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작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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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람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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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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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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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례식

DUMMY

루미엘과 함께 세상을 내려다보며 복수를 계획하던 어느 날, 나는 루미엘의 화면을 통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특종 뉴스입니다. 최근 한도균이라는 흥신소 직원이 가슴에 새겨진 글씨로 인해 끔찍한 불운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글씨는 마치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그의 가슴에 박혀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일종의 저주로 보고 있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한도균은 심하게 부상당한 상태로 골목에 버려진 모습이었다. 그의 가슴에 새겨진 ‘발목잡힌 인생’이라는 글씨가 화면에 크게 클로즈업되었다.


"이 미스터리한 사건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티그마'라는 새로운 용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스티그마란 지워지지 않는 낙인과도 같은 것으로, 해당 인물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나는 화면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내 작명이 세상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스티그마는 이제 공포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루미엘이 데이터를 검색하며 말했다.


"주인님, 이 뉴스는 벌써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한도균이라는 존재는 전 세계에 이제 저주받은 대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게 내가 원하던 거야. 스티그마··· 그 이름이 참 잘 어울리는군."


하지만 그때, 뉴스 화면이 전환되었다. 이번엔 내 이름이 나왔다. 성명신, 유명 작명가의 사망 소식이었다.


"또 다른 뉴스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명가 성명신 씨가 지난 밤 의문의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의 장례식이 오늘 열릴 예정이며,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뉴스는 내 사망 소식을 전하며, 장례식이 열리는 장소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내 장례식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죽었다는 소식이 세상에 퍼졌군··· 그런데, 그들이 진짜로 슬퍼하는 걸까?’


그 생각이 들자, 나는 바로 루미엘에게 부탁했다.


"루미엘, 내 장례식을 보여줄 수 있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해."


루미엘은 잠시 데이터를 검색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주인님. 그런데, 주인님의 죽음에 연루된 자들을 정확히 알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진실의 선글라스'라는 도구인데, 이걸 쓰면 주인님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이 빨갛게 보일 겁니다. 단, 주인님이 죽은 지 하루 안에만 작동합니다. 그러니 이걸 먼저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루미엘이 내민 선글라스를 받아들고, 깊이 숨을 들이쉰 뒤 눈에 썼다. 장례식장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 나는 화면 속에서 눈에 띄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하나는 내 동료 이한준이었고, 또 하나는 내 제자 강태훈이었다. 그들을 내 최측근들이었으나 왜인지 모르게 보자마자 가슴 속에서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


장례식은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이한준과 강태훈은 각기 다른 태도를 보였다. 강태훈은 멍한 얼굴로 앉아 있었고, 이한준은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루미엘, 저 두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게 좀 이상해.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어?”


루미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화면을 확대한 후, 그들의 표정을 더 자세히 보여주었다. 가까이서 보니, 강태훈의 얼굴이 서서히 빨갛게 변해갔다. 나는 그를 응시하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강태훈은 얼굴이 창백했고, 눈이 퀭하게 꺼져 있었으며,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머리를 숙이고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가 가만히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그러면 안 됐어요. 제가 선생님을 죽이는데 일조하다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


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니가 날 죽이려고 한 거냐? 아니면 내가 죽는 걸 알면서도 방관한 건가."


강태훈은 심각하게 괴로워하고 있었다. 얼굴에선 죄책감과 슬픔이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죽고 싶은 듯한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은 뭔가 달랐다. 단순히 죄책감 때문이라기엔, 그가 느끼는 고통이 너무 깊어 보였다.


‘뭔가 사정이 있었던 걸까···?’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강태훈은 확실히 내가 신뢰했던 제자였다. 그가 나를 배신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의 태도를 보니 단순한 배신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숨겨진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런데 이한준을 바라보자, 그의 모습도 서서히 빨갛게 변해갔다. 그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한준은 슬픔에 잠긴 것처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뻔뻔한 미소가 묻어 있었다. 그는 마치 연기하듯 행동하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 그 표정이 전혀 진실되지 않았다.


이한준은 나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동료였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단순한 이름 짓는 사람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재능을 알아보고,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그의 조언과 도움 덕분에 나는 점점 더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나의 킹메이커이자, 나를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나에게 준 도움은 결국 나를 파멸로 몰아넣은 원인이 되었다. 그는 나를 성공시키기 위해 내게 접근했지만, 결국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나를 배신한 것이다.


그는 장례식장에서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고, 그는 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당신이 옆에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네요.”


“성명신을 잃었지만, 당신만은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의 위로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어딘가 기만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그 표정은 마치 모든 것이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듯했다.


그러나 그 순간, 화면 한쪽에 내 어머니와 누나의 모습이 비쳤다. 내 어머니는 나의 죽음 앞에서 참을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녀는 흐느끼며 장례식장 한쪽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내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아···”


어머니는 내 사진을 손에 쥐고 흐느끼며 중얼거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이 가득했다. 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듯, 그녀는 계속해서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는 누나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를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누나는 어머니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자신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듯 보였다.


“엄마··· 이제 그만해요··· 성명신이··· 우리 곁을 떠난 게 아니잖아요. 그는 항상 우리 마음속에 있을 거예요···”


누나는 힘겹게 말을 이으며, 어머니를 위로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슬픔에 잠겨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들의 모습은 나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이게··· 내 죽음이 남긴 상처인가···’


나는 그들을 보며 한동안 말없이 화면을 지켜보았다. 이들은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가족이었다. 내 어머니와 누나는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지금 나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이제서야 그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를 깨달았다. 나의 죽음이 그들에게 이렇게 큰 상처를 남겼다는 사실이 가슴 깊이 와닿았다.


그러나 이한준의 얼굴에는 여전히 뻔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는 나의 죽음이 가져온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더 굳히려는 듯 보였다.


나는 화면을 보며 손을 꼭 쥐었다. 그의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가 점점 더 날 자극했다. 이한준이 내 성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그가 지금 나의 죽음에서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사실은 용납할 수 없었다.


장례식장은 점점 더 슬픔에 잠겨갔지만, 그 슬픔 속에서 이한준만은 달랐다. 사람들은 그의 주변에 모여들며, 그에게 계속해서 위로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치 그가 나를 성공으로 이끌고, 이제는 나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인물이라도 되는 듯이.


“당신이 성명신을 성공으로 이끈 사람이죠? 정말 대단하세요.”


“성명신도 당신에게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몰라요. 당신이 없었다면 그가 이렇게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이한준은 겸손한 척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속내는 다 드러났다. 그는 자신이 성공의 일등 공신이라는 걸 인정받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 순간, 그의 표정은 위선적이면서도 기만적인 웃음으로 변했다.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듯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화면 한쪽에선 강태훈이 여전히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일단, 강태훈은 조금 더 지켜보자. 당장 복수하지는 말자.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한준은 달랐다. 그는 나의 죽음을 기회로 삼아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가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흉임이 분명했다. 그의 표정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그러나 확고하게 입을 열었다.


“이한준에게는··· ‘거짓 조력자’라는 이름을 지어주자.”


루미엘이 이름을 승인하자, 나는 속으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제 이한준은 평생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겉으로는 조력자라 칭송받겠지만,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혼자서만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작명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장례식장은 여전히 조용했다. 이한준은 자신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고 있다는 듯 안도하며 주위 사람들의 위로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 불안감이 서서히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치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한 남자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당신이 성명신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애썼다니, 정말 감동적이네요. 당신은 진정한 조력자입니다.”


이한준은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자신이 했던 말들이 거짓이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예상치 못한 칭찬에 당황했다. 그는 아무도 모를 줄 알았던 자신의 비밀이 이제 드러나게 될까 봐 두려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황을 수습하려 애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표정에 드러났다. 주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는 연이어 그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맞아요! 당신이 성명신을 위해 헌신했다니··· 진정한 조력자군요.”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사람들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며 칭찬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한준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불안이 서서히 스며들었다. 그는 그들 앞에서 억지로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그 미소는 점점 굳어지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진짜 조력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 첫 번째 균열이 일어났다.


“그런데··· 정말 당신이 그렇게 했나요? 뭔가 이상해요. 제가 알기로는 성명신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람들 중 한 명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그 말이 나오자, 주변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들은 이한준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그의 말에 집중했다.


“왜 처음 듣는 얘기죠? 정말로 당신이 성명신을 도우려고 했던 건가요?”


“그러고 보니··· 성명신이 당신에 대해 좀 의심스러워했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사람들의 의심이 점점 커져갔다. 그 의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한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한준은 눈에 띄게 당황하며 변명을 시도했다.


“아, 그게··· 저는 정말로 성명신을 돕고 싶었는데, 상황이 좀··· 복잡해서···”


그러나 그의 말은 사람들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이미 사람들은 그의 말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당신, 진짜 조력자 맞아요?”


“뭔가··· 좀 수상해···”


사람들 사이에서 불신이 점점 번져갔다. 그들은 그의 모든 행동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의 말에 신뢰를 두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의 웅성거림이 점차 커지고 있었다. 이한준은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는 것을 느끼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때, 누군가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저기··· 이한준 씨, 가슴에 뭐가 써져 있는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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