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화가 아돌프가 히틀러를 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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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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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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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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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황청을 턴 남자다

DUMMY

7.


1908년 11월 6일. 아침,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Wien) 중심가 호텔.


V.I.P 라운지.

화려하게 꾸며진 식당은 쥐새끼 그림자조차 하나 안 보일 만큼 적막이 가라앉아 있었다.


원래라면 여러 부유층 인사들의 연회장이었겠지만, 금일만 특별히 대관한 상태.


스타인 살롱의 회원들+신입 인원들이 고요함을 벗 삼아 묵묵히 식사를 이어갔다.


담소라도 이뤄져야 싶겠지만, 분위기가 살얼음판을 걷듯이 시렸다. 사실 한겨울이라 그런 점도 작용하겠지만.


먼저 식사를 끝마친 거트루드 스타인이 고풍스럽게 식기를 내려놓았다.


“식사는 어때?”

“음.”


어깨를 으쓱한 레오 스타인이 묽은 수프를 떠먹었다.


“괜찮으면 다행이고.”


워낙 라운지가 넓고 컸기에, 대형 동굴 안에 들어온 듯 각자의 식기 부딪히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이어서 식사를 끝마친 레오 스타인.


남매의 얼굴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빈에서의 며칠간 체류.

얼굴에는 몇 년 세월의 풍파를 맞은 듯 주름이 자글자글 끼어있지만, 되려 고것이 만족스럽다는 듯 환한 미소가 걸려있어 기이한 느낌을 풍겼다.


괜히 살롱 회원들이 죽은 척 다니는 게 아니었다.


“다음 작품전에 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는군. 더 많은 작품을 모으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없잖아, 응?”

“음···.”


레오 스타인이 여동생을 도끼눈으로 째려봤다.

표정이 “마, 입 간수 잘 안 하냐?”였다.


“오빠, 이건 조용히 할 수 없는 영역이야. 예술가의 도시 빈이라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이리도 많을지 누가 알았겠어?”

“음.”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군. 레오 스타인이 턱수염을 쓸며 답했다. 적어도 그들이 넉넉히 준비한 예산조차 전부 소진할 만큼 작품의 천국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히틀러 씨만큼의 작가가 없더라고. 그 강렬함 말이야.”


하아.


“특히······ 우리가 잠깐 지나가며 봤던, 그 엄청난 ‘무언가’가 아직도 떠오른단 말이지.”


거트루드 스타인이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녀의 동공은 시동 켠 엔진처럼 덜덜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그녀는 펜실베이니아의 추운 겨울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추위를 버티는 그것만큼은 나름 자랑이었다.


“분명 그건 만화였다.”

“만화라······.”

“일반적인 만화는 아니었어. 굉장히 강력하고 자극적이었지.”


궐련을 푹 피운 레오 스타인이 재떨이에 후두둑 비벼 껐다.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군.”

“히틀러 씨에게 부탁해 볼까, 그걸 대량으로 양산하면 어떠냐고?”

“나쁘지 않은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


빈에서 미술상 마스터 ─ 모든 화가를 수집하는 낭만의 직업 ─ 를 목표로 빈에 도착한 지 대략 1주.


수확은 톡톡히 있었다.


좋은 작품들도 많이 잡았다.

신입 예술가도 다수 포섭했고.

스타인 살롱 지부도 열 수 있을 터였다.


···

···

···


레오 스타인이 검지로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


“가져온 예산이 넉넉잖다.”

“돈은 가져오면 되잖아.”

“쉬운 문제가 아니다. 뱅크런 때문에 미국에서 돈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물론 성공만 있던 건 아니다.

아직 미국의 경제 공황+뱅크런 디버프가 남아있으니까.

작년에는 진짜로 자금 유동성이 위태로웠었다.

하지만 스타인 가문이 어디 뉘 집 개 이름인가?


버텨냈다.

아니, 버텨야 했다.


여기서 만약 나가떨어지면, 태초 마을보다도 더 깊은 심연이 스타인 가문을 기다릴 게 뻔했으니까.


-“비나이다, 비나이다!”

-“음.”

-“제발! 경제여 살아나 주소서!! 제발!”

-“음!”


기합의 띠 ─ HP1로 버팀 ─ 를 두르고, 동서방 퓨-전으로 제사까지 달리니, 신께서 간청을 들어준 건지 아니면 그냥 운수가 더럽게 좋은 건지 스타인 쪽으로 들어오는 자금 유동성은 살아나게 됐다.


물론 예전만은 못하지만.

하지만 그건 기적이었다.

어찌 “신께서 우릴 버렸다!!”라고, 의심하는가!


이제 미술상 마스터로서 온 유럽을 제패하고 곳곳에 스타인 살롱 갤러리를 세우면 끝나는 일이었다.


설마 어디 전쟁이라도 크게 나지 않는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히틀러 씨가 변수가 될 줄이야.”

“그를 포섭하는 것도 일이다. 그런 천재 화가를 다른 이들이 노리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맞는 말이야. 일단 오늘 만나기로 했으니, 그때 얘기를 꺼내보자고.”


거트루드 스타인이 입가를 냅킨으로 닦으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히틀러 씨도 참 이상해?”

“뭐가.”

“왜 ‘바티칸 명품 구마제령법!’이란 책을 찾아달라고 했을까?”

“예술가들이 다 그렇지.”

“하긴.”


2명은 곧 만날 히틀러를 생각하며 계획을 검토했다.

겨우 며칠 만에 새 작품을 그리는 미친 천재.

아직 안 알려진 무명이오, 주식은 원래 저점 매수부터가 근본이었다.





* * *





1908년 11월 6일. 새벽.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Wien) 거주지.

새벽,

난장판이 된 작업실.


···

···

···


우선적으로 먼저 ‘괴링’과의 편찮은 첫 만남은 빙의로 인한 정신적 붕괴가 아닌 걸로 밝혀졌다!


즉, 내가 환청, 환각, 행동 이상 등의 조현병적 증상이 안 일어났단 사실이었고.


그것보다야 더 문제가 있다면야, 저게 ‘진짜’ 괴링이라는 의미였다.


히틀러와 옆에서 같이 불타고 있던 그 헤르만 괴링.


히틀러의 언변에 추종자가 되어 전 세계를 전쟁통으로 만들고.


나치의 패전 후, 전범 재판을 받고 사형당하기 직전 몰래 들여온 청산가리로 자살한 악인.


돌격대, 친위대, 게슈타포 등의 해괴망측한 것들 만든 놈.


나치의 2인자.

히틀러의 최측근!

약쟁이!


-내가 불렀소. 내가 그를 지옥에서 다시 꺼내왔소!


히틀러의 단호한 말에 뭐라 답할 수도 없었다.


괴링을 도대체 어떤 흑마술과 술수를 부려 소환한 건지 감도 안 잡혀서였다.


내가 그래도 ‘만화로 배우는 구약성경’과 웹툰 자료 조사로 훈련된 몸이었다.


-작가, 나는 결국 알아버렸소. 나 혼자서 몸을 다시 얻는 건 무리가 있었소. 더구나 볼셰비키와 협력하다니?!


그건 나도 선택지가 없었는데.


-더구나 깊이 고찰해 봐도 결국 그대는 우리 대독일제국의 진흥을 이룰 수 없었다는 의미요! 베르사유 조약과 우리의 뒤를 찌른 유대인 때문에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알기나 하시오?!


···

···

···


얘기를 들어보니 가관이었다.


내가 온갖 수를 동원하여 히틀러를 차단하니 대응책으로 제시한 게, 명계에서 뒤진 괴링을 끌고 온 것이라고.


찐퉁 영혼을 대체할 수 없어서 그나마 가까운, 괴링이 그려진 ‘괴링 씨의 이상한 모험’에 들어갔다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순순히 나와준다면 유혈사태는 없을 것이오.


기생하던 히틀러가 이를 드러냈다. 괴링을 소환하더니 엄청난 기세로 빠져나오려 하는 게 눈에 선했다.


뚜두둑.

히틀러가 내 영혼을 밀어내고 있었다!


“야, 멈춰! 멈추라고!!”

-헤르만, 조금만 더 기다리시오! 내가, 내가 구해주겠소! 나의 독일은 그대의 도움이 필요하오!


새벽부터 도대체 왜 지랄인가!

저 보약 중독자의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지만 일단 막아야 했다.

히틀러와 괴링의 퓨-전이 터지는 순간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내가 X 되는 건 기정사실에 가까웠다.


“야!”


히틀러의 대척점.

절대적 선을 지키는 순수성의 결정체!

‘백白의 아돌프’로서 손쉽게 몸을 넘기지는 않겠다, 이 마귀 놈아!


-이거 놓으시오, 작가!


통제권이 남아있는 왼팔로 히틀러가 강탈한 오른팔에 줄을 칭칭 감는다.


콱!

혈관을 타고 몸으로 기어 올라오던 히틀러가 모 액션 애니메이션의 기생 생명체처럼 줄에 막혀 허둥지둥 발광하는 게 느껴졌다.


-어, 어떻게?!

“금줄이다. 악마를 막는, 성수를 덧바른 줄이지!”

-금줄?!


콰아악─!


-으으윽!


히틀러가 비명을 질렀다.


줄의 끝단을 어금니로 사리문다.

뒤로 고개를 젖혀 어떻게든 올라오지 못하게 막았다.


'좋아, 1단계는 종료.'


히틀러가 통제 중인 오른손이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온갖 곳을 할퀴고, 팔을 비틀기를 반복했다.


노버(NOVER) 1위 『하얀 사제들』을 그냥 머리속으로 상상해서 만든 건 아니다.


유경험자이기도 하고, 애초에 몸으로 체득하지 못하면 감을 못 잡는 타입이라서. 괜히 대한민국총종교협회의 모범 교육 만화로 등재된 것도 이것 때문이다.



···

···

···


대략 그렇게 서너 분 정도를 버텼다.

히틀러가 아무리 미친 놈이어도 결국 본질은 사람이었다. 영혼도 그랬고.


제 나잇값 하듯이 기력이 달린 모양.


저항이 잦아든다.

성당에서 챙긴 성수와 소금 그리고 십자가를 연달아 투척했다. 향을 피워두는 것도 잊지 않았고.


“사라져라. 이 악마야!”


구마 사제, 존 콘스탄틴 가로되 마귀들을 처단하매, 현세가 지옥이 되는 걸 막으라 하셨다.


악마를 없앨 방법이 있다.

웹툰을 연재를 위해 바티칸에 방문했을 때,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서 지식을 얻었던가.


물론 그 때문에 악마가 좀 '많이' 붙는 성질이 되었지만, 반대로 말하면 굳이 찾아갈 필요없이 악마들이 알아서 온다고.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아오, 이런 빌어먹을. 이래도 안 뒤져?! 독하다, 독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던가. 그래, 왜 아편인지 알겠네. 이 악마들 패는 맛이 꽤 좋다니까! 먼 동방에서 귀중하게 구해온 팥과 굵은 소금을 뿌린다.


아, 마르크스 아저씨.

도대체 몇 수 앞을 내다보신 건지 심히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괴에에리에리링! 내가 가고 있소!! 이제 적법한 독일의 지도자에게 영광스러운 권한을!! 말리지 마시오, 작가!


악의가 금줄을 타고 희미하게 올라온다. 독한 악취였다. 코끝이 찡해졌다. 악마 특유의 지독한 썩은내.


-이번에는 진정 성공할 수 있소! 레벤스라움을 확보하고! 게르마니아를 건국할 수 있다는 의미요!


쿵쿵쿵.

서랍이 거추장스럽게 요동쳤다. 악마의 악의가 살을 파고든다.


“총통니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히틀러의 간사스러운 언변에 화답하듯 괴링이 빠져나오려고 요동쳤다. 저항하는 모양. 머리가 지끈거려 왔다. 저런 셩우는 드물다. 웬만큼 더러운 영혼이 아니고서야.


좀 원작 소설처럼 해보자니까, 진짜 뒈지게 생겼다.

하는 수 없지.

차선책을 쓰는 수밖에.


원래 구마사제들은 유연한 사고와 적응력이 필수적이다.

종교적 교리에 반하는 행동이 있어도 '악마 잡았는데 어쩌라고' 시전하면 장땡인 셈.


“야! 이 파시스트 새끼야. 그림 좀 그리자, 그림 좀!!”


이번에는 마음 독하게 먹었다.


내가 반드시 저 악마를 없애 후환 자체를 말소 시켜버리겠다고. 저놈을 어떻게 떨어트리지 못하면 앞날이 짙은 어둠밖에 없을 것 같았다.

자유민주주의와 모든 인종을 위한 자유세계가 날 기다린다고!


21세기 웹툰 작가가 백인호가 판 벌이는데 구마 관련해서 조사도 안 했을 것 같나?!


팍───!


“효과가 있다!”


마그마처럼 살갗이 부글부글 끓는 오른팔에 십자가를 쑤셔 박았다. 마치 허물을 가르듯 보드랍게 들어가 되려 내가 더 놀랐다.


오랫동안 묵힌 듯 새까만 선혈이 분수처럼 뿜어나왔다.

히틀러가 가진 더러움의 영혼.


“아돌프 히틀러!”


십자가로 진명을 부른다. 악마를 퇴치하려면 그 진명을 말해야 한다고.

혹은 수호성인을 붙이거나.


“네놈이 있는 유황불로 돌아가라!”


영혼의 기생한 히틀러의 영혼이 찢어지는 게 느껴졌다. 갈라진 환부로 검은 구체가 괴링이 있는 서랍을 향해 날아갔다.


“해, 해치웠나?”

“으으윽!”


눈을 떠보니 TV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푸른 유령이 내 눈앞에 떠다녔다.


···

···

···


짜라잔! ‘아돌프 히틀러’와의 영혼이 분리되었습니다!


연갈색의 짙은 제복과 하켄크로이츠가 달린 장교 모자.

중년인, 아돌프 히틀러의 귀신이었다.


내 영혼에서 커다란 종양 덩어리가 사라진 기분.

저 마귀를 어떻게 처리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때어내는 데 성공했잖은가?

한 잔 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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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도둑이 긴빠이한 만화가 잘?됨 +2 24.09.09 124 6 13쪽
11 악! 그림을너무잘그리는아돌프님! +1 24.09.07 134 5 13쪽
10 원래 본업은 상업화가다 +4 24.09.06 149 4 12쪽
9 광기야말로 최고의 재료! +2 24.09.05 180 6 12쪽
8 애국화가퇴마사 아돌프 히틀러 +1 24.09.03 188 8 13쪽
» 나는, 교황청을 턴 남자다 +4 24.09.02 227 5 12쪽
6 괴링을 내 만화에 봉인했도다 +5 24.09.01 323 10 13쪽
5 인민의 아편적 빨갱이 그림 +7 24.08.31 386 14 12쪽
4 그때 갑자기 빨갱이가 나타났다. +5 24.08.30 396 13 15쪽
3 사탄 들린 돈이지만 좋았쓰! +6 24.08.29 442 14 13쪽
2 제 몸에 악마가 있어요! +3 24.08.28 519 15 13쪽
1 내 미래에 사탄 마귀는 필요없다 +7 24.08.27 64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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