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 회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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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빛남
작품등록일 :
2024.08.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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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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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DUMMY

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끄윽-! 와, 와룡공자?!”


와룡공자(臥龍公子).


어릴 적, 희대의 천재라 불린 남궁혁을 부르던 별호였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뿐, 천재를 칭송하기 위한 별호는 천재가 가문에 칩거한 순간, 그를 비하하는 별호가 되어버렸다.


와룡(臥龍)


지금의 와룡은 숨어있는 용이 아닌, 떨어진 용을 상징했다. 더불어 더더욱 떨어진 남궁의 위상까지도.


물론, 남궁의 위상이 아무리 떨어졌다 한들, 그 별호를 대놓고 말하는 이는 없었다.

적어도 이 합비 내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단리목은 달랐다.


애초에 안휘에서 알아주는 망나니인 그는 그런 것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가문의 배경. 어느 곳이 더 우위인지를 따지고, 시비를 거는 그의 입장에선 남궁은 그저 깔아뭉갤 대상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버젓이 모욕하고 있던 대상이 나타났음에도, 그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날뛰기 시작했다.


“놔, 라!!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다 스러져가는 남궁의 핏줄 따위가!”


단리목이 두 눈을 부릅떴다.

계속되는 고통에 실핏줄이 터진 그의 눈은 몹시 붉었다. 정말 악귀라도 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오히려 남궁혁은 손에 더욱더 힘을 줬다.


꽈악-!!


“끄아아아악-!!”


뚜둑-! 뚝-!


단리목의 손목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들이 일순 눈을 가릴 정도였다.


“그, 만! 그만 하시오!”


방금 전, 단리목의 말을 듣고 웃은 사내.

백색 영웅건을 둘러쓴, 백호검문의 자제가 황급히 남궁혁을 말렸다.


“남궁 형도 더 해서 좋을 거 없소! 이쯤에서, 이쯤에서 그만 하는···”


“형?”


남궁혁이 고개를 삐딱하게 세웠다.

이내 그의 시선이 백호검문의 자제. 백호준에게 향했다.


“언제 봤다고 형이야?”


“······더 이상 했다간 뒷감당을···!”


“뒷감당? 그건 네가 신경쓸 바 아니고, 같이 뒤지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라.”


흠칫-!


죽립 아래 잠깐 드러난 남궁혁의 눈빛.

그 눈빛을 마주한 백호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꿀꺽-,


무슨 말이라도 했다간, 정말 죽을 수 있다는 그런 살기를 느꼈다.

그때였다.


“놓, 으라고···”


남궁혁의 손에서 고통어린 신음을 토하고 있던 단리목.


훅-!


“했잖아, 이 개새끼야!!”


그가 벼락같이 반대쪽 손을 내질렀다.

하지만 아쉽게도 남궁혁에게 닿진 않았다.


스윽,


가볍게 고개를 뒤로 젖혀 주먹을 피한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이야, 맞으면 좀 아프겠다.”


“이 새끼가···! 내가 누군지는 알고 그리 깝치고 있는 것이냐!!!”


“알지.”


남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단리명의 손목을 쥐고 있던 손을 놨다.


“단리세가의 둘째. 단리목.”


“끄윽, 그런데, 그걸 알고도 이 나를 건드려?”


단리목은 비틀린 손목을 쥐고, 씩씩댔다.

그 모습은 퍽이나 우스웠지만, 지켜보던 이들은 비웃지 못했다.


단리세가.


그가 지닌 배경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궁혁은 아니었다.


“뭐 어쩔건데?”


단리세가? 우스웠다.

고작 으스댈 게 배경뿐이라면, 짓밟으면 그만이었다.


번쩍-!


남궁혁의 신형이 순간 사라졌다.

이내 벼락처럼 단리목의 앞으로 이동한 그가 그대로 단리목의 얼굴을 붙잡았다.


텁,


“읍-! 읍-!!!”


그리곤 발버둥 치고 있는 단리명의 귀에 나직이 속삭였다.


“그깟 가문의 위세 때문에, 내가 네놈 못 죽일 거 같아?”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오싹-!


그 목소리에 담긴 진심을 읽은 단리목은 일순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진, 진심이다.’


남궁혁의 말속에 담긴 진심.

왠지 모르게 케케묵은 원한과 복수심이 느껴지는 목소리는 절로 오금이 저리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단리목이 흠칫- 몸을 떨고 있을 그때.


“오라버니! 그만!”


정말 이 이상하면 큰일이 벌어질 거 같다는 느낌에 남궁세린이 다급히 남궁혁을 말렸다.


“그만?”


“오라버니, 이제 그만해도 돼. 이제 알아들었을···”


“세린아, 이놈은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버젓이 너를 모욕한 놈이다. 이 나를 모욕했고, 가문을 모욕했지.”


“······”


“그런데 그만하라고?”


“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남궁혁의 말은 하나같이 남궁세린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꽈악-!


지금 당장은 힘이 없는데, 아무리 자신이 뛰어난 후기지수라고 불린다 한들, 그건 아무런 짝에도 소용이 없는데 말이다.


“분하지?”


“······”


그래, 분했다.

지금 이 상황이 분했고, 말려야만 하는 자신의 모습이 몹시 분하고 짜증이 났다.


“무력하지?”


너무도 무력했다.

공개적으로 모욕당했음에도, 그저 참아야만 하는 자신이.


둘째 오라버니, 남궁혁은 그 모든 걸 안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이상해.’


평소의 오라버니가 맞았다.

저 얼굴, 성격. 모두 오라버니가 맞았다.


근데 어딘가 달라진 기분이었다.


마치 억제되어있는 무언가를 푼 짐승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 정확한 느낌이 무엇인지 몰랐다. 불안했다.


하지만 남궁세린의 그 불안감은, 남궁혁과 눈이 마주친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근데 말이다. 세린아, 참는 게 능사는 아니야.”


“······”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오라버니의 등이 왠지 모르게 든든해 보였다.


어쩌면 아버지보다, 첫째 오라버니보다 더.


“알고 보면 다 별거 아니거든.”


“···뭐?”


“잘 봐라. 앞으로 개기는 놈한테 어떻게 해야할지 보여주마.”


사라진 불안감이 다시금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것을 눈치챘을 땐 이미 늦었다.


“읍-! 으으으읍-!!”


“다시는 개기지 못하게···”


남궁혁.

여전히 발버둥 치고 있는 단리목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은 그가 그대로 손에 힘을 줬고.


콰아아아아아앙-!!!


“철저히, 아주 철저히 짓밟으면 돼.”


단리목을 그대로 지면에 꽂아버렸다.








* * *







남궁세가(南宮世家), 가주전(家主殿)






“···어떻게 된 일이냐. 한 치의 거짓도 섞지 말고 말하거라.”


남궁세가(南宮世家)의 가주(家主).

남궁류(南宮柳)가 골치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매만지며 앞에 있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


남궁세린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누가 봐도 큰 잘못을 저지른 아이의 모습처럼 보였다.


하지만 옆에 있는 이는 달랐다.


“버릇이 없길래 훈계한 거뿐입니다.”


“···훈계? 버릇이 없길래?”

남궁류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내 크게 한숨을 쉰 그가 의자 등받이에 그대로 몸을 기댔다.


“반병신으로 만들어 놓는 게 언제부터 훈계였지?”


“죽을 정도의 죄를 저질렀는데, 반병신으로 만든거면 훈계 아닙니까?”


“당당하구나.”


“예. 당당하지 못할 건 없습니다.”


남궁혁이 남궁류,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먼저 선을 넘은 건 그쪽입니다.”


“······”


“가문 앞에서 그 가문의 자제를 욕보이고, 추행까지하려 한 것은, 자기가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닙니까?”


“······”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관계일지라도, 찾아온 객이 주인을 모욕하는 건 예의를 떠나, 지탄받을 일이었다.


그리고 남궁세가와 단리세가는 그렇게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단리세가.


사람들이 이제 안휘의 패자가 남궁세가가 아닌, 단리세가가 아니냐고 할 만큼, 위세가 커진 가문이었고. 언제나 호시탐탐 남궁세가를 노리고 있는 가문이었다.


“······”


그렇기에 모든 전말을 알게 된 남궁류도 그저 남궁혁을 쳐다만 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내 작게 한숨을 쉰 남궁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도 너무 심했던 건 사실이다.”


“그건 죄송합니다.”


깔끔히 인정했다.

물론, 잘못을 인정한 건 아니었다.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저, 아버지를 놀라게 해드려 죄송할 뿐이었다.


“됐다. 어차피 그쪽에서 먼저 잘못한 건 맞으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끄거라. 하지만 한 가지는 반드시 물어봐야겠구나.”


남궁류가 스윽- 남궁혁을 훑었다.

그런 그의 눈은 온통 의문으로 가득했다.


“어떻게 된 거지?”


“예? 뭐가···”


“어떻게 무공을 익혔냐는 말이다.”


“······”


그랬다.

사실 남궁혁의 체질. 뇌운지체는 선천적으로 무공을 익히지 못하는 체질이었다.


해가 지날수록, 뇌기가 제 몸집을 불리고,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면 죽는 그런 체질인 것과 별개로,

그의 몸에 가득한 뇌기는 스스로를 제외한 나머지 것들을 잡아먹는다.


그 말인즉슨, 심공으로 내공을 쌓지 못한다는 소리였다.


그 사실을 아버지이자 가주인, 남궁류가 모를 리가 없었다.

가뜩이나 몰락하고 있던 남궁세가의 가세가 급속도로 기운 게 그의 몸을 고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 어떤 영약도, 심지어 신의(神醫) 어르신께서도 아직 고칠 방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싸매고 계시다. 그런데···”


남궁류의 시선이 흘깃- 남궁세린에게 향했다.

아버지의 시선을 받은 그녀가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 모습을 본 남궁류가 남궁혁을 보며 나직이 말했다.


“들었던 말들은, 도저히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벼락이라니···”


하지만 남궁혁은 남궁류의 궁금증을 당장 해결해줄 생각이 없었다.

당장 생각도 없었지만, 풀어주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왜냐고?


“나중에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단···”


이젠 한계였다.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찌릿-!!


회귀하자마자, 몸 상태도 생각 않고, 연이어 힘을 사용했다.

진즉 아슬아슬한 상태였던 것이, 단리목을 반병신으로 만들고 난 이후 정점을 찍었다.


‘···벌써, 두 번째인가?’


점점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눈앞에 아버지의 모습이 뿌옇게 보였다.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이 거꾸로 뒤집혔고.


털썩-!


‘그래도 핑계 대면서 빠져나갈 일은 없어서 좋네’


쓰러진 그를 향해 남궁류와 남궁세린이 다급하게 뛰어왔다.


“혁아!!”


“오라버니!!”










* * *








【상태창이 갱신됩니다!】


【무공 : 천뢰제왕신공(天雷帝王神功) 일단공(一段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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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뇌인(雷人) 24.09.12 831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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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황산에서 발견된 무덤. +3 24.09.03 1,120 16 10쪽
5 4. 준비 +1 24.09.02 1,081 18 10쪽
» 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1 24.09.01 1,125 19 10쪽
3 2. 남궁혁 +1 24.08.31 1,248 19 13쪽
2 1. 회귀(回歸) +1 24.08.30 1,412 15 11쪽
1 0. 서(序) +1 24.08.30 1,798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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