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 회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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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빛남
작품등록일 :
2024.08.30 11:31
최근연재일 :
2024.09.19 13:2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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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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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7. 제 주제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DUMMY


두두두두두두-!!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마차 안.


“······하아,”


남궁혁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어딘가고 가고 있는 듯한 마차 안. 가문에 있어야 할 그가 어째서 이 마차에 타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가기 싫은 건 알고 있다만, 이번엔 어쩔 수 없다.


-네 형을 보낼 수도 없고, 세린이는 나이도 어릴뿐더러, 학관에 도착했다고 하니, 빼 올 수도 없지 않겠느냐?


-년마다 열리는 자리. 불참한 지도 어언 오 년이 넘었다. 네 형이 무림맹으로 가기 전, 참가했던 것이 마지막이지.


-여태까진 혁이, 너의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고 보내지 않았으나, 이제 너의 관한 얘기가 슬슬 퍼지고 있는 이때.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다.


“당했다. 당했어.”


그래,

남궁혁은 뒤늦게 떠올렸다.


용봉지회(龍鳳支會).


정도(正道),

차후 정파를 이끌어갈 후기지수들의 모임.


‘잊고 있었어.’


그 모임이 열리는 때가 이 시기인 줄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당연했다. 애초에 남궁혁에겐 용봉지회는 그리 중요한 곳이 아니었다.

한 번도 가 본 적도 없었다.


보통 이 시기엔 몸을 고치기 바빴다.

게다가 고친 이후엔, 할 일이 산더미였기에, 갈 이유가 없었다. 대부분은 자신 대신 세린이가 갔다.


그런데 그 용봉지회에 자신이 가게 됐다.

이 또한 자신이 바뀜으로써, 변한 미래 중 하나겠지.


“······후우,”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린애들이랑 잠깐이지만 어울릴 생각 하니 몸에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까라면 까야지.’


남궁(南宮)이라는 울타리 안에 속해 있는 이상.

천둥벌거숭이처럼 멋대로만 행동할 수는 없다. 들어줄 수 있는 선, 해줄 수 있는 선에선 해주는 게 맞았다.


물론, 거절할 수도 있었다.

어린애들 놀음에 갈 필요는 없었다.

아수라교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 지금. 가문에서 그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가는 이유는 간단했다.


‘꼭 와달라···,”


주최 측인, 산동연가 쪽에서 자신이 ’꼭‘ 참가해주길 바란다는 초대장을 보냈다고 하였다.


굳이 왜 자신을 지칭해서 ’꼭‘ 참가해달라고 한 걸까?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는 형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냄새가 나.’


어찌 구린 냄새가 풀풀 나지 않는가?

아수라교, 그놈들의 냄새가 말이다.


산동연가.


그들은 전 회차에서도 가장 먼저 중원을 배신한 가문이었다.

그러니, 이 모든 게 놈들의 밑 작업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때였다.


덜컥-!


한참을 달리던 마차가 그 움직임을 멈췄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흠? 여긴 산동연가가 아닌 거 같은데.”


“아, 도련님은 모르시겠네요.”


“뭐가?”


“보통 용봉지회가 열리는 곳으로 가기 전, 근방에 있는 후기지수들과 같이 모여 가는 게 관례에요.”


“별 이상한 관례가 다 있군. 따로가면 편한 것을.”


남궁혁이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가는 길은 편할 줄 알았는데, 쯧.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왕 할 거라면 제대로 어울리는 게 낫다.


끼익-


남궁혁이 마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자그마한 마을. 한눈에 전경이 보일만큼 그 크기가 크지 않은 마을의 모습이 그의 눈에 보였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경유지.

합류하기 위한 장소로는 알맞은 거 같았다.


“벌써 해가 지고 있네.”


온통 붉게 물든 하늘.

긴 시간 쉬지도 않고 마차를 몬 금화의 어깨를 남궁혁이 토닥이며 걸음을 옮겼다.


“고생했다.”


“아니에요.”


금화가 베시시- 웃었다.

이내 그녀가 남궁혁의 뒤를 따르며 나직이 속삭였다.


“저 앞에 보이는 주루가 모이기로 한 장소에요.”


“그래? 우리가 제일 늦었을라나.”


“아마도요? 거리도 제일 멀었고···, 늦게 출발하기도 했으니까요.”


“같이 가는 인원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느냐?”


“개방의 후개 후보 중, 한 명이랑, 하남과 안휘 근방에 후기지수들? 이라고 들었던 거 같아요.”


“그 수가 많지는 않겠네.”


“네.”


대화를 나누며 걷던 두 사람.

자잘한 정보들에 대한 것들을 얘기하다 보니, 두 사람은 어느덧 목적지인 주루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앞에 도착한 순간.


“흠?”


비릿한 혈향(血香)이 남궁혁의 코끝을 찔렀다.

뭔가 이상했다.


“도련님.”


금화 또한 무언가 눈치챈 듯, 바로 검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 순간,


콰아아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주루의 벽이 그대로 부서졌고.


그 부서진 벽 너머,


“뭔데 이건 또?”


펼쳐진 광경에 남궁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 *








뭐랄까,


‘뭔데 이건?’


사람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마주하면, 잠시 당황한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남궁혁이 그러했다.


솨아아아아-


부서진 벽면 너머.


“후욱, 후욱-”


“이야, 역시 개방의 후개인가? 꽤나 버티는데, 독이 제대로 안 먹힌 건가? 다른 머저리들은 제정신을 못 차리던데. 큭큭,”


척 보기에도 벌어진 범상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게 뭔가 싶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궁금했다.


그렇다면, 직접 물어보는 게 답 아니겠는가?


“어이, 거지 형씨.”


남궁혁이 거친 숨을 몰아 내쉬고 있는 사내를 불렀다.

그 순간,


“···음?”


“···뭐냐, 네놈은?”


부서진 벽면 너머.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던 이들의 시선이 남궁혁에게 쏠렸다.


남궁혁은 그 시선들을 덤덤히 받아넘겼다.

그에게 지금 중요한 건, 이런 주목 따위가 아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를 아는 거지.


남궁혁이 거지, 소호에서 한 번 마주쳤던 은천 소속, 걸치성을 보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후우,”


남궁혁의 물음에 걸치성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의 한숨이었다.


“일단 상황이 급하니, 간략하게 말하자면, 습격당했습니다.”


“습격? 저놈한테?”


걸치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앞에 있는 괴한에게 향했다.


“저놈?”


남궁혁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괴한.

그의 붉게 물든 손을 보며 걸치성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놈, 오혈(五血) 중, 한 명인 잔혈수(殘血手)입니다. 쉬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치더군요.”


“오혈?”


“예.”


남궁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혈. 들어본 적 있다.


사파와 정파.

두 곳, 어느 곳에도 적을 두지 않고,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자들.


다섯 명의 살인귀.

그들을 일컬어 오혈이라 부른다.


저지르는 악행으로 보아, 진즉 무림공적으로 몰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워낙 신출귀몰하기도 하고, 가진 무위가 뛰어나기 때문에, 중원의 골칫덩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 오혈이었다.


그런 놈들 중, 한 명이 느닷없이 들이닥쳤다?


‘구린내가 철철 나네.’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물론, 느닷없이 들이닥칠 수도 있다. 알고 있기로 오혈, 그들은 워낙 제멋대로이긴 하니까.


하지만, 이 상황 우연치고는 참 공교롭다.

일단, 걸치성과 후기지수들 몸 안에서 느껴지는 것, 독이었다. 게다가 그 독의 종류는 자신이 몹시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만약, 저 독이 아니었더라면, 걸치성과 후기지수들이 저놈에게 이리 속수무책으로 당할 일은 없었을 거다.


그 말인즉슨,


‘애초에 노린 거라는 거지.’


잔혈수는 애초에 저들이 독에 당한 걸 알고 있었다.

어떻게? 아마 내통하고 있는 자가 있었을 거다.

후기지수들이 바보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냉큼 받아먹었을 리는 없다. 그정도로 바보는 아닐 테니까.


주방장.

저들이 먹은 음식을 만든 주방장에게 누군가가 독을 건넨거다. 그리고 그 건넨 자는 십중팔구 ···


‘후기지수 중, 한 명이겠지. 주방장도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음식에 넣었을 리는 없으니까.’


물론, 확실하진 않았다.

그러나, 남궁혁은 이 가정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고?


부서진 벽면 너머.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끝. 하나의 그림자를 본 남궁혁이 씨익- 웃었다.

그 순간,


훅-!


들켰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림자가 급히 모습을 숨겼다.


‘암만, 숨어봐라.’


어차피 도망쳐도 소용없다.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까.


그렇기에 중요한 건 그쪽이 아니었다.

이 모든 가정들을 확실하게 만드려면, 일단 눈앞에 있는 잔혈수인가 뭔가 하는 놈부터 치우는 게 우선이었다.

남궁혁의 시선이 잔혈수에게 향했다.


“내가 눈앞에 있는데, 이 나를 무시해? 이 잔혈수를?”


남궁혁과 걸치성, 두 사람 간에 잠깐의 대화.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잔혈수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가뜩이나 흉측한 얼굴, 와락- 인상을 쓰니 더더욱 흉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우우웅-!!


“죽여주마. 아주 갈기갈기 찢어, 짐승들의 먹이로 던져주지.”


아주 화가 단단히 났는지, 그의 붉은빛 손은 전보다 더욱 붉게 물든 상태였다.

가뜩이나 흉포했던 기세는 이젠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그 흉포한 기세가 남궁혁을 그대로 집어삼킬 것처럼 보였다.


구구구구궁-!!


잔혈수가 내뿜는 기세로 주루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가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 감히 나를 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이내,


탓-!


맹렬한 기세를 품은 잔혈수가 두 눈을 번뜩이며, 남궁혁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제 주제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번쩍-!!


나지막한 목소리와 동시에, 번뜩이는 한 줄기 섬광.


“거슬리게 하지 말고, 도련님의 앞길을 막지 말아 주시길.”


툭-, 데구르르르르.


위협적인 기세로 달려들려던 잔혈수의 목이 허무하게 바닥을 굴렀다.


“······?”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후기지수들은 순간 이게 뭔가 싶었다.

그리고 벌어진 상황을 깨달은 그들의 눈이 경악으로 점차 물들기 시작했고.


그런 그들을 뒤로,


“자,”


남궁혁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걸치성을 보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이제 자세히 들어볼까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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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회귀(回歸) +1 24.08.30 1,546 15 11쪽
1 0. 서(序) +1 24.08.30 1,970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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