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 회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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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빛남
작품등록일 :
2024.08.30 11:31
최근연재일 :
2024.09.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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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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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6. 용봉지회요? 거길 왜 갑니까?

DUMMY

나흘 뒤.



“······”


남궁혁은 정원 한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아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벌써 나흘째 이러고 있었다.

화월과의 만남 이후. 그는 줄곧 이 상태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남궁혁은 화월이 찾아온 것 때문에, 그때 하지 못했던 것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라있었고.

잠시 후.


스윽,


나흘 내내 감겨 있던 남궁혁의 눈이 슬며시 떠졌다.

떠진 그의 눈은 놀람으로 가득했다.


“······나쁘지 않은데,”


남궁혁이 슬며시 손을 폈다.


파지직-!


손에 피어오른 한 줄기 벼락.

희끄무리했던 전과 달리, 선명한 백색 뇌기를 보며 그는 특성의 효과를 다시금 체감했다.


“뇌인(雷人)···”



----------------------



【특성 : 뇌인(雷人)】


【뇌기를 펼칠 수 있게 됩니다.】


【효과 : 육체를 뇌기(雷氣)를 다루기 적합한 육체로 서서히 바꾼다.】


----------------------



몸과 정신의 불균형.

이것을 해결하는데 꽤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했다.


불균형을 해결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그저 많이 다루는 것.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지금도 그 방법이 변한 건 아니었다.

쓰면 쓸수록, 머리가 알고 있는 것과 몸이 알고 있는 것이 서서히 균형이 맞아들어갈 거다.


다만, 이 특성의 효과로 인해, 그 시간이 대폭 단축될 듯 싶었다.

지금 이 상태로 보아 말이다.


몸과 정신의 불균형. 전 상태가 십(十)의 불균형이었다면, 지금은 팔(八)정도 되는 거 같았다.

고작 두 단계 차이가 아니느냐? 라고 물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불균형에선 단순한 두 단계 차이라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막상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맡기려고···, 쯧.”


힘.

주어진 힘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뭐, 그래도 복잡하게 생각하진 않을 거다.

이미, 충분히 대가들은 치루고 있으니까 말이다.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그저 그 멸망의 근원. 그것만 죽이면 될 뿐이야.”


목표했던 바.

그것만 이루면 그만이다.


그러니, 더 이상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남궁혁은 얼마 전, 소호 근방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강시.”


강시(僵尸).

천고의 마물. 존재해서는 안 될 마물이었다.


전 회차엔 이 강시로 인해 꽤나 골치가 아팠었다.

그렇지 않은가? 도검(刀劍)이 듣지 않는 몸. 기(氣)를 유형화시킬 수 있어야만 강시를 벨 수 있다.


그런 강시가 적어도 수백구였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놈들은 전쟁에서 생긴 시체를 모조리 강시화 시켰으니.


그렇기에 이번 소호 행.

놈들이 강시장(僵尸場)이라 불리는 그곳을 작살낸 건 아주 의미가 컸다.


‘생강시’


생강시(生僵尸).


살아있는 강시.

일반적인 강시와는 달리, 이지를 가진 강시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소호, 강시장이었다.


그리고 그 미완성의 생강시는 현재 가문 내에 있었다.


“어르신이라면 고칠 수 있다.”


본래 이미 강시화(僵尸化)가 시작된 사람은 되돌릴 수 없다.

다만, 전 회차, 신의 어르신께서 한 말을 늘 기억하고 있었다.


-쯧, 진즉 발견했더라면, 놈들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떻게 말입니까?


-생강시. 이거, 보통 강시 만드는 것과 다른 제조 방식이다. 그러니, 강시화가 많이 진행된 게 아니라면, 다시 되돌릴 수 있어.


그렇기에 굳이 소멸시키지 않고, 가문으로 데려온 거다.

물론···, 아이 앞에서 부모를 죽이기도 싫었고.


“믿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쪽은 신의 어르신께 알아서 맡기면 된다.


그렇다면 다음은?


“은천(隱天)”


은천(隱天).

소호, 강시장에서 마주친 집단.


이 집단에 대해선 딱히 아는 게 없다.

전 회차에서도 그리 많은 접점은 없었달까?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아수라교와 은천은 원수와도 같은 사이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번 회차에선 그들과 많이 마주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원래라면, 소호, 강시장, 거기서 은천 무리들이 모조리 죽었을 테지만, 나로 인해 결과가 뒤바뀌었으니.’


미래는 자그마한 행동으로 바뀐다.

본래라면 이때 은천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을 거다.


그러나, 지금 그들과 자신이 서로를 인식했다.

그리고 자신의 힘까지도. 그렇다면, 이번 회차는 전 회차와는 반드시 다를 거다.


목표가 같은 걸로 보이니, 언젠가 그쪽에서 먼저 접촉해 올 게 분명하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단리세가 쪽인가.”


남궁혁이 슬며시 제 허리춤을 내려다봤다.

푸른 빛깔 검집. 창천검(蒼天劍)을 보며 그가 피식- 웃었다.


“아마, 이제 더 이상 여유롭게 나오진 못할 텐데?”


창천검(蒼天劍).


이 검은 비단 자신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단리세가, 아니, 아수라교에도 아주 중요한 신물 중 하나였다.


무슨 이유 때문에 그들이 이리 창천검을 원하는지는 몰랐다.

창천검은 애초에 초대 가주님의 것이었으니.


다만,


“아수라교. 네놈들이 남궁(南宮)이라는 이름에 학을 뗀다는 건 분명하지.”


아수라교는 남궁(南宮)을 어떻게든 없애려 한다.

남궁의 흔적이 남은 건 모두 다 지워버리려 한다.


하지만 그토록 지우려했던 것.

벼락(雷).


그것이 자신의 손에 다시 복원됐다는 걸 알면 놈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일부러 소호, 강시장에 남긴 흔적을 지우지 않고 왔다.

그곳에 남겨진 뇌기. 그걸 놈들은 분명 발견했을 거다.


그렇다면 놈들은 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급할수록 실수하기 마련이지.”


소호, 강시장에서 일이 있은 지도 벌써 닷새.

이제부터는 기다리면 된다.

움직이고 있을 놈들이 조급함에 실수하기를. 자신에게 명분을 만들어주기를 말이다.


그때였다.


저벅,


가로막고 있는 담벼락, 저편에서 익숙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 익숙한 인기척의 주인은.


“도련님.”


금화였다.

조심스레 열린 문 너머로 들어온 그녀가 남궁혁을 보곤 고개를 꾸벅- 숙였다.


남궁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리 이른 시간에 어쩐 일이냐?”


“저도 이리 이른 시간에 오고 싶진 않았는데, 가주님께서 도련님을 찾으셔서요.”


“음? 아버지께서?”


“네.”


금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로?”


“저야 모르죠?”


하긴, 금화가 알 리가 없다.

아버지께서 굳이 말씀하셨을 리는 없으니.


그렇다면, 가봐야 한다는 건데···


‘이 시기에 뭐가 있었더라···’


남궁혁이 슬며시 몸을 일으켰다.

중요한 것 말고, 이 시기에 뭐가 있었는지 기억을 해놓지 않아, 긴가민가했다.


“뭐, 일단 가보면 알겠지.”


“네.”


몸을 일으킨 남궁혁이 앞장 섰다.

그 모습을 본 금화가 다급히 몸을 움직였다.


“제가 앞장 선다니까요!”


“누가 앞장 서든, 그게 무슨 상관인데.”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티격태격하며, 가주전이 있는 쪽으로 향했고.


“그 어느 곳에서 주인이 앞장서요!”


“주인? 내가 왜 네 주인이야, 가족이지.”


“······그런 말 막 하시면 안 돼요!”


그런 두 사람 사이.

향긋하고 시원한 바람이 나부끼고 있었다.






* * *








남궁세가 가주전.



“왔느냐.”


“예.”


평소와 달리, 업무를 보지 않고, 창밖을 보고 있는 남궁류.

그 모습을 본 남궁혁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오늘은 어째 여유가 좀 있으신 거 같습니다.”


“여유?”


“아버지 손이 쉬는 모습을 처음 봐서 말입니다.”


“아,”


남궁류가 피식- 웃었다.


“자식이 사고치는 것만 아니면, 딱히 처리할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말이다.”


“···크흠”


남궁혁이 헛기침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요 근래 좀 심하긴 했다.

드러난 부분도 그런데,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알게 되신다면 어떨까?


‘아무렇지 않으실 거 같은데.’


단리명을 죽인 것.

무덤에서 있었던 일. 소호에서 있었던 일.


그 모든 걸 알게 되더라도, 막상 아버지는 별말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자신의 아버지였으니까.


방관이 아닌, 믿음.

어떠한 모습을 보이든, 한결같은 믿음을 보이시는 게 아버지. 남궁류였다.


“그나저나, 제가 데려온 부인과 아이는 좀 어떻습니까?”


“부인은 네가 깨우지 말라 했기에, 건드리지 않고 있고, 아이는 잘 챙기고 있다. 금화가.”


“금화가 말입니까?”


“그래. 제 동생이랑 같은 나이 또래지 않느냐.”


“하긴···,”


남궁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아이에게 한없이 정을 주는 것이 금화의 면모이니.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네.’


하물며 데려온 이유라도 물을 법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신다.


그 이유는 두 가지겠지.

믿음과 대략적인 이유를 알고 있는 것.


“안 궁금하십니까?”


“부인과 아이를 데려온 것 말이냐? 아니면, 무덤에서 있었던 일 말이냐.”


“둘 다요.”


“궁금하긴 하다만, 캐묻고 싶진 않구나. 그리고 부인을 데려온 이유는 어르신께 보여드리기 위함인 게 보이니, 상관없고.”


역시 대략적인 이유를 알고 계셨다.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이래서 아버지가 좋다니까.


뭐, 소소한 얘기는 이쯤이면 됐고.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절 부르신 이유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 차례다.

남궁혁과 남궁류의 눈빛이 동시에 변했다.


“용봉지회라고 들어봤느냐?”


“···용봉지회?”


남궁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강 들어본 적이 있는 거 같다.


“그거, 후기지수들 모임 아닙니까?”


“뭐, 맞다. 일종의 가문 후계자들의 친목 도모의 장소이지.”


“그런데 그건 왜요?”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생각이요?”


후기지수들의 모임.

겉만 번지르르하지, 실상 누가 더 잘났냐 자랑하는 그런 애새끼들 모임 아닌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 가볼 생각은 없느냐?”


“당연히 없죠. 시간 아깝게 거길 왜 갑니까. 할 것도 많은데.”


남궁혁이 질린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절대 가기 싫은 곳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인생은 그의 생각대로만 굴러가지 않는다.


“그래? 어쩔 수 없구나.”


남궁류가 남궁혁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남궁혁은 그때 알았어야 됐다.

저 미소의 의미를.


하지만,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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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준비 +1 24.09.02 1,082 18 10쪽
4 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1 24.09.01 1,126 19 10쪽
3 2. 남궁혁 +1 24.08.31 1,250 19 13쪽
2 1. 회귀(回歸) +1 24.08.30 1,414 15 11쪽
1 0. 서(序) +1 24.08.30 1,802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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