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 능력으로 히든 독식

새로운 펫

최승철은 정식으로 중국 헌터 협회에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강채린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뭔가를 감추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겠죠.”

“조윤성이랑 장민은 뭐라고 하던가요?”

“그분이라 부르는 사람이 누군지 물어봤는데, 마에스트로라는 이름을 쓰는 여자라고 하더군요.”

“여자요?”

“그래요, 꼭 몬스터랑 비슷한 기운이 느껴지는 신비한 여자라고 했습니다.”

“혹시 다른 건 없었나요?”

최승철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협조해 금전적 보상을 받으려고 했을 뿐, 제대로 아는 건 별로 없더군요. 확실한 건 지금 마에스트로가 중국에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거죠.”

“회장님, 따로 알아낼 방법이 없을까요?”

“중국 내부에 든든한 아군이 한 명 있지 않습니까?”

“아군이요...? 아!”

현무 길드장.

거북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남자.

그가 현재 중국에 파견된 상태다.

“연락이 닿았나요?”

“현무 길드장이랑은 연락이 닿았습니다. 조사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혹시 현무 길드장이 배신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하, 강 길드장. 현무 길드장 성격 모릅니까?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그가 배신할 리가 없어요.”

최승철은 그가 배신자일 확률은 내일 로또 사서 1등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주장했고.

강채린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이상,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중국 일은 잠시 현무 길드장한테 맡기는 걸로 하죠.”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해 보죠.”

“네?”

“주작 길드의 길드장 자리가 비어있지 않습니까.”

주작 길드는 한국 4대 길드 중 하나.

길드간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차라리 이대로 해체시키고, 다른 A급 길드를 그 자리로 올리는 건 어떨까요?”

“그랬다간 큰 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S급 길드의 길드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

그만큼 수많은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금 주작 길드를 해체 시켜버리면?

그 자리를 노리기 위해 수많은 A급 길드들이 출혈 경쟁을 시작할 거다.

안 그래도 주작 길드 사람들과 조윤성의 배신 때문에 시끄러운 상황.

쓸데없이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좋을 게 없다.

“정민혁 헌터는 어떨까요?”

“강 길드장이랑 서로 생각이 일치했군요.”

“근데 이쪽도 여론이 많이 뜨거워질 거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 큰 기여를 하긴 했지만, 아직 신입 헌터니까요.”

공격당하기 딱 좋은 위치다.

이럴 때 필요한 방법은 두 가지.

이걸 피해 가거나.

“결과로 증명해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결과 말씀이십니까?”

“그래요, 정민혁 헌터가 A급 히든 던전을 운으로 클리어했다는 여론도 있다고 했죠?”

“네, 맞습니다. 헌터 커뮤니티에선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더군요.”

상식적으로 보면 그들의 의견이 맞다.

신입 헌터가 S급 길드의 길드장보다 던전 클리어 속도가 빠르다?

이건 상식을 깨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2번 정도 압도적인 클리어 기록을 보여준다면, 그들도 인정하지 않겠습니까?”

최승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민혁 헌터가 보여준 결과들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걸 말이죠.”

***

“A급 던전 2번 클리어라...”

협회에서 내게 A급 던전 2번 클리어를 요구했다.

그러면 주작 길드의 길드장 자리를 나한테 주겠다며 말이다.

‘주작 길드를 준다고?’

이 시간에도 사람이 이탈하고 있고, 이미지가 나빠지긴 했지만.

무려 S급 길드다.

순식간에 S급 길드를 얻을 수 있다니.

이건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

‘이름은 미래 길드로 바꾸면 되고, 문제 있는 사람들은 처리하면 그만이지.’

물론 대부분 문제 있는 사람들은 이번 배신자 청소에 휘말려 사라졌다.

하지만 남아있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주작 길드장 권한만 있으면 증거를 찾을 수 있어.’

주작 길드장 권한으로만 입장 가능한 비밀 장소.

자물쇠 아이템을 걸어놨기에 주작 길드장 권한 없인 못 들어간다.

거기에 분명 조윤성이 범죄를 묻어줬던 증거들이 보관되어 있을 것이다.

조윤성은 늘 수상한 서류들을 그쪽으로 직접 들고 가서 보관했으니까.

‘아마 그걸 증거로 잡고 도와준 사람들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하려고 했겠지.’

뭐, 아무튼.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템페스트, 미래예지로 A급 던전 찾아줘. 히든 던전이면 더 좋고.”

“오케이, 잠시만 기다려!”

템페스트가 미래예지를 사용했다.

“여기야.”

템페스트가 안내해 준 건 A급 히든 실버 울프 던전.

주인 없는 따끈따끈한 새로운 던전이다.

[A급 히든 실버 울프 던전에 입장합니다.]

확실히 A급 던전은 귀찮다.

아우우-!

“저것들 뭐 저리 빨라?”

“으아악!”

템페스트를 끌어안고, 신속을 써서 달렸다.

늑대 계열 몬스터들은 속도가 생명이라더니.

신속을 써서 달리는 내 속도도 금방 따라잡았다.

“오, 오른쪽! 아니, 조금 더 가서 오른쪽!”

뒤에선 실버 울프들이 따라오고.

템페스트는 내 신속 속도에 못 따라와서 자꾸 길을 틀린다.

일반 몬스터들을 피해가는 건 무리다.

역시 다 처리하면서 가야겠어.

신속을 종료하고, 템페스트를 풀어줬다.

바로 파이어 웨이브 사용.

깨갱-!

따라오던 실버 울프들이 순식간에 타버렸다.

“어, 어지러워...”

“템페스트, 괜찮아?”

“진짜 빠르다... 저 늑대들은 이걸 어떻게 따라오는 거지?”

그 뒤로도 신속을 써서 달렸으나.

실버 울프들은 날 마주치면 계속 따라와서 달려들었다.

결국 녀석들을 처치하기 위해 신속 사용, 해제를 반복해야 했고.

쓸데없이 시간을 소모해야 했다.

은근 거슬리네.

“보스다!”

그래도 마침내 보스 앞에 도착했다.

휴, 좀 힘들었어.

아우우-!!

거대한 실버 울프가 천장을 보며 울음소리를 내자.

던전 안에 달빛이 비쳤다.

그러자 실버 울프의 몸에서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조윤성이 말한 몬스터의 기운이라는 게 저건가?

마에스트로는 대체 정체가 뭐길래 몬스터의 기운을 풍기는 거지?

그르릉-

“오, 온다!”

거대한 실버 울프가 날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바로 천사의 손길을 사용해 대응.

깨갱-!

거대한 실버 울프가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천사의 손길이 뿜어내는 빛.

그게 달빛을 밀어냈다.

덕분에 기운이 약해지는 거대한 실버 울프.

아우우-!!

다시 한번 소리를 지르자 작은 실버 울프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 지긋지긋한 녀석들.

또 만났네.

이제 그만 보고 싶다.

바로 눈보라를 사용.

저번 아이언 울프들처럼 얼려버릴 계획이다.

사아아-

작은 실버 울프들의 몸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거대한 실버 울프.

다시 날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가까이.’

“뭐, 뭐해!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템페스트가 소리쳤다.

하지만 틀렸다.

천사의 손길로 한 방에 끝내기 위해선, 아직 거리가 부족하다.

크아앙-!

“피, 피해야...!”

거대한 실버 울프가 입을 쩍 벌리며 날 향해 달려들었다.

지금이다.

바로 천사의 손길 사용.

화아악-!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

거대한 실버 울프가 흔적도 안 남고 타버렸다.

휴, 역시 천사의 손길이야.

휘청-

“마력을 다 써버렸네.”

일반 몬스터들이랑 전투만 없었으면 마력을 훨씬 많이 아낄 수 있었을텐데.

아마 천사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A급 던전을 하루에 2개는 깰 수 있을 거다.

진짜 아쉽다.

일반 몬스터들 피할 방법이 없으려나?

“상자다, 상자!”

템페스트는 곧장 상자로 날아갔다.

“어?”

“왜 그래?”

반응이 이상하다.

뭔가 이상한 게 나왔나?

“이 푸른 돌은 뭐야?”

템페스트가 마석이랑 비슷하게 생긴 푸른 돌을 꺼냈다.

[푸른 마석: 낡은 왕의 왕관 에너지를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아, 낡은 왕관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아이템이었구나.

바로 낡은 왕관을 꺼내 마석을 가져다 댔다.

[낡은 왕의 왕관 에너지 회복률: 10%]

하나에 10% 회복인가.

그럼 앞으로 9개만 더 얻으면 저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효과길래 재료까지 필요한 거야?효과 이상하면 가만 안 둔다.

[당신의 클리어 기록은 30분입니다.]

[정민혁 헌터가 A급 히든 실버 울프 던전의 새로운 주인이 됐습니다.]

던전도 얻었다.

클리어 기록 30분이라, 조금 단축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해.’

회장님이 가능하면 압도적인 클리어 기록을 가져와달라고 했다.

그래야 눈치 안 보고 더 열심히 날 지원해 줄 수 있다고.

A급 던전 클리어 기록이 30분이면 굉장하긴 하지만.

‘압도적인 클리어 기록이라 보긴 어렵지.’

20분 이하로 떨어지면 모를까.

이 정도면 강채린, 신승호 길드장은 로또 당첨 수준의 운으로 뽑을 수 있는 기록이다.

물론 난 일상으로 뽑을 수 있는 기록이긴 한데.

회장님은 내 클리어 기록들이 운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길 바라는 거다.

그러려면 강채린, 신승호 길드장이랑 비슷한 수준이면 안 된다.

[당신의 레벨이 20으로 올랐습니다.]

[스텟 포인트를 2 지급합니다.]

그러고 보니 상태창이 레벨 20을 찍으면 뽑기 능력이 강화된다고 했었지.

코인이랑 스텟을 전부 써야 한다.

일단 코인부터 쓰자.

[스킬북 ‘아이스볼’을 획득했습니다.]

[스킬북 ‘요정의 방패’를 획득했습니다.]

스킬북 2개가 나왔는데 딱히 쓸모없다.

아이스볼은 다른 공격 기술에 비해 너무 약하고.

요정의 방패는 마력 실드보다 성능이 안 좋다.

이건 파는 걸로 하자.

둘 다 하나에 150만 원은 받을 테니까.

이어서 스텟 포인트.

4개를 전부 써야 한다.

[스텟]

[체력: 190 마력: 1360 힘: 50 민첩: 40]

바로 마력에 전부 투자했다.

그러자 상태창이 나타났다.

[레벨 20 달성, 모든 뽑기 코인 사용, 모든 스텟 포인트 사용 조건을 전부 완료했습니다.]

[20레벨 기념 당신의 뽑기 능력을 강화합니다.]

[뽑기 능력으로 만난 희귀한 보스 몬스터를 뽑을 수 있게 강화됐습니다.]

[20레벨 기념 보상으로 특별 펫 소환권을 지급합니다.]

“오, 이 이상한 종이 쪼가리는 뭐야?”

템페스트는 특별 펫 소환권을 처음 보는 듯 물었다.

너도 여기서 나온 거야.

그렇게 말해봤자 안 믿겠지?

“보면 알아.”

바로 특별 펫 소환권을 사용했다.

펑-!

소환권을 사용하자 안개가 퍼지더니.

바닥에 동그란 생명체가 나타났다.

“슬라임?”

귀여운 슬라임이다.

[이름: 피피]

[능력: 시선집중, 절대회피]

[시선집중: 주변에 있는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자신한테 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던전에서 사용하면 보스 제외 모든 몬스터를 모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절대회피: 이 슬라임은 그 어떤 몬스터의 공격도 통하지 않습니다. 모든 몬스터의 공격을 회피합니다.]

“피피!”

슬라임, 피피가 몸의 일부로 손을 만들어 인사했다.

“말을 못하는 거니?”

“피피!”

피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못하는 멍청한 슬라임이군!”

템페스트 저 녀석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사람 말은 알아들을 수는 있는 거 같은데.

“피피!”

손으로 펜이랑 노트를 만든 피피.

아무래도 글을 적을 수는 있는 거 같다.

마침 주머니에 있던 펜이랑 노트를 건네줬더니.

노트에 슥슥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멍청한 청룡 녀석도 그렇고, 역시 이 동네에선 이 몸이 제일 똑똑하다니까?”

‘고작 능력 하나밖에 없는 드래곤 주제 입만 살았네.’

“뭐, 뭐야?!”

“피피!”

와, 생긴 것도 귀엽고 소리 내는 것도 귀여운데.

단어 쓰는 것만 보면 템페스트한테 전혀 안 꿀리는데?

“피피라고 불러도 될까?”

‘괜찮아요.’

다행히 나한텐 평범하다.

시선집중과 절대회피.

내 가설이 맞다면 설마.

“피피야, 너 던전에 있는 일반 몬스터를 전부 한자리에 모이게 만들 수 있는 거지?”

‘맞아요. 위험할까 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모든 공격을 피할 자신 있으니까요.’

이거 대박인데?

내 던전 클리어 속도가 느려지는 이유.

다 일반 몬스터들이 자꾸 따라붙어서 그렇다.

그런데 녀석들을 피피가 전부 처리해 준다면?

‘회장님이 바라는 압도적인 클리어 기록, 가능하겠는데?’

[붉은기린]

추천들 하고 잘 보고 가요~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