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 회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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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빛남
작품등록일 :
2024.08.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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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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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 천뢰제왕검법(天雷帝王劍法). 뇌우(雷雨)

DUMMY



파지직-!!


“하아,”


전장에 내려친 벼락.

그 벼락이 내려꽂힌 곳에서 한 사내가 슬며시 몸을 일으켰다.


“······”


“······”


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언제, 어느 때 봐도 마음에 들지 않아.”


파지직-!


두 눈이 완전히 백색으로 물든 사내.

몸 주위에 희끄무리한 백색 뇌기(雷氣)가 돌아다니고 있는 그의 모습은 무어라 형용할 수가 없었다.


마치,


‘···천장(天將)?’


천계(天界)에 있는 장군의 모습이 저러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만큼 신비로웠고, 범상치 않았다.


하지만 아수라교.

그들에겐 그저 자신들의 계획을 방해한 이에 지나지 않았다.


아수라교 사내, 십호의 시선이 사내. 남궁혁에게 향했다.


“···뭐냐, 네놈은.”


머릿속에 경종이 울렸다.

이토록 강한 경고는 난생처음이었다.


“······”


마치 천적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절로 웅크려드는 그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남궁혁의 품속에 안겨 있는 여인.

자신들이 완성한 실험체. 이제 걸작이 될 일만 남아있던 강시가 축- 늘어져 있었다.


누가 봐도 죽은 듯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선명히 느끼고 있었다.


‘어ᄄᅠᇂ게···’


강시.

죽음으로서 막을 수 있다는, 그 마물이 죽지 않고 의식을 잃었다는 것.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그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엄청난 일이었다.

강시는 애초에 이미 죽은 자.


이미 죽은 마물이 어떻게 의식을 잃겠는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십호가 알고 있던 상식이 부정당했다.

여태 여유로웠던 그의 모습이 지금 이 순간, 흔들리고 있었다.


남궁혁의 등장.


그것으로 인해, 철옹성같던 십호의 마음에 금이 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어, 엄마!”


축- 늘어진 어미를 본 아이의 눈망울에 물기가 차기 시작했다.

목소리 또한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뒤이어 들려온 목소리.

나직한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이의 떨림은 귀신같이 멈췄다.


“······”


마음이 절로 편해졌다.

그저 덤덤한 목소리일 뿐이었다. 그러나 아이에겐 그 무엇보다 따뜻한 목소리였다.


“······감, 사합니다.”


아이가 작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하지만 이내 아이는 품속을 뒤졌다.


“···흡, 흐읍”


울음을 참으며,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는 듯한 아이.


“뭐, 라도 드려야···, 드려야 하는데···”


품속을 뒤지는 아이의 손이 덜덜- 떨렸다.

그때였다.


스윽,


남궁혁이 몸을 숙였다.

물기 가득한 아이의 눈을 마주보며,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엇을 그리 찾고 있는 거냐.”


“···흡, 형한테, 형한테 줄만한 거···”


“나한테 줄만 한 거?”


“···네.”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도움을 받았으면,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고···, 대가를 드려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데, 흡···”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아이는 대가로 건넬만한 걸 찾을 수가 없었다.

아니, 있었다.


스윽,


“······”


흙으로 만든 가락지.

어머니에게 주려고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든 그것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었음에도, 대가로 건네주기엔 너무도 초라해 보였다.


“···이건, 아니야.”


자신과 어머니에겐 소중할지라도, 그건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 누군가가 보기엔 쓰레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아이가 잘 알고 있었다.


주르륵-


어찌할 바를 모르던 아이가 눈물을 흘렸다.

이미 눈물 자국으로 엉망이 된 아이의 얼굴.


그 모습을 보던 남궁혁이 돌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이거, 아니에요, 이런 거 아니···”


남궁혁의 웃음에 아이가 황급히 가락지를 감추려했다.

하지만 그런 아이의 행동은 이내 멈출 수밖에 없었다.


스윽,


볼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


“왜 숨기려는 것이냐.”


눈물 자국으로 가득한 얼굴을 닦아주는 따뜻한 손길에, 아이가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


“혀, 형에겐 필요 없을 거 같아서··· 흡,”


아이의 말이 맞았다.

남궁혁에겐 필요 없는 물건이었다.

조잡한 가락지. 아이의 손으로 만든 가락지는 다 큰 사내가 끼고 다니기엔 몹시 비루하게만 보였다.


하지만,


“자, ”


남궁혁은 거리낌없이 아이의 손에 들려있던 가락지를 가져갔다.

그리곤 그대로 자신의 손에 꼈다.


“어떠냐?”


“······”


망설임없는 행동이었다.

남궁혁은 정말로 마음에 든다는 듯이, 가락지를 끼고 씨익- 웃고 있었다.


“잘 어울리냐?”


아이의 눈에 다시금 물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는 전과 달리 웃었다.


“···아니요.”


전과 달리 환한 미소를 지은 아이.


“형한텐 역시 안 어울리는 거 같아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아이를 본 남궁혁이 씨익- 웃었다.


“그러냐? 그런데 어쩌냐, 나는 마음에 드는데.”


“······”


아이가 눈물을 꾹- 참았다.

남궁혁의 마음. 그것이 절실히 느껴졌다.


“이거면 대가로 충분하네. 그러니까···”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며 다시금 환히 웃는 남궁혁을 본 순간.

아이의 마음속엔 하늘(天)이 생겼다.


남궁혁이라는 하늘이.


“잠깐만 자고 있거라.”


“···네.”


아이가 살포시 두 눈을 감았다.

남궁혁은 조심스레 아이의 목덜미를 쓸었다. 그 순간, 아이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스윽,


의식을 잃은 아이.

아이를 어미와 같이 조심스레 한 곳에 놓은 남궁혁이 몸을 일으켰다.


파지직-!


그런 그의 모습은 방금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제 너희들이 대가를 치러야지?”


십호.

그와 그의 주변에 가득한 아수라교 교인들을 보는 눈은 싸늘했고,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그 때문일까?


꿀꺽-,


호숫가 주변의 공기마저 달라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남궁혁.


저벅,


가라앉은 분위기 속.

그만이 여유로울 뿐이었다.


천천히 다가오는 남궁혁을 보며, 십호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거기까지 하는 게 당신에게도 좋을 거요. 우리와 척을 졌다간···”


“척을 졌다간?”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 그 모든 것들이 파멸을 맞이하겠지. 우리는 한 번 건드린 적을 가만히 두지 않거든.”


오싹한 협박이었다.

아수라교의 실체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은천 사람들의 눈이 가라앉았다.

허장성세 같은 말처럼 들려도, 그들은 십호의 말이 사실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큭, 하하하하!”


그들은 알까?

그 실체에 누구보다 가까이 간 것이 바로 남궁혁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당신이 누군지 모르겠으나, 이대로 물러간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여기겠소.”


십호가 다시금 덤덤한 모습을 되찾았다.

눈앞에 있는 사내. 범상치 않아 보이긴 하나 그뿐이었다.

지금 자신에겐 압도적인 전력이 있었다.

교인들을 제외하고도 강시라는 전력이.


“그러니 목숨이라도 보존하고 싶거든, 그냥 물러가시오. 이게 내 유일한 자비이니.”


“이야, 강시가 정말 대단하긴 한가 봐. 고작 십 번 주제에 내 앞에서 뻗대다니.”


“···뭐?”


하지만 그들은 알아야만 했다.

남궁혁이 이곳을 찾아온 이유. 자신감있게 찾아온 이유를 말이다.


“···내가 십 번인 걸 어떻게?”


“모를 리가.”


그러나 그 불안함을 눈치챘을 땐 이미 늦은 이후였다.


스릉,


남궁혁이 허리춤에 걸어 뒀던 창천검을 뽑았다.


파지직-!


백색의 뇌기.

그것이 감도는 검을 하늘로 들어 올린 남궁혁.


그가 십호를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이미 한 번씩 죽여봤던 놈들인데.”


“···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이미 죽여봤다니? 쎄한 의문이 십호를 잠식했다.


“어차피 고작 십 번이면, 여기가 끝은 아니겠네? 하긴 그렇겠지. 그럴 수밖에 없겠지.”


의문은 남궁혁의 말을 들을수록 더욱 커졌다.

그러나 그 의문을 풀 시간은 오지 않았다.


파지지지직-!!!


“저승에서 지켜봐.”


날뛰기 시작한 뇌기(雷氣).

그 뇌기가 감도는 검을 남궁혁이 자연스레 상단에서 하단으로 휘둘렀고.


“네놈들이 숨겨놓은 것들, 내가 하나씩, 하나씩, 다 부숴줄 테니까.”


그 순간.


“천뢰제왕검법(天雷帝王劍法). 1식”


번쩍-!!


하늘.

하늘에서 벼락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뇌우(雷雨)








* * *










솨아아아아아-


호숫가 주변에 일어난 흙먼지.


“······”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얼굴은 멍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파지직-!!


방금, 이곳에서 벌어졌던 일.

그것을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한 이들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벼락의 비.

뇌우(雷雨)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갔다.


말 그대로 재해(災害)였다.

그런데 그 재해를 부린 게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이게 무슨···”


걸치성을 비롯한 은천의 시선이 방금까지 아수라교 교인들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친 뇌우가 모든 걸 잿더미로 만들었고.

그 잿더미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사내를 보며, 걸치성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 당신은 뭡니까.”


말이 안 되는 무위.

경지의 고하를 떠나, 인간이 부리면 안 되는 힘을 다루는 사내와 그의 눈이 마주쳤다.


“저 말입니까?”


어딘가 피곤한 듯한 사내의 눈.

이내 그 눈꼬리가 슬며시 휘어졌다.


“남궁혁. 제 이름입니다.”


“남궁혁···? 남궁혁이라면···, 설마···!!”


“쉿.”


남궁혁이 입가에 손을 가져다댔다.

거기까지 하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럴 시간 없을 겁니다.”


“···그게 무슨?”


그때였다.


두두두두-!


저 멀리서 느껴지는 인기척.

몹시 빠르고, 사나운 그 인기척에 남궁혁이 고개를 까딱거렸다.


“당신들, 정체가 드러나선 곤란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쯤에서 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


걸치성의 눈이 일순 깊게 가라앉았다.

남궁혁의 말은 마치 자신들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의문은 지금 당장 풀 수 없었다.

남궁혁의 말대로 정체가 들켜서 좋은 건 없었다.


“···반드시, 반드시 다시 보게 될 겁니다. 우리는.”


“예. 그러니 얼른 가십쇼.”


“······”


남궁혁을 빤히 보던 걸치성이 몸을 돌렸다.

그 순간,


후욱-!


그와 은천이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주르륵-


남궁혁의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


“후우···. 죽을 거 같네.”


몸이 보내는 격렬한 신호에 그가 피식- 웃었다.

몸은 진즉 한계였다. 근데 거기에 더해 더 힘을 쏟아부으니, 멀쩡할 리가 없었다.


파지직-!!


창천검.

몸에 가해지는 부담을 일부분 대신해주고 있는 이 검이 아니었더라면, 진즉 쓰러졌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역시, 다시 생각해도 먼저 얻길 잘한 거 같았다.


“에고,”


뭐, 그렇다고 해서 검이 만능은 아니었다.

말했듯, 일부분 대신해줄 뿐이지, 완벽히 대신 부담을 져주는 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뿐이면 어딘가?


“이렇게 힘을 썼는데도 쓰러지지 않은 걸로 검의 쓸모는 다 한 거지.”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그 순간이었다.


번쩍-!!


멀리서 느껴지던 인기척.

그것이 점점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그의 눈에 보였다.


“도련님-!”


한 줄기 빛.

섬광처럼 쇄도하는 이는 몹시 익숙한 얼굴이었다.


“딱 맞춰서 왔네.”


창영.

그가 절대 순순히 돌아갈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돌아가란다고 돌아가는 바보가 어딨겠는가? 설사 돌아갔더라도 아버지에 의해 다시 왔을 게 분명했다.


남궁혁은 그 모든 걸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어린애 아니라니까, 참.”


물론, 언제 올지, 어디서 있을지, 그건 몰랐지만, 이 정도면 됐다.

아주 적절한 때에 창영이 왔다.


남궁혁의 시선이 곤히 잠든 여인과 아이에게 향했다.


“그래도, 손 하나는 생겼네.”


힘겹게 둘이나 안고 돌아갈 필요가 없게 된 지금 이 상황.

남궁혁이 씨익- 웃으며, 저 멀리 있는 창영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어, 늦으셨습니다.”


아주 반갑다는 듯이.

어서 오라는 듯이 말이다.











* * *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남궁혁과 창영이 한 여인과 아이를 데리고, 남궁세가로 복귀했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그로부터 나흘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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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뇌인(雷人) 24.09.12 831 17 11쪽
» 13. 천뢰제왕검법(天雷帝王劍法). 뇌우(雷雨) 24.09.11 869 15 12쪽
13 12. 지독한 함정 24.09.10 891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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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 절대 살려둬서는 안 될 놈인 거 같구나. 24.09.07 1,001 15 12쪽
9 8. 내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24.09.06 1,033 19 12쪽
8 7. 그거면 충분합니다. +1 24.09.05 1,044 15 12쪽
7 6. 내가 기다리라고 했냐? +2 24.09.04 1,043 17 11쪽
6 5. 황산에서 발견된 무덤. +3 24.09.03 1,121 16 10쪽
5 4. 준비 +1 24.09.02 1,081 18 10쪽
4 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1 24.09.01 1,125 19 10쪽
3 2. 남궁혁 +1 24.08.31 1,249 19 13쪽
2 1. 회귀(回歸) +1 24.08.30 1,414 15 11쪽
1 0. 서(序) +1 24.08.30 1,799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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