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 능력으로 히든 독식

시장 확장

“중국 협회장을 교체하겠습니다.”

국제 헌터 협회의 마에스트로 사건 조사 결과.

기존 중국 협회장을 해고하겠다 선언.

국제 헌터 협회가 그런 권한을 가졌다는 건 모두가 알았지만.

그걸 실제로 쓰는 건 최초의 사례.

“그리고, 새로운 중국 협회장을 결정하겠습니다.”

심지어 중국 협회장을 국제 헌터 협회가 결정하는 권한까지 사용.

중국에서 수많은 반발이 일어났다.

아니, 그래야 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로운 중국 협회장의 정체가 공개되자.

중국은 오히려 환호했다.

그녀의 정체는 바로 왕메이.

중국 랭킹 1위 길드의 길드장이다.

[왕메이 누님이라면 믿을 수 있지!]

[팔다리 멀쩡한 현역을 협회장으로 쓴다고? 인력 낭비 아냐?]

[어허! 협회장과 팔다리를 동시에 언급하는 건 금지입니다.]

[협회장과 팔다리 언급이 왜? 아, 한국? 삭제된 댓글입니다.]

[1초 만에 썰어버리네 ㄷㄷ]

[1초도 아닌 거 같은데?]

왕메이 협회장의 첫 목표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

현재 한국의 정민혁 헌터가 공략하고 간 S급 던전.

내놓으라는 중국 헌터들이 전부 달려들었지만 던전 주인을 뺏어오지 못했다.

게다가.

‘마석 장비라.’

마석 장비에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한국은 전 협회장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

한국이 다른 국가도 아니고 중국한테 그런 걸 팔아줄까?

왕메이 협회장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였다.

물론 전 협회장이 조윤성과 손잡고 했던 끔찍한 일들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평생 반성하며 가져가야 하는 숙제.

그래서 큰 결정을 내리기로 결심했다.

그 어떤 국가도 하지 않은, 할 수 없었던 큰 결정을.

“중국은, 더 이상 한국 헌터들의 입국을 제한하지 않겠습니다.”

한국 헌터들의 자유로운 중국 입국 허가.

그 말은 곧, 한국 헌터들한테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의미였다.

이제 중국의 수많은 던전들의 주인을 얻기 위해 달려들 테니까.

그래서 원래라면 모든 국가가 절대 할 수 없는 결정이기도 했다.

‘경쟁이 심해진다는 건 결국 마석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소리니까.’

던전 주인을 빼앗기면 수입이 줄어들고.

수입이 줄어드니 스킬북과 장비를 맞출 돈이 없어지고.

그러니 자국 헌터들은 점점 약해지고.

헌터들이 약해지니 마석 생산량이 줄어든다.

악순환의 반복.

하지만 중국은 땅이 넓은 만큼 던전이 많다.

결국 악순환의 영향이 약할 수밖에 없고.

한국과의 관계 회복과 정민혁 헌터의 마석 무기.

그걸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건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까.

이건 국제 헌터 협회의 지시기도 했지만, 왕메이 협회장의 선택이기도 했다.

그리고 길드장실에서 S급 던전과 A급 던전 소식만 기다리던 정민혁과.

쾅-!

문을 세차게 열고 들어오는 박성준.

“갑자기 왜 그래?”

“헉... 헉... 주, 중국이...!”

“중국은 또 왜?”

“중국이 던전 시장을 개방했어! 한국한테만!!”

“당장 가자.”

시장 확장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소리가 들린다.

돈 굴러오는 소리가.

‘안 그래도 던전 기다리는 것도 지쳤는데.’

등급 낮은 던전들은 레벨도 잘 안 오르고, 돈도 많이 안 준다.

이왕 놀 거면 크게 놀아야지.

현재 중국은 내가 가진 S급 던전까지 포함 총 3개의 S급 던전이 있다.

‘A급 던전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많고.’

땅 넓은 거 참 부럽다!

물론, 이제 다 내가 먹을 거지만.

우선 S급 던전부터 다 먹는다.

‘그보다 30레벨 찍었는데 아무것도 안 주네?’

10레벨은 장비를 뽑을 수 있었고.

20레벨은 보스 몬스터 소환권이 추가됐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30레벨은 아무것도 주질 않는다.

‘이번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건가?’

뭐, 찾을 수도 없는 걸 찾느라 시간 보내는 건 아깝다.

언젠간 나오겠지.

일단 당장 해야 하는 일은 중국의 S급 던전을 전부 가지는 거다.

그래서 헬기를 타고 중국에 가는 중인데.

“두 사람은 그걸 또 어떻게 듣고 따라온 겁니까?”

“섭섭하네, 형씨! 나도 뉴스 볼 줄 알아!”

“길드 랭킹 4위는 절대 안 될 겁니다!”

백정우 길드장이랑 신승호 길드장.

하필 조합도 최악이네.

“거북이 넌 그냥 집에 가서 잠이나 자지? 그 능력으론 던전 돌기 많이 힘들 텐데.”

“꼬맹아, 예열 안 된 상태여도 네 검 정도는 녹인다.”

“그래? 한 번 붙어봐?”

“좋지. 당장 한 판 붙자고!”

“두, 두 분 다 앉아주십시오!”

헬기 조종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내리면 따라와라.”

“좋지, 꼬맹이. 이번엔 결판을 내자고.”

어휴, 속 시끄러워.

뭔가 덩치 커진 템페스트랑 피피를 보는 거 같다.

“던전 시장을 열어준 거지, 다른 법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타국에서 헌터들끼리 싸움은 금지예요.”

마에스트로 사건 때 우리가 중국 헌터들이랑 싸운 건 특별한 경우라 그런 거고.

개인적인 이유로 싸우는 건 무조건 처벌 대상이다.

“귀찮은 법이구만.”

“그럼 한국 가서 싸우자고.”

“오, 꼬맹이.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데?”

말을 말자.

싸우든가 말든가.

난 내 할 일이나 해야겠다.

“다 왔습니다.”

다시 돌아온 중국.

거리에 사람들도 멀쩡히 돌아다닌다.

물론 머리에 검은 손 가면 같은 것도 안 쓰고 있다.

“거북이, 넌 F급 던전 가서 몸이나 풀고 있는 게 어때?”

“하하! F급은 몸풀기도 안 되는데? 적어도 B급은 가야 몸이 풀리던가 하지.”

“A급도 아니고 B급이 몸풀기? 약해빠진 거북이.”

“안 되겠다. 당장 여기서 싸워.”

“두 분 제발!!”

헬기 조종사님 고생 많으십니다.

이제 자유시간.

난 조용히 빠져나왔다.

약속 시간까지만 돌아가면 되니까.

우리가 마에스트로를 처치하고 돌아간 다음.

중국은 S급 던전이 2개나 생겼다.

땅이 넓어서 그런가?

아니면 S급 던전이 생기는 속도도 빨라지는 건가?

‘우선 가까운 S급 던전이.’

[S급 히든 해골 도적 던전]

여기다.

해골 도적이라고?

움직일 때마다 덜그럭 소리 날 텐데?

진짜 안 어울린다.

그리고.

던전에서 실제로 만났을 땐 솔직히 좀 놀랬다.

슈우욱-

어둠 속에 숨어들더니.

허공에서 튀어나와 날 향해 단검을 들고 달려드는 해골 도적.

와, 실력이 굉장한데?이 정도라면 확실히 랭커급 헌터들도 클리어하기 힘들 거다.

하지만 난 상관없지.

피피가 있으니까.

“피피!”

“그어억?!”

해골 도적의 단검이 그대로 피피를 향했다.

물론 피피는 가볍게 회피.

당황한 듯 물러나려는 해골 도적한테.

띠리링-

마에스트로가 하프를 연주했다.

그러자 세뇌에 걸려 움직임이 멈춰버린 해골 도적.

“처리하시죠.”

마에스트로가 만들어준 S급 마석 완드.

[S급 특별한 마석 완드: 착용자의 마력을 600 증가시킵니다.]

[특수 효과: ‘천사’라는 이름이 붙은 스킬의 효과를 대폭 증가시킵니다.]

저번 S급 해골 전사 던전에서 먹었던 완드를 마석으로 강화해 줬다.

기존 장비 강화도 가능하다니.

마석 조작 능력 이거 생각보다 가치가 높은데?

덜그럭-

천사의 손길로 해골 도적을 한 번에 태워버렸다.

그러자 나타난 상태창.

[마석을 사용해 만든 무기로 일반 몬스터를 처치했습니다.]

[당신의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던전을 나가기 전, 몬스터를 10마리 이상 처치할 때마다 마석 1개를 지급합니다.]

역시 대단한 무기라니까.

“피피!!”

피피가 던전 안에 있는 모든 일반 몬스터를 모아줬다.

대충 확인해도 약 80마리는 되는 거 같다.

바로 천사의 손길로 태워버렸고.

[당신의 레벨이 31로 올랐습니다.]

[마석 8개를 지급합니다.]

원래라면 못 얻는 돈도 얻고, 레벨도 올리고.

크, 완벽하다.

이제 템페스트가 활약할 시간.

신속에 적응한 템페스트는 완벽한 던전 내비게이션이 됐다.

[S급 히든 해골 도적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당신의 클리어 기록은 10분, 기존 클리어 기록인 1시간보다 더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정민혁 헌터가 S급 히든 해골 도적 던전의 새로운 주인이 됐습니다.]

이 던전의 주인은 왕메이 협회장.

중국 헌터 랭킹 1위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50분이나 더 빠르게 클리어했다.

내 능력이 던전 공략에 압도적으로 좋은 점을 고려하면.

내 실력이 그녀보다 높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던전 공략 실력만큼은 여기서도 먹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S급 히든 해골 궁수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당신의 클리어 기록은 9분, 기존 클리어 기록인 50분보다 더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정민혁 헌터가 S급 히든 해골 궁수 던전의 새로운 주인이 됐습니다.]

다른 S급 던전도 내가 얻었다.

분명 신승호 길드장이 여기 주인이 됐다는 공지를 봤던 거 같은데.

원래 뺏고 뺏기는 게 경쟁 아니겠어?물론 난 뺏길 일이 없지만.

상자 보상으론 둘 다 푸른 마석이 나왔다.

여기서도 나올 줄은 몰랐는데.

아무래도 던전은 국적 안 가리는 거 같다.

[낡은 왕의 왕관 에너지 회복률: 40%]

힘의 상징이라 불리던 왕의 왕관.

이제 6개의 푸른 마석만 더 모으면 된다.

“그 왕관은...”

“마에스트로, 이게 뭔지 알아?”

“알긴 압니다만...”

제한 때문에 말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보다.

‘와, 저런 표정을 짓는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을 지배했던.

현재 최강의 S급 몬스터라 불리는 마에스트로가.

겁먹은 표정을 보였다.

‘이게 그렇게 무서운 아이템인가?’

쓰면 착용자의 생명을 다 빨아가서 죽이나?

아니면 머리를 터트리기라도 하나?

푸른 마석 6개 모으기 전까진 제한 풀리겠지?

그때 다시 물어봐야겠다.

[당신의 레벨이 34로 올랐습니다.]

스텟 포인트는 총 4개.

S급 던전 하나당 2레벨씩 오른다.

일반 몬스터 잡고 1레벨, 보스 잡고 1레벨.

[스텟]

[체력: 190 마력: 1750 힘: 50 민첩: 40]

스텟은 당연히 마력.

마에스트로의 마석 장비까지 착용한 결과.

마력이 무려 1750까지 올랐다.

이러다 2000까지 가는 거 아냐?

세계 최초 2000 마력.

1900까지는 불법 아이템을 써서 올린 사람이 있었으니, 최초는 아니다.

합법적으로는 최초긴 하지만.

이제 뽑기 코인 20개 사용 시간이다.

[스킬북 ‘천사의 마력탄’을 획득하셨습니다.]

[스킬북 ‘천사의 마력탄’을 획득...]

[스킬북 ‘천사의 마력탄’을...]

천사의 마력탄 스킬북 3개.

한국에 있는 내 S급 던전을 동시에 2번 클리어하려면 천사 계열 스킬이 필수.

이거 잘 팔리겠는데?

헌터샵을 확인해 보니 실제로 가격이 5배나 올라가있다.

천사 계열 스킬 중에서도 제일 성능이 안 좋은 스킬.

그런데도 가격이 무려 1000만 원이다.

‘그럼 지금 3000만 원을 뽑은 거야?’

마석 장비 가격을 좀 올려야 하나?

너무 양심적으로 파는 거 같은데.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양심 없게 파는 건가?일단 3000만 원치 천사의 마력탄을 등록했다.

“자, 이제 나가볼까?”

“아, 빨리 나가서 밥 먹고 싶다!”

‘역시 돼지 드래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상태창.

[30레벨 달성, 뽑기 코인과 스텟 포인트 전부 사용, S급 던전 4개 보유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아니, 새로운 효과 해금 조건이 S급 던전 4개 보유였어?

30레벨한테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고.

원래라면 C급 던전이나 돌고 있어야 하는 레벨인데.

[당신의 뽑기 능력을 강화합니다.]

[뽑기로 처치한 경험이 있는 몬스터의 스킬을 뽑을 수 있습니다.]

[스킬은 스킬북 형태로 지급됩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만약 뽑기를 돌리면 되면.

마에스트로의 세뇌나 마석 조작 같은 스킬을 내가 사용할 수 있다는 건가?

대박인데?

아까 해골 도적만 봐도 그렇다.

그림자에 모습을 감춰버리는 스킬.

몬스터들도 은근 사기적인 스킬을 많이 쓴다.

그런데 그걸 사람이 가진다면?

게다가 스킬북 형태로 나온다니.

그럼 판매도 가능하잖아?

들린다.

돈 굴러오는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