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작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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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람0808
작품등록일 :
2024.08.27 12:39
최근연재일 :
2024.09.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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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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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성좌 축하 회의

DUMMY

나는 회의장 앞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오늘은 제미니의 승리를 축하하는 회의였다. 검은성좌의 열두 성좌 중 한 명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큰 영광이었지만, 동시에 나에게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제미니는 항상 위험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했고, 이번엔 그가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가자, 회의장의 차가운 공기가 내 피부를 스쳤다. 거대한 석조 홀은 웅장하면서도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샹들리에가 부드럽게 빛을 뿌리며 어둠을 걷어냈다. 중앙에 둥글게 배치된 열두 개의 의자가 우리 성좌들의 자리였다.


이미 몇몇 성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분위기는 평소보다 묘하게 들떠 있다는 느낌이었다.


가장 먼저 내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제미니였다.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흰색으로 나뉜 의상, 그리고 두 개의 색이 다른 눈. 한쪽은 푸른색, 다른 한쪽은 붉은빛이었다.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평소보다 더 교활해 보였다. 제미니는 항상 신비로우면서도 불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보였다.


"버고, 드디어 왔군."


제미니가 손을 흔들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두 음색이 섞인,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말하는 듯한 특유의 톤이었다.


나는 그의 눈길을 피하며 자리에 앉았다.


"좋은 날이니까 늦을 수 없죠."


제미니가 나를 보고 웃으며 속삭였다.


"덕분이야. 네 기도 덕분에 내 작전이 성공한거야."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정면만을 쳐다봤다.


그때 레오가 나를 보며 웃었다.


"오 이제 왔나. 버고."


그의 목소리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가 나를 내려다보는 태도는 늘 그렇듯 권위적이었다.


"네 조금 일찍 왔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답하며 자리에 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이때, 회의장에 새로운 성좌들이 천천히 입장하기 시작했다.


캔서는 묵직한 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늘 그렇듯 깊은 주름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의 눈빛은 굳건하고 신중했다.


피시스와 아쿠아리우스는 함께 들어왔다. 두 사람은 마치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가까이 붙어 있었다. 피시스의 부드러운 미소와 아쿠아리우스의 날카로운 눈빛이 대조를 이루었다.


피시스가 나를 보며 인사했다.


"버고, 일찍 왔네. 아주 부지런해."


"네, 일찍 와야죠."


나는 피시스의 말을 듣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반면 아쿠아리우스는 눈길만 주었고, 사지타리우스는 과묵하게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의 얼굴은 감정이 담기지 않은 채, 그저 고요했다.


회의가 시작될 무렵, 제미니가 입을 열었다.


"모두들, 오늘은 나의 승리를 축하해주러 모였군. 다들 알고 있지? 이번 작전은 나의 계획이 완벽하게 먹힌 덕분이야."


그의 말에 방 안에 있던 성좌들이 각자 반응했다. 레오가 먼저 큰 소리로 웃었다.


"그래, 제미니. 네 방식이 통했다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이번에도 네 교활한 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는 걸 부정할 수 없겠군."


리브라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교활한 연기라고? 결과가 좋았다고 해서 모든 게 옳은 것은 아니지. 이번엔 운이 좋았던 것뿐이야. 그 방법은 실패 시 우리 검은성좌가 어떤 타격을 받을지 모를 만한 일이었어. 제미니, 네가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제미니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리브라를 바라봤다.


"리브라, 네 말이 항상 합리적이라는 건 알지만, 이번엔 나를 조금 믿어보는 게 어때? 신도들은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반응했잖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지."


"그렇지만,"


피시스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사람들의 반응이 언제까지나 그렇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무리일지도 몰라. 신도들은 감정적으로 움직이지만, 그 감정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맞아."


아쿠아리우스도 동의하듯 끄덕였다.


"이번엔 네가 운이 좋았어. 하지만 우리가 다루려고 하는 스티그마의 힘은 생각보다 더 불안정해. 한 번 틀어지면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


제미니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정확히 알고 있어. 그리고 이번 일로 신도들은 나를 구원자로 보게 됐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공이지."


캔서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제미니, 네 성과는 인정하지. 하지만 우리가 다루는 힘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야. 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캔서의 말에 방 안의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다. 그가 말한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스티그마는 우리의 무기이자 동시에 우리의 약점이 될 수 있었다.


레오가 그런 분위기를 깨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어쨌든, 이번엔 제미니가 이겼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 네 연출은 멋졌어. 신도들이 널 구원자로 본다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나 지속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아라."


"레오의 말이 맞아."


리브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우리가 다루는 스티그마는 변덕스럽고,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워. 네가 이번에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해서, 그게 계속될 거란 보장은 없어."


제미니는 여전히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걸로 충분해. 지금은 그걸 즐길 때야."


스콜피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즐긴다고? 제미니, 너는 너무 쉽게 생각하는군. 우리는 언제나 신중해야 해. 네 방식은 언제나 극적이고 감정적이지만, 그게 항상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


아리에스는 할머니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놔두지 그래. 제미니. 이 아이가 축하받을 성과를 냈으니깐 말야."


그때, 사지타리우스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떼었다가 다시 닫았다. 그는 여전히 과묵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고,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의 과묵함은 언제나처럼 신비롭고 강력한 존재감을 자아냈다.


카프리콘이 천천히 고개를 들며 조용히 말했다.


"제미니, 너의 성공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일이 모든 상황에서 그대로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우리가 다루는 스티그마는 언제나 불안정하고, 그 힘은 생각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제미니는 그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알겠어, 카프리콘.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카프리콘은 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하지만 우리는 항상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스티그마는 언제나 우리의 무기이자, 동시에 우리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라."


방 안은 다시 한 번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모두가 제미니의 성과를 축하하면서도, 그가 너무 자만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걱정하고 있었다. 나 역시 마음이 복잡해졌다. 제미니가 성공한 건 사실이지만, 그의 방식은 언제나 위험했다. 그의 다음 계획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나는 그가 더 큰 위험을 자초하지 않기만을 바랐다.


그때, 레오가 입을 열었다.


"자, 이제 다음 이야기를 하자. 제미니의 작전은 성공했지만,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어. 우리 중 누가 다음에 나설지 정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군."


회의장은 순간의 침묵 후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제미니의 성공을 축하하긴 했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를 논의해야 할 때였다. 그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듯했다. 각 성좌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누군가는 나서야지."


리브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엔 제미니의 방식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해. 대중들이 감정적으로 끌리긴 했지만, 우리 모두 그게 언제까지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 알고 있잖아."


피시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대중들의 감정은 예측할 수 없고,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어. 그들에겐 그저 신비로운 존재를 따르던 것뿐이니까."


아쿠아리우스도 덧붙였다.


"이번엔 신비로운 인물로서 제미니가 효과를 봤지만, 그 전략이 지속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좀 더 논리적이고, 확실한 접근이 필요해."


레오가 흥미롭게 그들을 바라봤다.


"논리적이고 확실한 접근이라···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지?"


리브라는 고개를 돌리며 잠시 고민했다.


"레오, 너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네 카리스마와 확고한 지도력은 대중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줄 수 있을 거야."


레오는 웃으며 팔짱을 꼈다.


"나를 추천한다고? 흥미로운 생각이군."


"그건 나도 동의한다."


스콜피오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그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레오는 힘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물이야. 대중들이 한 번에 그에게 몰릴 가능성도 높아."


피시스는 고개를 저으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성좌가 나서는 게 좋을지도 몰라. 대중들은 같은 인물이나 비슷한 성격의 성좌가 계속 나오는 것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레오의 방식은 확실히 강렬하긴 하지만, 이 시점에선 조금 더 부드러운 접근도 필요하지 않을까?"


캔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피시스의 의견에 동의했다.


"피시스가 맞아. 지금은 대중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는 사람이 필요해 보인다. 내가 나설 수 있다면, 그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긴 하지."


아쿠아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요구해. 약함을 드러내면 안 돼."


리브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든 간에, 중요한 건 대중의 반응이야. 지금 대중들이 원하는 건 명확해. 그들은 신비로움과 강력한 힘,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동시에 원하고 있어."


레오는 그들의 의견을 들으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다시 입을 열기 직전, 제미니가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다들 너무 진지하군. 물론 레오가 나서면 멋지겠지. 그가 가진 카리스마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좋을 때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어. 난 생각보다 여유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여유라니?"


리브라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지금 우리가 너무 빠르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는 거야."


제미니가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대중들은 아직도 나에 대한 환상이 가득하고, 이 기세가 이어지는 동안 우리는 조금 더 계획을 세우는 게 어때?"


"제미니의 말도 일리가 있어."


스콜피오가 덧붙였다.


"우리가 지금 너무 급하게 다음 단계를 밟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서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의해."


피시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대중에게 너무 자주 노출될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하지만 아쿠아리우스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여유도 중요하지.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은 순간적이야. 우리가 그 관심을 놓치면, 금세 잊혀질 수도 있다. 그러니 한 번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어."


회의장은 다시 긴장된 침묵에 빠졌다. 모두가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레오가 천천히 자리를 일어나며 모두를 바라봤다.


"좋아. 내가 나서겠다."


그의 목소리는 방 안에 울려 퍼졌고, 모든 성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스콜피오가 되물었다.


"네가 직접 나서겠다고?"


레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지금 당장은 내가 나서지 않겠지만, 상황이 변하면 그때 내가 대중들에게 나설 거다. 우리가 원하는 건 대중들의 관심과 신뢰야. 내가 그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겠다."


캔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레오가 나선다면, 그건 분명 강력한 메시지가 될 거야."


리브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지금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자. 하지만 그때가 오면, 네가 나서는 게 맞을지도 몰라."


아리에스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그러면 결론이 나왔군요. 레오군. 때가 됐을 때 잘 해주시기를 바래요."


회의장의 분위기가 조금 더 차분해졌다. 모두가 레오의 결단을 인정하는 듯 보였다. 그는 항상 자신감 넘치는 존재였고, 그런 그의 결단은 다른 성좌들에게도 안심을 주었다.


"좋아, 그럼 이번 회의는 이걸로 마무리하자."


카프리콘이 천천히 입을 열며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충분히 논의했으니, 다음 계획은 차후에 논의하도록 하자."


회의가 끝나자, 성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나는 자리를 정리하며 제미니를 힐끗 바라봤다.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는 항상 교활하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였지만, 그가 이번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나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회의를 마치고 방을 나서며, 나는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을 느꼈다.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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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바다가 보고 싶어 24.09.03 3 0 13쪽
14 제미니의 계략 24.09.02 6 0 14쪽
13 새로운 패를 얻었다 스파이 오리온 24.09.01 8 0 13쪽
12 타우루스 사건 대책 회의 24.08.31 8 0 13쪽
11 황소자리 성좌 타우루스 24.08.30 8 0 12쪽
10 첫번째 열두성좌 회의 24.08.30 10 0 12쪽
9 내 이름은 버고, 처녀자리 성좌가 되었다 24.08.29 12 0 12쪽
8 아이들의 운명을 작명하다 24.08.28 13 0 14쪽
7 검은 성좌를 먼저 치다. 24.08.28 12 0 13쪽
6 검은성좌를 추적하다 24.08.27 11 0 14쪽
5 배신자 처단 24.08.27 10 0 14쪽
4 나의 장례식 24.08.27 12 0 14쪽
3 첫번째 작명이자 복수, 발목잡힌 인생 24.08.27 14 0 15쪽
2 신의 대리자가 된 내 임무는 작명? 24.08.27 15 0 13쪽
1 프롤로그 24.08.27 20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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