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 회귀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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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빛남
작품등록일 :
2024.08.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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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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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뇌인(雷人)

DUMMY

“주군.”


“음?”


남궁세가 가주전.

여전히 산처럼 쌓인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남궁류를 창영이 조심스레 불렀다.


“정말 아무것도 묻지 않으실 생각이신 지요?”


“무엇을 말이냐.”


“둘째 도련님이 벌인 이들, 그것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으신 겁니까?”


나흘.

남궁혁이 가문으로 복귀한 지도 벌써 나흘째였다.


복귀한 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그가 밖에서 한 행동들은 누구나 의문을 품을만 했다.


하지만, 가주는 여태까지 그 어떠한 것도 남궁혁에게 묻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창영은 의아했다.


“궁금하지.”


그 의문이 담긴 시선에 남궁류가 덤덤히 답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하루가 불안했던 아들이 갑작스레 활력을 찾은 것. 그 아들이 척 보기에도 상태가 이상한 여인과 아이를 데리고 온 것.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느냐?”


“그런데 어째서···”


“궁금하다고 해서, 다 물어봐야 하는 건 아니다.”


“······”


“그저 자기가 정한 선(線), 대의(大義)만 지키면 될 뿐이야.”


믿음.

남궁류의 덤덤한 목소리에선 남궁혁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창영 또한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남궁혁은 그런 존재였다.


“창영. 네가 그러지 않았느냐. 적어도 나쁜 짓은 하지 않은 거 같다고.”


“예.”


“그러면 된 거 아니겠느냐.”


간단한 결론이었다.

한 가문. 과거, 찬란히 빛났던 남궁(南宮).

지금은 비록 그 위세가 많이 기울었다곤 하나, 명망 높은 가문을 이끄는 주인치곤 무책임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그럴만 했다.


남궁혁이라는 이름.

이 이름이 주는 의미는 남궁에게 아주 컸다.


“창영, 기억나느냐.”


“어떠한 것이···”


“다 죽어가는 몰골로, 골방에서 나와 내게 두꺼운 책을 건네주던 그 아이의 모습.”


“······”


기억났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다 죽어가는 몰골로 건넨 책엔 무공 구결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지.”


비화(祕話)이자, 비화(悲話)였다.


“그걸 처음봤을 당시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문의 모든 무공을 완전히 재정립했으니 말이지요.”


“그래. 고작 열한 살. 그 어린 나이에 말이다.”


“하지만 둘째 도련님이라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섯 살 때, 가문의 모든 무공을 섭렵한 희대의 천재(天才).”


“첫째 도련님과 함께 남궁이라는 이름을 다시금 찬란하게 만들 기린아(麒麟兒).”


“그래, 그것이 혁이였다.”


남궁류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창밖, 남궁혁이 있는 전각 쪽을 보는 그의 눈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체질이 발작해 죽어가면서도, 가문의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스스로를 가둔 아이다. 스스로 방법을 찾겠다고. 그리고 동시에 가문을 위해 무공 또한 재정립했지.”


“······”


“그러니, 난 궁금해도 그 아이에게 묻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가 먼저 말할 때까지.”


“······”


“항상 마음속에 가문을 품고 사는 아이다. 똑똑한 아이니, 모든 일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우린 그저 이제 날아오르려는 그 아이를 보호해주면 될 뿐이다.”


“예.”


창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그는 한 치의 의심도 하고 있지 않았다. 남궁혁이 가문의 해를 가할 만한 일을 할 거라는 걸.


그건 가문에 있는 모든 가솔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외부에서 남궁혁을 향한 시선이 어떻더라도.


남궁(南宮).


남궁이라는 이름하에 있는 이들은 남궁혁을 끝까지 믿을 것이다.


“혁이가 데려온 여인의 상태는 여전한가?”


“예. 여전히 죽은 듯이 잠만 자고 있습니다. 도련님께서 웬만하면 깨우지 말라고 하더군요, 대참사가 나기 싫으면.”


“···흠,”


남궁류가 턱을 괬다.

무언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어르신께서 도착하실 때까지, 그대로 둬야겠구나.”


“예. 신의 어르신께서 가문을 방문하실 때까진,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시체는?”


“반년 전, 도련님을 습격했던 시체라면,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빙구(氷球) 속에.”


“그럼, 됐구나. 어르신이 오기만 기다리면 되겠군.”


“예.”


창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의가 도착할 때까지 남은 시간은 칠 주야.

늦어도 보름이었다. 그때까지 여인과 시체는 잘 지키기만 하면 됐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였다.


“지금 혁이는 지금 뭐 하고 있더냐?”


이 모든 일의 원흉.

남궁혁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 *








드넓은 남궁세가.


그중에서도 특히 구석진 곳에 위치한 전각.

곧 떠날 이가 머무는 곳처럼 휑한 정원에 한 사내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


남궁혁이었다.

그는 두 눈을 감은 채로, 창천검을 하늘로 들어 올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알 수가 없었다.


다만,


파지직-!!


백색(白色)의 뇌기(雷氣).

그것이 점차, 창천검으로 모이고 있었고.


이윽고,


쿠궁-!!


자그마한 뇌성(雷聲)과 함께,

푸른 빛깔이었던 창천검의 검신을 백색의 뇌기가 완전히 감싼 순간.


훅-!


남궁혁이 창천검을 그대로 아래로 휘둘렀다.

그리고 그 뒤에 펼쳐진 결과는 예상외로 허무했다.


파스스-


그대로 세상을 덮칠 것 같던 뇌기가 허무히 흩어졌다.

맹렬한 기세와는 다른 허무한 결과였다. 그러나,


“좋네.”


어느샌가 눈을 뜬 남궁혁의 입가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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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의 뇌기(雷氣)를 조절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새로운 무공을 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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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익혔다.

마지막 회귀가 시작되고, 반 년이 이제 막 지났을 무렵.


신공과 더불어, 그에 걸맞는 검법을 익힐 수 있게 됐다.


아주 빠른 속도였다. 이전 회차들과 비교한다고 해도 압도적이었다.

99회차. 제일 빨랐던 그 회차에서도 스물하고도 다섯 해가 지나서야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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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 : 천뢰제왕검법(天雷帝王劍法)】


- 1식 : 뇌우(雷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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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그 시간을 오 년이나 앞당겼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물론, 그래서 뭔가 더 아쉬운 감정이 들긴 했다.


“1식···”


천뢰제왕검법은 크게 전반부, 중반부, 후반부로 이루어졌다.

전반부 삼 초식, 중반부 삼 초식, 후반부 이 초식.

이렇게 해서 총 여덟 개의 초식이 존재했다.


여기서 후반부 초식들은 전 회차에서도 익히지 못했다.

정확히는 사용하지 못했다.


‘그럴 깜냥이 안 됐지.’


하지만,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면, 오히려 나쁘지 않았다.

후반부 초식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로도 멸망의 근원에 닿았다.


그 말인즉슨, 후반부 초식을 익힌다면? 반드시 처리할 수 있다.


이번 생엔 반드시 이룰 것이다.


그렇기에 여덟 개의 계단 중, 한 계단밖에 오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것 또한 엄청 빠른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래서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다고 하는 거지.”


남궁혁이 피식- 웃었다.

언제는 간절하게 바라더니, 막상 빠르게 이루니, 마음은 간사해졌다.


“그래도 시작은 그 어떠한 때보다 나쁘지 않아.”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일은 산더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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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남궁혁 】


【나이 : 20 】


【성격 : 혼돈 선(善)】


【체질 : 뇌운지체(雷雲肢體) -위험】


【특성 : 회귀공자(回歸公子)】


【무공 : 천뢰제왕신공(天雷帝王神功) 入】

: 천뢰제왕검법(天雷帝王劍法) 1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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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 체질. 체질부터 당장 고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게 마음대로 될 리는 없겠지만.”


마음 급하게 먹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삼단공(三段功).


인간(人)이 벼락(雷)을 다루게 되는 경지는 육체를 단련한다고 해서 올라설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상단전.

깨달음의 영역이었다.


물론, 깨달음이라면 이미 충분했다.

진즉 올라 본 경지였다. 그러나 아직은 몸과 정신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였다.


그렇다면 최우선의 과제는 몸과 정신의 균형.

그것을 맞추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최대한 쓰는 수밖에 없지. 뇌기를.”


그러려고 창천검을 먼저 얻은 것이다.

이 검이 있었기에 소호로 무작정 간 것이다. 못 구했다면 가지 않았을 거다.


아수라교의 전력.

티끌만한 전력이었지만, 그 전력은 지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뇌기(雷氣)라는 힘과, 호수라는 지형.

뇌(雷)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물들이 가득한 곳이었기에, 찾아갔던 거고, 일은 생각대로 풀렸다.


불편한 것을 많이 보긴 했어도 말이다.


“······”


남궁혁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소호. 거기서 보았던 아수라교의 만행을 떠올린 그의 눈 깊숙한 곳에 일순 불길이 일었다.


“이번엔 진짜 다 죽여줄게.”


그런데 그때였다.


-------------------


【띠링-!】


-------------------



갑작스레 허공에 떠오른 활자.

남궁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특성, 회귀공자(回歸公子)가 진화합니다.】


【새로운 특성 생성!】


【특성 : 뇌인(雷人)】


-----------------------



갑작스레 특성이 진화했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남궁혁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뇌인?”


남궁혁이 진화한 특성을 툭- 건드렸다.

그러자, 그에 대한 설명이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



【특성 : 뇌인(雷人)】


【뇌기를 펼칠 수 있게 됩니다.】



----------------------


여전히 짧막한 설명이었다.

그러나 그 설명만으로 남궁혁은 특성이 왜 진화했는지 알게 됐다.


“검법, 뇌기를 내 손으로 유형화할 수 있게 돼서 그런 것인가?”


그저 몸에 있던 것을 방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뜻대로 펼쳐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자, 특성은 진화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


【효과 : 육체를 뇌기(雷氣)를 다루기 적합한 육체로 서서히 바꾼다.】


------------------------


육체를 뇌기를 다루기 적합한 육체로 바꾼다는 말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방금까지 남궁혁이 하고 있던 고민.


“···불균형.”


머리가 아는 것과 달리, 몸이 버틸 수 없는 그런 불균형이 서서히 해결된다는 소리였다.


‘진짜 말이 안 되잖아?’


이쯤 되면 궁금하다.

가라앉아 있던 의문들이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상태창이라는 것을 자신에게 준 존재.

그 존재는 도대체 누굴까? 정말 신이라도 되는 걸까?



하지만 그 생각을 오래 할 순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있으신가요?”


갑작스레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

커다란 나무 위.


“또 뵙네요.”


몸통만 한 나뭇가지에 조신하게 앉아있는 여인.

하오문 구화산의 지부장, 화월.


“후후-”


그녀가 남궁혁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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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뇌인(雷人) 24.09.12 832 17 11쪽
14 13. 천뢰제왕검법(天雷帝王劍法). 뇌우(雷雨) 24.09.11 870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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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 그거면 충분합니다. +1 24.09.05 1,044 15 12쪽
7 6. 내가 기다리라고 했냐? +2 24.09.04 1,043 17 11쪽
6 5. 황산에서 발견된 무덤. +3 24.09.03 1,121 16 10쪽
5 4. 준비 +1 24.09.02 1,081 18 10쪽
4 3. 버릇없는 놈을 훈계한 것뿐입니다. +1 24.09.01 1,125 19 10쪽
3 2. 남궁혁 +1 24.08.31 1,250 19 13쪽
2 1. 회귀(回歸) +1 24.08.30 1,414 15 11쪽
1 0. 서(序) +1 24.08.30 1,800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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