져 피를 쏟아내며 간신히 몸에 붙어 있는 것 같았다.


“넌 누구냐?” 난 절규하듯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는 넌 누구냐? 경호원은 아닌 것 같고,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내가 먼저 물었다. 대체 넌 누군데 감히 이런 살육을 벌이는 거냐?” 맞설 듯 패기 있게 물었지만 이미 난 겁에 질려 있었다.


그 여자는 이미 내가 겁에 질린 것을 아는 것 같았고,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왜 여기에 왔는가가 중요한 거지···.”

여자는 이어 말했다.


“난 조금도 남기지 않고 다 파괴할 거다. 이 조선이라는 나라도, 중국도 말이야!”

조선이라니 언제 적 이야기인가? 그리고 저 조선족 특유의 말투는 또···.


“내가 어떻게 이곳을 알게 되었을까? 저 대통령과 국정원만 아는 이곳을 말이야.”

여자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국정원 자식들이 알려 줬구나! 그럼 넌 대체 누구냐? 미국? 일본이 보냈나? 니가 밍웨이냐?”


!


“어떻게 네놈이 내 이름을···. 죽을 놈이 자꾸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군! 내 이름은 명월이다! 얏!”

밍웨이가 칼을 들자 난 본능적으로 등을 돌리며 달아나려 했다. 순간 무언가 뜨거운 것이 내 오른쪽 등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고통스러웠다.


그러면서도 기억이 났다. 밍웨이. 바로 명월이었구나!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 동굴에서 밍웨이를 조심하라고 글을 적은 내 모습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다시 죽···. 는···. 건···. 가···.



----------------------------------------


기억이 났다. 낯익은 그 조그만 아이 명월이. 명월이는 오래전의 그 아이였다. 명월이를 만난 건 내가 대학을 갓 졸업하고 미카엘 클리닉이라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의료 진료소에서였다.


대한민국에 1997년 IMF 사태가 터졌을 때 많은 기업이 도산했고, 우선적인 해고의 대상은 바로 외국에서 한국으로 일을 하러 온 이주 노동자들이었다. 특히 불법 체류자들이 망한 공장에서 쏟아져 나왔는데, 이들은 의료 보험이 없어 아프게 되면 비싼 값을 치르고 병원에 가기가 어려워 참거나 그냥 죽어 나가곤 했다.


미카엘 클리닉은 바로 이런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의료 진료소였고, 난 이때 봉사 단장을 맡아 의사, 의대생, 일반봉사자로 구성된 봉사자들을 이끌고 있었다. 명월이는 유독 밝은 웃음의 티 없는 아이였다. 마치 그 이름처럼 수줍은 듯하면서도 늘 밝게 웃고 있었다.


구호소 앞에서 빵과 우유를 나누어 줄 때면 엄마 뒤에 숨어 빼꼼히 보면서 수줍은 손으로 빵을 받아 들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 아주 예의 바른 아이였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명월이는 다른 아줌마 손을 잡고 미카엘 클리닉에 왔다. 옆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저 어린 게 얼마나 맘고생이 심할지.”


“아이가 보는 앞에서 그랬다죠? 저 어린 게 그렇게 경찰한테 떼를 썼다는데···. 쯧쯧···. 세상 참···.”


명월이는 예전의 밝은 웃음을 잊은 채 눈은 풀려 있었고, 행색이 매우 남루했다.


“명월이 오랜만이구나! 자 여기 빵!”

난 애써 못 들은 체하며 명월이에게 빵과 우유를 건넸다.


잘 씻지 않았는지 검게 지저분한 손으로 받아드는 명월이는 어린아이지만 이미 삶의 이유를 잊은 듯 멍한 눈빛을 갖고 있었다.


이웃을 통해 듣게 된 명월이의 사연은 이랬다.


명월이는 조선족으로 엄마와 함께 연변을 떠나와 엄마가 일하는 식당 안쪽의 창고 같은 비좁은 방에서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아빠는 이미 공장에서 다쳐 병원에서 잠시 있다가 돌아가셨고, 공장 측에서는 끝까지 산재 처리를 해주지 않았다.


단기 비자로 들어온 여권의 만료는 끝난 지가 오래였고, 이웃의 소개로 가끔 아플 때 미카엘 클리닉을 찾는 것 외에는 바깥 생활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식당 주인은 불법 체류로 다니다가 잡히면 손해가 막급하다며 여권을 압수하고, 나가지 못 하게 했고, 급기야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명월이가 보는 앞에서 명월이 엄마를 성폭행했다고 한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와 식당 주인을 체포해 갔지만 며칠이 안 되어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한다. 그 뒤는 안 봐도 비디오다.


명월이 엄마는 자살을 했다!


식당 주인의 명월이를 바라보는 음흉함 속에 경찰 조사에서 명월이는 엄마를 살려내라고 경찰에게 그렇게 떼를 썼다고 한다.


“너 추방되는 것 알고 있어? 엄마는 불법 체류자고, 힘들어서 자살한 거지 이 사람 때문이 아니라고 몇 번을 이야기하니?”


“제가 봤다고요! 이 아저씨가 엄마를···.”

울먹이는 아이의 말을 경찰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완벽한 한국인도 완벽한 중국인도 아닌···. 게다가 불법 체류자에게는 누구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엄마는 비관하여 이 어린아이 하나를 남겨둔 체 자살을 했고, 명월이는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 이웃집의 여자는 딱하다며 명월이를 거두어 주었지만, 가난함에 못 이겨 결국 다른 조선족 이웃에게 잔심부름이라도 시키라며 명월이를 맡겼다고 한다.


한때 조선족들은 대한민국과 중국이 수교한 후 제1의 경제 교역국이 되었을 때 그 사이에서 통역 등을 맡으며 경제적으로 부상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대부분의 조선족은 비교적 임금이 비싼 한국에 와서 일하는 것이 꿈이 되었다. 비록 불법 체류를 할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대림동 등 집단 거주를 시작하고, 그 세력이 커지는 듯했지만, 차별과 한국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법 때문에 중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또 적응을 못 해 범죄의 길로 빠지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다고 해도 중국에서도 인정을 받지도 못해 그저 동쪽의 오랑캐쯤으로 여기는 소수 민족일 뿐이었다. 말 그대로 주변인, 경계인 이었다. 사회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이 세상에는 주변인, 경계인이 그저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재수생도 그렇고, 어떤 나라에도 속하지 못한 이주 노동자, 조선족도 마찬가지다. 알고 보면 우리가 모두 이 지구에 잠깐 살다가는 이주 노동자임을 잊은 채 말이다.


그 이후로 명월이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언제부터인가 나타나지 않았고, 혹자는 명월이가 심부름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이도 있었고, 또 어떤지는 명월이가 창녀촌의 심부름하는 아이로 팔려 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느 소식도 명월이에 관해 좋은 소식은 없었다.


그런 이 아이가 이렇게 자라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중국의 이름인 밍웨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이 아이는 암살자가 되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국정원과 이곳을 알고 대통령을 암살하게 된 걸까?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였다.


혼미해진 내 의식의 독백은 꿈인지, 사후 세계인지 모르는 이곳에서 계속 떠돌고 있었다.


밍웨이가 휘두른 검에 난 피하듯 등을 보였다. 그리고 뜨거운 무언가에 베이는 소리와 함께 고통이 느껴지고, 퍽! 소리와 함께 내 정신은 다시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이젠 정말 죽는구나···.”


난 희미함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지 마! 명월아···.”


작가의말

행복한 연휴 되세요. 연휴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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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 14화. 돌아가자! 기다려라 조선아! 24.09.09 1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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