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작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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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람0808
작품등록일 :
2024.08.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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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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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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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버고, 처녀자리 성좌가 되었다

DUMMY

내 이름은 버고. 본적도 없는 나의 부모가 나의 이름을 지어줬지. 어린 시절, 나는 버려졌다. 부모님이 날 떠난 그날, 세상은 갑자기 차가워졌고, 나는 그 차가운 세상 속에서 혼자 살아가야 했다. 사람들이 날 지나치며 내뱉는 동정의 시선도, 먹을 것을 구걸하던 내 손을 뿌리치던 차가운 손길도 잊을 수 없다. 그때, 나를 거둬준 곳이 바로 검은성좌였다.


검은성좌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들의 품 안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정한 가족을 만난 것 같았다.


누구는 사이비가 세뇌시켰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세뇌시키지 않았다.


그저 세상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었을 뿐이다.


나는 점차 검은성좌가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믿게 되었고, 그들이 세상을 지키는 정의로운 존재라는 확신을 가졌다. 그들은 나에게 부모가 되어주었고, 스승이 되어주었으며,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밝혀주었다.


그렇게 나는 검은성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내게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그날도 평소처럼 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작은 진료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곳은 도시 외곽의 가난한 마을에 위치한 작은 건물이었다. 진료소라고 부르기에도 초라한 곳이었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장소였다. 이곳에서 나는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고,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머니가 그녀의 어린 딸을 데리고 진료소에 찾아왔다. 딸은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고,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

"제발... 제 딸을 좀 도와주세요. 며칠 전부터 고열에 시달리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도 약을 구해봤지만, 전혀 차도가 없었어요."


나는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손을 대는 순간, 그 아이의 피부에서 전해지는 열기는 마치 불길처럼 뜨거웠다. 아이는 눈을 뜨지도 못하고,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이 작은 생명이 점점 꺼져가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하지만, 어머니의 간절한 눈빛을 보며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아이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기도했다.


그 순간, 무언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 손에서 따뜻한 기운이 흘러나와 아이의 손으로 전해졌다. 마치 생명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이의 신음 소리가 점차 잦아들었고, 얼굴에 나타났던 고통스러운 표정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만 해도 창백했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열기로 불타던 피부는 점점 정상적인 온도로 돌아오고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도 그 변화를 감지하고,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 이건 기적이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쩌면, 정말로 내가 무언가 특별한 힘을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잠시 후, 아이는 눈을 떴다. 힘겹게 반짝이는 눈동자에는 생기가 돌아왔다. 어머니는 아이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나의 손길이 이 아이를 살려냈다. 내가 진정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사실에, 나는 그제야 실감하게 되었다.


아이의 상태가 극적으로 좋아지자, 진료소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숨을 멈춘 듯 조용해졌다. 그 침묵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아이의 눈이 떠지고, 얼굴에 혈색이 돌아오자,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를 품에 안았다. 그 순간, 누군가가 낮게 속삭였다.


"저분이··· 정말 성녀인가?"


그 말이 퍼지자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서서히 속삭임이 커지더니, 진료소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나를 바라보며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저런 일이···" 한 여인이 손을 모으고 중얼거렸다.


"성녀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겠어요?"


옆에 있던 노인이 조용히 대답했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나에게 다가와, 나를 향한 존경과 감탄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건 분명히 신의 뜻이야. 성녀님 아니면 이렇게 아이를 살려낼 수 없었을 거예요." 진료소의 다른 환자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조수였던 친구 델도 나에게 다가와 눈이 반짝였다.


"혹시··· 네가 정말 성녀일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이렇게 사람들을 치유하다니··· 정말 대단해!"


그녀는 내 어깨를 살짝 잡고 나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진료소 안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를 둘러싸고 흥분된 목소리로 속삭였다.


"들었어요? 저 아이가 성녀의 손길로 살아났대요!"


"정말 성녀일까요?" 또 다른 이가 궁금한 듯 묻자, 그 주변에 있던 이들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성녀의 힘이 아니면 설명이 안 돼. 그녀는 틀림없이 성녀일 거야."


사람들의 눈빛에서 나는 경외와 믿음, 그리고 희망을 보았다. 그들은 나를 성녀로 여길 준비가 되어 있었고, 내가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들이 나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며, 나는 그들에게 부응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져갔다.


그들의 말 속에 담긴 기대는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 이유는 단순히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들은 나를 성녀로 보고 싶어 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 되어가고 있었다.


검은성좌는 그런 나를 주목했다. 나의 능력과 헌신을 인정한 그들은 나에게 처녀자리를 부여해 주었다. 열두성좌 중 하나로서, 나는 그들의 일원이 되었고, 세상을 구할 운명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그날, 열두성좌에 합류하는 행사는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처녀자리라는 이름이 내게 부여되었다. 나의 이름은 이제 검은성좌의 일원으로서의 이름이었다. 나는 그 이름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였다. 그 이름과 함께,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성녀님, 정말 축하드려요!"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 델이 나를 향해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 델은 나를 항상 성녀님이라고 불렀다. 내가 그녀를 성녀라고 부르지 말라고 할 때마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해요? 언니라고요?"라고 묻곤 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녀의 장난기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델, 오늘은 그만 놀려도 돼. 나도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

내 말에 델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고개를 저었다.


"떨렸다니요? 성녀님이 언제나 그렇듯이 완벽하게 해내셨잖아요! 저도 언젠가는 성좌가 될 수 있을까요?"


나는 델은 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다. 나와 함께 검은성좌에서 자라온 델은 나에게 동생 같은 존재였다.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들은 내게 많은 위안과 행복을 주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격려와 응원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물론이야, 델. 넌 분명히 훌륭한 성좌가 될 거야. 그리고 그날이 오면, 내가 제일 먼저 축하해줄게."


그 말을 들은 델은 눈을 빛내며 나를 꼭 끌어안았다.


"성녀님, 고마워요! 꼭 그렇게 될 거예요!"


그날의 행사는 화려하고 장엄했다. 성좌들은 비밀에 싸인 존재라서인지 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의 대리자들이 참석했다.


다음 회의에 만날 예정이라 급할 필요는 없었다.


많은 신도들이 모였고 나는 그들 앞에서 성좌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들은 나를 가족으로 받아들였고, 나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했다. 내겐 이제 더 이상 고독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었다. 대신, 검은성좌라는 가족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미래가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 나는 성좌로서의 첫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나는 긴장되었지만, 델이 옆에서 힘이 되어주었다. 그녀는 항상 나를 지지해주었고,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델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다.


처녀자리의 성좌로서, 나는 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사람들을 돕고, 세상을 지키고자 했다. 그들이 내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이뤄내기 위해, 나는 밤낮으로 노력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세라는 항상 나의 곁을 지켜주었다.


나의 삶은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나는 더 이상 버려진 아이가 아니었다. 나는 검은성좌의 일원으로서, 열두성좌 중 하나로서, 세상을 구할 책임을 지닌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나는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에서, 나는 델과 함께할 것이다. 그녀와 함께라면, 나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제야 열두성좌가 된 나를 맞이하는 현실이 너무도 가혹했다.


오랜 기다림과 헌신 끝에 마침내 성녀라는 이름으로 열두성좌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믿었는데, 세상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열두성좌가 된 그날,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속세의 뉴스에서는 스티그마라는 끔찍한 현상이 보도되었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스티그마란, 누군가의 가슴에 새겨진 낙인 같은 별명으로, 그 사람의 운명과 삶의 한줄평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 현상을 두려워했고, 신이 내린 저주인지, 악마의 소행인지 혼란스러워했다. 나 역시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신이시여, 정말로 당신께서 이런 일을 벌이신 겁니까? 아니면 악마의 소행인가요? 이 모든 것이 신을 흉내 내는 인간의 짓이란 말입니까?'


그러나 내 질문은 검은성좌 내부에서 돌아온 답변으로 무참히 꺾이고 말았다.


검은성좌는 이 스티그마 현상이 바로 우리, 검은성좌의 힘이라고 공표했다. 그것은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움직이고,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아직 내게는 모든 것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검은성좌가 한 일이라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려 애썼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다.


우리는 저주받은 자를 찾아내어 그에게 스티그마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내 그 저주받은 자의 스티그마가 뜻밖에도 '빛나는 영웅'으로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이 일은 검은성좌의 명성에 큰 오점을 남기는 일이었다. 한낱 저주받은 자가 영웅이 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머스카라는 나이 든 전도사가 '타락한 구라쟁이'라는 수치스러운 스티그마를 받았다. 검은성좌에서 오랫동안 충성을 다한 인물이 그런 스티그마를 받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건 명백히 우리 검은성좌에 대한 공격이다.'


내 안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그저 좌시할 수 없었다.


마침 이 일로 인해 열두성좌가 긴급 회의를 소집하게 되었다.


나도 이제는 열두성좌였기에 그 회의에 참석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곳에서 모든 진실을 알 수 있기를 바랐다.


이번 사건의 원인을 밝혀내고, 검은성좌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리라 다짐했다.


회의 장소는 극비리에 정해졌다.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그곳을 향했다.


그곳은 정말 찾기 힘들었고 이런 공간이 있나 싶을 정도로 길고 넓었다.


나는 마침내 회의 장소를 찾았고 늦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신님이시여. 제가 드디어 당신의 뜻을 받듭니다."


순백의 천옷을 몸에 걸치고, 경건한 마음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드디어 내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열두성좌, 그 전설적인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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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타우루스 사건 대책 회의 24.08.31 8 0 13쪽
11 황소자리 성좌 타우루스 24.08.30 8 0 12쪽
10 첫번째 열두성좌 회의 24.08.30 10 0 12쪽
» 내 이름은 버고, 처녀자리 성좌가 되었다 24.08.29 12 0 12쪽
8 아이들의 운명을 작명하다 24.08.28 12 0 14쪽
7 검은 성좌를 먼저 치다. 24.08.28 12 0 13쪽
6 검은성좌를 추적하다 24.08.27 11 0 14쪽
5 배신자 처단 24.08.27 10 0 14쪽
4 나의 장례식 24.08.27 12 0 14쪽
3 첫번째 작명이자 복수, 발목잡힌 인생 24.08.27 14 0 15쪽
2 신의 대리자가 된 내 임무는 작명? 24.08.27 15 0 13쪽
1 프롤로그 24.08.27 19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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