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 회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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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빛남
작품등록일 :
2024.08.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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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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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 황산에서 발견된 무덤.

DUMMY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반년 만에 찾은 가주전.

서류 더미에 파묻혀 있는 아버지, 남궁류를 본 남궁혁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빨리 왔구나.”


남궁류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탓일까. 그의 눈빛은 어딘가 퀭해 보였다.

하지만,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남궁혁을 본 그의 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채를 띄었다.


“···많이 달라진 거 같은데.”


반년만이었다.

이 집무실 안에서 쓰러지고 난 이후. 오랜만에 보는 아들의 얼굴이었다.


“갑자기 장원을 뛰어다닌다고 하더니, 제법 태가 나는 몸을 만들었구나.”


비리비리했던 전과는 달리, 옷을 입었음에도 태가 보이는 근육들.

적당한 그 근육들을 본 남궁류가 쉴 새 없이 놀리던 손을 멈췄다.


“단기간에 절대로 가능한 게 아닐 텐데, 어떻게 했냐 물어도 네 녀석은 답하지 않겠지.”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라는 것이겠지.


“예.”


“그럴 줄 알았다. 네 녀석은 그런 쪽에선 네 어미를 꼭 빼닮았으니.”


“······”


어머니라는 말이 나오자, 일순 집무실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렇기에 남궁혁은 곧장 본론을 꺼냈다. 중요한 건 그쪽이 아니었다. 애초에 찾아온 목적이 따로 있었으니까 말이다.


“왜 부르셨는지요.”


“···흠,”


남궁류가 슬며시 턱을 괬다.

무언가 고민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


“······”


잠깐의 침묵.

다행히 그 침묵은 길지 않았다.


“사실 많이 고민했다. 과연 이걸 네게 말하는 게 맞는지, 너를 보내는 게 맞는지. 네 형이 없는 지금, 그냥 포기할지.”


“······”


“하지만 지금 네 모습을 보니, 말해도 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그랬다.

몸을 만든 이유가 여기서 빛을 바랐다.


몸을 만든 것은 비단 체질뿐만이 아니었다.

다음 단계로 필연적으로 나가기 위한 단계였다.


아마,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면, 아버지는 단호하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그러한 경우도 여러 번 겪어봤다. 겪어봤으니 확신했던 거다. 아버지께서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윽,


“읽어보거라.”


남궁혁이 남궁류가 건넨 서신을 그대로 받았다.

이내 망설임 없이 그것을 펼쳤다.


촤르륵-!



【황산에서 발견된 무덤에 관해.】


황산.

산을 오르던 심마니가 하나의 거대한 무덤으로 통하는 문을 발견함.


겉으로 보이는 문의 모습상, 만들어진지 꽤나 오래된 걸로 추정됨.




‘역시.’


서신안엔 예상했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남궁혁은 모르는 척하며 남궁류에게 물었다.


“이게 뭡니까?”


“단리세가 쪽이 보내온 거다. 내용은 적혀있는 그대로고.”


“단리세가 쪽에서 말입니까?”


“그래.”


남궁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덤이니, 같이 탐사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하더군. 뭐···, 우리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


“반년 전, 그때의 일은 그쪽에서도 먼저 잘못한 것. 이미 사과받고 끝낸 일이니, 무덤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이상, 한 번쯤은 탐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었지.”


‘과연 끝났을까?’


남궁혁은 알고 있었다.

단리세가가 반년 전, 먼저 고개를 숙인 건, 이때를 위한 것이라는 걸.


그들이 이 무덤을 발견한 건, 아마 오래전이었을 거다.

문을 열고 그 안에도 이미 들어가봤겠지.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우리 가문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미리 고개를 숙인거다.


“그래서, 제가 가야 하는 겁니까?”


“너밖에 없다. 네 형은 무림맹에 있고, 세린이는 학관으로 떠났으니, 남은 건 너밖에 없지.”


남궁류가 남궁혁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싫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 사실 별로 보내고 싶지 않구나. 단리세가 쪽과 관계도 반년 전 끝났다곤 하나, 그들의 진정한 마음을 모를뿐더러,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곳에 너를 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으니까.”


“그런데 어째서 물어보시는 겁니까.”


“너도 어엿한 가문의 일원이니까.”


덤덤한 말이었다.


“자식이라고 내 멋대로 휘두를 수는 없지 않겠느냐? 적어도 너의 뜻은 들어봐야겠지. 무슨 수를 쓴 건지는 모르겠으나, 이제는 거동도 무리없어 보이니.”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남궁혁은 생각했다.


‘이래서 제가 아버지를 좋아하는 겁니다.’


다시금 반드시 가문을 지킬 이유가 마음에 새겨졌다.

이번엔 반드시 지킬 거다. 그러기 위해선 가야만 했다.


“더 이상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 말은···”


“가겠습니다.”


탁-


남궁혁이 서신을 제자리에 내려놨다.

그런 그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출발은 언제입니까?”


“내일이다.”


“알겠습니다.”


“그쪽에서 웬만하면 적은 수로 꾸려서 오라더군. 눈이 많으면 좋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아직까지 그 무덤의 존재를 아는 건, 단리세가와 그들과 연계된 소수의 가문. 그리고 우리뿐이니.”


“예. 금화만 데리고 갈 생각이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남궁혁이 그대로 몸을 돌렸다.

용건은 끝났다. 이제 돌아가 준비만 하면 된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내 그가 그대로 집무실을 나서려던 그때.


“아,”


남궁류가 잊은 것이 있다는 듯이 남궁혁을 향해 말했다.


“참고로, 반년 전, 너를 습격했던 놈들에 관해 여전히 알아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걱정 안 합니다.”


“그래, 그쪽은 아비에게 맡기고, 편히 갔다 오거라.”


“예.”


피식- 웃은 남궁혁이 그대로 집무실을 나섰다.

그가 나선 집무실엔 남궁류만이 다시금 홀로 남게 됐고.


“······”


홀로 남은 그는 남궁혁이 나간 문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창영(蒼影).”


분명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던 공간에 느닷없이 누군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검고 푸른 무복을 입은 사내였다.


“부르셨는지요.”


“혁이를 습격했던 놈들. 그놈들의 시체는 잘 보관하고 있나?”


“예. 혹시 몰라 보관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됐다.”


남궁류가 놓았던 붓을 들었다.

이내 다시금 손을 놀리기 시작한 그가 창영을 향해 나직이 말했다.


“몰래 따라갔다 오거라.”


“존명(尊命).”


창영.

고개를 꾸벅- 숙인 그가 그대로 집무실에서 사라졌다.


이런 저런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저 맹목적인 믿음이 그에게서 느껴졌고.

그런 창영이 사라진 자리.


스윽, 스윽,


다시금 남궁류가 업무를 보는 소리만이 나직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






한편,


덜컥-


방안으로 돌아온 남궁혁.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그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제 시작인가.’


회귀하고 난 이후.

모든 것들이 빠르게 진행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년이라는 시간이 허비된 만큼, 머뭇거릴 시간은 없었다.


적들은 이 시간에도 더욱 강해지고 있을 것이고, 중원에 드리운 암운은 더욱 짙어지고 있을 게 분명했다.


비록 이년이라는 시간을 그대로 날려버렸지만.

그 시간 이상의 능력을 얻었기에, 상관없었다.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됐다.


‘기다려라.’


단리세가가 그 시작이 될 거다.

물론, 아직은 그들을 상대하기엔 불안정한 상태였다.


무덤에서 반드시 일이 벌어질 텐데, 이 상태로 금화만을 데리고, 그곳을 찾아가는 건 어찌 보면 자살 행위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렇기에 가야만 했다.


‘검(劍).’


무덤에 잠들어 있을 검.

자신에게 딱 맞는 그 검만 있다면, 삼단공에 오르기 전까지, 이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다.


그렇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가야만 했다.


‘뭐, 사실 이 정도의 위험은 위험도 아니다.’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아흔아홉 번의 회귀. 그 수많은 회귀 속에서 겪은 위기들에 비하면, 사실 이 정도는 스쳐가는 정도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금은 과거보다 성장 속도가 더욱 빠르지 않은가?

충분했다. 지금 당장은.


“금화야. 밖에 있느냐?”


생각을 끝낸 남궁혁이 난데없이 금화를 불렀다.

밖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이 금화가 그의 부름에 답했다.


“네. 무슨 일이세요?”


“내일 아침에 갈 곳이 있으니, 채비하거라.”


“···내일 아침이요? 갑자기 어디를···”


“출발하면 알아. 준비부터 해.”


“네? 네···!”


금화가 급하게 어디론가 향하는 인기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인기척에 피식- 웃은 남궁혁 또한 슬며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금세 날은 밝아. 출발할 시간이 다가왔다.














* * *







서서히 여명이 떠오르고 있을 때.


“다녀오겠습니다.”


이른 아침.

준비된 마차에 오른 남궁혁이 마중나온 남궁류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래.”


가문의 직계가 어디론가 가는 것치곤, 마중나온 인원은 가주뿐이었다.

하지만 어ᄍᅠᆯ 수 없었다. 무덤으로 가는 건 비밀리에 움직이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조심히 갔다오거라.”


“예.”


자그마한 창 너머,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덤덤해 보이는 아버지의 얼굴에 깃든 걱정이 그의 눈에 선명히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애써 무시했다.

그리곤 곧장, 마부석에 있는 금화를 향해 말했다.


“가자,”


“네!”


금화의 당돌한 대답.

그것과 동시에 마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두 사람을 태운 마차가 황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그 황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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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절대 살려둬서는 안 될 놈인 거 같구나. 24.09.07 1,001 15 12쪽
9 8.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24.09.06 1,034 19 12쪽
8 7. 그거면 충분합니다. +1 24.09.05 1,044 15 12쪽
7 6. 내가 기다리라고 했냐? +2 24.09.04 1,045 17 11쪽
» 5. 황산에서 발견된 무덤. +3 24.09.03 1,122 16 10쪽
5 4. 준비 +1 24.09.02 1,082 18 10쪽
4 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1 24.09.01 1,125 19 10쪽
3 2. 남궁혁 +1 24.08.31 1,250 19 13쪽
2 1. 회귀(回歸) +1 24.08.30 1,414 15 11쪽
1 0. 서(序) +1 24.08.30 1,800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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