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화가 아돌프가 히틀러를 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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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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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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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의 네크로노미콘을 봄

DUMMY

13.


늦은 오후였다.

1월이 지나 2월이 됐다.

1909년은 아직도 지난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창밖은 전날 내린 폭설이 지속됐다. 이 시대에 허벅지 위까지 차오를 정도니 말 다 했지.


뭐, 어쩌겠나?


“이런 날에 나가면 몸 상하는 거지, 뭐.”


따뜻하게 난로 틀어놓은 집에서 소시지나 구워 먹는 것만큼 좋은 일이 또 없다.


다사다난한 1908년이 지나고 1909년이 왔다.


트로츠키도 제정 러시아를 피해 떠났소.

스타인 남매도 트로츠키 꽁무니 쫓아 러시아 간다는 몇 마디와 함께 사라졌다.

쿠비체크는 교수에게 붙잡혔으니.


이젠 정말로 내 세상이었다.

그러한 것을 일체 신경 안 써도 될 시기가 왔으니까.


‘이제는 정말 그림 생활뿐이야!’


간만에 캠퍼스 라이프 즐길 생각에 절로 눈웃음이 올라왔다.


이미 작업실은 1달간 그린 습작들로 인해 물감 냄새가 가득 묻어나왔지만 상관없다.


쿠비체크한테는 이미 언질을 줬고, 차단 술식도 강화하여 히틀러 녀석이 나가려면 머리 좀 굴려야 할 것이다.


이제 몸값 좀 올리면서 판매하면 그만.

사교계에 티켓을 뿌렸으니, 결과가 돌아올 것이 분명했다.


“아돌프 작가!”


쑤우욱. 귀신처럼 반투명한 히틀러가 침대 밑에서 스르륵 올라왔다.


히틀러는 영화 ‘몰락’에 입던 새까만 털가죽 코트를 챙겨 입고 있었다. 히틀러가 내가든 책자를 보더니 눈살을 찡그렸다.


어디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라도 있는감.


“도대체 그 해괴망측한 잡지는 무엇이오?”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해석된 겉표지.

히틀러가 싫어할 만도 하다.


“소설이다.”

“소설?”

“르노가 줬다.”

“아, 르노!”


그래.

내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던 건 사실이다.

다른 문제가 이리도 가까이 있는데, 눈 뜬 심봉사처럼 새까맣게 잊고 있을 줄이야.

반성해야지, 아암.


···

···

···


전날 밤.

루이 르노가 왔다.


-“아! 이곳이 히틀러 씨가 사는 곳 맞습니까?”

-“맞긴 합니다만······ 그런데 누굽니까?”

-“작가님. 다음 화는 어딨습니까.”

-“예?”


까놓고 말해서 그가 올 줄은 몰랐다. 나는 존재 자체까지 까먹고 있었다고!


나중에 돈 모아서 새끈한 차 하나 사려고 할 때 르노 쪽 차를 고려해 보려고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현관문 앞에 그 회사 CEO가 있으면 어떤 기분이겠냐.


원래 역사를 돌이켜 보자면, 지금쯤 팩토리 최대치로 돌려 자동차를 닥치는 대로 찍어낼 시기였다.


악령에게 최대한 축약해 정리하니, 녀석 반응이 또 가관이었다.


“아, 르노라니! 그자는 우리를 위해 차량을 제공해 줬소! 역시나 위대한 자는 위대한 이를 알아보는 법이로군. 아돌프 작가. 역시, 새로이 역사를─”


히틀러히틀러야. 거의 반년 동안 쳐냈는데 좀 포기해 주면 안 되겠냐.


종국 시점을 따져보자.


르노사 차량 공장들은 미합중국의 폭격, 레지스탕스의 테러로 맛나게 골고루 익어버리고 르노는 전범 기업으로 낙인찍힌다.


기업 총수이자 장본인인 루이 르노는 어찌 되느냐고?


‘나치에 협조한 죄로 말년에 교도소서 고문받다가 결국 죽지.’


프랑스의 자동차 제국을 연 인물은 그런 비참한 말년을 살다 간다. 그럼, 나치가 전쟁에서 이겼다면 취급이 달라졌을까?


글쎄올시다?


의심 병자 히틀러를 생각하면 르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


르노 본사 앞에서 연설로 눈물 콧물 뺀 다음에 다 잊혔을 때, 국영기업으로 전환할 것 같단 말이지.

당연하게도 나는 1세기 정도는 앞선 인물이다.

가벼운 역사 정도는 다 안다.


“솔직히 이런 잡지는 예상외의 범위기도 하고.”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빈이란 진흙 속에서 대-화백 아돌프라는 시퍼런 다이아몬드 광채를 보고 온 줄 알았다.

뭐, 뒷조사하고 오긴 했다는데. 의도하여 접근한 건 아니라고.


『하얀 사제들 : 프롤로그』


표지에 적힌 제목을 보자마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첫 작품이자 전시회를 위해 독일까지 가서 연재 중이었던 작품. 가만히 굴러다녔던 집고양이 같은 만화였으니까 잊을 리 있겠나?


원래라면 간만에 손 풀려고 그렸던 『하얀 사제들 : 프롤로그』였다. 일종에 프리퀄 작품.


대학 작업실에서 그리다가 어느 순간 뚝 하고 사라지지 뭐던가!


“에이~ 괴링이 배고파서 야식으로 먹은 거겠지, 뭐.”라고 판단하던 때가 있었다.


만화 도서로 빙의한 괴링은 주위에 있는 종이를 자꾸만 먹어 치웠으니까. 덕분에 돈만 왕창 깨지고, 부피는 커져서는 서랍에도 안 들어갈 지경이었다.


서브컬쳐(웹툰, 웹소설 등)가 원체 도난 잘 당하는 걸로 유명하잖은가? 뭐, 먹히는 것도 어찌보면 나약해서 그러는 것이다.

강했다면 되려 잡아먹었겠지.


솔직히 털렸다는 생각을 못했다.


해외에 있다며 잡아 족치지 못하는 개 같은 놈들 ─ 불법 웹툰 사이트 ─ 이라던가······. 공짜에 홀려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짓밟는 놈들이라던가. 그런 놈들이 긴빠이 할줄이야.


깊은 신앙심(물리)로 그들을 회개시키고 싶을 정도.


‘물론 나는 아니지.’


당연히 이 애국·중도·화가!

이 삼위일체의 사나이 아돌프는 사적 제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맥주홀 폭동?

장검의 밤?


···

···

···


진정하시오, 붉은 사회민주당 동무들과 자유주의자 여러분.


고것은 사실 ‘아돌프’가 아니라 ‘히틀러’가 했답니다!


하지만 정의감(폭력성)으로 똘똘 뭉치고, 이익 극대화할 자유를 수호하는 수원 백씨 35대손 ‘백인호’ 군은 사적 제재에 동의하는바!


“언제 빠져나갔더라?”


좋다, 정확한 처벌을 위해 생각을 좀 해 봐야겠다.


내 기억이 히틀러의 불분명한 치매와 연동되어 있지 않다면야. 아마도 작년 12월 중순 즘일 거다.

귀신 히틀러가 눈을 찡그렸다.


“그 변형된 작품들을 본 내 감상을 말하자면, 그런 퇴폐적인 예술은 너무나도 끔찍했소! 어찌 그리 오만한 작품들을 선보일 생각을 하였는가 말이오?!”

“닥쳐라, 나치. 미대 떨어졌다고 해서 사람 불태우는 놈과 겸상하기는 싫으니까.”

“크으윽.”


히틀러도 보는 눈이 어찌 없을 수 있냐.

시대가 바뀌었으면 달라질 생각을 해야지.


어느 한쪽만 계속 파긴 했는데, 그 심도가 얕아서 결국 입시 실패하고 흑화했잖은가.


더구나 나의 명작 중 하나인 〈푀슈트링베르크〉를 모욕하다니! 사뭇 기분이 더러워졌다.


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합법적’으로 〈푀슈트링베르크〉가 반출되던 시기. 『하얀 사제들 : 프롤로그』가 사라졌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스타인 남매가 떠나던 날이었지.’


범인이 정해진 것 같군.


내게 ‘설렁탕을 코로 먹일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1순위는 저 SSS 급 전범 귀신 2명이고, 2순위는 스타인 남매로 확정됐다.


절대로 남매가 독일계 유대인이라 그런 건 아니다.

정말로.

난 하얗던, 까맣던, 이외 다른 색이던 일만 잘하면 장땡이었다.


"그래, 어디 읽어나 보자."


얼마나 잘 썼는가 한번 보자고.

연재 도중에 나왔던 팬픽을 읽는 느낌이었다.

대부분 내가 등장하니까 글을 삭제하지 뭐던가?

참 아쉽기도 했고.


하지만 이번에는 무려 잡지다!

종이로 된 실물 잡지!

첫 문장을 확인했다.


···

···

···


「······큭큭. 어둠에다크에서 죽음의데스를 느낀다.」


쾅! 유리창이 전율한다.

시작하자마자 충격과 공포가 다가왔다.

반사적으로 표지를 덮었다.

방금 도대체 그 장면은 무엇이란 말인가!


“위대한 분이시어! 그, 그만!!”


규격 이외 존재를 직시한 비운의 주인공처럼 잔상이 흐릿하게 남아 정신을 피폐하게 적신다.


젠장, 혹시 소설 저자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였나?

그 인종차별주의자 말이다.

날 내버려 둬라, 중2병!


···

···

···


대략 3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겨우 정신력을 회복했다. 이조차 영국식 티-타임을 서너 번 정도 가진 이후였다.


영국인들에게는 미안하다만 이러지 않으면 죽을 정도로 끔찍했다.


자국 음식을 맛있다 말하는 영국인을 보는 기분. 영국 음식이 맛있어지는 능력이라니?

참 끔찍한 존재였다.


“아. 시바. 내 눈!!”


할 말을 잃어버렸다.

도대체 필자가 누구고, 1900년대 프랑스 문학계는 도대체 뭐 하는 동네일까?

아무리 내 작품이 분위기가 어둡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의 심해는 아니었다.


“애반데. 진짜 애반데.”


식은땀이 흐르는 머리를 어영부영 닦는다.

내가 써도 이것보다는 잘 쓸 것 같았다.

우리 5살 조카조차 저것보다는 잘 쓰겠다고!


“아, 독일인의 가슴을 따뜻하게 채우는 문학이여! 스타인, 그대들은 이제 더러운 유대인이 아닌, 명예 아리아인으로 인정하리라!”

“따흐흑, 본 괴링의 가슴이 자몽해지는 작품입니다!”


스으읍.

오오오.


“다시 나아졌습니다!”


만화 속 괴링이 우스꽝스럽게 팔에 무언가를 꽂았다.


···이 시간을 달리는 악령들.

처리하든가 해야겠다.




* * *




원래 정신적 붕괴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반동으로 사람이 미치기 마련.


“오늘의 인물은 뭘~~~ 까요?”

“끼야아아아악! 예, 예비 총통님!!”

“헤르만 괴링!"


진명을 부르자 만화용으로 그린 용지가 달그락거린다.


“예비 총통님 그만해 주십시오!”


닥쳐라, 괴링.

너희 나치들은 항상 말이 많아!


지금부터 이 작업실은 정교합일 신-대한민국이야, 난 신-대한민국의 제1대 종교 지도자다!


앞으로 내가 선포하노니. 한국은 크리스트교의 성지요, 낙원이오다!


너희 같은 존재들은 한 블록 갈 때마다 벌건 십자가가 있는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다!

으하하하하하!!

덤벼라, 이 악마야!


“하, 하지만. 악! 예비 대-총통님! 달콤쌉쌀짭짤한 저의 기차 프라모델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새끼! 그딴 걸 신경 쓰는 건가!”


침대에 결박시킨 〈괴링 씨의 이상한 모험〉이 살아남기 위해 발광하는 꼴이 보였다.


아, 감히 사─악한 마귀가 어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인류의 장래가 어두웠도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애국지사 국뽕 만화가.

나, 백인호는 이 악마들을 처단하고 지상낙원을 가져올 사람이다!


만화로 보는 구약성경에서 짐이 봤도다.


선지자께서 “악마가 너무 무서워··”라고 말하며 더블베럴 산탄총으로 악마를 악마(였던 것)로 만드는걸, 짐은 봤단 말이다!


···잠깐.

내가 다녔던 곳이 사이비였나? 모르겠다. 일단 굉장히 신앙심이 투철하던 걸로 기억한다.


“아아, 성자 성령 성부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겠다! 죽어라, 헤르만 괴링!! 히틀러. 넌 그다음이다!”


호췩! 호췩!

채찍이 허공을 가른다.

채찍은 인간이 만든 도구 중 처음으로 음속을 돌파한 존재다.

자유의 나라, 민주주의의 나라 미국에서 강화품인 ‘산탄총’을 들여오는 건 실패.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엮어있어서 말이다.

BUT 남부 미국산 프리미엄 채찍+바티칸 수제 성수 조합은 아주 만족스럽단 말씀.


“사, 살려주시오. 다시는 안 깝치겠소!”

“포기해라.”


〈괴링 씨의 이상한 모험〉을 〈괴/링 씨/의 이상한 모/험〉으로 박살을 낸 뒤에 채찍 끝단을 붙잡아 성수를 재차 묻힌다.


저것도 얼마 못 가서 재생하겠지만 한동안 약쟁이의 주둥아리는 막아낼 터.

시선을 돌린다.


십자가와 목주.

성경책과 동방서 챙긴 부적.


“여기, 널 위한 빛은 없다.”


히틀러가 침대 구석에 쪼그려 앉는다.

녀석이 무서워하도록 T자 모양으로 팔을 벌렸다.


“구마의 빛을 받아들여라.”


『하얀 사제들 : 프롤로그』 속 광기를 기운삼아 히틀러에게 연신 채찍질했다.

참 즐거운 하루였다!


···

···

···



정신을 되찾은 건, 다음날 아침의 일.


"이, 이것은 뭡니까?! 이 두터운 용지들은?"

"르노 씨에게만 '특별히' 드리는 한정판 굿즈입니다."

"구, 굿즈가 뭡니까?"

"르노 씨에게 묻겠습니다."


씨익.


"그간 소설로 봐온 걸 그림으로 본다면 어떻겠습니까?"


나는 광기 속에서 빛을 찾았다.

이 유럽 상업 예술계를 독차지 할 계획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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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르노가 굿즈를 너무나도 잘 판다 NEW 18시간 전 30 2 13쪽
16 하얀 사제들 : 프롤로그 +1 24.09.16 54 1 11쪽
15 오리엔탈 루거 드셔보세요 +2 24.09.13 71 4 13쪽
14 르노야, 나는 범부라고 +1 24.09.12 77 2 14쪽
» 옆집의 네크로노미콘을 봄 +3 24.09.10 117 4 12쪽
12 도둑이 긴빠이한 만화가 잘?됨 +2 24.09.09 124 6 13쪽
11 악! 그림을너무잘그리는아돌프님! +1 24.09.07 134 5 13쪽
10 원래 본업은 상업화가다 +4 24.09.06 148 4 12쪽
9 광기야말로 최고의 재료! +2 24.09.05 179 6 12쪽
8 애국화가퇴마사 아돌프 히틀러 +1 24.09.03 187 8 13쪽
7 나는, 교황청을 턴 남자다 +4 24.09.02 226 5 12쪽
6 괴링을 내 만화에 봉인했도다 +5 24.09.01 323 10 13쪽
5 인민의 아편적 빨갱이 그림 +7 24.08.31 386 14 12쪽
4 그때 갑자기 빨갱이가 나타났다. +5 24.08.30 396 13 15쪽
3 사탄 들린 돈이지만 좋았쓰! +6 24.08.29 441 14 13쪽
2 제 몸에 악마가 있어요! +3 24.08.28 518 15 13쪽
1 내 미래에 사탄 마귀는 필요없다 +7 24.08.27 64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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