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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물티슈
작품등록일 :
2024.08.25 21:14
최근연재일 :
2024.09.1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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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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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나까마(중간)

DUMMY


2020년 3월, 지하철 2호선 교대역 4번 출구


“마스크 1억 장 있는 거 확실하지? 이번에도 나가리면 진짜 곤란해!”


사촌 형은 짜증이 날 때마다 미간이 좁혀지는 특유의 표정으로 못 믿겠다는 듯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 진짜 왜 이래?, 이번엔 확실하다니깐! 김 회장님 소개니, 확실하다고!”


“이번엔 성사되면 장당 1,900원 마이너스 150원이니깐 자그마치 얼마냐···. 150원에서 5명이 n분의 1해도 각각 30억씩 번다!.”


“아! 진짜 똥 탄다. 너···. 이번에도 나가리면 니 탓이야 인마! 다시는 안해!”


“알았어! 형! 저기 온다! 3종 세트 먼저 확인 하고, 사업자등록증···. 구매의향서, 잔액증명서... 알았지?”


형은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빼며 손가락으로 입에 대는 시늉을 한다.

“쉿! 알았어! 인마 조용 좀 해! 아마추어처럼...”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KF94 마스크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 있었고, 여기저기서 창고에 쌓아놓은 현물을 사겠다며 지하철 2호선 역 주변에서는 만남을 위한 장사진이었다. 왜 하필 2호선 라인인지는 모르겠다.


“안녕하세요. 연락해주신 남 사장님 맞으시죠?”


“예 맞습니다.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이 마스크 바닥에는 베이비붐 세대와 일자리가 없는 그 윗세대까지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안 뛰어든 사람이 없었다. 대한민국 인구의 반이 다 마스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였다.


“아 네 반갑습니다. 서류는 가져오셨죠?”


“물론이죠. *화주 측은 아직 안 왔습니까?”

(화주*마스크 물건을 적재해 놓고 있는 실 주인)


“거의 다 왔다고 합니다. 좀 기다려 보시죠.”


“여보세요? 네 2번 출구로 나오시면 맥도날드 앞에 바로 서 있습니다. 출구 앞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하고 오니 그 사이 사촌 형과 바이어 측이 멱살 잡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모 인마? 1억 장 현물이 확실히 있다며?, 1억 장이 맥도날드 2층에 있냐? 이 자식아?”


“아니 그게 아니라 화주 측에서 먼저 서류 3종 세트 확인하고 창고로 이동한다지 않습니까? 왜 이리 성질이 급해요?”


“우리가 이런 거 한두 번 당한 줄 알아? 맥도날드 2층에서 무슨 서류를 확인해? 3종 확인하고 바로 창고로 간다며 인마? 여기 서류 있다 어쩔래? 니가 다 책임 질꺼냐 인마?”


“아니 모 인마? 듣자 듣자 하니 어디서 인마래? 너 이 새끼 돈도 없으면서 창고만 따려고 그러는 거 아냐?” 참던 형도 더는 안 되겠는지 같이 멱살을 잡고 울그럭 불그럭 한다.


“자자. 여기서 이러시지들 말고요, 선생님 말씀 좀 해보세요! 3종 확인하면 바로 창고로 간다면서요. 왜 또 여기 위를 올라가요? 김 회장님 말씀이 분명히 *멘데이터라고 하시던데요. 멘데 맞아요? ”

(멘데이터*화주로부터 권한 위임장을 받은 대행자)


“하하 젊은 양반들이 성질 급하게 왜 이러실까? 아 암튼 이 위에 올라가셔서 서류 확인하면 바로 창고로 간다니깐요. 어디 화주가 바로 나오는 거 보셨습니까?”


“이놈들아 내가 왜 화를 내는지 말해줄까?” 형은 아직도 분이 안풀렸는지 씩씩대며 말한다. “저 노인네들 지난달에도 내가 봤던 인간들이야! 알아? 창고는커녕 빙빙 돌리기나 하는 놈들인데···. 너희는 또 뭐냐고?”


“선생님 이분들 보셨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화주 직접 만나시고 멘데이터라고 하셨잖아요?”


“아 글쎄 위에 올라가면 다 해결된다니깐···. 싫음 관두슈~집사님 그냥 갑시닷!”


들켰다는 듯 남자 둘 여자 한 명의 화주 측 멘데이터라 주장한 노인들이 어느새 사라졌다.


“에잇 툇! 나까마 새끼들! 저 새끼들 때문에 될 일도 안 된다니깐. 당신들도 조심하슈. 이 바닥에서 이렇게 나까마짓 하다가 폐인 된 사람들 한둘 아니요.”


코로나가 아니어도 이미 경기는 바닥이었다. 사상 최대의 실업률이라는 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되었고, 노인들은 물론, 일거리 없는 중장년과 이젠 젊은이들까지, 그리고 이름 좀 대면 알만한 사람들까지 마스크 바닥에서 중개하겠다고 나온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온통 나까마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좋게 이야기하면 중개상, 혹은 브로커들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난달까지만 해도 마스크가 아니라 코로나 진단 키트 때문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개인 사업체들을 하던 나는 해도 해도 안되는 이 시국에 그래도 방역 제품만은 잘 될 거라는 생각에 여기저기 인맥들을 동원해 진단 키트를 중개하려고 했다.


그러나 각 진단 키트 회사들의 신속 진단 키트와 PCR 방식의 가격 문의만 있을 뿐 결국 엔드 유저는 드러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지쳐가고 있을 때쯤 지인을 통해 미국 국방성 오더 건이라고 현물 1억 장을 공수해 줄 수 있냐는 문의를 받으며 나는 결국 마스크 판에 들어왔다.


마스크 현물을 찾는 일은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따르르르릉~”

집무실 용으로 얻은 작은 사무실에 전화가 울렸다.


“남 사장님 안녕하셨지예? 이번에 제가 마스크 주문을 대량으로 받아서예. 어디 빈 공장 없습니꺼? 우리 같이 크게 한번 사업해 보시지예!”


“박 사장님 안녕하셨지요? 요즘 경기에 모 되는 게 있겠습니까? 그나저나 대박이시네요. 마스크 주문도 받으시고요. 요즘 그게 대박이잖습니까?”


“저도 운이 좋았지예. 자그마치 100억 장입니다. 100억장. 조만간 한번 찾아뵙겠십니더.”


“네? 100억..장...이라..고요? 정말요?”


난 눈이 휘둥그래졌다. 분명 수화기 너머로 들은 것 맞는데..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형! 박 사장님 전화인데, 마스크 주문 큰 거 받았다고 빈 공장 없냐시는데?”

“알아 인마. 나도 들었어. 근데 그 말을 믿냐? 박 사장을 뭘 믿고 누가 큰 오더를 주냐?”


“형! 100억 장이라는데?”


건성으로 듣던 사촌 형이 갑자기 멈춰섰다. 마치 우리 둘은 이 순간 모든 것이 멈춰 버리고, 우리 둘만 살아 있는 것처럼 함께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진..짜..맞아? 100억장?”


“그래 맞아. 하여튼 늘 부정적이라니까. 혹시 알아? 소 뒷발에라도 걸려 채일지?”


늘 부정적인 사촌 형과 달리 난 너무 긍정적이라 탈이었다. 사람도 잘 믿고, 늘 긍정적인 면만 보느라 시작은 크지만, 뒤는 작은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형! 암튼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야 하지 않겠어? 마스크 장당 1원만 남아도 100억이라고 100억! ”


“지난번 대전 대덕 특구 안에 우리 보고 온 공장 있잖아? 17,000평이니깐 괜찮을 것 같은데. 어차피 LCD 하던 곳이라 클린 룸도 잘 되어있고. 거기 한번 소개하지 모”


“그래 날 잡을게. 1원이 아니라 그 이상이겠지. 소개 수수료 준다는 게 아니고 같이 운영하자고 하잖아”


“가 봐야 알지 인마. 넌 아직도 다 믿냐? 우리가 그렇게 믿고 진행했다가 꼭 끝에 가서 틀어진 게 한둘이냐고? 그냥 맘 비우고 하자 이젠”


먼저 도착한 우리는 경비실 한쪽의 등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있었다.


“형 저기 오는 검은 차 맞는 거 같지 않아?”


“맞겠지. 이 시간에 이 빈 공장에 누가 또 오냐? 차 좋네. 잘 나가시나 보지?”


검은 밴에서 박 사장이 한 묘령의 여인과 내리고 있었다. 경호원인지 운전사인지 모를 젊은 호리호리한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에스코트했다.


“박 사장님 오랜만입니다. 아니 신수가 훤해지셨습니다.”


“신수는요 몰예. 건 모르겠고, 요즘같이 바쁜 때가 없심더. 아 형님도 같이 오셨네예. 잘 지내셨지예?”


“예. 모···.”


멋쩍은 듯한 사촌 형의 눈은 묘령의 여인에게 이미 가 있다.


“아 제 파트너예. 인사드리라. 내가 전번에 말했던 남 사장님. 여긴 그 행님”


“처음 뵙겠습니다. 큰 사업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여인은 아가씨라고 보기엔 좀 들어 보이고, 아줌마라 하기엔 젊은 나이에 박 사장과의 관계는 그저 파트너라 보기엔 너무 가까이 보이고, 그렇다고 애인이라 하기엔 선을 지키는 것처럼 보였다.

박사장은 시간이 아깝다는 듯 본론으로 바로 들어갔다.

“예가 거긴가봐예? 듣던 거보다 훨씬 큰데예?”


“네 건평만 13,000평 되고, 요 옆 축구장은 건평 17,000평까지 증축이 가능하니깐 창고로 쓰고, 앞에 2.5톤 트럭 10대 정도가 동시에 설 수 있는 물류창고와 도크도 만들면 물류 동선은 훌륭할 겁니다. 이 정도는 되야 매일 마스크 하루 1억 장씩 출고가 됩니다.” 나는 이 바닥 전문가답게 이야기 했다. 사실 이 바닥에서 누가 전문가인지는 알 수 없으나 관련 계산이 빠르면 전문가다.


하지만 이렇게 공장을 보여주고 하루 이틀, 한달, 6개월이 다 되어도 이 인간들은 사라지고 연락도 안된다.


그러면 그렇지 나까마다!


“그것봐! 내가 뭐랬냐? 박사장이고 모고 나까마라고 했냐 안했냐 내가 인마?” 형은 이제 더 이상 이상하지도 않다는 듯 말한다.


“그러게..이번에는 진짜 연결되길 바랬는데...”


“신경 꺼 인마! 그나저나 그 옆의 여자..계속 보나 했는데..아쉽구먼~”

애시당초 형은 믿지 않았다는 듯 별로 화나 보이지도 않는다.


공장들이 하루 1억 장씩 생산 가능하다고 해서 찾아가면 난 먼저 ‘물류 동선’부터 본다. 보통 입구에 가면 트럭이 교차도 안 되는 곳이 많고, 아무리 기계가 많아서 생산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도 하루 1천 만장 출고도 어려운 동선을 가진 곳이 많다.


그럼 만나보지도 않고 입구에서 차를 돌려 나온다. 트럭에 마스크를 싣는 시간을 최소 30분을 잡아도 한 차에 싣는 마스크의 수는 13만 장. 10대에 동시 130만 장을 싣고 빠지는 시간이 30분이라고 해도 하루 1,300만 장을 싣는 데에만 300분 즉 5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종일 해서 1억 장을 출고하려면 어느 규모가 되어야 할지는 뻔하다. 그런데도 공장들은 어떻게든 주문을 받으려고 다 된다고만 말하고 있었다. 1억 장은 안 돼도 단지 1천만 장이라도 주문을 받기 위해. 단돈 1원 띄기만 해도 하루 1억장이면 수수료 1억, 한달이면 30억, 일년이면 365억이다. 공장주들 또한 모두가 망해나가는 코로나 시국이니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 흔한 계산 조차도 없이 생산 가능하다고 남발하고 그러니 너도 나도 이 바닥에서 흔히 말하는 그 ‘한 건’을 하려고 혈안이었다.


마스크 생산 가능하다는 공장, 많은 양을 보유하겠다고 하는 화주, 구입을 하겠다는 사람. 그러나 실제 눈에 띄는 것은 권한을 위임 받았다는 멘테이터들이 대다수였다. 소위 말해 우리는 나까마라고 부른다.


이렇게 이곳은 ‘아수라장’.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작가의말

앞으로 COVID19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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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 7화. 30년 전쟁의 시작 24.08.31 19 0 12쪽
6 제 6화. -3123- +2 24.08.30 22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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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 3화. 머니타이징 +4 24.08.27 4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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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화. 나까마(중간) +2 24.08.25 26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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