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작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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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람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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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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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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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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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를 얻었다 스파이 오리온

DUMMY

나는 머스카 전도사 사건 이후로 여느 때처럼 루미엘이 준 임무를 열심히 처리하고 있었다.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이름 목록을 보면서, 각 사람에게 어떤 스티그마를 부여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들에게 가능한 한 좋은 쪽으로 작명을 해주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스티그마가 단순한 저주로만 인식되지 않으려면, 긍정적인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했다.


작명에 집중하고 있던 중, 루미엘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걸었다.


"주인님, 정말로 이 자들이 올바르게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스티그마를 준다고 해서 그들이 변할까요?"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알겠어? 그들이 변할지 아닐지는 그들 손에 달린 일이겠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뿐이야."


루미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스티그마를 주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스티그마가 저주로만 인식되면, 그건 너무 단조롭잖아요."


우리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는 문득 '빛나는 영웅' 사건을 떠올렸다. 그 사건은 내 작명 이력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경우였다.


"루미엘, 그 '빛나는 영웅' 사건 기억나? 그때 내가 작전이 실패해서 당황한 검은성좌 조직원들에게 온갖 안 좋은 스티그마를 부여했었지. '사기꾼', '사이비 종교 심취자', '어리석은 자' 같은 것들 말이야. 다들 뿔뿔이 도망가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해."


루미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기억해요. 그런데 마지막 남은 인원이 하늘을 보고 외치기 시작했을 때, 정말 당황하셨죠."


나는 그때를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맞아, 그 자가 갑자기 하늘을 보면서 '신이시여! 저는 단순한 신도에 불과하고, 이번에 처음으로 작전에 투입됐습니다! 제발 한 번만 봐주십시오!'라고 울부짖었을 때 말이야. 자기가 뭘 몰랐다고 하더라."


루미엘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 자가 자신의 이름이 오리온이라고 밝히면서, '한 번만 봐주십시오'라고 말했죠? 그리고 나서 검은성좌 내부로 돌아가서 비밀을 캐오겠다고 했잖아요. 그때 주인님, 그를 봐주기로 하신 건가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기로 했지. 자기 마음대로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 게 솔직히 웃기기도 했고, 나름대로 쓸모가 있을 것 같았거든. 그런데 그때 내가 궁금한 게 하나 있었어. 혹시 그 자에게 뭔가 답을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루미엘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사실, 주인님.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건 불가능해요. 하지만··· 제게 하나 소개할 게 있어요."


나는 호기심이 생겨 루미엘을 쳐다보았다.


"소개할 게 있다고? 뭐지?"


루미엘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 저에게 아주 오래된 장비가 하나 있어요. 이 장비는 사람의 꿈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장비예요.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 정비가 필요하긴 하지만, 한 번 사용해보시면 정말 재미있을 거예요."


나는 루미엘의 말을 듣고 눈을 반짝였다.


"꿈에 들어갈 수 있다고? 그거 정말 재밌겠는데! 오리온의 꿈에 들어가서 신을 연기하는 걸 상상해봐. 그 자가 얼마나 당황할지 말이야."


루미엘이 웃음을 참지 못하며 대답했다.


"주인님, 그 장비로 오리온의 꿈에 들어가면, 그 자는 평생 그 기억을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런데··· 장비가 고장 났을 수도 있어서, 고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그리고 한 번 사용하고 나서 다음 사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비랍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지. 한 번 사용하고 나면 다음 사용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괜찮아. 오리온의 꿈에 들어가서 그를 놀라게 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


루미엘은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 정말 못 말리겠어요. 하지만 그게 주인님의 매력이기도 하죠."


나는 루미엘과 함께 이 계획을 세우며, 오리온을 신의 꿈속에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했다.


"좋아, 그 장비 준비해줘. 내가 오리온을 어떻게 놀라게 할지, 지금부터 구상해볼 테니까."


그 뒤로 내가 열심히 작명을 하고 있을 때 루미엘이 놀라며 내게 달려왔다.

"주인님! 큰일이에요. 검은 성좌에서 중계방송 예고를 했습니다. 또다시 저주받은 자를 잡았다면서, 내일 처형식을 진행한다고 해요!"


"뭐?"


나는 순간 당황했다.


"이 자들이 지난번 '빛나는 영웅' 사건에서 그렇게 당하고도 또 똑같은 짓을 반복하겠다고? 정말 뭘 배운 게 없는 놈들이군."


"그러게요, 주인님. 이젠 좀 더 조심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대담해졌네요,"


루미엘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심을 굳혔다.


"좋아, 내일 중계방송 때 다시 한 번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겠어. 이번에도 그들에게 반전을 줄 수 있는 스티그마를 부여해서 이 자들을 또다시 당황하게 만들어보자."


루미엘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 이번에도 멋진 작명을 기대할게요."


그날 밤, 나는 여전히 스티그마를 부여하는 임무에 집중했지만, 머릿속에는 내일 있을 사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검은 성좌의 중계방송이 켜지자,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빛나는 영웅' 사건 이후로, 검은 성좌에 대한 불신과 호기심이 한층 더해졌던 터였다. 이번 처형식이 그들에게 또 어떤 충격을 줄지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화면 속에 등장한 인물은 근육질의 거대한 남자였다. 그는 자신을 황소자리 성좌, 타우루스라고 소개했다. 그를 보는 순간, 나는 루미엘에게 말했다.


"황소자리? 이 자들, 황도 12궁을 직책 이름으로 둔 것 같군. 그렇다면 이 조직의 간부는 최소 12명 이상이라는 얘기지."


루미엘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이 이렇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걸 보면, 자신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네요."


타우루스는 화면 속에서 거칠게 무고한 사람을 끌어내며, 그자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는 가짜 스티그마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나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자들···!"


나는 루미엘을 보고 말했다.


"그들이 또다시 이런 짓을 벌이다니 정말 참을 수가 없어. 이젠 단순한 복수의 문제가 아니야."


루미엘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주인님, 원래는 복수에만 관심이 컸지. 다른 사람들에겐 큰 감정이 없으셨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신 것 같아요. 왜죠?"


나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래, 원래 나는 복수를 목적으로 스티그마를 사용했을 뿐이었어. 그런데 최근 들어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다른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 그들도 좋은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런데 검은 성좌가 이런 짓을 계속 벌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지."


루미엘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 그 감정은 당연한 거예요. 사람들을 구하려는 마음, 그게 진정한 정의 아닐까요?"


그때 타우루스가 화면 속에서 무고한 자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지금이야,"


나는 그 순간 스티그마를 찬란한 불빛으로 작명하여, 그자의 가슴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찬란한 영웅."


타우루스는 그가 보여주려던 스티그마가 바뀌어 있자 오히려 흥분하며 말했다.


"좋아, 이제 다들 그 놈을 찾아보자!"


그가 방송에서 외치며 주변을 수색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이 자들··· 스티그마를 사용하는 자가 인간일 거라고 생각했군. 그래서 그 인간을 잡아 죽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거야. 정말 어리석어."


루미엘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주인님, 이건 정말 재밌어요. 그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네요."


"나도 그래. 그들이 다시 무너지는 모습을 보자고."


타우루스가 자신의 부하들과 스티그마를 부여한 사람을 열심히 찾다가 이해할 수 없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주변을 살폈다.


주변에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부하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분명 이 스티그마를 부여한 자가 근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의 부하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설마··· 너희들 중에 배신자가 있는 거냐?"


타우루스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부하들을 한 명씩 노려보았다.


부하들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타우루스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이 자식들!"


그는 갑자기 가까이 있던 한 부하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챘다.


"누가 그랬냐고! 누가 내 뒤통수를 친 거냐!"


부하들은 공포에 질려 무릎을 꿇고 타우루스에게 빌었다.


"아닙니다! 우린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타우루스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주먹이 번쩍이며, 한 부하의 얼굴을 향해 내려쳤다.


"거짓말하지 마! 내가 배신자를 가려내고 말겠어!"


타우루스는 광기에 휩싸인 채 부하들을 하나씩 때려눕혔다. 거대한 주먹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부하들은 쓰러졌고,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피가 땅에 흘렀고, 그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누군가가 내게 이 스티그마를 부여한 게 분명해! 너희 중에 배신자가 있어!"


그는 이렇게 외치며 마지막 남은 부하를 마저 때려눕혔다. 부하들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신음소리를 냈다.


나는 그 장면을 지켜보며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너는 이제 죗값을 받아야겠군, 타우루스."


그리고 그의 가슴에 새로운 스티그마를 부여했다. '힘만 센 멍청이'라는 단어가 그의 가슴에 새겨졌다.


타우루스는 가슴을 내려다보며 그 글씨를 읽고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 뭐야, 이건!"


그는 힘이 빠진 듯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모든 자신감과 자만심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니, 나는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 복수를 한 것이지만 뭔가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다.


그때, 루미엘이 급히 다가와 내게 말했다.


"주인님, 이 화면을 보셔야겠어요! 오리온이 또 하늘을 향해 뭔가를 외치고 있어요."


나는 고개를 돌려 화면을 보았다. 거기엔 오리온이 다시금 하늘을 향해 신을 부르짖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신이시여! 제가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화면을 응시했다. 과연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오리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는 쌍둥이자리 제미니가 있습니다! 그 자는 열두 성좌 중 하나이며, 과거 머스카 사건을 이번에 재연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가 바로 저주받은 자 아이디어를 처음 냈고, 그 작전을 실행했던 자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흥미를 느꼈다.


"제미니라··· 이번엔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 기대되는군."

루미엘이 말했다.


"오리온의 말이 사실입니다. 지금 검은 성좌 측에서 이번 타우루스 사건까지 해명하겠다며 내일 중계방송을 한다고 예고를 했어요."


나는 더욱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흥미진진해지는군. 이놈들이 대체 어떤 수를 써서 이번엔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되네."


우리 둘은 그 광경을 보며, 내일의 중계방송을 기다리며 긴장을 풀었다. 과연 그들이 어떤 수를 쓸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그들의 계획을 다시 한 번 뒤집을 수 있을지, 상상하며 나는 그들에게 다가올 파멸의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시간은 금방지나고 또 다음날이 왔다.


루미엘과 나는 임무를 멈추고 곧 있을 제미니의 중계방송을 기다렸다.


이번엔 저번 타우루스 사건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들이 중계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궁금해졌다. 이렇게까지 여론이 안좋은데 과연 제미니가 어떻게 반전을 시키려고 할 것인가? 그것도 내가 단숨에 정리한 머스카 사건을 이용한다니. 하지만 내겐 스티그마 능력이 있다. 그자가 어떤 방식을 쓰든 난 그에게 낙인을 찍으면 금방이라고 생각한다.


루미엘이 말했다.


"주인님. 중계방송이 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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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황소자리 성좌 타우루스 24.08.30 8 0 12쪽
10 첫번째 열두성좌 회의 24.08.30 10 0 12쪽
9 내 이름은 버고, 처녀자리 성좌가 되었다 24.08.29 12 0 12쪽
8 아이들의 운명을 작명하다 24.08.28 1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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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신자 처단 24.08.27 10 0 14쪽
4 나의 장례식 24.08.27 12 0 14쪽
3 첫번째 작명이자 복수, 발목잡힌 인생 24.08.27 14 0 15쪽
2 신의 대리자가 된 내 임무는 작명? 24.08.27 15 0 13쪽
1 프롤로그 24.08.27 19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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